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의 소통 리더십] 갈등을 풀고 싶다면 상대의 요구보다 욕구에 집중하라
조선일보/뉴스/최철규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입력 : 2013.06.20 03:00
소음 시비·송전탑 반대 이면엔 보상보다 중요한 게 있을 수도
해결과정에 양측이 참여해야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게 돼
갈등에 대처하는 태도에 따라 毒이 될 수도 得이 될 수도 있어
- ▲ 최철규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지방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잠재해 있던 갈등이 새 정부 출범 후 수면 위로 솟아나고 있는 것이다. 밀양에선 송전탑을 지으려는 한국전력과 이를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 간에 양보 없는 '전쟁'이 진행 중이다. 결국, 정부가 나서 40일간 공사를 중지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 진주에선 의료원 정상화를 놓고 찬반 갈등이 거세다. 시간만 지나면 모두가 행복해질까?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갈등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첨예한 갈등, 제대로 해결할 방법은 뭘까?
◇'요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하라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울산~포항 고속도로. 2년 전, 시공사는 강한 반대 세력을 만났다. 고속도로 옆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옆을 통과하는 451m 구간을 방음(防音) 터널로 시공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시공사는 소음 수준이 환경 기준치에 적합하다며 방음 터널을 지을 수 없다고 맞섰다. 이처럼 각자의 요구(position)가 다를 때는 요구 자체가 아니라 그걸 만들어낸 '욕구(needs)'에 집중해야 한다. 아파트 주민들의 욕구는 뭘까? 소음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는 게 싫다. 시공사는? 예산 안에서 차질 없이 공사를 마무리하고 싶다. 이를 파악하면 갈등의 핵심이었던 방음 터널은 더 이상 중요치 않다. 어떻게 적은 비용(시공사의 욕구)으로 소음과 집값 하락을 없애느냐(주민의 욕구)는 공동 과제가 남을 뿐이다. 고민 끝에 이들은 컴컴한 방음 터널 대신 화사한 아치형 방음벽을 설치했다. 그리고 방음 수목림을 조성해, 더 좋은 주거 환경을 만들어 냈다. 바로 이게 욕구에 집중했을 때 발휘되는 힘이다.
밀양 사례를 보자.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의 욕구는 뭘까? 아직도 돈, 즉 보상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가? 주민들은 말한다. 수십 년 지켜온 삶의 터전을 잃게 될까 두렵다고. 그들은 당황스러움에 대한 위로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명확히 하자. 겉으로 드러난 요구는 마음속 욕구의 대리인일 뿐이다. 서로 이익이 충돌하는 갈등을 풀고 싶다면, 요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해야 한다.
◇해결 과정에 참여시켜라
로마 시대, 부부가 갈라서기 전 반드시 찾아가는 곳이 있다. '화해의 여신'인 비리프리카 신전. 방법은? 여신상 앞에서 한 사람씩 하고 싶은 얘기를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다. 단,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한 명이 말할 때 다른 사람은 상대방 이야기에 끼어들면 안 된다. 상대 말이 끝날 때까지 무조건 들어야 한다. 이 원칙 덕분에 신전을 찾은 부부는 모두 자기 입장과 속마음을 상대에게 털어놓게 됐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 보면 양측 모두 속이 후련해진다. 자연히 상대와 화해할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아니, 정확히 말해 화해는 못 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미움의 강도는 줄어든다. 결국 갈등 해결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참여'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양측 모두 참여했을 때, 비로소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다.
'참여'라는 이슈로 봤을 때 밀양의 갈등 관리가 진주보다 한 수 위다. 송전탑 갈등과 관련, 밀양 주민들은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정부의 제안 덕분이다. 이번 전문가 협의체에는 반대 주민 측에서 선정한 전문가도 3명 참여한다. 모두가 모여 주민들이 말했던 대안의 타당성을 함께 검토한다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소식이다. 반면 진주의료원은 갈등 초기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절차 자체가 생략된 게 문제다. '지자체가 폐업을 밀어붙였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갈등은 악화됐다.
강북에서 강남으로 건너갈 때 지혜로운 택시 기사는 반드시 물어본다. 한남대교로 갈까요? 반포대교로 갈까요? 손님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순간, 아무리 길이 막혀도, 아무리 요금이 많이 나와도 손님은 '순한 양'이 된다.
◇존이구동(尊異求同)하라
최근 모 기업은 사내 옥상에서 담배를 피운 직원에게 퇴사를 권고했다. 이런 '절대적' 금연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갈등 관리 관점으로 봤을 때 이는 세련된 방식이 아니다. 지혜로운 갈등 관리는 다름(Different)과 틀림(Wrong)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한다. 담배를 피우는 행위는 잘못된 일인가? 다른 행위일 뿐이다. 하지만 흡연자가 아무 데서나 담배를 피우거나, 흡연 후 담배 냄새를 풍기며 회의에 참여하거나, 흡연을 위해 업무 중 수시로 들락날락한다면? 이는 잘못된 행위다. 그래서 갈등 관리에서 중요한 게 '존이구동'의 철학이다. 이는 서로 다름은 인정하되(尊異), 공통점을 찾아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 가는(求同) 방식이다. '흡연은 자유지만 매너는 필수'라는 해법으로 요약된다. 예컨대,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함께 일하기 위해선 흡연자는 특정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 또 담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손 씻기, 가글 하기, 탈취제 뿌리기는 의무다. 밀양 송전탑, 진주의료원, 암구대 반각화 등 갈등 이슈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해법과 철학은 다르다. 틀린 게 아니다. 이를 받아들이는 게 갈등 관리의 출발점이다.
◇가치를 키우는 '건설적 갈등'이 필요하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인 중국 싼샤댐 유역은 크기가 서울시(605㎢)의 2배(1084㎢)에 이른다. 그런데도 싼샤댐은 완벽히 설계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싼샤댐 설계 책임자는 가장 큰 공헌자로 댐 건설 반대자들을 꼽았다. 반대 의견을 잠재우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다 보니 완벽한 설계가 가능했다는 얘기다. '갈등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지 말자. 갈등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갈등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가 중요하다. 갈등이 독(毒)이 될지 득(得)이 될지 선택하는 것은 결국, 당신이다.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울산~포항 고속도로....각자의 요구(position)가 다를 때는 요구 자체가 아니라 그걸 만들어낸 '욕구(needs)'에 집중해야 한다. 아파트 주민들의 욕구는 뭘까? 소음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는 게 싫다. 시공사는? 예산 안에서 차질 없이 공사를 마무리하고 싶다....고민 끝에 이들은 컴컴한 방음 터널 대신 화사한 아치형 방음벽을 설치했다. 그리고 방음 수목림을 조성해, 더 좋은 주거 환경을 만들어 냈다. 바로 이게 욕구에 집중했을 때 발휘되는 힘이다.
결국 갈등 해결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참여'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양측 모두 참여했을 때, 비로소 결과도 받아들일 수 있다...'참여'라는 이슈로 봤을 때 밀양의 갈등 관리가 진주보다 한 수 위다. 송전탑 갈등과 관련, 밀양 주민들은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 반면 진주의료원은 '지자체가 폐업을 밀어붙였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갈등은 악화됐다.
◇존이구동(尊異求同)하라...지혜로운 갈등 관리는 다름(Different)과 틀림(Wrong)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한다. ... 서로 다름은 인정하되(尊異), 공통점을 찾아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 가는(求同) 방식이다... '흡연은 자유지만 매너는 필수'라는 해법으로 요약된다. ...밀양 송전탑, 진주의료원, 암구대 반각화 등 갈등 이슈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해법과 철학은 다르다. 틀린 게 아니다. 이를 받아들이는 게 갈등 관리의 출발점이다.
◇가치를 키우는 '건설적 갈등'이 필요하다...중국 싼샤댐 유역은 크기가 서울시(605㎢)의 2배(1084㎢)에 이른다. 그런데도 싼샤댐은 완벽히 설계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싼샤댐 설계 책임자는 가장 큰 공헌자로 댐 건설 반대자들을 꼽았다. 반대 의견을 잠재우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다 보니 완벽한 설계가 가능했다는 얘기다....갈등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가 중요하다. 갈등이 독(毒)이 될지 득(得)이 될지 선택하는 것은 결국, 당신이다.- 2013년 6월20일 목요일...수산나 -
화성 용주사...사천왕문...^-^
화성 용주사 사천왕...서방광목천왕-용,여의주/북방다문천왕-보탑, 삼지창...^-^
화성 용주사...동방지국천왕-비파/남방증장천왕-보검...^-^
사천왕의 지물이 절마다 다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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