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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허동현의 모던타임스]

[허동현의 모던타임스] [29] "동양 평화가 깨어지니… 백년 風雲 어느 때 그치리"/안중근의사 유묵 1장

 [허동현의 모던타임스] [29] "동양 평화가 깨어지니… 백년 風雲 어느 때 그치리"

조선일보/오피니언/허동현 경희대교수 역사학

입력 : 2012.10.25 23:30

103년 전 오늘, 하얼빈역의 두 사람 - 의거 직후의 안중근(왼쪽) 의사와 젊은 시절 칼을 든 사무라이풍 복장의 이토 히로부미.
103년 전 오늘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 중국 하얼빈(哈爾濱)역 플랫폼에 선 대한의군(大韓義軍) 참모중장 안중근(安重根)의 손에 들린 권총이 불을 뿜었다. 일본 원로 정치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겨눈 세 발의 탄환은 그의 목숨을 거두었고 러시아 재무장관 코코프초프와 예정된 회담은 무산되었다. 그런데 왜 러시아 정계를 주무르던 코코프초프와 내각 총리대신을 네 번이나 역임한 이토 같은 거물이 극동의 오지에서 만나려고 했을까? 당시 국제정치판의 추이를 알아야 두 사람의 꿍꿍이 속내는 물론 '동양 평화를 위한 것'이란 안중근의 이토 사살 이유도 제대로 보인다.

그해 7월 6일 한국 '병합'을 정책으로 확정한 일본 내각은 러시아가 발칸지역에서 진퇴양난에 처해 있는 틈을 타 만주도 독식하려고 했다. 9월 4일 일본이 '간도에 관한 협약'과 '만주 5안건에 관한 협약'을 중국에 강박하자 이에 의구심을 품은 러시아는 동청(東淸)철도 매각을 미끼로 만주 진출을 노리던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상황이 역전되자 일본은 애가 달았다. 이토의 하얼빈 방문도 러시아의 마음을 돌리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안중근의 의거는 러·일의 야합을 막지는 못했다. 거사 20여일 뒤인 11월 18일 러시아의 차르는 미국과 손잡는 대신 "이제 일본과 가장 긴밀한 협화(協和)의 길을 택할 필요가 있다"고 선언해 만주 분할을 택했다. 서양의 침략에 맞서 공동의 항구·화폐·군대를 만들고 2개국 이상의 언어를 익히게 해 아시아 사람들 모두가 형제라는 생각을 갖게 되길 꿈꾼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기억 속에 묻혔다.

안중근은 사형이 선고된 1910년 2월 14일 뤼순(旅順) 옥중에서 집필한 자서전 '안응칠(安應七)역사'에 이렇게 적었다. "이제 내가 동양의 대세를 걱정하여 정성을 다하고 몸을 바쳐 방책을 세우다가 끝내 허사로 돌아가니 통탄한들 어찌하랴. 그러나 일본국 4000만 민족이 '안중근의 날'을 크게 외칠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동양의 평화가 이렇게 깨어지니 백년 풍운이 어느 때에 그치리!" 민족을 넘어 동아시아 공동체를 앞서 모색한 선구자 안중근의 통찰이 이루어질 날은 언제일지 못내 궁금하다.

no2 104년전...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 중국 하얼빈(哈爾濱)역 플랫폼에 선 대한의군(大韓義軍) 참모중장 안중근(安重根)의 손에 들린 권총이 불을 뿜었다. 일본 원로 정치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겨눈 세 발의 탄환은 그의 목숨을 거두었고 러시아 재무장관 코코프초프와 예정된 회담은 무산되었다.

 

왜 러시아 정계를 주무르던 코코프초프와 내각 총리대신을 네 번이나 역임한 이토 같은 거물이 극동의 오지에서 만나려고 했을까?

 

1909년 7월 6일 한국 '병합'을 정책으로 확정한 일본 내각은 러시아가 발칸지역에서 진퇴양난에 처해 있는 틈을 타 만주도 독식하려고 했다. 9월 4일 일본이 '간도에 관한 협약'과 '만주 5안건에 관한 협약'을 중국에 강박하자 이에 의구심을 품은 러시아는 동청(東淸)철도 매각을 미끼로 만주 진출을 노리던 미국에 손을 내밀었다. 상황이 역전되자 일본은 애가 달았다. 이토의 하얼빈 방문도 러시아의 마음을 돌리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안중근의 의거는 러·일의 야합을 막지는 못했다. 거사 20여일 뒤인 11월 18일 러시아의 차르는 미국과 손잡는 대신 "이제 일본과 가장 긴밀한 협화(協和)의 길을 택할 필요가 있다"고 선언해 만주 분할을 택했다.

 

러일의 야합...만주분할...남의 나라 땅을 가지고...마음대로 나누어 갖다니...ㅠㅠ...???

 

- 2013년 4월14일 일요일...수산나 -

 

 

안중근의사 유묵..."국가안위노심초사"...대한민국역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