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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강론

2012년8월2일목요일 복음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빈 콩깍지-반신부

2012년 8월 2일 목요일[(녹)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복음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말씀의 초대

옹기장이는 진흙을 손으로 빚어 옹기그릇을 만든다.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는 예레미야의 입을 통하여 이스라엘의 운명은 주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상기시키신다(제1독서). 그물에 온갖 종류의 고기가 걸리듯이 어느 공동체든지 그 안에는 선인과 악인이 공존한다. 그런데 종말이 되어 심판 때가 오면 그 심판의 권한은 하느님께 있다(복음).

 

제1독서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18,1-6
복음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47-53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에 비유하십니다. 어부는 좋은 물고기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룹니다. 이는 교회 안에도 선악이 공존하는데 세상 종말에 가서야 그것이 가려진다는 말씀입니다. 세상 종말의 심판 때에 분명 선인은 보상을 받겠지만, 악인은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심판은 우리 인간의 몫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실 일입니다.
조선 명종 때의 문신인 상진(尙震)은 관용과 긍정적 사고의 화신(化身)이라고 불리는 사람입니다. 그는 인품과 도량이 깊고 커서 남의 단점을 입에 올리는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다리를 저는 사람이 옆을 지나갔습니다. 어떤 사람이 상진에게 “저 사람은 한쪽 다리가 짧아서 다리를 절룩거립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상진은 “저 사람은 한쪽 다리가 짧은 것이 아니라 다른 한쪽 다리가 긴 것입니다.”라고 응수했답니다.
상대방의 단점과 약점이 자꾸 크게 보일수록 자신은 불행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장점과 강점이 크게 보이면 자신도 행복합니다. 나무도 뿌리가 내리기 전에 자주 옮기면 죽습니다. 그리고 나무를 심어 놓고 자꾸 흔들어 대면 머지않아 죽습니다. 가정이나 단체 등 공동체 생활을 하려면 관용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평화롭게 지내려면 시간과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마음이 너그럽고 넉넉하여 남을 배려하는 사람은 함께 사는 사람을 흐뭇하게 만듭니다. 참으로 인생을 잘 살았다고 하는 사람은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일 것입니다.

 

 

분당 요한성당 벽화

 

 


 

2012-08-02 오전 1:12:03 조회수 30 추천수 0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 마태오 13,47-53

빈 콩깍지


저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성모동산이 있는 아름다운 성당을 기억합니다. 지금은 아주 작게 느껴져도 그 멋스러움은 여전합니다. 지금은 주차장이 되어있지만 텃밭에는 콩도 심겨져 있었고 들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밭모퉁이에는 가로등이 밤새 켜 있었습니다. 가로등 가까이에 있는 콩과 들깨는 다른 것보다 훨씬 더 키가 크고 잎도 넓었습니다. 그러나 가을 추수 때에 보면 열매가 없었습니다. 겉은 화려했지만 정작 속은 빈 껍데기였습니다. 낮에는 햇빛을 견디고 밤에는 어둠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탓입니다. 결국 곳간에 채워진 것들은 겉보기에는 초라했던 콩이고 들깨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마태16,27)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겉모양으로 갚아주시는 것이 아니라 행한 대로 갚아주신다고 하였습니다. 인생여정 안에서 겪을 것을 다 겪으면서 견디고 받아들인 삶의 모양을 헤아려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인간의 삶 속에 감춰져 있는 악이 나타나지 않고 그 사람이 존경을 받는다 하더라도, 혹은 외적으로는 아무런 흠이 없고 유능한 사람으로 드러날지라도 그 사람의 참된 모습은 마지막 날 추수 때에 밝히 드러나므로 지금누리는 것들이 헛된 기쁨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처한 어려움들이 풍성한 열매를 맺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기를 희망합니다. 시편저자는 노래합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시편 126,6)



예수님께서는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을 끌어올려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마태13,48) 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는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 날에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그 행실대로 갚아주실 것입니다(로마2,6). 사실 하늘의 그물은 빠져나갈 수가 없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여정이 이미 좋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과거에 매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주님께 맡기십시오. 이세상의 삶은 실패도 없고 성공도 없습니다. 실패가 없다는 것은 지금 정신을 차려 알곡의 삶을 살면 된다는 의미요, 성공이 없다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우리 마음이 하느님 안에 평안히 쉴 때까지는 그 어디에서도 평안치 못하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추수라는 심판의 두려움에 주눅 들지 말고, 새것도 꺼내고 낡은 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이 과거를 발판 삼아 오늘을 새롭게 하고 그리하여 복된 내일을 희망해야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가까운 사이라 해도 그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얼굴을 맞대고 서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마음은 천 개의 산이 있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고 뱃속까지 환희 들여 다 보십니다(예레17,9). 사람이 하는 일이 제 눈에는 옳게 보일지라도 하느님께서는 그 마음을 헤아리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늘 마음속을 보시는 하느님 앞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분 마음에 드는 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맺는 모든 열매가 주님 그릇에 담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