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3월 13일 수요일[(자) 사순 제4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3월 13일 수요일[(자) 사순 제4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시편 69(68),14
주님, 저의 기도가 당신께 다다르게 하소서. 은총의 때이옵니다. 하느님, 당신의 크신 자애로 제게 응답하소서. 당신은 참된 구원이시옵니다.

본기도

하느님,
의로운 이에게 상을 주시고
참회하는 죄인을 용서하시니
죄를 고백하는 저희를 자비로이 용서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땅을 다시 일으키려고 내가 너를 백성을 위한 계약으로 삼았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49,8-15
8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은혜의 때에 내가 너에게 응답하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내어 백성을 위한 계약으로 삼았으니
땅을 다시 일으키고 황폐해진 재산을 다시 나누어 주기 위함이며
9 갇힌 이들에게는 ‘나와라.’ 하고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는 ‘모습을 드러내어라.’ 하고 말하기 위함이다.”
그들은 가는 길마다 풀을 뜯고 민둥산마다 그들을 위한 초원이 있으리라.
10 그들은 배고프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으며
열풍도 태양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리니
그들을 가엾이 여기시는 분께서 그들을 이끄시며
샘터로 그들을 인도해 주시기 때문이다.
11 나는 나의 모든 산들을 길로 만들고 큰길들은 돋우어 주리라.
12 보라, 이들이 먼 곳에서 온다.
보라, 이들이 북녘과 서녘에서 오며 또 시님족의 땅에서 온다.
13 하늘아, 환성을 올려라. 땅아, 기뻐 뛰어라. 산들아, 기뻐 소리쳐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로하시고 당신의 가련한 이들을 가엾이 여기셨다.
14 그런데 시온은 “주님께서 나를 버리셨다.
나의 주님께서 나를 잊으셨다.” 하고 말하였지.
15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45(144),8-9.13ㄷㄹ-14.17-18(◎ 8ㄱ)
◎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시네.
○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넘치시네. 주님은 모두에게 좋으시며, 그 자비 모든 조물 위에 내리시네. ◎
○ 주님은 말씀마다 참되시고, 하시는 일마다 진실하시네. 넘어지는 누구라도 주님은 붙드시고, 꺾인 이는 누구라도 일으켜 세우시네. ◎
○ 주님은 가시는 길마다 의로우시고, 하시는 일마다 진실하시네. 주님은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진실하게 부르는 모든 이에게 가까이 계시네. ◎

복음 환호송

요한 11,25.26 참조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7-30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17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18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더욱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였다.
그분께서 안식일을 어기실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당신 아버지라고 하시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 만드셨기 때문이다.
1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20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리고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들을 아들에게 보여 주시어,
너희를 놀라게 하실 것이다.
21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22 아버지께서는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심판하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넘기셨다.
23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공경하듯이 아들도 공경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들을 공경하지 않는 자는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공경하지 않는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
25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죽은 이들이 하느님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렇게 들은 이들이 살아날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26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아들도 그 안에 생명을 가지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
27 아버지께서는 또 그가 사람의 아들이므로 심판을 하는 권한도 주셨다.
28 이 말에 놀라지 마라. 무덤 속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때가 온다.
29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얻고
악을 저지른 자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을 것이다.
30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나는 듣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그래서 내 심판은 올바르다.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제사의 힘으로 저희가 옛 악습을 끊어 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3,17 참조
하느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심판이 아니라 구원을 받게 하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선물을 받고 비오니
이 성사로 저희가 심판을 받지 않고 영원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
주님,
주님의 종들을 자애로이 지켜 주시어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며
지극히 좋으신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사순 제4주간 수요일

 

1987년 겨울입니다. 저는 제대를 5달 앞둔 병장이었습니다. 일석점호를 앞둔 시간 내무반이 조금 소란스러웠습니다. 일직사관이 조용히 점호 준비하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낮에 일직사관과 장기를 두기도 했고, 평소에 친하게 지냈기에 웃으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일직사관도 그렇게 하라고 하면서 우연히 손을 휘둘렀는데 그만 저의 뺨에 맞았고, 그때 저는 이가 깨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의도 된 바도 아니고, 저도 조용히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리고 깨진 이에 크라운을 씌었습니다. 어느덧 37년이 지난 먼 옛날의 기억입니다. 댈러스에 오기 전부터 이에 불편이 있었는데 별 일 아닌 줄 알고 스케일링만 받고 댈러스로 왔습니다. 진통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불편해서 치과엘 갔습니다. 검사결과 크라운을 씌운 이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고 합니다. 신경치료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니 발치를 하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맨 안쪽에 있는 어금니이기에 굳이 임플란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동의하였고, 20분 정도 걸려서 발치를 끝냈습니다. ‘앓던 이 빠지는 기분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발치하고 나니 통증도 없었습니다.

 

친절하신 의사 선생님은 제게 발치 후에 지켜야 할 사항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먼저 거즈를 발치된 부분을 넣어주고 이를 꼭 닫아 압력을 주라고 하였습니다. 압력이 있으면 쉽게 지혈이 된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은 자연 치유력이 있어서 곧 새살이 돋고, 아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탄산음료를 마시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탄산가스가 발치 부분과 만나면 아무는데 지장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발치 후에는 빨대를 사용하지 말고, 침도 자주 뱉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지혈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음식도 죽이나 부드러운 것을 먹으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죽을 먹었습니다. 음주와 흡연을 일주일 정도 금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것들은 다 지킬 수 있었는데 음주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댈러스에 부임해서 1주일도 안 되었기에 단체들과의 첫 인사도 있었고, 자연스럽게 식사 자리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한두 잔 마시면서 첫 인사의 자리도 마칠 수 있었고, 댈러스에서의 발치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모두 소중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心身不二입니다. 현대인들은 마음이 없는 몸처럼 사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갈등과 분쟁은 그릇된 욕망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들의 몸은 하나의 개체를 이루지만 우리의 영혼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 모두 하나로 연결될 수 있음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 몸을 위해서 다른 이들의 몸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은 어쩌면 인류라는 같은 영혼의 아픔과 고통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같은 마음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품어주는 사랑입니다.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게만 베푸는 사랑은 세상 사람들도 할 수 있습니다.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하느님의 마음은 세상 사람들의 마음과는 달랐습니다.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입니다. 이 사랑이 생명을 살리고, 이 사랑이 희망을 주고, 이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닮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삶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미가 자식을 잊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잊지 않고 사랑하신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자비와 용서, 친절과 온화함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는 따뜻한 바람이십니다. 막힌 것은 뚫어 주시고, 얼어붙은 것은 녹여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온 몸을 바쳐서 우리들 구원을 위한 숨구멍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생각해 봅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속한 공동체를 얼리는 존재인가! 아니면 질식해서 숨이 멎을 것 같은 공동체에 사랑과 기쁨을 주는 숨구멍과 같은 존재인가!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사순 제4주간 수요일

복음: 요한 5,17-30

 

오늘도 예수님을 통한 구원과 영생은 매일 우리 눈앞에 선물처럼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무상으로 베푸신 선물이 있는데, 그것은 너무나 큰 것이어서,

믿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바로 구원과 영원한 생명입니다.

 

놀랍게도 그 선물은 이 세상 그 누구도 제외되지 않는 공평한 선물입니다.

마치 눈이 그 어디든 골고루 내리듯, 아침 서광이 세상 방방곡곡을 고루 비추듯,

그렇게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선물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있습니다. 선물을 주고자 하는 쪽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끝까지 거부하고 도망가는 사람에게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아침이 되어 밝은 태양 빛이 비칠 때, 온몸으로 만끽하지 않고, 두꺼운 커튼으로 창을 막아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동족 유다인들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유다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주로 고위층 인사들, 나름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 율법의 대가들로 자칭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이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의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려도 부족할 터인데,

그들은 예수님을 범법자로 몰고 갔습니다.

안식일 규정을 위반한 죄, 신성 모독죄를 들이대며 예수님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반면에 너무도 쉽게 선물을 받아안고 기뻐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가난하고 고통받던 백성이었습니다.

천대받고 무시당하기를 밥 먹듯이 하던 세리와 창녀, 죄인들이었습니다.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단순하고 소박했던 그들은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분께서 선포하시는 말씀 앞에 의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꺼이 수용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살아생전 하느님을 뵙는 지복직관의 은총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세상에서부터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

 

오늘도 예수님을 통한 구원과 영생이 매일 우리 눈앞에 선물처럼 펼쳐지는데,

우리 스스로 눈을 막고 돌아서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수시로 주님 축복이 우리 머리 위로 폭포수처럼 내려오고 있는데, 그것을 피하려고

어둡고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사순 제4주간 수요일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벳자타에 38년 동안 누워 있는 병자를 고치셨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안식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그와 같은 일을 했다고 문제를 삼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요한 5,17)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일하는 것이 정당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 하신 일의 정당성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사실을 말씀해 주십니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는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요한 5,19)

이는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일을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곧 그 하시는 일에 있어서 아버지와 아들은 하나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 지상에서 하시는 당신의 일에, 아버지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십니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요한 5,24)

아버지께서는 사랑으로 아들이 기뻐하는 자에게 생명을 주시고, 아들에게 재판권을 위임하시고,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일하십니다. 

곧 사랑에 있어서 아버지와 아들은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아버지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신 것처럼, 아들도 그 안에 생명을 가지게 해 주셨기 때문”(요한 5,26)이며, 아버지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말씀입니다.

“나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요한 5,30)

이는 신적 생명이 사람의 행동에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행동에서 온다는 말씀입니다. 

곧 신적 생명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사람의 믿음이 온다는 사실을 밝히십니다. 

하느님께서 먼저 사람 속에 생명을 넣으시기에 사람이 믿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신적 생명은 믿음의 결과나 믿음의 보상으로가 아니라, 믿는 자가 이미 자기 속에 생명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믿게 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토록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와 하나 되어 일하십니다.

곧 벳자타의 병자를 고치신 일도 아버지와 하나 되어 함께 하신 정당한 일임을 밝히십니다.

이처럼 아들의 일에 있어서 아버지와의 연합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일하실 때 아버지와의 사랑의 연합에서 하셨듯이, 우리도 일할 때 그리스도와의 사랑의 연합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나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요한 5,30)

 

주님!

제가 하는 일이 아버지의 뜻에 맞게 하소서.

무슨 일을 하든지 당신과 함께 일하게 하소서.

사랑의 연합으로 당신께서 행하신 바를 행하고 당신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 하는 일이 아니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게 하시고,

모든 일이 당신 뜻 안에 가두어지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2024.3.12.사순 제4주간 화요일                                                           에제47,1-9.12 요한5,1-16




                                                      “생명수의 샘, 생명수의 강”
                                                            이 되어 삽시다!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이 말씀 꼭 마음에 지니고 사시기 바랍니다.


“곁에 있는 사람을
 내 몸처럼 사랑하지 않으면,
 세상을 구제하자는 이상도
 헛된 구호에 불과하다.”
3월12일자 다산 어른 말씀도 마음에 깊이 와닿습니다.


-명진스님은 평화의 길 이사회에서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내 나이 75세면(1950년생), 죽음의 문제를 바라보면서 ‘노후 대책’이 아니라
‘사후 대책’을 준비해야 할 때”라면서 “이후에는 선원 생활을 하면서 수행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노후대책이 아닌, 사후대책을 준비해야 할 때라는 말마디에 공감이 갑니다.
하루하루 거품이나 환상, 허영이 걷힌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아야 할 때입니다.


오늘 복음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친” 예수님 일화는 요한복음에 일곱 표징중 세 번째에 속합니다.
어제는 두 번째 표징인 왕실관리의 아들을 살리신 일화였습니다.
예루살렘 양문 곁, 벳자타라 불리는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그 안 모습이 흡사 세상의 축소판처럼 생각됩니다.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로 가득했다 합니다.
벳자타 못 주변의 이 사람들은 그대로 꿈과 희망을, 빛과 길을 찾는 인간군상들을 상징합니다. 


서른 여덟 해나 앓던 사람과 예수님의 만남이 극적입니다.
병자의 치유받고 싶은 간절한 열망의 눈빛이 주님께 포착됐든듯 합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 것을 들고 걸어갔다.
주님을 만나 치유받음으로 운명의 질곡에서 탈출이자 해방입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말씀도 의미심장합니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주님을 만남으로 육신의 치유와 동시에 죄를 용서받음으로 영혼의 치유 은총까지 받았으니
이제부터 절대 죄를 짓지 말라하십니다.


그러나 그자는 예수님의 당부를 까맣게 잊고 예수님을 밀고함으로 배은망적덕의 죄를 짓습니다.
노년에 병마와 힘겨운 전쟁을 치루는, 이제 약을 먹으며 은총으로 사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줍니다.
은총으로 사는 처지에 죄를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도할 시간, 사랑할 시간, 회개할 시간을 생각하면 죄지을 시간이 어디 있겠는지요!


진짜 생명의 못, 치유의 못은 벳자타 못이 아니라 예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그렇습니다. 생명수의 샘, 생명수의 강은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생명의 샘, 치유의 샘, 생명의 강, 치유의 강이신 주님과 늘 함께 하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구상 시인의 "오늘"이란 시가 은혜롭게도 이런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오늘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하나로 관통하는 생명의 강, 치유의 강, 구원의 강, 진리의 강이신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영원한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제1독서 성전의 샘에서 솟아나 세상으로 흘러가는 생명의 강이 상징하는 바
우리 구원자 예수님이자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생명의 강인 주님 미사의 강가에 심어져 깊이 뿌리 내린 우리들이 얼마나 큰 은혜를 받고 있는지 깨닫습니다.
주님과 하나되는 미사은총으로 우리가 내놓는 주님의 신망애의 열매들은 이웃에게는 양식이 되고
약이 되겠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에덴 낙원에서도 신기하게 물이 흐르고 무성한 나무들 한 가운데에는
생명나무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제 생명수의 강은 우리 믿는 이들의 영원한 살아있는 꿈이, 희망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성전인(요한2,21) 예수 그리스도의 몸, 곧 그분의 옆구리에서는(요한19,34)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물이 흘러 나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희생된 어린양의 천상어좌에서는 생명수의 강이 흘러나오니
바로 이것이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희망입니다.


“그 천사는 또 수정처럼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나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와, 도성의 한가운데를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 이쪽저쪽에는 열두 번 열매를 맺는 생명나무가 있어서 다달이 열매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에 쓰입니다.”(요한묵시22,1-2).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모시는 주님이 끊임없이 흐르는 생명수의 강입니다.
생명수의 강이신 주님과 함께 생명수의 강이 되어 세상을 살리며 흐르는 강같은 삶이 되기를 바라며
바치는 기도시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사랑의 바다를 향해 흐르는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은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또 격류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주님과 함께
 계속 한결같이 흐르는 
 사랑의 강, 생명수의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아멘

3/13(수) 사순제4주간 수요일, 되새김 구절

 

1.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닮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삶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미가 자식을 잊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잊지 않고 사랑하신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자비와 용서, 친절과 온화함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는 따뜻한 바람이십니다. 막힌 것은 뚫어 주시고, 얼어붙은 것은 녹여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온 몸을 바쳐서 우리들 구원을 위한 숨구멍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조재형 신부)

 

2. 비록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단순하고 소박했던 그들은 예수님을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분께서 선포하시는 말씀 앞에 의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기꺼이 수용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살아생전 하느님을 뵙는 지복직관의 은총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세상에서부터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나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요한 5,30)

 

주님!

제가 하는 일이 아버지의 뜻에 맞게 하소서.

무슨 일을 하든지 당신과 함께 일하게 하소서.

사랑의 연합으로 당신께서 행하신 바를 행하고 당신의 생명이 드러나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 하는 일이 아니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게 하시고,

모든 일이 당신 뜻 안에 가두어지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이제 생명수의 강은 우리 믿는 이들의 영원한 살아있는 꿈이, 희망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성전인(요한2,21) 예수 그리스도의 몸, 곧 그분의 옆구리에서는(요한19,34)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물이 흘러 나옵니다.
그리고 마침내 희생된 어린양의 천상어좌에서는 생명수의 강이 흘러나오니
바로 이것이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희망입니다.(이수철 신부)

 

3/13(수) 사순제4주간 수요일, 445(제75)일 기도

 

복음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는 것처럼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린다.>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닮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삶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미가 자식을 잊을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을 잊지 않고 사랑하신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자비와 용서, 친절과 온화함입니다. 

 

우리들 모두는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는 따뜻한 바람이십니다. 

막힌 것은 뚫어 주시고, 얼어붙은 것은 녹여주시는 분이십니다. 

분은 온 몸을 바쳐서 우리들 구원을 위한 숨구멍이 되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사랑으로 저를 이끄소서.

 

- 2024년 3월13일(수) 3시4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