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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님-―김지하(1941~ )/분당 중앙공원 사진 7장

 

입력 : 2012.08.23 23:04




가랑잎 한 잎
마루 끝에 굴러들어도
님 오신다 하소서

개미 한 마리
마루 밑에 기어와도
님 오신다 하소서

넓은 세상 드넓은 우주
사람 짐승 풀 벌레
흙 물 공기 바람 태양과 달과 별이
다 함께 지어놓은 밥

아침저녁
밥그릇 앞에
모든 님 내게 오신다 하소서

손님 오시거든
마루 끝에서 문간까지
마음에 능라 비단도
널찍이 펼치소서.

―김지하(1941~ )

 

 


밥먹자사람 짐승 풀 벌레/흙 물 공기 바람 태양과 달과 별이/다 함께 지어놓은 밥/......모든 님 내게 오신다 하소서/......마음에 능라 비단도/널찍이 펼치소서

 

사랑해다 함께 지어놓은 밥...마음에 능라비단도 널찍이 펼치소서...

 

읽으니까 훈훈해진다...ㅎㅎ...^-^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2012.8.24)이다. 장석남교수의 평이다.

 

시를 가르치다 보면(시를 가르치다니!) 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 되묻는다. 너는 지금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이해가 가느냐고. 저 꽃밭에 핀 꽃들을 이해할 수 있느냐고. 하면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멀뚱멀뚱 쳐다본다.

이 여름의 뜨거움을 우리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염천 허공에 제 목청을 터져 뿌리고 있는 말매미들 소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마주할 뿐이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것들뿐. 하나에 둘을 더하면 셋이 된다는 관념 정도. 좀 큰 것은 이해의 대상을 넘어선다.

아침 밥상을 마주한다. 밥이 어디서 왔지? 고마운 농부의 손에서 왔다고 가르쳐서는 만의 하나만 가르친 것이다. 전 우주(全宇宙)의 화음으로 온 것이다. 다만 물음이 있을 뿐. 그 손님(물음)이 오시거든 기쁘게 기쁘게 '능라'를 펼쳐야 한다. 그게 곧 구원이니까! 

 


 

김지하 (김영일) 시인, 대학 교수
출생: 1941년 2월 4일 (만 71세), 전남 목포시 | 뱀띠, 물병자리
데뷔:1969년 시 '황톳길'
학력: 서울대학교 미학과


 


김지하 [金芝河]한국 시인 | 브리태니커

1941. 2. 4 전남 목포~.

시인.

1970년대 반체제문인들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로, 본명은 영일(英一), '지하'는 필명이다.

원주중학교와 중동고등학교를 거쳐 1966년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다닐 때 4·19혁명, 6·3사태 등을 겪으면서 학생운동에 깊이 관여했고, 졸업 후에도 박정희 정권의 독재정치에 반대하는 민주화운동의 선두에서 활동했다.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1970년대의 문학작품들은 바로 이러한 정치활동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1964년에는 한일회담을 반대한 학생시위에 적극 가담했다가 체포·투옥되어 4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으며, 1970년 담시(譚詩) 〈오적 五賊〉을 발표하여 반공법 위반으로 체포·투옥되었다(→ 색인 : 오적필화사건). 1974년에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체포되어 긴급조치 4호 위반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가 다음해 2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었으나, '인혁당 사건'의 진상을 밝혔다가 석방된 다음달에 다시 체포되었다. 전세계의 주목 속에 오랜 재판과정을 거쳐, 앞선 무기징역에 다시 징역 7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6년간의 옥살이 끝에 정권이 바뀌자 1980년 12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되었다. 그뒤로는 정치적 발언을 삼가면서, 그리스도교사상·미륵사상·화엄사상·선불교·기(氣)철학 등의 여러 사상들을 재해석하여 자신의 독특한 생명사상을 펼치거나, 그에 따른 생명운동을 벌이는 데 힘쓰고 있다. 시에서도 정치적 경향의 시보다는 주로 생명사상을 바탕으로 한 담시와 서정시를 쓰고 있다.

분당 중앙공원 수내동 가옥과 회화나무 전경

 

회화나무

 

분당 중앙공원 비둘기 1

 

분당 중앙공원 비둘기 2

 

분당 탄천 맴돌공원

 

분당 탄천 수크령 군락 1

 

분당 탄천 수크령 군락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