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즐거운 소풍
[중앙일보] 입력 2013.08.01 00:56
즐거운 소풍 - 함기석(1966~ )
1행이 걸어간다 해바라기 꽃길 따라![](http://nvs.uniqube.tv/nvs/article?p=joongang^|^12225850^|^1^|^joins.com^|^12e728d43ed81fb3b32d1deaa6165b9f^|^%5B%uC2DC%uAC00%20%uC788%uB294%20%uC544%uCE68%5D%20%uC990%uAC70%uC6B4%20%uC18C%uD48D^|^20130801005600^|^A001^|^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2225850&ct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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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행이 걸어간다 랄랄랄 시냇물 따라
3행이 걸어간다 겅중겅중 걸어간다
4행이 걸어간다 악기들과 걸어간다
5행이 걸어간다 콧노래 부르며 걸어간다
6행이 걸어간다 발 달린 가을도 걸어간다
7행이 걸어간다 하늘을 와삭와삭 베어 먹으며
8행이 걸어간다 사과나무 걸어간다
9행이 걸어간다 포도나무 걸어간다
소풍날이면 공교롭게도 비가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좋았다. 당시 흔하지 않았던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서양 그림들도 신기했지만 교실에 빙 둘러앉아 과자와 음료수를 마시며 하루를 그저 수다로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 그건 가짜 소풍이었지만 사실 진짜 소풍이기도 했다. 소풍을 글로 써보는 것과도 흡사했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지워진 순간에 겪게 되는 신비로운 경험이 존재하는 것일까. 즐거운 소풍은 객관적인 묘사나 이야기에서 풀려 나와, 시가 몸소 실천하는 주인공이 되어 당당하게 백지 위를 맘껏 걸어 다닌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1행이 걸어간다 해바라기 꽃길 따라
2행이 걸어간다 랄랄랄 시냇물 따라
3행이 걸어간다 겅중겅중 걸어간다
4행이 걸어간다 악기들과 걸어간다
5행이 걸어간다 콧노래 부르며 걸어간다
6행이 걸어간다 발 달린 가을도 걸어간다
7행이 걸어간다 하늘을 와삭와삭 베어 먹으며
8행이 걸어간다 사과나무 걸어간다
9행이 걸어간다 포도나무 걸어간다
소풍날이면 공교롭게도 비가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도 좋았다. 당시 흔하지 않았던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서양 그림들도 신기했지만 교실에 빙 둘러앉아 과자와 음료수를 마시며 하루를 그저 수다로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가 단단히 한몫을 했다. 그건 가짜 소풍이었지만 사실 진짜 소풍이기도 했다. 소풍을 글로 써보는 것과도 흡사했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지워진 순간에 겪게 되는 신비로운 경험이 존재하는 것일까. 즐거운 소풍은 객관적인 묘사나 이야기에서 풀려 나와, 시가 몸소 실천하는 주인공이 되어 당당하게 백지 위를 맘껏 걸어 다닌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발달린 가을 걸어가고...하늘을 와삭와삭 베어 먹으며...사과나무 걸어가고...포도나무 걸어가다...1행에서 9행이 걸어간다...즐거운 소풍이란다...ㅎㅎ...^-^
- 2013년 8월1일 목요일...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학자 기념일...수산나 -
사과나무 1
사과나무 2
포도나무 1
포도나무 2
부석사 가는 길... 가을 1
부석사... 가을 2
부석사 가을 3...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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