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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주경철 히스토리아]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78] 손자와 비스마르크/제주도 도두항 풍경 4장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78] 손자와 비스마르크

조선일보/오피니언/주경철 서울대교수 서양근대사 

입력 : 2010.10.01 23:40

 
전국시대의 위대한 전략가 손자(孫子)는 전력을 다해 전쟁에서 이기는 것을 결코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급적 무력충돌을 피하고, 음모와 위장전술을 쓸 것을 권했다. 자국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각종 권모술수를 쓰다가, 그런 전략이 무위로 돌아갔을 때 비로소 무력을 동원하라는 것이 그의 가르침이었다. 그의 철학에 따르면 최대한 자신의 몸을 숨기고 적을 교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익을 주어 유인하고, 성나게 하여 동요시켜라(利而誘之 怒而擾之). 어지럽게 하여 이득을 취하며, 편하면 고생스럽게 하라(亂而取之 佚而勞之). 방비가 없는 것을 공격하며, 알아차리지 못할 때 손을 써라(攻其無備 出其之不意). 상대방은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되 나의 모습은 감추어라(故形人而我無形). 그러면 적의 운명을 다스릴 수 있으리라."

아시아 각국은 대부분 손자의 방식을 추종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충실한 제자 중 하나가 일본이었다. 그러던 일본이 19세기에 들어와서 주변 국가보다 일찍 산업화에 성공하여 부를 쌓고 또 서양의 근대 무기를 도입하더니 군사전략 자체도 서양식으로 바꾸었다. 일본은 산업화된 군사력을 앞세워 최대한 효율적이고 전면적인 파괴를 주장하는 프로이센식 군사 전략가들을 따르게 되었다. 손자를 버리고 클라우제비츠와 몰트케, 비스마르크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원자폭탄과 B-29 폭격기 앞에 무릎을 꿇고 난 후에는 다시 손자의 가르침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그와 같은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닐까? 역사상 언제나 자신을 숨기고 적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전략에 정통했던 중국이 이제는 당당하게 군사적 실체를 드러내려 한다. "백전백승은 최선이 아니다(百戰百勝 非善之善也). 성을 공략하는 것은 최고의 방법이 아니며(其下攻城), 이는 부득이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攻城之法 爲不得已)"고 손자는 말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시대의 중요한 문제들은 연설과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철과 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비스마르크의 철혈정책(鐵血政策)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 같다. 그 끝이 어떻게 될지는 누가 알랴.

콜미손자병법과 비스마르크의 철혈정책...???...^-^                                                                 - 2013년 2월27일 수요일 ...수산나 -

 

제주도 도두항 풍경 1

 

제주도 도두항 풍경 2

 

제주도 도두항 풍경 3

 

제주도 도두항 풍경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