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8일 목요일[(백)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매일미사 묵상
성모 마리아께서는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이 초대 교회 때부터 생겨났다. 이러한 믿음은 여러 차례의 성모님 발현으로 더욱 깊어졌다. 1854년 비오 9세 교황은 ‘성모 마리아의 무죄한 잉태’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우리나라는 이미 1838년 교황청에 서한을 보내 조선교구의 수호자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로 정해 줄 것을 청하였다.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이러한 요청을 허락하면서 요셉 성인을 공동 수호자로 정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요셉 성인과 함께 공동 수호자로 모시고 있다.
▦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동정 마리아를 성자의 맞갖은 어머니가 되게 하신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또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로 한국 교회가 이 땅에서 주님의 뜻을 이루는 주님의 종이 되도록 지켜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녀를 통하여,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시고, 성자의 죽음을 미리 내다보시어,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으니, 동정녀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성자의 이름으로 아멘.
말씀의 초대
사람은 따 먹지 말라고 한 나무 열매를 먹은 뒤 핑계를 댄다. 하느님께서는 뱀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고 하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다고 한다(제2독서). 마리아는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듣고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응답한다(복음).
제1독서 <나는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3,9-15.20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1,3-6.11-12
복음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1,3-6.11-12
감사송
<마리아와 교회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원죄에 물들지 않게 지켜 주시고, 은총으로 가득 차게 하시어, 성자의 맞갖은 어머니가 되게 하셨나이다. 또한 성모님을 통하여 티 없고 흠 없이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배필인 교회의 시작을 알려 주셨나이다. 지극히 깨끗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저희 죄를 없애시는, 죄 없으신 어린양 성자께서 나셨으니, 주님께서는 동정 마리아를 모든 피조물 위에 들어 높이시고, 주님의 백성을 위하여, 은총의 전구자요 거룩한 삶의 모범으로 미리 정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천사들의 무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 후 묵상
▦ 하느님께서 세상 창조 이전에 우리를 선택하시어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를 자녀로 삼아 주신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주 유혹에 빠지고 악행을 저지릅니다. 주님의 종임을 겸손하게 고백하신 동정 마리아께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시기를 청합시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을 보면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엄청난 소식을 전합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한다는 전갈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습니까? 두렵기만 합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 힘을 북돋아 줍니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엘리사벳이 어떤 신비한 힘으로 아기를 잉태한 사실을 알고 있던 마리아는 결국 수락합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죽음마저 각오한 응답입니다. 하느님을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리는 혹시라도 나의 이해득실에 따라 주님의 뜻을 거부한 적은 없는지, 뒤를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 회의도 듭니다.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주님께서 계속 맡기시기에 야속함마저 느낄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주님께서 시키시는 일이라면, 그분에 대한 신뢰 하나로, 주님의 일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주님의 일을 묵묵히 해 나갈 때, 우리는 신앙의 신비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굿뉴스 우리들의 묵상 발췌글>
1. 정진석 추기경님께서는 지금을 행복하게 사셨고, 지금 만나는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으셨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셨기 때문에 매년 책을 한권씩 저술하실 수 있었습니다. 사제 생활 56년을 기쁘게 하셨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담과 하와는 선과 악을 알 수 있는 나무의 열매를 따서 먹었습니다. 하느님의 명령을 어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것입니다. 또 더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일 아담과 하와가 솔직하게 자신들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였다면, 하느님께 자신들의 잘못을 말씀드리고 용서를 청했다면 하느님은 자비하시니 그들을 낙원에 계속 있도록 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많은 문제들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면 풀릴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존심, 열등감, 편견, 두려움 때문에 인정하려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늘의 복음에서 우리는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바로 성모님의 방법입니다. 성모님께서는 먼저 천사 가브리엘의 말을 경청하였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일들이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2. ‘혼자서도 잘해요.’라며 하느님 도움의 손 뿌리친 자리가 성격유형의 근원적인 죄라고 인정하고, 거기서 뿌리쳤던 사랑의 손을 다시 잡는 행동이 바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합니다. 그럴 때 내 안의 공간이 조금씩 넓어져 비로소 하느님께서 일하시더라도 자기 에고와 부딪히는 일이 적어지게 됩니다.
성격분석을 계속하다 보면 우리의 강박 행동과 저항이 얼마나 뿌리 깊고 질긴지 놀라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은 것 아니냐?하는 유혹의 말이 계속 올라옵니다. 그래도 이런 점은 장점이 아닐까? 하고 타협하자는 목소리가 내면에서 울려 퍼집니다. 모두 주님께 공간을 내어드리기 싫어서 나오는 죄의 습관 때문입니다.
우찌무라 간조라는 일본 신학자가 임종이 가까웠을 때에 하느님께 감사하며 고백한 말이 있습니다. ‘만일 하느님께서 내 멋대로 드리는 기도를 받아주셨으면 나는 거만하고 인정이 없고 밉살스러운 인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아, 참으로 감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제 영혼의 요구를 죄다 물리치시고 제가 원하시는 것을 파괴하십니다. 당신은 제가 원치 않는 길로 저를 이끄셨고, 제가 구하지 않는 길로 가게 하시어 하느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우찌무라 간조는 다석 유영모 선생이 흠모하는 신학자입니다. 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이 고백을 이해하는 데는 에니어그램 공부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가 저지르는 강박 행동과 저항을 없애야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습니다.(윤경재 요셉)
3. 우리 모두 창조 때의 순수한 상태,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신 그 거룩한 순간으로 되돌아가야겠습니다. 생명을 잉태하고 사랑과 정의를 낳으며, 선을 공유하는 그 영원의 흐름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각자의 어둠에서 벗어나야겠지요. 이 사회 전체도 주님 보시기에 좋은 창조의 순간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면 주님께 순종해야겠지요.
마리아는 순종함으로써 ‘은총’을 이 세상에 들어오게 하였고, “온 인류를 위한 구원의 근원이 되었으며”(성 이레네오) ‘우리 기쁨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또한 ‘인간성’이 새롭게 창조되도록 하였으며, 그 ‘인간성’의 가장 아름다운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가장 위대한 일은 그리스도의 모친이 된 것이 아니라, 그분의 제자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께서 주신 창조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깨끗한 영혼으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주님을 낳고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기쁨의 존재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4. 1854년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께서는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를 다음과 같이 선언하셨습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되었다”
이 선언은 세 가지 사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원죄로부터의 면죄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마리아께서 지니신 특전의 성격을 말해줍니다.
<둘째>는 이는 그리스도의 공로와 하느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특전의 이유를 말해줍니다.
<셋째>는 마리아께서 원죄에서 보호된 것은 예수님께서 갈바리아에서 얻은 구원의 “선행된” 효과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특전의 방법을 말해줍니다.
이 선언은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보편적인 구원으로부터 예외 받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원을 미리 입으셨다는 뜻을 말합니다. 그래서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교의는, 선포된 지 4년 후인 1858년의 루르드의 성모님 발현으로 확증되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발현하시어 자신을 “원죄 없이 잉태된 자”라고 밝히셨습니다.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
2016년 12월8일 목요일[(백)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오늘의 복음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 창조 이전에 우리를 선택하시어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를 자녀로 삼아 주신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주 유혹에 빠지고 악행을 저지릅니다.
주님의 종임을 겸손하게 고백하신 동정 마리아께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께서 주신 창조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깨끗한 영혼으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주님을 낳고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기쁨의 존재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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