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십시오!
전도 여행 중이던 바오로 사도가
이곳 저곳 신생 공동체들을 바라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화자찬이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과대평가였습니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순수 혈통의 히브리 사람이야!”
“나는 국립 율법학교 정식 졸업생이야!”
“나는 예루살렘 중심부에 살아!”
“나는 일주일에 꼭 두번은 단식을 해!
나처럼 거룩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나는 매일 성전에서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지!”
이 시대도 그런 사람들 참 많습니다.
입만 열만 자신의 지난 삶,
자신의 업적, 자신이 쌓아올린 탑을
찬양하는 말을 폭포수처럼 쏟아냅니다.
듣고 있노라면, 부끄러움의
유발자는 그인데, 왜 민망함과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 이후
완전 환골탙퇴한 바오로 사도,
삶의 주도권이 완전히 그분께로 건너간
바오로 사도의 시선으로 바라보니,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나올
지경이었습니다.
이제 바오로 사도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순수 혈통의 이스라엘 백성,
히브리인 가운데 히브리인,
열두 지파 가운데 베냐민 지파 소속,
여드레 만에 정식으로 받은 할례..
.이런 것들이 이제는 다 부질없고
소용없는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오히려 그런 특전들이 주님께로
다가서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요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한때 자화자찬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었던 바오로 사도였기에,
그리고 자화자찬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를 온 몸으로
체험한 바오로 사도였기에,
또한 칭찬은 자신이 아니라 이웃들,
더 나아가서 주님으로부터의 칭찬이
가장 큰 칭찬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외칩니다.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십시오!”
이어서 바오로 사도는 장엄한
어조로 주님을 자랑합니다.
주님의 일꾼인 자신이 그분을
온 세상에 전하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를 자랑합니다.
그분을 선포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를
자랑합니다.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유다인들에게 다섯 차례나 맞았습니다.”
(2코린토 11장 24절) 왜 마흔대가 아니라
서른아홉 차례 매를 맞았는가? 하는 것은,
구약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마흔 대 까지는 매질하여도 괜찮지만
그 이상은 안된다.”(신명기 25장 3절)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누군가로부터 기둥에 온 몸을 결박당한 채,
심한 매를 맞아본 적이 있습니까?
바오로 사도가 하도 담담하게 말씀하셔서
그렇지, 공개석상에서 매를 맞는다는 것,
엄청나게 수치스런 일이고,
평생에 걸친 트라우마를 안겨주는
고통스런 일입니다.
그런데 바오로 사도는 틈만 나면
공개석상에서의 매질을 당했습니다.
매를 맞은 이유는? 유다인들이
십자가에 못박은 그분이 메시아라고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구원이 더 이상 유다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외쳤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가는 곳마다 몰려든
수많은 군중들의 모습을 고깝게 본 지역
관리들로부터 치안 유지를 방해했다는
죄목으로 또한 매를 맞았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몸에 가해진 매는
시늉만 내는 정도의 매가 아니라,
한 대 맞으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치명적인 매였습니다.
따라서 전도 여행 중이던 바오로 사도는
혹독한 매 탓인지, 안색이 늘 좋지 않았고
병든 사람 같았습니다.
리스트라에서 심한 매를 맞고 난
바오로 사도는 의식을 잃게 되었고,
집행자들은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성밖으로 던져버리기까지 했습니다.
럭셔리한 전도 여행길이 아니라
사방이 적대자들로 우글거리는 여행길,
갖은 위험과 생명의 위협이 도사린
고통스런 여행길을 걸으면서도,
바오로 사도의 머릿속은 신생
그리스도 교회에 대한 걱정과
염려로 가득했습니다.
끔찍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바오로 사도는 주님을 자랑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자랑했습니다.
부족한 죄인인 자신 안에
활동하시는 주님을 자랑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갈매못 순교성지... 성당 올라가는 담장 위 십자가의 길 제12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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