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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10월 2일 수요일[(백) 수호천사 기념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10월 2일 수요일[(백) 수호천사 기념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수호천사는 사람을 선으로 이끌며 악에서 보호하는 천사다. 교회 전승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수호천사를 정하여 주시어 그를 지키며 돕게 하신다. “그분께서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시편 91[90],11). “저를 모든 불행에서 구해 주신 천사께서는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창세 48,16).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수호천사에 관한 성경의 이러한 표현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낸다.

입당송

다니 3,58 참조
주님의 모든 천사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영원히 찬송하고 찬양하여라.

본기도

하느님,
놀라우신 섭리로 천사들을 보내시어 저희를 지켜 주시니
저희가 사는 동안 천사들의 보호를 받다가
마침내 천사들과 함께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의 천사가 앞장설 것이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23,20-23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0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21 너희는 그 앞에서 조심하고 그의 말을 들어라.
그가 너희 죄를 용서하지 않으리니, 그를 거역하지 마라.
그는 내 이름을 지니고 있다.
22 너희가 그의 말을 잘 들어 내가 일러 준 것을 모두 실행하면,
나는 너희 원수들을 나의 원수로 삼고,
너희의 적들을 나의 적으로 삼겠다.
23 나의 천사가 앞장서서
너희를 아모리족, 히타이트족, 프리즈족,
가나안족, 히위족, 여부스족이 사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나는 그들을 멸종시키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1(90),1-2.3-4ㄱㄴ.4ㄷ-6.10-11(◎ 11 참조)
◎ 주님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가 가는 모든 길을 지켜 주시리라.
○ 지극히 높으신 분의 보호 아래 사는 이,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안에 머무는 이, 주님께 아뢰어라. “나의 피신처, 나의 산성, 나의 하느님, 나 그분께 의지하네.” ◎
○ 그분은 사냥꾼의 덫에서, 끔찍한 역병에서, 너를 구하여 주시리라. 당신 깃으로 너를 덮어 주시리니, 너는 그분 날개 밑으로 피신하리라. ◎
○ 그분 진실은 방패와 갑옷이라네. 너는 무서워하지 않으리라, 한밤의 공포도, 대낮에 날아드는 화살도, 어둠 속을 떠도는 역병도, 한낮에 창궐하는 괴질도. ◎
○ 너에게는 불행이 다가오지 않고, 네 천막에는 재앙이 얼씬도 못하리라. 그분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가 가는 모든 길을 지켜 주시리라. ◎

복음 환호송

시편 103(102),21
◎ 알렐루야.
○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님의 모든 군대들아, 그분 뜻을 따르는 모든 신하들아.
◎ 알렐루야.

복음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8,1-5.10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5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10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의 천사들을 공경하며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가 언제나 천사들의 보호로 현세의 모든 위험을 이겨 내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천사 감사송 : 천사들이 드러내는 하느님의 영광>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아버지께서 창조하신 천사들과 대천사들에게
더없는 사랑과 존경을 드리나이다.
그들은 아버지의 영광과 위엄을 끊임없이 찬미하며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께서 만물 위에 가장 드높으신 분임을 드러내고 있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138(137),1 참조
저의 하느님, 천사들 앞에서 당신께 찬미 노래 부르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성사로 영원한 생명의 양식을 주시니
천사들의 도움으로
저희가 평화와 구원의 길을 걷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수호천사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백) 수호천사 기념일]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잘못된 길에서 얻는 쾌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흡연, 음주, 도박, 마약과 같이 중독성이 있는 것은 웬만한 결단으로는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도 있습니다. 특히 집단적인 선택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로마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명분으로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벌였습니다. 처음 전투에서 15,00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때라도 정치인들이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맺었으면 더 큰 피해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이탈리아는 12번의 전투를 더 벌였고, 700,000명의 군인이 사망하고 나서야 전쟁을 끝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시청사 건물을 4000만 파운드를 들여 2년 안에 건축하기로 했습니다. 건설사는 비용이 더 든다는 이유로 예산을 청구했고, 시간도 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정부가 건설사를 잘못 선택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면 더 큰 손실은 없었을 것입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수렁에 빠져들 듯이 예산을 쏟아 부었고, 4억 파운드를 들여 5년이 지나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2년 전에 이태원 참사가 있었습니다. 1년 전에 해병 순직 사고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있습니다. 응급실에 의사가 부족해서 군의관과 공공 보건의가 파견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손이 잘못하면 손을 버려야 한다. 두 손으로 불타는 지옥으로 가는 것 보다는 한 손 만으로도 천국으로 가는 것이 좋다. 발이 잘못하면 발을 버려야 한다. 두 발로 불타는 지옥으로 가는 것 보다는 한 발만으로도 천국으로 가는 것이 좋다. 눈이 잘못하면 눈을 버려야 한다. 두 눈으로 불타는 지옥으로 가는 것 보다는 한 눈만으로도 천국으로 가는 것이 좋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책임자를 문책하고, 진실을 파악하고, 잘못된 것에 대한 사과가 있는 것입니다. 국회는 야대여소로 구성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행정부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쌓여 있는 국가의 현안을 풀어가야 합니다.

 

김구 선생님이 꿈꾸던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구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으니 그것은 공상이라고 하지 마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 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너희는 그 앞에서 조심하고 그의 말을 들어라. 그분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가 가는 모든 길을 지켜 주시리라.” 누가 천사일까요? 아첨과 아부로 눈과 귀를 가리는 사람은 결코 천사가 아닙니다. 책임을 회피하려고 권력의 동아줄에 의지하려는 사람도 결코 천사가 압니다.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권만 챙기려는 사람도 결코 천사가 아닙니다.

 

주변을 보면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연말연시에는 사랑의 나눔이 있었습니다. 어린아이가 돼지 저금통을 가져오기도 하고, 군인들도, 기업체를 운영하는 분들도 이웃을 위한 나눔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나눔이 더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치를 해도 함께 나누고, 잔치가 있으면 이웃을 초대하였습니다. 누군가 돌아가시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신 분의 장례를 위해 함께 수고하였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예전에 농경시대에 있었던 방식의 나눔이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쁘고 분주한 현대사회에 살면서도 나눔의 아름다운 모습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수호천사입니다. 오늘 내가 전하는 따뜻한 말과 친절은 고통 중에 있는 이웃에게, 절망 중에 있는 친구에게 위로와 힘을 줄 것입니다. 수호천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를 위해 기도하지만, 우리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기도 할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바로 그런 우리들의 모습이 수호천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수호천사 기념일

복음: 마태 18,1-5.10

 

혹시 그런 사람 있으신가요?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사람!

 

혹시 그런 사람 있으신가요?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사람 말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나를 지지해주고, 나를 걱정해주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 나를 위해 대신 죽을 수도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사극(史劇)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호위무사(護衛武士)라는 직책이 있습니다.

왕의 신변의 안전을 위해 무예나 검술이 뛰어난 민첩한 사람을 호위무사에 임명합니다.

이 사람의 행동의 특징은 은밀함입니다.

언제나 왕 근처에 있지만 있는 듯 없는듯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의 시선과 온몸의 신경은 언제나 왕의 안전을 위해 깨어있습니다.

위기 상황이 오면 지체 없이 개입하거나, 최악의 상황에서는 온몸을 던져 왕을 대신해 칼을 맞습니다.

그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왕의 안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안전과 영혼 구원을 위해 아주 충실하고 날렵한

호위무사(護衛武士)를 파견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명령을 받고 우리에게 파견된 그의 이름은 수호천사(守護天使)입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그만큼 우리 각자는 하느님께 소중한 존재인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토록 우리를 끔찍히 생각해주시고 귀히 여기시는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를 위해 노심초사하시면서 돌보아주시는 것입니다.

 

비록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매일의 인생 여정 안에, 지근 거리에서 경호실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수호천사들은, 하느님을 대신해서 인생의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해주십니다.

얼마나 은혜롭고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수호천사의 존재는 우리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극진한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호천사들은 하느님의 마음으로 우리 인생길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수호천사들은 하느님의 시선으로 매일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수호천사들은 매일 우리가 걷는 여행길의 방향을 올바른 쪽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천사에 대한 강조가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성경 여러 곳에서 수호천사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서 아주 명백히 표현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예수님께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신 바가 있습니다.

그리스도 신자로서 수호천사의 현존에 대해 의심치 말고 믿어야 마땅합니다.

 

수호천사는 굴곡지고 사연 많은 우리네 인생길을 지켜줍니다.(시편 91,11)

수호천사는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인도합니다.(탈출 23,20) 뿐만 아니라

수호천사는 우리의 시중까지 들어줍니다.(히브 1,14)

 

하느님을 대신해 인간에게 복을 내려줍니다.(창세 48,16)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서서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 전달해 줍니다.(토빗 12,12)

투옥되어 큰 곤경 중에 빠져있던 베드로 사도는 여러 차례 수호천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사도 12,7)

 

베르나르도 성인의 권고에 따라,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순수하고 어린이다운 마음을 회복해야겠습니다.

수호천사에 대한 신심을 좀 더 키워야겠습니다.

하느님을 대신해서 우리를 수호하는 그들의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겠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탈출 23,20)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수호천사 기념일

 

<인간은 참으로 존엄합니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마태 18,10)

하느님께서는 ‘작은 이들’ 하나라도 그지없이 존귀하게 여기신지라 그들의 수호천사들을 두어 당신과 함께 있도록 하셨음을 말해줍니다.

곧 천사들이 존귀한 존재인 것이라기보다 천사들을 붙여 보호해야 할 만큼 ‘인간이 존재가 존귀함’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서로 송사하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성도들이 이 세상을 심판하리라는 것을 모릅니까? 

세상이 여러분에게 심판을 받아야 할 터인데, 여러분은 아주 사소한 송사도 처리할 능력이 없다는 말입니까? 

우리가 천사들을 심판하리라는 것을 모릅니까.”

(1코린 6,2-3)

그렇습니다. 

그날이 오면, 천사들이 인간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천사들을 심판할 것입니다.

이토록 인간은 존귀합니다. 

이는 <시편> 8편을 떠올려줍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주십니까?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시 8,5-6)

그렇습니다. 

‘영광과 존귀의 관’이 천사에게 씌워진 것이 아니라 우리네 인간에게 씌워진 것입니다. 

결국 ‘천사’는 하느님이 되지 못하지만, ‘인간’은 하느님이 되는 ‘영광과 존귀의 관’이 씌워졌습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참으로 존엄합니다.

그지없이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이 존귀함을 잘 보전해야 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존귀함도 잘 보호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 인간의 존귀함은 개인의 능력이나 재능에서 오는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이토록 인간의 존귀함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기에, 그 누구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인간의 존엄을 평가하거나 도구로 전락시키서는 안 될 일입니다.

또한 누구든지 예외 없이 존귀한 존재로 존중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나가야 할 사명도 부여받고 있음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혹 우리의 관심이 ‘큰 사람’에게 있지는 않는지 들여다보아야 할 일입니다.

진정 중요한 것은 소중한 것을 ‘소중한 것으로 볼 줄 아는 눈’입니다.

 

곧 우리가 '큰 사람이냐 작은 사람이냐?'가 아니라, 하느님께 얼마나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냐?'를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곁에 있는 형제가 나에게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보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태 18,5)

 

주님!

무엇을 하든 당신을 지향하여 일하게 하시고,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당신의 이름으로 하게 하소서!

모든 주어진 것을 당신의 이름으로 받아들이게 하시고, 당신의 이름으로 드리는 감사가 되게 하소서!

오늘 나의 모든 삶이 당신께 바치는 기도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4.10.1.화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기념일

                                                                                                         욥3,1-3.11-17.20-23 루카9,51-56

 

                                                      성화(聖化)의 여정

                                               “시종여일(始終如一)한 삶”

 

“네 앞길 주께 맡기고 그를 믿어라,

 몸소 당신이 해 주시리라.”(시편37,5)

 

가을의 절정이자 묵주기도 성월에 전교의 달 10월 첫날 오늘은 “아기 예수의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입니다.

어제는 성 예로니모 기념일이었고 글피인 10.4일은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입니다.

참 아름다운 하느님의 꽃같은 성인들입니다.

꽃의 색깔, 크기, 모양, 향기가 다 다르듯 성인도 다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닌 꽃같은 분들입니다.

 

성 예로니모가 사막의 선인장꽃다면, 성녀 소화데레사는 백합꽃같고 성 프란치스코는

가을의 코스모스같습니다.

다 다르지만 주님 사랑과 교회 사랑에서는 일치합니다.

지금까지 여전히 저를 행복하게 하는 좌우명 같은 "꽃"이라는 시(詩)입니다. 

 

“꽃같은

 하루

 꽃같이

 살자”

 

성인 축일은 기념하고 기억하라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 꽃같은 성인이 되라고 있습니다.

그러니 믿는 이들은 누구나 각자 고유의 성인이 되라 불림 받고 있는, 날로 주님을 닮아가고 있는

성화의 여정중에 있는 성소자들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기념하는 '작은 길(Little Way)', '작은 꽃(Little Flower)'이라 불리는 성녀 소화데레사는

비록 꽃다운 나이 스물 넷에 선종했지만, 여전히 끊임없이 감동을 선사하는

참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운 성녀입니다. 

 

비오 10세 교황은 성녀를 현대의 가장 위대한 성인이라 불렀고, 비오 11세는 사후 2년만에 시성하였으며,

성녀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함께 선교사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고, 비오 12세 교황은

성 조안 오브 아크와 함께 프랑스의 공동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성녀를 보편교회의 박사로 선언합니다.

시에나의 카타리나와 아빌라의 데레사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성녀의 삶은 복음의 메시지에 매우 가까웠고, 고통중에도 용기, 힘, 자기희생의 위대한 정신을 보여주었으며,

성녀의 내적 금욕주의는 단순한 외적 행위보다는 사심없고 무조건적인 순종에 기초했습니다.

작은 길로 알려진 성녀는 거룩함을 얻기위해서는 영웅적인 행동이나 위대한 행위가 필요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음처럼 고백합니다.

 

“사랑은 행위들로 입증된다. 나는 어떻게 나의 사랑을 보여줄까?

위대한 행위들은 나에게 금지되어 있다.

내가 내 사랑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꽃을 뿌리는 것이고, 이 꽃들은 모든 작은 희생,

작은 시선과 말, 그리고 사랑을 위한 가장 작은 행동들이다.”

 

평범의 깊이를 살았던, 참으로 비범한 일상의 성녀, 소화데레사입니다.

임종 직전의 극심한 병고중에 감동적인 고백들을 소개합니다. 

 

“나는 더 이상 고통을 겪을 수 없는 지경이 이르렀다. 모든 고통이 나에게는 달콤하기(sweet) 때문이다.”

“나는 매우 작은 영혼이어서 주님께 작은 것만을 바칠 수 있다.”

“나는 천국에서 보낼 시간을 이땅에 좋은 일을 하는데 쓰겠다.”

“내가 죽은 뒤에는 장미꽃이 비처럼 쏟아질 것이다.”

오늘 소화데레사 축일, 아침에는 꽃비같은 가을비가 내리네요.

 

사랑으로 ‘교회의 심장’이 된 소화데레사는 누구보다 예수님을, 예수님의 교회를 사랑했고

예수님의 사랑을 닮았습니다.

사랑하면 닮습니다.

어제 참 많이 나눴던 10월 한달 행복하게 할 선물처럼 찾아 온 다음 시에 감사합니다. 

불암산을 바라볼 때 마다 떠오르는 고백시입니다.

 

“산앞에

 서면

 당신앞에

 서듯

 행복하다”

 

언제 어디서든 주님 앞에서의 삶보다 아름답고 행복한 삶은 없을 것이며 바로 성녀 소화데레사는 물론

모든 성인들의 삶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예루살렘 도상의 십자가의 길이 참 감동적인 아름다움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 모두가 걸어야 할 길입니다.

서두의 묘사가 단호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예수님의 결의에 찬 씩씩한 모습이 참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성화의 여정은 십자가의 여정이자 하늘 향한 여정임을,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의 여정임을,

궁극의 영적승리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어디가나 반대자들은 있기 마련이요, 예수님은 사마리아인들의 마을을 통과하는 것이 거부되자

불같이 화내는 야고보와 요한 두 제자의 어리석음을 꾸짖고 불필요한 마찰을 피한후

지혜롭게 다른 마을을 통과해 예루살렘 여정에 오릅니다.

추호의 주저함이 없는 단호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처신입니다.

 

예수님도 아름답고, 예수님을 지극히 사랑했던 소화데레사도 아름답습니다.

참으로 극도의 시련중에도 치열한 사랑으로 사명을 다했던 거룩한 분들입니다.

이 두분과 더불어 언급하고 싶은 인물이 제1독서의 욥입니다.

욥의 치열함이 참으로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욥은 입을 열어 제 생일을 저주하지만 결코 하느님을 저주하지는 않습니다. 

 

“어찌하여 내가 태중에서 죽지 않았던가?

어찌하여 내가 모태에서 나올 때 숨지지 않았던가?... 나 지금 누워 쉬고 있을 터인데.

잠들어 안식을 누리고 있을 터인데...어찌하여 그분께서는 고생하는 이에게 빛을 주시고,

영혼이 쓰라린 이에게 생명을 주시는가?...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는 사내에게,

하느님께서는 사방을 에워싸 버리고는 생명을 주시는가?”

 

하느님께서 침묵하시고 사방이 막힌 절망적 암흑같은 극한 상황중에서 ‘어찌하여’로 계속되는 처절한 물음이

일종의 치열한 기도처럼 생각됩니다.

끝까지 하느님 끈을 놓지 않고 온갖 부정적 말마디로 기도하는 치열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참사람 욥입니다.

그동안 믿고 희망했고 사랑했던 하느님이 없었다면 아예 이런 넋두리 기도도 불가능했을 것이고

살아 남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내 목숨처럼 사랑했던 독자(獨子)를 잃은 어머니가 원망할, 울부짖을 하느님이라도 계셨기에

죽음 같은 고통을 살아낼 수 있었다는 고백도 생각납니다.

욥의 수난과 시련의 삶에서 예수님을, 또 소화데레사의 고통으로 점철된 삶에서 예수님을 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전사’답게 결코 좌절하여 쓰러져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사명을 다하면서

치열한 아름다움을 살았던 세분들이요 우리 삶의 좌표가 됩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시종여일, 성화의 여정에 결정적 좋은 도움을 줍니다.

 

“악을 피하고 선을 하라,

 영원히 남으리라.”(시편37,27). 아멘.


10/2(수) [(백) 수호천사 기념일], 되새김 구절

 

1. 하느님의 사랑이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조재형 신부)

 

2. 투옥되어 큰 곤경 중에 빠져있던 베드로 사도는 여러 차례 수호천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사도 12,7)

 

베르나르도 성인의 권고에 따라,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순수하고 어린이다운 마음을 회복해야겠습니다.

수호천사에 대한 신심을 좀 더 키워야겠습니다.

하느님을 대신해서 우리를 수호하는 그들의 존재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겠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탈출 23,20)(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태 18,5)

 

주님!

무엇을 하든 당신을 지향하여 일하게 하시고,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당신의 이름으로 하게 하소서!

모든 주어진 것을 당신의 이름으로 받아들이게 하시고, 당신의 이름으로 드리는 감사가 되게 하소서!

오늘 나의 모든 삶이 당신께 바치는 기도가 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어찌하여 내가 태중에서 죽지 않았던가?

어찌하여 내가 모태에서 나올 때 숨지지 않았던가?... 나 지금 누워 쉬고 있을 터인데.

잠들어 안식을 누리고 있을 터인데...어찌하여 그분께서는 고생하는 이에게 빛을 주시고,

영혼이 쓰라린 이에게 생명을 주시는가?...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는 사내에게,

하느님께서는 사방을 에워싸 버리고는 생명을 주시는가?”

 

하느님께서 침묵하시고 사방이 막힌 절망적 암흑같은 극한 상황중에서 ‘어찌하여’로 계속되는 처절한 물음이

일종의 치열한 기도처럼 생각됩니다.

끝까지 하느님 끈을 놓지 않고 온갖 부정적 말마디로 기도하는 치열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참사람 욥입니다.(이수철 신부)

 

10/2(수) [(백) 수호천사 기념일], 103일 기도

 

복음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오늘의 말·샘 기도>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태 18,5)

 

주님!

무엇을 하든 당신을 지향하여 일하게 하시고,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당신의 이름으로 하게 하소서!

모든 주어진 것을 당신의 이름으로 받아들이게 하시고, 당신의 이름으로 드리는 감사가 되게 하소서!

오늘 나의 모든 삶이 당신께 바치는 기도가 되게 하소서!

아멘.

 

- 2024년 10월2일(수) 8시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