유혹
여름 동안 창가 紫薇꽃이 붉게 코팅한 통유리; 잘못 들어온 말벌 한 마리가 유리 스크린을 요란하게 맴돈다 환영에 鐵날개를 때리며
어? 여기가 바깥인데 왜 안 나가지냐?
無明盡亦無無明盡*
바깥을 보는 것까지는 할 수가 있지, 허나, 바깥으로 한번 나가보시지
아아, 울고 싶어라; 투명한 것 가지고는 안 돼
그해 겨울, 그 통유리창에 눈보라 몰려올 때 나, 깨당 벗고 달려나가 흰 벌떼 속에 사라지고 싶었다
―황지우(1952~ )
*무명진 역무무명진: ‘반야심경’의 구절을 응용한 것으로 ‘어리석음(無明)이 다하고 또한 어리석음이 다할 것도 없는 공(空)의 상태’라는 뜻으로 해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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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2012.7.16)이다. 장석남교수의 평이다.
매에 쫓기던 꿩이 시골집 유리창에 부딪혀 즉사하는 것을 본 적 있다. 적(敵)에 대해서, 덫에 대해서, 사기(詐欺)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유리막을 해놓고 자미꽃의 찬란을 보여준다면 죽을둥 살둥 덤비는 것이 어디 말벌뿐이랴. 알겠으나 좀처럼 가 닿을 수 없는 나라가 있으니, 그 안타까움은 어떻게 할까.
슬슬 유리 스크린이 내려온다. '겨울의 환(幻)'이라고 해도 되리라. 대선(大選)이라는 것 말이다. 우리들은 말벌의 신세가 되고 싶지 않다. 이번 겨울 눈보라 속에 달려나가 사라지고 싶지 않았으면 좋겠다.
紫薇꽃이 붉게 코팅한 통유리...잘못 들어온 말벌 한 마리...눈보라 몰려올 때 ...나,..벌떼 속에 사라지고 싶었다.
화 풀어...그렇다고 눈보라 속으로 사라지면 어떻게 되겠는가?...ㅜㅜ...^-^
*자미는 배롱나무 또는 백일홍나무라고 합니다. 중국이 원산지라서 중국이름으로 자미라 합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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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출생:1952년 1월 25일 (만 60세), 전남 해남군 | 용띠, 물병자리
데뷔: 1980년 문학과 지성 '대답없는 날들을 위하여' 등단소속: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황지우(본명 황재우)는 1952년에 해남에서 태어났다. 1971년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하였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대학원 미학과 재학시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발생하자 학업을 중단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 진학하여 "결정론과 자유론 논쟁에 대한 실존주의적 접근:J.P. Sartre와 M. Merleau-Ponty의 자유개념을 중심으로" 라는 논문으로 1984년에 철학석사학위를 받았다. 계속해서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에 진학하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연혁>(沿革)이 입선되고, 《문학과 지성》 에 〈대답없는 날들을 위하여〉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 《시와 경제》 동인으로도 활동하였다. 1985년부터 한신대학교·전남대학교·서강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 후, 1994년 3월에 한신대학교 인문학부 문예창작과 조교수가 되었고, 1997년 2월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교수, 극작과 과장을 맡았다. 2006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으로 재직하다가, 2009년에 사퇴하였다. | |
紫薇(자미)꽃이 붉게...분홍빛의 배롱나무(紫薇)꽃...유리창에 코팅된 모습 보셨나요...??
紫薇(자미)꽃이 붉게...분홍빛의 배롱나무(紫薇)꽃...
紫薇(자미)꽃이 붉게...주홍빛의 배롱나무(紫薇)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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