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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

[경향의 눈]‘지록위마’ 제대로 읽는 법(2015.1.22.목)/주목 꽃 3장

 

[경향의 눈]‘지록위마’ 제대로 읽는 법

이기환 논설위원

 

오리무중(五里霧中), 이합집산(離合集散), 우왕좌왕(右往左往)….

 

교수신문이 2001~2003년 내놓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알아보기 쉬웠다. 그러나 이후 갈수록 선정된 사자성어가 어려워졌다. 난해하다는 <주역>의 ‘밀운불우(密雲不雨·하늘에 구름만 빽빽할 뿐 비가 내리지 않음)’에서 심오한 불교의 용어인 ‘전미개오(轉迷開悟·번뇌의 미혹에서 벗어나 열반을 깨닫는 마음에 이름)’까지 등장했다. 교수들이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 쓸데없이 어려운 사자성어를 찾아낸다는 비판이 일었다. 필자 역시 그 지적에 동의했다. 하지만 최근 교수신문의 연초·연말 사자성어를 비교해보고는 교수들의 고민을 이해할 것 같았다. 연초마다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성어를 찾느라 무던히 고생했을 테니까.

더 큰 고역은 연말에 한 해를 정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찾는 것이었으리라. 연초 희망의 사자성어와는 정반대의 사자성어만 굳이 찾아야 하니까…. 예컨대 2007년에는 ‘내 탓’임을 강조하는 ‘반구저기(反求諸己)’로 시작했지만, 결국 ‘자기기인(自欺欺人·스스로와 남을 속임)’으로 끝났다. 2009년은 ‘남과 화합하되 의를 굽히지 말라’(화이부동·和而不同)’고 했지만 연말의 사자성어는 ‘방기곡경(旁岐曲徑)’이었다. ‘샛길과 굽은 길로만 갔다’는 것이다. ‘파사현정(破邪顯正·잘못을 깨뜨리고 바름을 드러냄)’을 바랐던 2012년은 ‘거세개탁(擧世皆濁·온 세상이 탁함)’으로 끝났다. 2014년도 마찬가지였다. ‘전미개오(轉迷開悟)’에서 결국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로 마무리됐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록위마’가 발표되자 교수들이 안성맞춤의 성어를 골랐다는 소리가 나왔다. 군주의 측근에서 국정을 농단한다는 측면에서는 ‘대통령 측근들의 국정개입 논란’을 가리켰고, 진실 호도의 측면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대처방식을 꼬집은 것이라니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지록위마’ 고사를 한 꺼풀 더 벗겨보기로 한다.

기원전 210년 진시황이 순행 중 급서했을 때 환관 조고의 직책은 부새령(符璽令·황제 옥새 관리)과 중거부령(中車府令·황제 마차관리)이었다. 그는 ‘부새령’의 직책으로 황제의 유서를 조작해서 스스로 후계자(호해)를 골랐다. ‘중거부령’의 직책으로는 황제의 시신을 어가에 담아 수도(함양)까지 극비리에 옮겼다.

진이세(호해)가 등극하자 조고는 딱 한 가지의 직책만 차지했다. 낭중령(郎中令)이었다. 대궐의 문호, 즉 대신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직책이었다. 구중궁궐의 문고리가 권력의 문고리임을 이미 2200년 전에 알아차린 것이다. 조고는 “황제가 조정에서 대신들과 정사를 논하면 폐하의 단점만 보일 뿐”이라 했다. 황제는 구중궁궐에 틀어박혔다. 조고가 문고리를 열지 않으면 그 누구도 황제를 만날 수 없었다.

지록위마의 고사가 이때 등장한다. 조고가 자신의 권세를 가늠하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겼고, 상당수 대신들이 말이라 대답했다’는 것이다. 조고의 이간질로 황제와 신하들 간의 소통은 완전히 막혔다. 승상(총리) 이사가 “조고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상소를 올렸다. 그러자 황제는 “그렇게 청렴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의심하느냐”고 질책했다. 사람들은 “황제가 사람의 머리로 짐승 소리를 한다(人頭畜鳴)”며 혀를 찼단다. 진나라는 조고가 이세 황제를 궁궐에 두고 국정을 농단한 지 4년 만에 멸망하고 만다. 고사를 하나 더 인용해보자. 한나라 고조 유방이 측근인 주창에게 “나는 어떤 군주냐”고 물었다. 그러자 주창은 “폐하는 걸주와 같은 폭군입니다(桀紂之主)”라 외쳤다. 말을 심하게 더듬었던 주창은 “애첩 척희의 아들을 태자로 삼겠다”는 황제 면전에서 “기, 기, 기어코 그 명을 받을 수 없습니다(期期期知其不可)”라 소리쳤다. 한나라 경제 때 낭중령이었던 주인(周仁)은 황제의 침실을 지키는 최측근이었다. 그러나 황제가 조정대신의 인물평을 물을 때마다 “폐하께서 친히 살피시라”고만 했단다. 같은 낭중령이라도 조고와 주인은 그렇게 달랐던 것이다.

2015년 ‘희망의 사자성어’는 ‘정본청원(正本淸源·근본을 바르게 한다)’이라 한다. 2015년을 마무리할 ‘올해의 사자성어’는 어떨까. 태평성대, 고복격양…. 그것도 아니라면 ‘말더듬이’ 주창이 외쳤다는 ‘걸주지주(桀紂之主)’는 혹 어떨까. 그런 ‘돌직구 직언’이 있다면 그 또한 제대로 돌아가는 조정이 됐다는 뜻이 아닌가.

(요점)

2014년도 사자성어.... ‘전미개오(轉迷開悟)’에서 결국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로 마무리됐으니 말이다.

기원전 210년 진시황이 순행 중 급서했을 때 환관 조고의 직책은 부새령(符璽令·황제 옥새 관리)과 중거부령(中車府令·황제 마차관리)이었다. 그는 ‘부새령’의 직책으로 황제의 유서를 조작해서 스스로 후계자(호해)를 골랐다. ‘중거부령’의 직책으로는 황제의 시신을 어가에 담아 수도(함양)까지 극비리에 옮겼다.

진이세(호해)가 등극하자 조고는 딱 한 가지의 직책만 차지했다. 낭중령(郎中令)이었다. 대궐의 문호, 즉 대신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직책이었다. 구중궁궐의 문고리가 권력의 문고리임을 이미 2200년 전에 알아차린 것이다. 조고는 “황제가 조정에서 대신들과 정사를 논하면 폐하의 단점만 보일 뿐”이라 했다. 황제는 구중궁궐에 틀어박혔다. 조고가 문고리를 열지 않으면 그 누구도 황제를 만날 수 없었다.

지록위마의 고사가 이때 등장한다. 조고가 자신의 권세를 가늠하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겼고, 상당수 대신들이 말이라 대답했다’는 것이다. 조고의 이간질로 황제와 신하들 간의 소통은 완전히 막혔다. 승상(총리) 이사가 “조고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상소를 올렸다. 그러자 황제는 “그렇게 청렴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의심하느냐”고 질책했다. 사람들은 “황제가 사람의 머리로 짐승 소리를 한다(人頭畜鳴)”며 혀를 찼단다. 진나라는 조고가 이세 황제를 궁궐에 두고 국정을 농단한 지 4년 만에 멸망하고 만다.

 

 

[‘지록위마’ 제대로 읽는 법]

 

'지록위마'~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긴다.'는 뜻은 알았지만...그 역사적 내용은 [경향의 눈] 칼럼을 보고 이제야 알았다...ㅋㅋ... 

 

기원전 210년 진시황이 순행 중 급서했을 때 환관 조고가 부새령(符璽令·황제 옥새 관리)직책을 이용해...황제의 유서를 조작해서 스스로 후계자(호해)를 골랐다.

진이세(호해)가 등극하자 조고는 대궐의 문호, 즉 대신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직책...낭중령(郎中令)을 맡았다...

구중궁궐의 문고리 권력이다..."조고가 문고리를 열지 않으면 그 누구도 황제를 만날 수 없었다."...

 

지록위마의 고사가 이때 등장한다.

조고가 자신의 권세를 가늠하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겼고, 상당수 대신들이 말이라 대답했다’는 것이다.

조고의 이간질로 황제와 신하들 간의 소통은 완전히 막혔다. 승상(총리) 이사가 “조고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상소를 올렸다.

그러자 황제는 “그렇게 청렴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의심하느냐”고 질책했다.

사람들은 “황제가 사람의 머리로 짐승 소리를 한다(人頭畜鳴)”며 혀를 찼단다.

진나라는 조고가 이세 황제를 궁궐에 두고 국정을 농단한 지 4년 만에 멸망하고 만다. ...ㅠㅠ...

 

화려(?)했던 진시황이 급서하고 4년만에 진나라가 멸망...'지록위마' 용어를 떠올리면 쉽게 기억될 듯 하다...ㅋㅋ...

진시황이 급서하자, 환관 '조고'가 황제의 유서를 조작하고, 황제의 옥새로 결제하여, 자기가 선택한 진이세(호해)를 황제로 등극시켰다...

이후 조고는 '낭중령(郎中令)-문고리 권력'을 잡아서, 조고가 문고리를 열지 않으면 그 누구도 황제를 만날 수 없었다.

조고는 신하들에게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기면서 자신의 권력을 검증했는데...대부분의 신하들이 말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ㅠㅠ...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으니...4년만에 망할 수 밖에 도리가 있겠는가!!

'지록위마'의 역사적 내용을 알고나니...심히 걱정된다...ㅜㅜ...

 

- 2015년 1월20일 화요일...오후 7시20분...수산나 -

 

 

주목 꽃 1

 

주목 꽃 2

 

주목 꽃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