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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夏夜(하야) ―유득공(柳得恭·1748~1807)/초가집풍경 3장

 


여름밤

 

개구리도 맹꽁이도 풀섶에서 잠잠하고
달 밝은 뜨락에는 홑옷을 다리는데
하늘에서 이슬 내려 이렇듯이 시원할 때
희디흰 봉숭아꽃 함초롬히 젖어 있네

날 저물자 박쥐란 놈 헛간을 돌아 날고
비 그쳐 젖은 뜰을 두꺼비 이사 가네
담 모퉁이 무너져서 달빛은 쏟아지고
박꽃은 새하얗게 가지런히 피어 있네

 

 

 

夏夜(하야)

와민성침약초비(蛙黽聲沈藥草肥)
월정시견위단의(月庭時見熨單衣)
일천노기양여허(一天露氣凉如許)
백봉선화습불비(白鳳仙花濕不肥)
혼비편복요허청(昏飛蝙蝠遶虛廳)
청사섬서과습정(晴徙蟾蜍過濕庭)
파패장변다월색(破敗墻邊多月色)
포화제발소정정(匏花齊發素亭亭)

 

―유득공(柳得恭·1748~1807)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한시(2012.8.21)이다. 안대회교수의 평이다.

 

'발해고'의 저자로 유명한 실학자 유득공의 시다. 혹독한 더위가 물러가고 조금씩 찬바람이 불어오는 무렵의 여름밤 풍경이다. 농촌 풍경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울 사대문 안에 있던 시인의 집 풍경이다. 한낮의 더위가 물러나고 어둠이 몰려온 뜰에 서면 시인의 감각은 생기를 회복한다. 한 모퉁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개구리 맹꽁이 박쥐 두꺼비가 반갑고 달빛 스며든 뜨락에서 다리미질하는 아내의 모습도 새삼 정겹다. 그러나 화단 한쪽에서 이슬에 젖은 채 하얗게 피어 있는 봉숭아꽃과 달빛 아래 담장 위에 나란히 피어 있는 하얀 박꽃만 할까? 아름답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저 글로 옮겨놓았을 뿐인데 그 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하악유득공의 〈발해고 渤海考〉에서 신라와 발해가 병존했던 시기를 남북국시대(南北國時代)로 파악했다...ㅠㅠ...그런데 나는 "통일신라"로 학교에서 배웠다가 요즘에야 정정하여 쓴다는 것을 알았다...ㅠㅠ...^-^


유득공 [柳得恭]조선 실학자 | 브리태니커

1749(영조 25)~ ?

조선 후기의 실학자.

 

실사구시(實事求是)의 방법으로 중국에서 문물을 수입하여 산업진흥에 힘쓸 것을 주장한 북학파 실학자이다. 또한 발해사를 한국사의 체계 안에서 파악·연구했다. 본관은 문화(文化). 자는 혜보(惠甫)·혜풍(惠風), 호는 영재(泠齋). 아버지는 진사(進士) 관(璉)이다. 일찍이 진사시에 합격하여 1779년(정조 3) 규장각검서(奎章閣檢書)가 되었으며 포천·제천·양근 등의 군수를 지냈다. 외직에 있으면서도 검서의 직함을 가져 이덕무(李德懋)·박제가(朴齊家)·서이수(徐理修) 등과 함께 4검서라고 불렸다. 첨지중추부사에 승진한 뒤 만년에 풍천부사를 지낸 바 있으나, 죽은 해는 명확하지 않다.

 

시문에 뛰어났으며, 규장각검서로 있었기 때문에 궁중에 비치된 국내외의 자료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저서를 남겼다. 그는 한국사의 독자적인 발전과 체계화를 위해 역사연구 대상을 확대했다. 〈발해고 渤海考〉에서 한반도 중심의 역사서술 입장을 벗어나서 고구려의 옛 땅인 요동(遼東)과 만주 일대를 민족사의 무대로 파악했으며 고구려의 역사 전통을 강조했다. 또한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를 본격적으로 연구하여 이를 한국사의 체계 안에 포함시켜야 함을 주장했고, 신라와 발해가 병존했던 시기를 남북국시대(南北國時代)로 파악했다. 〈발해고〉는 군고(君考)·신고(臣考) 등 9고(考)로 되어 있으나 권(卷)도 나누지 않은 단권(單卷)의 간략한 내용으로 되어 있고, 내용도 세밀히 검토하면 잘못 기술된 부분이 많아 학문적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발해사를 최초로 체계화시키고 이를 한국사의 체계 안에서 파악하려는 이론의 제시와 그 의도에는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탈피하여 주체의식의 확립에 노력하던 실학파의 학풍이 엿보인다. 또한 〈이십일도회고시 二十一都懷古詩〉는 단군조선에서 고려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이 세운 21개 도읍지의 전도(奠都) 및 번영을 읊은 43편의 회고시로서 역사의 전개과정에서 민족의 주체의식을 되새겨보려는 역사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 〈경도잡지 京都雜志〉는 조선시대 서울의 생활과 풍속을 전하고 있는 민속학 연구의 필독서이다. 그밖의 저서로 〈영재집〉·〈고운당필기 古芸堂筆記〉·〈앙엽기 盎葉記〉·〈사군지 四郡志〉 등이 있다.


 

 

초가집 뒷뜰...채송화, 맨드라미, 비비추가 땅에 보이고...지붕위는 호박넝쿨의 노란꽃이 보인다...^-^

호박꽃...이렇게 탐스럽고 예쁜꽃을 누가 못 생긴꽃으로 이미지화 했는지 궁금하다...ㅠㅠ...^-^

 

초가담장...키가 큰 해바라기가 부실하게(?) 서있고...좌측에 "흰봉숭아꽃"이 겨우 1개 보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