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13일 [(녹)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매일미사 묵상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가리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의 역할을 크게 부각하면서, 평신도를 통하여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러한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1968년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지금은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의 결성과 더불어 해마다 대림 제1주일을 ‘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다.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사도직의 사명을 거듭 깨닫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뒤 1970년부터는 연중 마지막 주일의 전 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 오고 있다.
▦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세상과 교회 안에서 우리의 사명을 되새기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만물의 시작이요 마침이신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의 살아 있는 성전에 온 인류를 모으십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변하는 이 세상의 기쁨과 슬픔을 넘어 하느님 나라에 희망을 두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십니다. 세상이 우리를 박해하더라도 인내로써 생명을 얻도록 합시다.
말씀의 초대
말라키 예언자는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을 불살라 버리는 날이 온다며, 주님의 이름을 경외하는 이에게는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이 허물어지고 무서운 일들과 표징이 나타날 것이며, 사람들이 박해할 때가 오리니, 인내로써 생명을 얻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너희에게 의로움의 태양이 떠오르리라.>
▥ 말라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9-20ㄴ
제2독서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2서 말씀입니다. 3,7-12
복음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5-19
오늘의 묵상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종말에 대한 말씀은 묵시 문학적 표현으로 다소 어렵게 느껴집니다. 종말은 무시무시한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실제로는 구원과 희망의 대상입니다.
천지창조에서 시작된 인류의 역사는 하느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시는 역사입니다. 태초부터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사랑의 계약을 맺으셨고, 또한 그 계약에 끝까지 충실하십니다. 반면 인간은 그 계약에 충실하지 못하고, 부족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우리를 위해 구원자 메시아께서 이 세상에 오시고, 그분께서 오심으로 우리의 구원이 완성된 것입니다. 구세주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마지막 때를 여시고, 이어서 모든 생명이 충만함에 이르고, 모든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세상은 거저 오거나, 우리와 관계없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가운데 이미 와 있지만, 아직 완성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세상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구원 사업을 마치 외부에서 주어지는 마술 행위나 기계적 행위처럼 원하시지 않으십니다. 당신은 끊임없이 시대의 징표를 우리에게 주시고, 우리로 하여금 이 징표를 알아듣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으며, 우리의 노력으로 이 구원 사업에 직접 참여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구원 사업의 중심에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있고, 그 안에는 하느님의 백성들 사이의 편을 가르는 모든 벽이 다 허물어져, 완벽한 그분의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적들에게 승리하고 개선하는 것이 아니고, 십자가상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명하는 여정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충만함에 이르는 것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 위해 죽음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순명으로 받아들인 죽음은 하느님과 인간을 위한 가장 위대한 사랑이 실현되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이정주 아우구스티노 신부)
<굿뉴스 우리들의 묵상 발췌글>
1. 아버지의 뜻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따를 것인가 하는 선택의 순간이 결국 작은 종말의 때라고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종말의 때를 대비하여 귀중한 팁을 주셨습니다. 종말의 때가 오히려 기회의 때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이 세상에 널리 알리고 각자는 하느님께 나가는 길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덧붙여 어떤 말을 할까 미리 준비할 필요조차 없으며 때가 되면 입과 지혜를 예수께서 주신다고 확언하셨습니다.
사실 인간 안에는 스스로 자명하다고 느끼는 본성이 있습니다. 그 본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지 아닌지 하는 문제이지 본성 자체가 없는 인간은 없습니다. 그러니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본래 있는 걸 끄집어내어 듣기만 하면 다 될 뿐입니다. (윤경재 요셉)
2. 사도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자신이 보여준 모범을 본받도록 요청하십니다. “우리 스스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여 여러분이 본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2테살 3,9) 그분은 사도로서의 권리를 내세우기보다는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어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십니다. 그러면서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2테살 3,12).라고 권고하십니다.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자기 몫만 챙기려 하거나, 또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해서 불화와 마찰을 일으키거나, 뒷담화로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성실히 살아가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삶을 본받을 뿐 아니라 사도 바오로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본이 되어야겠습니다.
(반영억 라파엘 신부)
2. 오늘 복음에서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성전의 외관에 감탄하는 몇몇 사람들의 언급에 예수님의 반응이 각별합니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것이다.”
깊이 멀리 내다 보시는 주님의 내적시야입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며 하느님 손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종말은 희망이며 끝은 시작이고 위기는 기회입니다.
1.하느님을 희망하라! 2.항구히 인내하라! 3.제 삶의 자리에 충실하라!
희망할 때 인내할 수 있고 인내할 때 충실할 수 있습니다. 비로소 내적혁명의 삶이요, 내 삶의 지도자가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3. 인디언의 격언이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마음에는 선과 악이라는 늑대가 있단다.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질문합니다. 싸우면 어느 늑대가 이길까요? 할아버지가 말씀하십니다. 응! 네가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긴단다.’ 선이라는 늑대에게 겸손, 믿음, 나눔, 친절, 희생, 사랑이라는 먹이를 주었다면 제 마음은 선한 늑대가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악이라는 늑대에게 욕심, 시기, 질투, 욕망, 편견, 분노라는 먹이를 주었다면 악한 늑대가 자리 잡았을 것입니다. 2016년을 지내면서 과연 나는 어느 쪽에 먹이를 더 주었는지 돌아봅니다.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4.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악습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고 덕을 닦아 행복해진다. 구원에 대한 희망으로 현세의 고통을 이겨내고 이 세상을 곱게, 아름답게, 긍정적으로 보는 눈을 뜬다. 세상살이에 힘이 겨워도 희망을 마음속에 품으면 행복해진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자루의 입구를 좁게 하고 그 안에 바나나를 넣어두어 원숭이를 잡는다고 한다. 원숭이는 바나나를 한 번 손에 쥐면 결코 주먹을 풀지 않는다. 주먹을 움켜쥐고 바나나를 놓지 않기 때문에 손을 뺄 수 없다. 원숭이는 욕심 때문에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 지금 내 손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가? 돈, 권력, 명예, 자존심, 온갖 욕망 들을 고집하면 주먹을 움켜쥐고 자살하려는 짓이나 다를 바 없다 하겠다. 주먹을 비우고 ‘열린 손’을 가지는 것이 하느님과 이웃을 받아들여 행복하게 살 첫 준비를 하는 것이다. (박영식 야고보 신부)
2016년 11월13일 [(녹)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오늘의 복음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며 하느님 손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에게 종말은 희망이며 끝은 시작이고 위기는 기회입니다.
1.하느님을 희망하라! 2.항구히 인내하라! 3.제 삶의 자리에 충실하라!
희망할 때 인내할 수 있고 인내할 때 충실할 수 있습니다.
비로소 내적혁명의 삶이요, 내 삶의 지도자가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아멘.
- 2016년 11월13일 [(녹)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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