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는다
처음 가는 낯선 길 멀기도 하다.
두 번 세 번 가는 동안 길가 쌀가게, 키 큰 가로수 눈에 익는다.
약국 간판, 모퉁이 구두 가게 눈에 다 익는다.
눈에 익어, 발에 익어 가까워진 길.
처음에는 낯설던 얼굴도 눈에 익고 귀에 익어 가까워진다. 점점 가까워진다.
―이상교(1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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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동시(2012.8.3)이다. 이준관 아동문학가의 평이다.
정말 그렇다. 처음 가는 낯선 길이나 처음 만나는 사람은 멀게만 느껴진다. 처음 가는 길은 왠지 서먹서먹하고 두렵고 겁나기까지 한다. 낯선 대문 앞에서 쳐다보는 개도 금방 괄괄괄 짖을 것 같다. 멀쑥하게 키 큰 가로수나 가게도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가는 동안 가로수와 가게도 점점 눈에 익고 발에 익어 친해진다. 그러면 가는 길이 즐거워지고 더욱 가까워진다. 처음 만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데면데면하고 멀어 보이지만 두 번 세 번 만나면 눈에 익고 귀에 익어 점점 가까워진다. 그래서 나중엔 말소리만 들어도 반가워진다.
익는다는 것은 이처럼 자주 만난다는 것이 아닐까. 자주 만나고 오고 가면 마치 나무 열매가 익듯이 정도 더욱 깊어지고 가까워지는 법이다. 가까운 친구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멀어진다. 바빠서 만나지 못할 때 '보고 싶다'라는 문자 한 통이라도 보낸다면 얼마나 반가워할까. 우리 삶에서 '만남'처럼 소중한 것이 어디 또 있으랴.
이슬비에 가랑잎 젖듯이...서서히 익숙해지며...익어간다...1년에 몇번 만나는 관계이지만, 30년~ 40년 지기가 많다...같이 늙어간다는 동지의식까지 합세되어 익다못해 누룽지로 붙어버린 관계이다...ㅋㅋ...-^ | |
이상교소설가 1949년 2월 16일 출생(만 63세), 인천 | 소띠, 물병자리
데뷔: 197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달맞이 꽃' 등단
수상
2004 제13회 한국아동문학상
1996 제29회 소년한국일보사 세종아동문학상
1993 해강아동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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