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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이기환의 흔적의 역사]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매맞는 남편’ 열전/ 판교박물관 청동기 3장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매맞는 남편’ 열전

경향신문/오피니언/이기환 문화체육 에디터 

 

“공주가 남편을 지팡이로 때렸다. 남편은 애꿎은 공주의 시종에게 화풀이했다. ~ 남편은 그저 울기만 했다.”(<고려사> ‘제국대장공주전’)

공주는 원나라 쿠빌라이의 친딸인 제국대장공주다. 남편은 고려 충렬왕이다. 1275년 39살인 충렬왕은 어린 제국대장공주(16)와 국제결혼했다. 하지만 세계제국의 사위가 된 대가는 혹독했다. 23살 연하의 어린 신부에게 ‘매 맞는 남편’이 된 것이다. 왜구 섬멸의 주인공인 최운해(1347~1404) 역시 마찬가지였다.

“투기를 일삼은 부인 권씨가 말(馬)의 목을 자르고, 개(犬)를 쳐서 죽였다. 도망가는 남편을 쫓아가 칼로 내리치려 했다.”(<고려사> ‘최운해전’)

 


1517년(중종 12), 판관 홍태손의 부인을 탄핵하는 상소가 올라온다. 남편을 “너는 추한 얼굴에 나이도 늙고 기력도 없는데, 무엇을 믿고 혼인했느냐. 빨리 죽으라”고 구박했다는 것이다(<중종실록>). 남편과의 동침도 거부했다. 부부는 결국 ‘강제이혼’ 처분을 받았고, 남편은 군수직에서 파직됐다. 못생긴 죄로 이혼당하고, 공직에서까지 쫓겨난 것이다. 1457년(세조 3) 행호군 박윤창의 아내 귀덕도 악독했다. 남편은 한쪽 눈을 잃은 장애인이었다. 어느 날 새집을 짓다가 말다툼이 벌어졌다. 귀덕은 짓고 있던 집을 다 때려부수며 남편을 욕했다.

“애꾸눈 놈아! 애꾸눈 놈아!(할漢!할漢!) 네가 뭐 아는 게 있느냐?”(<세조실록>)

중종 때(1522) 허지의 아내는 남편을 ‘상습구타’하고, 볏짚으로 남편의 형상을 만들고는 사지와 몸통을 절단하는 ‘패악’을 저지르기도 했다.

1427년 태조 이성계의 사촌동생인 이지가 돌연사했다. 속사정은 망측했다. 이지는 아내가 어떤 중과 간통하는 현장을 잡았다. 급박해진 아내는 남편의 불알을 끌어당겨 죽였다(金拉枝腎囊而殺之). 그런데도 이지의 아내는 ‘종친의 아내’라는 점을 감안, 중벌을 받지 않았다. 민망한 모습으로 죽은 남편만 불쌍할 뿐…. ‘만고의 성군’이신 세종은 “질투는 ‘부인지상사(婦人之常事)’”라 했다. 1440년 투기심 때문에 계집종을 때려죽인 여인을 두고 “질투는 ‘부인의 보통 일(常事)’이니 처벌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대신 ‘집안을 다스리지 못한’ 남편만 파직시켰다(<세종실록>).

실학자 박제가(1750~1805)는 장탄식했다. “요즘 집안을 ‘대장부답게’ 다스리는 남자가 전혀 없다”(<북학의>)고…. ‘대장부다운’ 게 다 무엇인가. 매 맞지 않으면 다행이 아니었던가.

“공주가 남편을 지팡이로 때렸다. 남편은 애꿎은 공주의 시종에게 화풀이했다. ~ 남편(충렬왕)은 그저 울기만 했다.”(<고려사> ‘제국대장공주전’)

“투기를 일삼은 부인 권씨가 말(馬)의 목을 자르고, 개(犬)를 쳐서 죽였다. 도망가는 남편을 쫓아가 칼로 내리치려 했다.”(<고려사> ‘최운해전’) ...왜구 섬멸의 주인공인 최운해(1347~1404) ...^-^

 

1427년 태조 이성계의 사촌동생인 이지가 돌연사했다. 속사정은 망측했다. 이지는 아내가 어떤 중과 간통하는 현장을 잡았다. 급박해진 아내는 남편의 불알을 끌어당겨 죽였다(金拉枝腎囊而殺之). 그런데도 이지의 아내는 ‘종친의 아내’라는 점을 감안, 중벌을 받지 않았다.

 

 

세종은 “질투는 ‘부인지상사(婦人之常事)’”라 했다. 1440년 투기심 때문에 계집종을 때려죽인 여인을 두고 “질투는 ‘부인의 보통 일(常事)’이니 처벌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대신 ‘집안을 다스리지 못한’ 남편만 파직시켰다(<세종실록>). 

 

“애꾸눈 놈아! 애꾸눈 놈아!(할漢!할漢!) 네가 뭐 아는 게 있느냐?”(<세조실록>)...1457년(세조 3) 행호군 박윤창의 아내 귀덕도 악독했다. 남편은 한쪽 눈을 잃은 장애인이었다. 어느 날 새집을 짓다가 말다툼이 벌어졌다. 귀덕은 짓고 있던 집을 다 때려부수며 남편을 욕했다.

 

1517년(중종 12), 판관 홍태손의 부인을 탄핵하는 상소가 올라온다. 남편을 “너는 추한 얼굴에 나이도 늙고 기력도 없는데, 무엇을 믿고 혼인했느냐. 빨리 죽으라”고 구박했다는 것이다(<중종실록>). 남편과의 동침도 거부했다. 부부는 결국 ‘강제이혼’ 처분을 받았고, 남편은 군수직에서 파직됐다. 
   


실학자 박제가(1750~1805)는 장탄식했다. “요즘 집안을 ‘대장부답게’ 다스리는 남자가 전혀 없다”(<북학의>)

 

- 2013년 5월15일 수요일...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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