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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1월26일(목)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매일미사/ 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3년 1월26일(목)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매일미사/ 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티모테오 성인과 티토 성인은 바오로 사도의 제자며 선교 활동의 협력자였다. 티모테오는 에페소 교회를, 티토는 크레타 교회를 맡아 돌보았다. 바오로 사도의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 둘째 서간’과 ‘티토에게 보낸 서간’에는 성직자와 신자들이 지켜야 할 지침에 도움이 되는 권고가 많이 담겨 있다.

입당송

시편 96(95),3-4 참조
전하여라, 겨레들에게 주님의 영광을, 모든 민족들에게 그분의 기적을. 주님은 위대하시고 드높이 찬양받으실 분이시다.

본기도

하느님,
복된 티모테오와 티토에게 사도의 지혜와 용기를 주셨으니
그들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가 현세에서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며 살다가
마침내 천상 고향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는 그대 안에 있는 진실한 믿음을 기억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시작입니다.1,1-8
1 하느님의 뜻에 따라, 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생명의 약속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가,
2 사랑하는 아들 티모테오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내리기를 빕니다.
3 나는 밤낮으로 기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대를 생각하면서,
내가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양심으로 섬기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4 나는 그대의 눈물을 생각하면서
그대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기쁨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5 나는 그대 안에 있는 진실한 믿음을 기억합니다.
먼저 그대의 할머니 로이스와 어머니 에우니케에게 깃들어 있던 그 믿음이,
이제는 그대에게도 깃들어 있다고 확신합니다.
6 그러한 까닭에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7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8 그러므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나 바오로가 같은 믿음에 따라 나의 착실한 아들이 된 티토에게 인사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1,1-5
1 나 바오로는 하느님의 종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입니다.
내가 이렇게 부르심을 받은 것은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의 믿음을 돕고
신앙에 따른 진리를 깨우쳐 주기 위한 것으로,
2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근거합니다.
이 영원한 생명은 거짓이 없으신 하느님께서 창조 이전에 약속하신 것입니다.
3 사실 하느님께서는 제때에 복음 선포를 통하여
당신의 말씀을 드러내셨습니다.
나는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이 선포의 임무를 맡았습니다.
4 이러한 나 바오로가 같은 믿음에 따라
나의 착실한 아들이 된 티토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구원자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내리기를 빕니다.
5 그대를 크레타에 남겨 둔 까닭은, 내가 그대에게 지시한 대로
남은 일들을 정리하고 고을마다 원로들을 임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6(95),1-2ㄱ.2ㄴ-3.7-8ㄱ.10(◎ 3 참조)
◎ 모든 민족들에게 주님의 기적을 전하여라.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주님께 노래하여라, 온 세상아. 주님께 노래하여라,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나날이 선포하여라, 그분의 구원을. 전하여라, 겨레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모든 민족들에게 그분의 기적을. ◎
○ 주님께 드려라, 뭇 민족의 가문들아. 주님께 드려라, 영광과 권능을. 주님께 드려라, 그 이름의 영광을. ◎
○ 겨레들에게 말하여라. “주님은 임금이시다. 누리는 정녕 굳게 세워져 흔들리지 않고, 그분은 민족들을 올바르게 심판하신다.” ◎

복음 환호송

루카 4,18
◎ 알렐루야.
○ 주님이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게 하셨다.
◎ 알렐루야.

복음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9
그때에 1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4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5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8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복된 티모테오와 티토를 기리며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 마음을 깨끗이 씻어 주시어
저희가 주님께 맞갖은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마르 16,15; 마태 28,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내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거룩하신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복된 티모테오와 티토가 열성으로 전파하고 굳게 지킨 믿음을
저희가 더욱 풍성히 가꾸어 나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강론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은 제대 봉사자들이 많아서 제의 방에서 사제들의 제의를 펴고, 세탁하는 것을 봉사자들이 주로 합니다. 제가 본당 신부로 있을 때는 봉사자들이 저의 제의 방 구두를 깨끗하게 해 주었고, 강론 원고는 정리해서 서류철에 보관해 주었습니다. 제대와 제구를 청소하고, 제의 방을 관리하는 봉사자들에게 늘 감사했습니다. 제대 봉사자들과 피정도 가고, 소풍을 가기도 했습니다. 제대 봉사자들이 없던 때는 그 일을 주로 수녀님들이 하였습니다. 첫 서원을 한 수녀 님들이 제대 방의 소임을 맡곤 했습니다. 대부분의 수녀님들은 제대 방의 소임을 기쁘게 하였습니다. 미사를 마치면 대부분 제의를 정성껏 벗어서 놓지만 바쁠 때는 대충 벗을 때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제의를 정리하는 수녀님이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내가 제의나 정리하려고 수도자가 된 것은 아닌데” 스쳐가는 말로 들었지만 한편으로 미안했습니다. 그 뒤로는 가능하면 제의를 잘 벗어서 놓았습니다.

사제가 되면서 잔치에 초대 받으면 윗자리에 앉을 때가 많았습니다. 화장실 청소를 할 때면 신자들이 못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줄을 서서 식사를 할 때도 맨 앞에서 음식을 골랐습니다. 여행을 갈 때도 독방을 사용하였고, 당연한 것으로 여겼습니다. 대접 받는 일에 익숙했던 저도 부끄러울 때가 있었습니다. 교구 사목국에서 일할 때입니다. 안면도로 지역 대표 총구역장님들과 단합대회를 갔 습니다. 저는 미사도구를 챙겨서 갔습니다. 저녁에 잠자리를 정하면서 방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총구역장님들은 그래도 신부님은 독방을 드리자고 했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말고 저도 같이 자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방을 사용하면서 총구역장님들이 불편하게 지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울에 도착해서 는 지하철을 타고 명동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그동안 제가 참 편하게 지냈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비난하셨던 바리 사이와 율법학자들의 행동을 저도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이스라엘 순례 중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제의 방을 담당하는 수사님을 보았습니다. 미사는 부활성당, 무덤성당, 십자가 성당에서 있었습니다. 요셉 마리아 수사님은 30분 단위로 시작되는 미사를 준비하였습니다. 제의 방에 제의를 준비하였고, 미사도구를 준비하였고, 언어별로 미사경본도 준비하였습니다. 우리는 미사가 취소된 시간에 무덤성당에서 미사를 봉헌 할 수 있는 영광도 있 었습니다. 매일 아침 경배를 갔기 때문에 수사님도 우리를 알아보았습니다. 수사님은 신부님들이 대충 벗어놓은 제의도 정성껏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수사님 의 배려와 정성 덕분에 순례를 온 많은 순례단들이 차질 없이 미사를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꽃이 피어서 아름다운 모습을 주로 봅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꽃들은 어두운 땅 속에서 양분을 찾는 뿌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고 하셨습니다. 선한 눈 빛으로 정성껏 미사를 준비해주던 수사님도 참 좋은 몫을 택했다고 생각합니 다. 요셉 마리아 수사님께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관우와 함께 전쟁터를 달리던 적토마도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였습니다. 마부와 함께 시골에서 짐을 나르던 이름 없던 말도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였습니 다.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입성했던 나귀도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였습 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교만한 마음으로 일을 한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일 이 아닙니다. 원망과 불평의 마음으로 일을 한다면 그것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 한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중용 23편도 이렇게 이야기합니 다. “작은 일에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 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삶의 성공은 물질을 많이 남기는 것도, 출세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의 일에 기쁨으로 정성을 다 하는 사람입니다.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 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목자는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합니다!

 

초세기 교회 바오로 사도의 역할과 사명이 얼마나 막중했었는지는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티모테오 주교와 티토 주교를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바오로 사도의 직제자로서 이방 선교 활동의 최측근 협력자였습니다. 바오로 사도 친히 두 사람을 선발하여 양성시켰고, 일정 지역의 사목 책임자, 즉 주교로 임명한 것입니다.

 

당시 바오로 사도는 주교조차 임명할 권위와 역량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수제자 베드로 사도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가 소유하고 있었던 권위와 힘은 오로지 사랑과 봉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와 초세기 교회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손톱만큼의 권위나 자리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오로지 주님을 위한 것이며, 주님 나라 건설을 위한 것이며, 이웃 사랑의 실천과 봉사를 위해 주어진 것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티토를 얼마나 극진히 총애했는지는 다음의 표현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나 바오로가 같은 믿음에 따라 나의 착실한 아들이 된 티토에게 인사합니다.”(티토서 1장 4절) 바오로 사도는 당신의 제자 티토를 친아들처럼 여겼습니다.

 

티모테오에게 보낸 서한은 또 어떻습니까? “나는 밤낮으로 기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대를 생각합니다. 나는 그대의 눈물을 생각하면서 그대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기쁨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티모테오 2서 1장 3~5절)

 

보십시오. 그들의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은 스승 제자 사이를 넘어 연인 사이에 주고받은 연서(戀書) 이상의 분위기를 풍깁니다. 초기 교회 바오로 사도와 영적 제자들 사이에는 이토록 끈끈한 가족정신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맺어주신 인연은 혈연이나 지연을 훨씬 능가하고 있었습니다.

 

티토는 원래 이교도였으나 바오로 사도를 만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받아들인 개종자였습니다. 티토는 바오로 사도를 도와 마케도니아 교회와 코린토 교회 신자들을 위해 열심히 사목활동을 펼쳤습니다. 비록 성경 이름은 티토에게 보낸 편지이지만 내용을 보면 초대교회 지도자들, 더 넓게는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사목서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감독은 하느님의 관리인으로서 흠잡을 데가 없어야 합니다. 또한 거만하지 않고 쉽사리 화내지 않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술꾼이나 난폭한 사람이나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라, 손님을 잘 대접하고 선을 사랑해야 하며, 신중하고 의롭고 거룩하고 자제력이 있으며, 가르침 받은 대로 진정한 말씀을 굳게 지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건전한 가르침으로 남을 격려할 수도 있고 반대자들을 꾸짖을 수도 있습니다.”(티토 1장 7~9절)

 

정말 바오로 사도 대단하십니다. 어찌 그리도 핵심을 찌르시는지요? 언행일치가 안 되는 지도자, 자기관리 등 기본도 안되는 지도자로 인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까?

 

무엇보다도 지도자는 자신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어야겠습니다. 바오로 사도 말씀대로 거만하지 않고 겸손해야겠습니다. 여간해서는 분노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기도를 통해 열심히 내공을 닦아야겠습니다. 술도 조심해야겠습니다. 말도 신중히 가려서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흠 잡힐 데 없는 사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래야 진정한 지도자가 되어 이웃을 지도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3.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 강론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

 

오늘은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소명이야기는 사도행전에서 세 번 반복하여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사도 바오로가 3차 전도여행을 마친 후 예루살렘의 성전에서 비그리스도인 유대인들에게 체포되었을 때, 유대 군중에게 자신의 소명을 밝히는 장면입니다.

여기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을 맹렬히 박해하던 자신이 어떻게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교의 선교사가 되었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그는 먼저 자신이 유대인이며 바리사이의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유대교에 대한 열성으로 그리스도교를 박해했던 골수분자였음을 말합니다. 

그리고 다마스쿠스로 가는 도중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건’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것은 자신의 의지나 타인의 영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나자렛 예수님과의 초자연적인 만남을 통해서였음을 말합니다. 

곧 다마스쿠스로 인도되어 하나니아스로부터 자신의 소명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게 되었음을 말합니다. 

 

그때 하나니아스는 바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선택하시어, 그분의 뜻을 깨닫고, 의로우신 분을 뵙고, 또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게 하셨습니다. 

당신이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사도 22,14-15)

이 말 속에는 신앙생활의 원리가 세 가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선택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선택을 받았다는 말씀입니다.

곧 바오로가 회개했기에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선택한 바람에 회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회개했기에 하느님께서 부르신 것이 아니라, 그분의 부르심으로 우리는 회개하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신앙을 위해,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뜻을 깨닫고, 그분을 뵙고,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게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뜻’을 깨닫는 삶을 신앙생활의 원리로 삼아 살아갑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바를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먼저’ 그분이 들려주시기에 들을 수 있고, 보여주시기에 볼 수 있고, 깨우쳐주시기에 깨달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세 번째는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분에게서 듣고 본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으로 파견되었습니다.

그러기에 파견한 분에 속한 이가 우리의 신원이요, 파견한 분의 뜻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요, 복음 전파가 우리의 사명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

(마르 16,15)

 

주님!

제 자신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게 하소서.

세상에로, 이웃형제들에게로, 모든 피조물들에게 나아가게 하소서.

먼저 다가가고, 먼저 사랑하게 하소서.

자국민이나 이주민이나,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친구이거나 적이거나, 사람이거나 자연이거나,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형제가 되게 하소서

함께 걷되 손을 잡고 걷고, 땅을 딛고 걷되 하늘을 바라보게 하소서.

세상에 살되 세상의 힘이 아닌, 복음의 힘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2023.1.25.수요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사도22,3-16 마르16,15-18

 

                                                       회심(回心)의 여정

                                                        -만남, 회심, 선포-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요한15,16)

 

요즘 들어 최고의 강추위지만 오늘 밤하늘은 참 청명(淸明)하여 별들도 유난히 영롱합니다.

마음 하늘의 믿음의 별, 희망의 별, 사랑의 별도 저리 맑고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회심한 마음 하늘의 별들이 그러할 것입니다.

 

오늘은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이자 제 서원 37주년이 되는 날이라 감회가 깊습니다.

감사(感謝)와 더불어 회심(回心)하는 마음이 됩니다.

1982년 수도원 입회하여 1985년 한해 수련을 마치고 1986년 1월25일 첫서원을 했고,

1988년 요셉수도원에 부임했으며, 다음해 1989년1월25일 종신서원을 했으니 요셉수도원 1호 종신서원자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영성생활에 회심은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요!

문득 요셉수도원의 제1호 순교자와도 같은, 배밭 노동중 불의의 사고로 2013년 8월17일 선종한

정훈만 요한 세례자 수사가 생각납니다.

바로 수도원 정자를 지날 때마다 요한 수사의 작품인 “회심정(回心亭)”이란 현판 글씨를 만나게 됩니다.

앉아 쉴 때마다 회심하라는 회심정이란 명칭이 참 기발합니다.

 

제 좌우명이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하루단위의 삶을 살아가는 상징적 표현이 서품이후 하루하루

날마다 봉헌한 미사에 써온 강론입니다.

또 2주 단위로 토요일마다 삭발하니 2주 단위로 사는 느낌이며 매월 첫 수요일 병원 진료차 가니

1개월 단위로 사는 느낌입니다. 저절로 이 날을 감사와 더불어 회심의 계기로 삼게 됩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수도원의 일과표는 그대로 ‘회심의 시스템’과도 같습니다.

평생 하루하루 매일 여덟번 성전에 공동전례기도를 바치러 갈 때 마다 찬미와 감사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회심의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공동전례기도의 은총이 회심의 일상화, 회심의 생활화를 이뤄주니 참 감사한 일이지요.

 

제가 요즘 특히 강조하는 바, “선택-훈련-습관”입니다.

날마다 회심을 선택하여 훈련하여 습관화하는 것이 영성생활에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요.

회심도 의식적 훈련입니다!

도대체 훈련 아닌 것이 없습니다.

믿음도 희망도 사랑도 감사도 기도도 모든 수행이 훈련입니다. 

 

마침내 훈련으로 습관화될 때 성격도 운명도 바뀌어 점차 주님을 닮게 되어 참으로 자유롭고 행복한 은총충만,

성령충만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작년 12월에 이어 2023년 1월까지 제가 면담고백성사시 써드리는 보속 처방전 말씀 역시 참 좋은 영성 훈련이 됩니다. 

 

“주님과 함께 항상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사랑하는 형제님(자매님)!”(필립4,4)

 

써드린후 “1.화내지 말고, 2.기쁘게, 3.웃으며, 4.감사하며, 5.평화롭고, 6.행복하게 살라”고 권고합니다.

이 또한 의식적 노력의 선택이자 훈련으로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제의 각별한 체험도 길이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 애송하는 행복기도 첫 연에 “주님” 다음 “참회합니다”를 붙였기 때문입니다.

비로소 행복기도가 완성된 느낌이었습니다.

반드시 “주님” 다음 “참회합니다”가 나와야 합니다.

첫 연을 다시 나눕니다.

 

“주님,

 참회합니다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오늘은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입니다.

성 바오로 회심 축일을 별도로 지내는 이유는 사도의 회심이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큰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이방인들의 사도로 변화시켜주신 하느님의 놀라운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이미 10세기 말경부터 축일을 지내게 된 것입니다. 

 

얼마나 바오로를 눈여겨 봐온 주님인지 깨닫습니다.

오늘 전격적인 주님과 바오로 사도의 만남의 은총이 참 신비롭습니다.

은총의 만남에 자연스럽게 뒤따른 바오로의 회심임을 깨닫습니다.

바오로는 디아스포라 유대인인 사울의 다른 이름입니다.

마치 사울이 바오로로 바뀐 것처럼 잘못 이해해선 안됩니다.

주님과 바오로의 만남의 장면이 너무 눈에 보이듯 실감적입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사람 예수다.”

 “주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어나 다마스쿠스로 들어가거라. 장차 네가 하도록 결정되어 있는 모든 일에 대하여

거기에서 누가 일러줄 것이다.”-

 

바오로 사도의 주님과의 만남과 회개가 참으로 전격적으로 이뤄집니다.

바오로만 몰랐지 이미 주님의 계획표에는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아마 우리의 경우도 그럴 것입니다.

 

주님의 계획표대로 전개되는 주님 섭리 은총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주님 섭리 은총에 잘 화답할 수 있도록 침묵과 경청, 그리고 순종의 겸손한 자세가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위의 주고 받은 대화중 주님의 다음 말씀이 의미심장합니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자렛 사람 예수다.”

 

주님을 믿는 제자들 하나하나와 자신을 동일시한 주님이시니 제자들에 대한 박해는

바로 주님께 대한 박해라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그러니 이웃 하나하나가 주님의 현존이니 얼마나 존엄한 품위의 사람인지요!

이어 바오로는 주님의 사람, 하나니아스를 만나 회심에 이어 그를 통해 주님의 은혜로운 말씀을 듣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선택하셨습니다.

당신이 보고 들은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을 망설입니까? 일어나 그분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며 세례를 받고 죄를 용서 받으십시오.”

 

이제 예전의 사울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난 사울이요 바오로 사도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이 그대로 바오로를 통해 실현되어 이제 회심에 이어 본격적복음 선포의 삶이 펼쳐집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모두가 바오로일수도 없고 바오로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바오로처럼 비상한 회심 체험에

비상한 선교활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그 회심과 복음선포의 양상은 다 다릅니다.

오늘 지금 여기가 내 삶의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요, 주님과 만남의 자리이자 회심의 자리이며,

복음 선포의 자리입니다. 

 

한 두 번으로 끝나는 주님과의 만남이나 회심이나 선포가 아니라 평생 과정임을 깨닫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과 만나야 하고, 회심해야 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신자들의 삶은 주님과 만남의 여정, 회심의 여정, 선포의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여기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참으로 하루하루 날마다 한결같이 만남의 여정, 회심의 여정, 선포의 여정에 항구할수 있게 해주는

주님의 미사은총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날마다 새하늘 새땅을, 영원한 삶을 살게 해주는 미사은총입니다. 

 

“주님 사랑 우리 위에 꿋꿋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셔라.”(시편117,2). 아멘.


 [1/26(목)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되새김 구절]

 

1. 삶의 성공은 물질을 많이 남기는 것도, 출세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의 일에 기쁨으로 정성을 다 하는 사람입니다.

(조재형 신부)

 

2. 무엇보다도 지도자는 자신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어야겠습니다. 바오로 사도 말씀대로 거만하지 않고 겸손해야겠습니다.

(양승국 신부)

 

3. 우리는 그분에게서 듣고 본 것을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그분의 증인으로 파견되었습니다.

그러기에 파견한 분에 속한 이가 우리의 신원이요, 파견한 분의 뜻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요, 복음 전파가 우리의 사명입니다. (이영근 신부)

 

4. 제가 요즘 특히 강조하는 바, “선택-훈련-습관”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과 만나야 하고, 회심해야 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이수철 신부)

 

 [1/26(목)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제 33일 기도]

 

하느님!

“선택-훈련-습관”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과 만나고,

회심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삶이 되게 하소서. 아멘.

 

- 2023년 1월26일(목) 7시4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