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오피니언 전원책 | 변호사·자유경제원장 입력 : 2012-09-11 20:59:32
정치란 ‘대중조작’을 하는 작업이다. 대중은 늘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사상과 양심에 의해 정치인과 정책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개인의 선택이 모여 민주정치가 꽃을 피운다고 여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찬양하는 이유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그리스 광장정치 이후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대중은 실체가 보이지 않는 ‘익명’의 권위에 이끌려서 자신도 모르게 선동되어 획일화된다. 그러면 누가 익명의 실체인가? 대중조작은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중조작의 첫 단계는 여론조작이다. 정치인과 언론인, 정치에 관여하는 지식인이 미디어를 통해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여론을 창출한다.
대개 정치인들은 여론조작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먼저 대중을 오해한다. 대중은 언제나 통제될 수 있다는 오해다. 언론인들은 드러난 사실만을 보도한다는 명분으로 그런 조작을 가속화하면서 두 번째로 대중을 오해한다. 자신들이 조작한 여론이 진짜 여론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뻔뻔해진다. 스스로 여론을 조작하는 자들이 여론을 방패막이로 쓰는 연유다.
니체는 ‘반시대적 고찰’에서 여론을 조롱했다. ‘여론과 함께 생각하는 것 같은 사람들은 모두 다 자기 스스로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 것이다.’ 하워가 여기에 재미있는 말을 보탰다. ‘정치를 직업으로 하면서 정직할 수는 없다. 대개 정치는 준비가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유일한 직업이다.’ 정치인이란 별로 정직하지도, 똑똑하지도 않으면서 정직과 지혜라는 가면을 쓴 자라는 뜻이 숨어 있다. 그러니까 정치인은 신념과 정책을 내놓고 대중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좇아 여론을 조작하고 그런 여론이 대중의 뜻이라고 속이는 자들이다.
5년 만에 큰 장(場)이 섰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서는 ‘5년장’이다. 그런데 올해는 좀 유난스럽다. 종일 정치를 송출하는 종편과 뉴스 채널만 여섯 개 정도다. 그 채널들에서 경쟁적으로 ‘전문가’들이 말을 쏟아낸다. 방송사들이야 싼 값에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신문이든 방송이든 가히 정치평론가들의 전성시대다. 큰 장이 섰으니 어서어서 물건을 팔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자신도 잘 모르는 말들이 흘러넘친다. 문제는 그런 말들 뒤에 숨어 있는 여론조작의 의도다. 그런 불순한 목적은 이제 너무 노골적이어서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채곤 한다. 평론가 A는 과거 진보논객으로 활동했던 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박빠’로 소문났다. 이 뜻밖의 ‘훼절’은 사실 오해에서 기인한 부분이 있다. 그는 나름대로 정직과 진실을 팔아온 생계형 논객이었기 때문이다. 정치학 박사 B는 가끔 보수진영에 섰던 젊은 논객이다. 그는 무명의 설움을 벗고 지금 ‘문빠’가 되어 이 방송 저 방송에서 10분짜리 평론을 하고 다니느라 너무 바쁘다. 그러나 대개 그렇듯 그가 말하는 정세분석은 신문에 난, 그것도 자기 진영에 유리한 말로 조립된 것이다. 평론가 C는 보수논객으로 위장한 ‘안빠’다. 그가 겉으로 말하는 정치판 속사정은 언뜻 들으면 보수스러움으로 넘쳐나지만 그 뒷맛은 정반대다. 그의 말을 다 들은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 화술에 넘어가 있다.
이 정도는 그래도 들어줄 만하다. 평론가라고 해서 누구를 지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나처럼 보수논객이란 타이틀을 달고 다니지 않아도 대개는 그 성향이 알려진 탓도 있지만, 평론가로서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을 절대 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판에 끼어든 자칭 평론가들 중엔 가짜가 더 많다. 가짜가 판치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엔 웬 ‘강남 아주머니’라는 분이 나와 평론가를 자처했다. 듣자니 정치풍자 책을 냈다 한다. 그러니까 시민논객이 장내에 들어온 것이다. 그 분이 한 말이 재미있다. ‘나는 정치적으로 중립성향이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한다.’ 또 있다. ‘강남보수가 깨어야 강남좌파가 된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서는 ‘5년장’이 섰다...종일 정치를 송출하는 종편과 뉴스 채널만 여섯 개 정도다...그 채널들에서 경쟁적으로 ‘전문가’들이 말을 쏟아낸다....가히 정치평론가들의 전성시대다. 큰 장이 섰으니 어서어서 물건을 팔아야 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그런 말들 뒤에 숨어 있는 여론조작의 의도다. 그런 불순한 목적은 이제 너무 노골적이어서 시청자들이 먼저 알아채곤 한다... ‘박빠’ ‘문빠’ ‘안빠’ 등...그들이 말하는 정세분석은 자기 진영에 유리한 말로 조립된 것이다...그럴듯 하게 위장한채 속내를 숨기고 화려한 화술로 시청자들을 넘어가게 한다...ㅠㅠ...^-^
위장하지 말고 솔직하게 ‘박빠’ ‘문빠’ ‘안빠’ 등 노선을 밝히고...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정책대결 및 홍보를 해서 시청자들이 선택하게 하면 어떨까??...^-^
신변잡담 수준의 흠집내기 신상털기 등은 지양하고...육하원칙에 입각한 총론이 아닌 각론에 해당하는 정책...뜬구름 정책이 아닌 시행가능한 정책...다독다독 작은 것이라도 대다수의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후보자마다 리스트를 작성하여 내 놓고...언론은 정책리스트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알려주는 기능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ㅠㅠ...^-^
후보자들이 발표한 정책 리스트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고 책임감 있게 그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대통령 후보에게 나의 한표를 던지고 싶다...ㅠㅠ...^-^
- 2012년 9월19일 수요일 안철수가 대통령후보 출마선언을 한 날 오후 7시...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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