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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미타원에 와서―백이운(1955~ )/국립현충원 현충문사진 3장

 

미타원에 와서

 

하얀 등 너울거리며 길을 열어 놓았다
수묵화 번져가듯 스러져간 생애들이
그렇게 갖고 싶었던 고요의 집 한 채.
혼자 죽은 어느 이름도 가볍지가 않구나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꿈결처럼 되뇌며
마지막 온 힘을 다해 써내려간 정자체.
비로소 떠오른다 그 눈물빛 사랑의 힘
바람의 허리를 타고 건너오는 이를 위해
지상은 아껴두었던 푸른 등을 내어건다.

 

―백이운(1955~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조(2012.8.24)이다. 정수자 시조시인의 평이다.

 

숨쉬기조차 힘들던 여름이 가고 있다. 그 사이 세상을 내려놓은 이가 많다.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건너간 것이다. 그냥 사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지친다. 올여름은 특히 더 지쳐서 다른 세상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중얼거린 이가 많았을 법하다. 생전의 어머니가 너무 고통스러우면 뇌곤 했다. 이제 그만, 가고 싶다고….

그렇게 드는 길 끝에는 '고요의 집 한 채'가 있다. 모두가 귀한 존재였음을 상기시키듯, 지상은 '아껴두었던 푸른 등을 내어' 걸고―. 그래서 마지막 글씨는 정자체로 더 경건하게 쓰나 보다. 여름의 끝자락에 서서 '바람의 허리를 타고 건너오는 이를 위해' 켜놓은 푸른 등을 생각한다. 모든 존재는 언젠가 돌아가므로―.



엉엉그렇게 갖고 싶었던 고요의 집 한채...저승의 모습?? 

바람의 허리를 타고 건너오는 이...아! 그분은 누구인가??...!!

백이운시인의 약력

1977. 월간 <시문학> 추천완료로 등단
1990. 한국시조문학상 수상.
1994. 제4회 한국시조작품상 수상
1999. 제9회 이호우시조문학상 수상
2000. 계간 <시조세계> 창간
작품집 《슬픔의 한복판》, 《왕십리》, 《그리운 히말라야》, 《꽃들은 하고 있네》



 

 국립현충원 현충문

 

국립현충원 현충문 정면

 

국립현충원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