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3월 19일 화요일[(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3월 19일 화요일[(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다윗 가문의 요셉은 갈릴래아의 나자렛에서 목수로 일하는 의로운 사람으로, 마리아와 약혼하였다. 그러나 같이 살기도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을 잉태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요셉은 파혼할 마음을 먹었지만, 꿈에 나타난 천사에게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여 듣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이로써 요셉은 성가정의 수호자가 되어 예수님과 성모님을 보호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또한 성인은 임종하는 이의 수호자며 거룩한 교회의 보호자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예수님을 기르는 일에 헌신한 요셉 성인을 기리고, 성인의 믿음과 덕을 본받기로 다짐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루카 12,42 참조
보라, 주님은 당신 가족을 맡길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을 세우셨다.<대영광송>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복된 요셉에게 어린 시절의 구세주를 돌보게 하셨으니
그의 전구를 들으시어
교회가 인류의 구원 계획에 충실히 봉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조상 다윗의 왕좌를 주시리라(루카 1,32 참조).>
▥ 사무엘기 하권의 말씀입니다.7,4-5ㄴ.12-14ㄱ.16
그 무렵 4 주님의 말씀이 나탄에게 내렸다.
5 “나의 종 다윗에게 가서 말하여라.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12 너의 날수가 다 차서 조상들과 함께 잠들게 될 때,
네 몸에서 나와 네 뒤를 이을 후손을 내가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
13 그는 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짓고,
나는 그 나라의 왕좌를 영원히 튼튼하게 할 것이다.
14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16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89(88),2-3.4-5.27과 29(◎ 37ㄱ)
◎ 그의 후손들은 영원히 이어지리라.
○ 주님의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제 입은 당신의 진실을 대대로 전하오리다. 제가 아뢰나이다. “주님은 자애를 영원히 세우시고, 진실을 하늘에 굳히셨나이다.” ◎
○ 나는 내가 뽑은 이와 계약을 맺고, 나의 종 다윗에게 맹세하였노라. “영원토록 네 후손을 굳건히 하고, 대대로 이어 갈 네 왕좌를 세우노라.” ◎
○ 그는 나를 부르리라. “당신은 저의 아버지, 저의 하느님, 제 구원의 바위.” 영원토록 그에게 내 자애를 베풀리니, 그와 맺은 내 계약 변함이 없으리라. ◎

제2독서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4,13.16-18.22
형제 여러분, 13 세상의 상속자가 되리라는 약속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통해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주어졌습니다.
16 그러한 까닭에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이는 약속이 모든 후손에게, 곧 율법에 따라 사는 이들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이 보여 준 믿음에 따라 사는 이들에게도 보장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17 그것은 성경에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만들었다.”라고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믿는 분, 곧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 모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18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너의 후손들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하신 말씀에 따라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22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시편 84(83),5 참조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6.18-21.24ㄱ
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는데,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
1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20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예물기도

주님,
복된 요셉이 충성스럽고 경건한 마음으로
동정 마리아에게서 나신 성자께 봉사하였으니
저희도 깨끗한 마음으로 이 제사를 봉헌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요셉 성인의 사명>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특히 복된 요셉의 대축일에
아버지를 마땅히 찬송하고 찬양하며 찬미하나이다.
아버지께서는 의로운 요셉을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의 배필로 삼으시고
충실하고 지혜로운 종 요셉을 성가정의 가장으로 세우시어
성령으로 잉태되신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보살피게 하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25,21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영성체 후 묵상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주님의 약속을 믿었고, 요셉은 꿈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하였습니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복된 요셉의 축제를 기쁘게 지내며
이 제대에서 생명의 양식을 배불리 먹었으니
저희를 영원히 지켜 주시어
자비로이 베푸신 은총을 길이 간직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군대 가면 군기 잡는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것을 잘 통과하면 군 생활 적응을 잘 하고, 군 생활이 편해집니다. 그것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문관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지금은 군 생활이 짧아지고 편해졌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는 지금보다는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내무반에는 모포와 옷을 넣어놓는 관물대가 있었습니다. 관물대에 사람이 들어가려면 들어갈 수 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신병이 오면 관물대에 들어가서 어머니 은혜를 부르라고 했습니다. 신병은 비좁은 관물대에 들어가서 어머니의 은혜를 부르면서 감정이 복받치는지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이 행사가 우리 내무반의 신고식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식기를 세척하고, 내무반 청소를 하고, 군화에 광을 내면서 군 생활에 조금씩 봄이 오기 마련입니다. 전투체육의 꽃인 족구를 하고, 그리운 친구와 연인의 편지를 받고, 초소에서 근무를 서면서 계급도 이등병에서 일병 그리고 내무반에서 실세인 상병이 됩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는 병장이 되면 국방부의 시계는 돌아가고 드디어 제대 특명을 받습니다. 3년의 군 생활은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새 집으로 이사 가면 집도 집 주인의 군기를 잡는다고 합니다. 새 집과 주인이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제관에 온지 3일 만에 보일러를 교체했습니다. 후배 신부님이 가스 냄새가 난다고 하였고, 홈디퍼에서 가스 누출 검사기를 사서 측정하니 가스가 누출되고 있었습니다. 보일러 수리하는 형제님이 와서 수명이 다 되었다고 교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보일러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5일 만에 싱크대에서 물이 흘렀습니다. 형제님이 와서 보더니 음식물을 분쇄하는 기계가 고장 났다고 합니다. 음식물 분쇄하는 기계를 교체하면서 싱크대 누수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생각하니 새 집과 저는 적응기간이 있었습니다. 와이파이 용량이 너무 느려서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용량을 높이고 기계를 새로 바꾸니 해결되었습니다. 화장실의 세면대가 막혀서 물이 잘 내려가지 않았는데 월마트에서 플라스틱 막대기를 사서 뚫으니 잘 내려갔습니다. 열쇠로 열어야 하는 문을 번호키로 바꾸었습니다. 신제품인지 스마트폰으로 밖에서도 원격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사제관으로 온지 1달이 되었습니다. 이제 사제관도 저도 서로 적응 시간이 끝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나자렛의 성가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예고하였습니다. 마리아는 이 몸은 아직 남자를 모르는데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고 응답했습니다. 천사는 이는 성령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번에 천사는 요셉에게 약혼녀 마리아는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였습니다. 요셉은 마리아가 곤경에 처할 수 있기에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천사는 다시 요셉에게 나타나서 그것은 성령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습니다. 그리고 나자렛의 성가정은 시작되었습니다. 마리아도, 요셉도 모두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그렇게 나자렛의 성가정은 시작되었지만 적응기간이 또 필요했습니다. 헤로데는 2살 이하의 어린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갔습니다. 바람결에 헤로데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드디어 요셉과 마리아는 어린 예수님과 함께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와서 성가정을 이루었습니다.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의 공동체와도 적응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늘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의 사랑이 길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주님의 약속을 믿었고, 요셉은 꿈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하였습니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강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말없이 행동하고, 말없이 사랑합시다!

 

사순 특강을 갔다가 정말이지 몇십 년 만에 신학교 동창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특강 시간에는 성당에 안 보이더니, 사제관에서 따로 들었더군요.

저를 보고 하는 말, 어떻게 사람이 변해도 이렇게 변할 수 있냐고.

 

하루 온 종일 말 한마디 없던 사람이었는데, 아무리 말을 붙여도 뒤로 빼면서 실실 웃기만 하던 사람이었는데,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 어떻게 이렇게 날나리가 되었냐며 놀라워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정말이지 그랬습니다.

제가 봐도 놀랄 정도입니다.

사실 저는 젊은 시절 요셉 성인 못지않게 과묵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저 듣기만 하고,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고, 해야할 일만 딱 하고...

 

몇십 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말을 하며 살았으니, 이제 다시 과묵했던 시절로 돌아가야 할 순간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살다 보면 진국 같은 사람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말없이 사랑하는 사람.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 조용히 도와주는 사람. 힘들 때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

침묵 속에 기도하는 사람.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든든하고 힘이 나는 그런 사람입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요셉 성인이 그런 분이셨습니다.

복음 사가들은 그에 대해 철저하게도 함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구세주의 양부이자, 마리아의 동반자로서, 오랜 세월 구세사의 주역들을 동반하셨던

그의 역할은 참으로 막중한 것이었습니다.

 

요셉 성인의 특별하고 굴곡진 삶을 글로 쓰자면, 아마도 소설 몇 권으로도 부족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그는 과묵하고 진중한 사람, 침묵하고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요셉 성인은 하느님으로부터 아주 특별한 사명을 부여받았으며, 그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일생을 봉헌했습니다. 그 사명은 예수님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마리아의 순결을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비오 11세 교황님께서는 요셉 성인의 사명이 세례자 요한의 사명이나 베드로 사도의 사명에 버금가는

막중한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성 요셉의 사명은 조용히 생각하는 사명이요, 침묵하는 사명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구속 사업의 비밀이 세상 사람들에게 미리 노출되지 않도록 끝까지 침묵을 지켰습니다.”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는 성 요셉의 사명은 곧 오늘날 우리 교회의 사명임을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계실 때의 성 요셉의 사명은 보호와 방위의 사명, 수호와 원조의 사명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도 적으로부터 방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사명은 곧 우리의 사명입니다.

우리 역시 이 혼탁한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지키고,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 주위에 성장시킬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요셉 성인에 대한 신심이 각별하셨던 요한 23세 교황님께서는 그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성 요셉! 저는 이 성인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저는 가장 먼저 그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제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없을 정도로 그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성모님 전문가 쇼사르 박사는 요셉 성인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성 요셉은 우리와 조금도 다름없는 보통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두 발을 땅에 딛고 있었으며, 결코 지상 낙원의 꿈을 쫓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는 영원한 청년입니다.

 

그는 세상 모든 가장들의 모범입니다.

그는 참으로 여성스런 동정녀 마리아와 떳떳하고 올바르게 교제할 수 있었던,

참으로 이상적이고 멋진 남자였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세상, 성 요셉처럼 침묵의 사명에 충실해야겠습니다.

성 요셉처럼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만사를 바라봐야겠습니다.

성 요셉처럼 말없이 행동하고, 말없이 사랑해야겠습니다.


3. 송영진 모세 신부 강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강론>

(2024. 3. 19. 화)(마태 1,16.18-21.24ㄱ)

 

<요셉>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마태 1,18-21.24).”

 

이 이야기를 겉으로만 보면, 요셉을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사람으로, 또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라는

말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혼자서만 빠져나가려고 했던 사람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요셉은 적극적으로 마리아와 아기를 보호하려고 했고, 능동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러면서도 신중하게 그 일을 진행하려고 애쓴 사람이었습니다.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가서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했을 때의 이야기를 보면(루카 1,26-38), 천사는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이 할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혼자 요셉에게 성령 잉태를 알리는 일과 요셉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하는 일은

온전히 마리아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이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곧바로 요셉에게 가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렸을 것이고, 아마도 두 사람의 관계는, 즉 약혼 관계는

변함이 없고, 결혼도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요셉이 마리아를 믿었고, 마리아의 말을 믿었다는 점입니다.

<안 믿었다면 율법대로 처리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라는 말은, 요셉이 마리아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려고 했음을 나타냅니다.

 

또 그는, 자신은 마리아의 말을 믿지만, 세상 사람들을 믿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모르게’ 라는 말은, 마리아가 잉태한 아기는 자신의 아기라고 주장하려고 했다는 뜻이 됩니다.

 

요셉이 그렇게 주장하면 마리아는 안전해집니다. 그러면 파혼은 왜 하려고 했을까?

아기의 진짜 아버지는 하느님이시니까(루카 1,35) 자기는 뒤로 물러나려고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남모르게’ 함으로써 마리아와 아기를 보호하는 일은 하려고 했습니다.

 

<파혼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요셉과 마리아를 변함없는 부부로 생각할 것이고, 같이 살기 전에 아기를 잉태한 일에

대해서도, 조금 이르게 이루어진 일이긴 하지만 부부 사이의 자연스러운 일로만 생각할 텐데, 그러면 모두가 다 안전하고

평화롭게 됩니다.

 

그 모든 계획은 철저하게 마리아와 아기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겠다는 요셉 자신의 각오에서 비롯된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요셉은 왜 작정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았을까?

약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남모르게 파혼하려면,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일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천사가 나타난 시점은, 요셉이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 망설이고 있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실행하려고 할 때입니다. <실행하기 직전에 천사가 나타났다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요셉이 주님의 천사를 천사로 알아보았고, 천사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 속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표현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보통 사람들이 천사를 천사로 바로 알아보는 것과

천사의 말을 그대로 믿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꿈에’ 천사가 나타났다고 표현되어 있는데, 그 ‘꿈’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꿈’이 아니라, 특별한 환시 체험일 것입니다.

아마도 요셉은 기도 중에 응답을 들었을 것입니다.

 

천사가 한 말에 ‘두려워하지 말고’ 라는 말이 들어 있어서, 요셉이 두려워하고 있었거나 고민하고 있었거나

무척 힘들어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가 쉬운데, 이 말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전하려고 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할 때에도 “두려워하지 마라.” 라는 말부터 했습니다(루카 1,30).

천사가 요셉에게 한 말은, 마리아가 요셉에게 한 말을 다시 확인해 준 것과 같습니다.

 

요셉은 천사의 말을 통해서 자기가 마리아와 마리아의 말을 믿은 것이 옳은 일이었음을 확신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을 종합해서 생각하면, ‘의로운 사람’이라는 말은, 단순히 착하고 온유하고 자비로운 사람이라는 뜻만은 아니고,

늘 하느님과 함께 살면서 ‘하느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한 말을 보면, ‘메시아의 왕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루카 1,32-33), 요셉에게 한 말을 보면,

‘메시아의 구원사업’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뜻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 두 가지를 합해서, “예수님은 온 세상의 주님이신 분으로서 사람들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는 분”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태어나실 아기가 그런 분이라는 것을 믿었고, 그래서 기꺼이 마리아와 아기의 보호자가 되라는 부르심에

응답했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전주교구 송영진 모세 신부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강론

 

2024.3.18.사순 제5주간 월요일                                     다니13,1-9.15-17.19-30.33-62 요한8,1-11

 

 

                                                      자비와 지혜의 주님

                                   -“죄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주님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 저에게 위안이 되나이다.”(시편23,4)

 

오늘 시편 화답송이 그대로 오늘 말씀을 요약합니다.

오늘 3월18일 다산 어른과 논어의 공자 말씀도 주님과 날로 더욱 가까이 하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막연한 그리움만 품으면서 정작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마음이 식고 가라앉아 멀어질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다산

 

“산 앵두나무 꽃이 펄럴펄럭 나부끼네. 

그대 어찌 그립지 않겠소만, 그대 머무는 곳이 너무 머네.”

공자가 말했다,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 진정 생각한다면 어찌 먼 것이 있겠는가?”-논어

 

“가장 작은이들과 함께하라, 언제나!”

  (Be with the least, always!)

어제 교황님을 방문했던 어느 일행들에게 주신 교황님의 짧은 권고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복음의 핵심 진리이며 그대로 자비하신 하느님의 존재방식을 알려 주는 말씀입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은 가장 작은이들과 함께 하십니다.

언제나! 바로 오늘 말씀에서도 그대로 입증됩니다. 

 

어제 수도형제가 공동카톡방에 올린 수도원 대문 뒤쪽에서 발견했다는 유인물의

차마 입에 올리기 거북한 저주의 거친 문구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간이 먼저 되라. 천벌 받는다”

“못되 쳐먹은 새끼들아 천벌 받는다”

 

이해하기 힘든 구절이나 이 또한 사순시기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우리의 깊은 회개를 촉구하는 말마디로

알아 들었습니다.

“사람이 먼저 되라”, 수도자, 사제, 신자이전에 “사람이 됨”은 기본이겠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와 복음 말씀이 사람됨의 기본을 알려줍니다.

 

오늘 제1독서 다니엘서 13장은 다니엘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수산나를 구하는 무려 63절까지 계속되는

참으로 긴 장입니다.

개신교 공동번역에는 생략되고 가톨릭 공동번역에만 나오는 외경에 속하는 다니엘서입니다.

여기서는 수산나가 고립무원의 외로운 처지의 가장 작은 자가 됩니다. 

 

반면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보다는 루카복음에 더 어울리는 감동적인 내용으로

복음의 핵심적 진리를 보여줍니다.

여기서는 간음하다 사로잡힌 여자가 고립무원의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여기서 혜성같이 등장한 주인공이 제1독서 다니엘과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이 두분은 참으로 사람됨의 모범을 보여 주면서 가장 작은 자들과 함께 하시는

자비하시고 지혜로우신 하느님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먼저 다니엘서에서 음욕에 빠져 수산나를 사지에 몰아넣은 사악한 두 원로를 응징하고

수산나를 구원하는 다니엘의 용기와 지혜로운 처신이 참 통쾌합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하느님은 다니엘을 통해 개입하신 것입니다.

사실 수산나의 간절한 기도가 하느님께 상달된 것이지요.

 

사실 수산나는 매우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들 사악한 원로의 흉계에 빠졌을 때도 하느님 앞에 죄를 짓느니 차라리 이들 손아귀에 걸려드는 편이

낫겠다하며 결연하게도 이들과의 타협을 거절합니다. 이런 절망적 상황속에서도 수산나는

눈물이 가득한 채 하늘을 우러러 보니 그대로 주님 향한 일편단심 사랑과 신뢰, 희망의 기도하는 눈길이요

이어지는 절박한 기도입니다.

 

“아, 영원하신 하느님! 당신께서는 감추어진 것을 아시고,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 전에 미리 다 아십니다...저는

이제 죽게 되었습니다.”

 

그순간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라는 아주 젊은 사람 안에 있는 거룩한 영을 깨우심으로 개입하심으로

두 원로는 가차없는 심판을 받았고, 수산나는 구원되어 살아나니 말그대로 구사일생, 천우신조입니다.

온 회중은 이구동성으로 당신께 희망을 두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간음하다 사로잡힌 여인이 살아나는 과정도 참으로 극적입니다.

정말 제1독서의 사악한 원로들처럼 간음하다 사로잡힌 여인을 예수님께 데려온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야 말로 정말 사악한 죄인들입니다.

예수님 빼놓고 정도의 차이일뿐 모두가 죄인들입니다.

이 여인과 함께 사면초가, 고립무원의 처지가 되버린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지극히 침착한 처신이 놀랍습니다. 예수님의 판단을 촉구하는 적대자들에 아랑곳 없이

침묵중에 묵묵히 땅위에 무엇인가 쓰시며 주위 사람들 모두의 흥분을 진정시키며 밖으로 향하던 눈길을

자기 내면으로 향하게 합니다.

 

이어 다음 말씀으로 기상천외한 반전이 이뤄지니 진정 천상 지혜의 계시입니다. 

 

“너희 가운데 죄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새삼 자비의 깊은 샘에서 솟아난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다니엘은 물론 예수님의 지혜는 그대로 자비하신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많이 회자되는 말마디인지요!

그리고 나서 예수님은 다시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 쓰시니, 침묵으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지혜로운 처신이 놀랍습니다.

 

그동안 이 말씀을 들은 이들은 죄가 많은 나이 많은 이들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가고

마침내 예수님과 여자만 남습니다. 

 

모두를 자발적 회개로 이끌어 모두를 살리는 자비하신 예수님의 구원의 지혜입니다.

이어지는 둘 사이의 대화도 깊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참으로 자비하시고 지혜로우신 주님의 모습이 약여(躍如)합니다.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주님도 단죄하지 않는데 누구 누구를 단죄합니까?

주님은 회개한 이들을 단죄하지 않고 그들의 과거는 불문에 붙이십니다.

오직 오늘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의 삶이 중요할 뿐입니다.

그러니 넘어지면 즉시 회개하여 일어나 늘 새롭게 시작함이 지혜이자 구원의 첩경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를 자유롭게 하시고

살 힘과 지혜를 주십니다.

오늘 온 종일 되뇌고 싶은 화답송 시편 마직막 구절입니다.

 

“주님,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시편23,6). 아멘.


3/19(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되새김 구절

 

1.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주님의 약속을 믿었고, 요셉은 꿈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하였습니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조재형 신부)

 

2.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세상, 성 요셉처럼 침묵의 사명에 충실해야겠습니다.

성 요셉처럼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만사를 바라봐야겠습니다.

성 요셉처럼 말없이 행동하고, 말없이 사랑해야겠습니다.(양승국 신부)

 

3. ‘의로운 사람’이라는 말은, 단순히 착하고 온유하고 자비로운 사람이라는 뜻만은 아니고,

늘 하느님과 함께 살면서 ‘하느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송영진 신부)

 

4.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라는 아주 젊은 사람 안에 있는 거룩한 영을 깨우심으로 개입하심으로

두 원로는 가차없는 심판을 받았고, 수산나는 구원되어 살아나니 말그대로 구사일생, 천우신조입니다.

온 회중은 이구동성으로 당신께 희망을 두는 이들을 구원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간음하다 사로잡힌 여인이 살아나는 과정도 참으로 극적입니다.

“너희 가운데 죄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새삼 자비의 깊은 샘에서 솟아난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다니엘은 물론 예수님의 지혜는 그대로 자비하신 하느님의 선물입니다.(이수철 신부)

 

3/19(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451(제81)일 기도

 

복음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성 요셉처럼 침묵의 사명에 충실하게 하소서.

성 요셉처럼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만사를 바라보게 하소서.

성 요셉처럼 말없이 행동하고, 말없이 사랑하게 하소서.

 

- 2024년 3월19일(화) 5시2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