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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구석―이창건(1951~ )/꽝꽝나무사진 외 5장

 

구석

 

나는 구석이 좋다
햇살이 때때로 들지 않아
자주 그늘지는 곳
그래서 겨울에 내린 눈이
쉽게 녹지 않는 곳
가을에는 떨어진 나뭇잎들이
구르다가 찾아드는 곳
구겨진 휴지들이 모여드는 곳
어쩌면 그 자리는
하느님이 만든 것인지도 모르지
그곳이 없으면
나뭇잎들의 굴러다님이
언제 멈출 수 있을까
휴지들의 구겨진 꿈을
누가 거두어 주나
우리들 사랑도 마음 한 구석에서
싹트는 것이니까.

 

―이창건(1951~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동시(2012.8.10)이다. 이준관 아동문학가의 평이다.

 

잘 드러나지 않는 구석보다는 눈에 잘 띄는 자리를 누구나 좋아한다. 그런데 시인은 구석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곳은 떨어진 나뭇잎과 구겨진 휴지들이 쉴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구석은 햇살도 들지 않아 그늘진 곳이지만 소외되고 버림받은 것들을 말없이 거두어주고 받아주기에 시인은 구석을 좋아하는 것이다. 나뭇잎들의 굴러다님을 멈추게 하고, 휴지들의 구겨진 꿈을 거두어주는 구석은 어쩌면 하느님이 만든 자리인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말없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남모르게 베풂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웃들의 눈물과 아픔을 받아주고 거두어주는 '구석'과 같은 사람이 많은 세상은 살 만한 곳이리라. 길모퉁이 한쪽 구둣가게에서 누군가의 해진 구두를 수선해주는 사람처럼 구석에서 말없이 세상 그늘진 곳을 어루만져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응응나도 구석을 좋아한다...중심에 앉으면 불안하다...관심에서 멀어질수록 편안하다...ㅇㅇ...^-

 

이창건 아동문학가, 초등교원

출생: 강원 철원

학력: 국민대학교교육대학원

새봄 세상/초록빛으로 바꾸려고/지난 겨울 나무는/하얗게 하얗게 눈을 맞았다/생각에 잠겨 시를 쓰고.’- ‘시 쓰는 나무’에서는 교편을 잡으며 창작활동에 몰두해온 시인의 지난 삶과 자신이 바라보고 닮고 싶은 세상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렇듯 자연과 인간, 우주에 대한 사랑을 진중하되 무겁지 않은 소박한 표현으로 풀어낸 시편들이 곳곳에 수록됐다.

화살나무 11월의 열매...줄기에 붙은 날개가 화살나무의 특징입니다...ㅎㅎ...^-^

 

미선나무 11월 열매...열매가 부채를 닮아 "미선나무"이름이 붙었으며, 한국특산물로 자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답니다...ㅎㅎ...^-^

 

미선나무 안내판

 

꽝꽝나무...광택있는 두꺼운 잎을 불속에 넣으면 "꽝꽝" 소리가 나서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ㅎㅎ...^-^ 

 

꽝꽝나무 11월 열매

 

꽝꽝나무 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