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하늘아래 ‘거인’의 숲
경향신문/오피니언/테마칼럼/입력 : 2004-11-25 17:03:19
이 시대엔 앙상한 첨탑 위 크레인도 무시 못할 풍경이다. 때로 거대한 숲처럼 보이기도 하고, 뚜벅뚜벅 세상 속으로 걸어들어오는 거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음울한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첨탑과 크레인은 때로 ‘고독한 성자(聖者)’처럼 세상을 굽어본다.
수많은 집들이 다시 서고 허물어지는 지상의 시간 속에서 집도 인간도 늙어간다. 공사장 한복판 단호하게 버티고 서 있는 크레인에선 천년 뒤에도 버텨내겠다는 신념이 보인다. 그 완고함 때문에 인간들마저도 하얗게 질릴 정도다.
저 크레인을 보면 왠지 불안하다. 언젠가는 구름 위까지 뚫고 들어가 집을 짓겠다고 고집피울 것 같아 더욱 불안하다. 누가 저 ‘골리앗’의 기세를 말릴 것인가. 세상을 야금야금 뒤덮으며 회색 건물을 짓는 이 시대의 ‘저그 종족’들. 하느님, 혹 집이 낡으셨다면 크고 튼튼하게 다시 지어달라고 저들에게 부탁해 보시죠.
〈사진 노재덕 전문기자|글 오광수 공연문화부장〉
음울한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첨탑과 크레인은 때로 ‘고독한 성자(聖者)’처럼 세상을 굽어본다.
- 2012년 12월15일 토요일 오전 4시40분...수산나 -
국립서울현충원 입구
국립서울현충원 충성분수대
국립서울현충원 현충문
국립서울현충원 현충문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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