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17년 2월15일 [(녹) 연중 제6주간 수요일]매일미사 묵상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가 언제나 성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정성껏 섬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성자의 이름으로 아멘.
말씀의 초대
노아가 방주 뚜껑을 열고 내다보니 물이 빠지고 땅바닥이 말라 있어 주님께 번제물을 바치자, 주님께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신다(제1독서). 사람들이 눈먼 이를 데리고 오자 예수님께서는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고쳐 주시고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하신다(복음).
제1독서 <노아가 내다보니 과연 땅바닥이 말라 있었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8,6-13.20-22
복음 <눈먼 이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2-26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잔치에 자주 참여하여, 현세에서 도움도 받고 영원한 신비도 배우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리나이다. 아멘.
오늘의 묵상
무엇인가 볼 수 있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우리는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이 겪는 고통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보지 못하는 사람의 곁에 있는 사람이 겪는 답답함은 오히려 더 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를 치유해 줄 것을 청한 쪽은 마을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장애를 지닌 이들이 당하는 수모와 멸시는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신체적인 장애로 고통도 크겠지만, 모든 장애가 죄로 인한 것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받은 정신적인 상처가 더 컸을 거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히 눈먼 이의 장애를 없애 주는 기적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를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치유해 주시고, 다시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고 명하신 예수님께서는, 아마도 눈먼 이가 받았던 신체적인 상처보다, 치유되고 나서 자신을 멸시하고 천대했던 이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 뒤에 겪게 될 심리적인 상처를 막아 주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대부분 우리가 겪는 삶의 아픔들은 관계에서 옵니다. 하느님께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신적인 능력을 내게 심어 주셨기에, 내가 스스로 깨닫고, 결심하고, 노력하면 세상에 극복할 수 없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실망시키고, 좌절하게 하며, 낙심에 빠뜨리는 일들은 모두 우리 사회가 병처럼 끌어안고 있는 편견과 오해, 그리고 이기적 집단주의에서 생깁니다.
노아의 홍수 이후 사람의 마음이 악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운명적 현실을 저주가 아닌, 자비로 보듬어 안아 주시고, 땅이 있는 한 자연의 본성을 그대로 인정해 주시는 하느님의 마음이야말로, 신앙인이 가져야 할 자비의 마음이자, 치유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굿뉴스 우리들의 묵상 발췌글>
1.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소경이 눈을 뜨게 되었다는 변화만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봅시다. 그분께서는 고쳐달라는 청에 대해, 단 한마디도 토를 달거나 묻지 않으시고, ‘곧바로’ 그의 눈을 뜨게 해주시려고 움직이십니다. 진정한 사랑은 그렇게 철저히 타자중심으로 움직이며, ‘곧바로’ 응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그의 손을 잡고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고쳐주십니다. 영혼의 어둔밤 속에서 헤매는 그 눈먼 이의 어둠을 탓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포기하지도 않으시며, 사랑으로 함께하며 해방으로 이끌어주십니다. 왜 그런 잘못을 했느냐고 묻거나 훈계하려고 하지 않고, 빛으로 인도하는 것이 올바른 사랑의 태도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사도들의 고향인 그곳에서 눈먼 이를 고쳐주셨다는 사실 또한 의미심장합니다. 이는 예수님과 계속 함께 지내면서, 가장 가까이에서 그분의 가르침과 행적을 목격했던 제자들의 고향에, 눈이 먼 상태, 곧 영혼의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예수님을 믿는 나 자신과 우리 공동체도 눈먼 상태에 있을 때가 있지요.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지 않는 벳사이다의 유다 백성들에게, 눈을 뜨는 해방의 기쁜 소식을 보여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시어, 그 소경을 마을 밖으로 데려가서 고쳐주십니다. 그뿐 아니라 그를 집으로 보내시며 그 마을로 들어가지 말라 하십니다(8,26). 주님의 자녀인 우리는 인간을 옭죄는 전통과 편견, 차별과 불의의 뿌리가 있는 ‘어둠의 집’이 아니라 ‘믿음의 집’, ‘사랑의 집’, 자유와 해방의 집‘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진리를 외면하고, 세상의 가치보다 더 중요시하며, 육(肉)의 질서를 따르는 소경이 되지 않도록 빛이신 주님께 내 손을 맡겨드려야겠습니다. 주님 사랑과 진리에 눈을 떠, 자신과 이 사회의 어둠과 불의를 식별할 수 있도록 회개하여, 주님 사랑의 집으로 되돌아가야겠습니다.
주님, 깨끗한 마음의 눈으로 제 영혼의 어둠을 ‘똑똑히’ 볼 수 있게 해주시며, 당신 사랑의 눈으로 세상의 어둠을 볼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2. 어찌보면 삶은 ‘개안開眼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점점 주님과 가까워지면서 밝아지는 마음의 눈, 영의 눈입니다.
바로 삶의 중심과 질서가 잡혀 있을 때 주시는 주님의 은총입니다.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2017년 2월15일 [(녹)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눈먼 이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되었다.>
노아의 홍수 이후 사람의 마음이 악의 유혹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운명적 현실을 저주가 아닌,
자비로 보듬어 안아 주시고,
땅이 있는 한 자연의 본성을 그대로 인정해 주시는 하느님의 마음이야말로,
신앙인이 가져야 할 자비의 마음이자,
치유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멘...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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