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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10월 23일 수요일[(녹) 연중 제29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10월 23일 수요일[(녹) 연중 제29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백] 카페스트라노의 성 요한 사제

입당송

시편 17(16),6.8 참조
하느님, 당신이 응답해 주시니, 제가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귀 기울여 제 말씀 들어 주소서. 주님, 당신 눈동자처럼 저를 보호하소서. 당신 날개 그늘에 저를 숨겨 주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가 언제나 성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정성껏 섬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지금은 그리스도의 신비가 계시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약속의 공동 상속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3,2-12
형제 여러분, 2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나에게 주신 은총의 직무를 여러분은 이미 들었을 줄 압니다.
3 앞에서 간단히 적은 바와 같이, 나는 계시를 통하여 그 신비를 알게 되었습니다.
4 그래서 그 부분을 읽으면, 내가 그리스도의 신비에 관하여 깨달은 것을
여러분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그 신비가 과거의 모든 세대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령을 통하여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
6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7 하느님께서 당신의 힘을 펼치시어 나에게 주신 은총의 선물에 따라,
나는 이 복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8 모든 성도들 가운데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나에게 그러한 은총을 주시어,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를 다른 민족들에게 전하고,
9 과거의 모든 시대에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 안에 감추어져 있던
그 신비의 계획이 어떠한 것인지 모든 사람에게 밝혀 주게 하셨습니다.
10 그리하여 이제는 하늘에 있는 권세와 권력들에게도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의 매우 다양한 지혜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1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루신
영원한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12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에 대한 믿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하느님께 담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이사 12,2-3.4ㄴㄷㄹ.5-6(◎ 3)
◎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 “보라, 내 구원의 하느님. 나는 믿기에 두려워하지 않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를 구원해 주셨네.”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
○ 주님을 찬송하여라. 그 이름 높이 불러라. 그분 업적을 민족들에게 알리고, 높으신 그 이름을 선포하여라. ◎
○ 위업을 이루신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이 하신 일 온 세상에 알려라. 시온 사람들아, 기뻐하며 외쳐라.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너희 가운데 계신 분은 위대하시다. ◎

복음 환호송

마태 24,42.44 참조
◎ 알렐루야.
○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리라.
◎ 알렐루야.

복음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9-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41 베드로가, “주님, 이 비유를 저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42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43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44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5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46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47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48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자유로운 마음으로 이 예물을 바치오니
주님의 은총으로 저희를 씻으시어
저희가 주님께 드리는 이 성찬의 제사로 더욱 깨끗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3(32),18-19 참조
보라, 주님의 눈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당신 자애를 바라는 이들에게 머무르신다. 주님은 죽음에서 목숨을 건지시고, 굶주릴 때 먹여 살리신다.
<또는>
마르 10,45 참조
사람의 아들은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잔치에 자주 참여하여
현세에서 도움도 받고 영원한 신비도 배우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파란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온통 파랗게 보입니다. 빨간색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온통 빨갛게 보입니다. 긍정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볼 수 있습니다. 부정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면서 남의 눈에 있는 작은 티를 보게 됩니다. 근심과 걱정으로 늘 가슴이 답답합니다. 초등학생 때는 중학생이 부러웠습니다. 그러면 더 많이 알고, 더 잘할 것 같았습니다. 중학생 때는 고등학생,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이 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사제 생활 33년을 했지만, 상황이 바뀐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황을 대하는 마음의 태도였습니다. 과거의 굴레에 잡혀있으면, 오지 않은 미래를 기다린다면 현재는 늘 근심과 걱정입니다. 주어진 현실에 몸을 맡기고, 즐기면 언제나 마음은 햇살 가득한 날들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언제나 기도하십시오. 늘 감사하십시오. 항상 기뻐하십시오.

 

중세 시대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보속으로 인한 구원을 이야기합니다. 강생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우리의 죄를 사하기 위해서 희생하셨고, 우리가 져야 할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셨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중세교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구체적인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관념의 세계를 따르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생생한 삶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십자가 없이는 우리의 구원도 없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건강보다 질병을 택할 수도 있고, 하느님을 위해서라면 부유함보다 가난함을 택할 수도 있고,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서 오래 사는 것보다 일찍 죽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현대교회는 연대와 소통의 구원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서 죄를 용서받았습니다. 또 우리가 죄를 범한다면 고백성사를 통해서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지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것입니다. 교회는 하느님 백성들의 공동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 민족, 사상의 벽을 넘어서는 분이심을 고백합니다. 자연과 생명과 연대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테이야르드 샤르댕, 메튜 폭스, 토마스 베리, 토마스 쿤과 같은 분들은 이제 새로운 시대의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구라는 작은 별을 넘어서 우주적인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라틴어 격언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오늘은 내가 내일은 네가(Hodie mihi Cras tibi)” 우리가 언제 하느님의 품으로 갈지 모르니 늘 깨어 준비하라는 뜻입니다. 순교성인들은 행동으로 깨어 있었습니다. 기도로 깨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고난의 순간에 박해를 견딜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질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순교성인들에게 지복직관의 영광을 주셨습니다. 고인이 되신 부모님께서도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언제나 감사하였고, 늘 기도하였고, 항상 기쁘게 사셨습니다. 그러니 천상에서 빛나는 별이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우리들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에 대한 믿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담대하게 나가도록 해야겠습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삶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시대와 문화가 예수 그리스도를 표현했던 것처럼, 오늘 나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등불을 들고 예수님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루카12,39-48

 

가장 궁극적인 준비, 가장 중요한 준비, 주님 오심의 준비!

 

요즘 ‘준비’라는 표현이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늘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하루해가 짧습니다.

이제 슬슬 바람도 불고 날씨가 추워지니, 제 머릿속에는 월동 준비로 가득합니다.

 

난방비 지출을 절약하기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하나? 동파 방지를 위해서 어디 어디를 챙겨야 할텐데...

주말에 오시는 피정객들 메뉴는 무엇으로 준비해야 하지?

내일은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날인데, 미리 준비를 해야할 텐데...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 바쁘게 지내다가,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습니다.

수많은 준비로 하루를 보내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준비, 주님의 날을 위한 준비,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위한 준비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40)

 

준비는 지극정성, 환대,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잘 준비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표현입니다. 잘 준비한다는 것은 존경과 친절의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별 다섯 개 짜리 숙소나 레스토랑 같은 곳은 고객들을 위한 준비에

얼마나 만전을 기하는지 모릅니다. 그 어떤 것 하나 소홀함이 없습니다.

최상의 고객 만족 서비스 앞에 사람들은 거금을 투자하면서도 흡족해하는 것이지요.

완벽한 준비는 그렇게 사랑받고 있음을,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준비를 하게 됩니다. 식사 준비, 여행 준비, 수술 준비, 이사 준비, 시험 준비...

그런데 가장 궁극적인 준비, 가장 중요한 준비가 있습니다. 주님 오심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주님께서 당신 재림의 정확한 때를 알려 주시지 않는 것은 우리가 항상 경계하고

열심히 살도록 하시려는 것입니다.

복음에 따라 사는 사람들은 마지막 때가 언제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주님께서 재림하실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준비는 어떤 것일까요? 입에서는 항상 진실되고 거룩한 말이 흘러나와야겠습니다.

귀로는 언제나 진리의 말씀, 경건한 말씀, 곧 성경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눈은 지속적으로 하느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업적을 바라봐야겠습니다.

마음은 성령의 불로 활활 불타올라야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청지기가 지녀야 될 태도>

 

오늘 복음도 종말에 관한 비유인 앞 장면의 '주인을 기다리는 종의 비유'에 이어, '집주인과 도적의 비유'와 '청지기의 비유'를 들려줍니다.

 

앞의 것은 어제 복음과 함께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 깨어있는 종들”(루카 12,37)이라는 ‘깨어있는 종들’에 대한 행복 선언이라면, 뒤의 것은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들”(루카 12,43)이라는 ‘깨어 일하고 있는 종들’에 대한 행복 선언입니다. 

이는 ‘깨어있는 자’는 단지 잠들지 않는 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 일하는 자’임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깨어있으려면, 먼저 ‘대체 무엇이 맡겨졌고’, ‘무슨 일이 맡겨졌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할 일입니다. 

 

곧 ‘청지기’(집사)가 가져야 할 태도와 방식을 가르쳐주십니다. 

우선 비유에서, '청지기'는 주인을 대신하여 종들과 양식과 재물을 돌보는 직무를 맡은 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냐?”

(루카 12,42)

이는 먼저 제자들에게 다른 어떤 일이 아니라 ‘주인의 종들이 맡겨졌고’, ‘그들에게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고 돌보는 일’이 맡겨졌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바로 이 ‘사실 인식’을 제대로 해야 할 일입니다.

곧 ‘나에게 맡겨진 종은 나의 종이 아니라 그분의 종’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마구 부려 먹으라고 맡겨진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양식을 내주라고 맡겨졌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양식은 이미 정해져 주어졌고, 그것을 때에 맞추어 소홀함이 없이 잘 챙겨내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일을 맡을 수 있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충실함’은 하느님의 본성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며 그 약속에 ‘신실하심’(헤세드)과 ‘한결같은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곧 당신 종들을 끝까지 챙기시는 ‘충실하심’을 드러내셨습니다.

 

바로 당신의 이 마음을 ‘청지기가 지녀야 될 태도’로 제시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일은 ‘슬기로움’으로 처리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슬기로움’이란 맡겨진 이들을 다루는 기술이나 요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뜻에 따라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어주는'(루카 12,42) 일입니다.

 

 <잠언>에서는 말합니다.
“지혜의 시작은 주님을 경외함이며, 거룩하신 분을 아는 것이 곧 예지다.”

(잠언 9,10)

 

그렇습니다.

지혜는 주님을 알고, 두려워하고, 믿는 마음에서 옵니다.

그것은 '주인의 뜻을 아는 지혜'를 넘어, '주인의 뜻에 따라 사는 지혜'를 의미합니다.

 

<시편> 작가는 말합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원이요, 그대로 사는 사람이 슬기를 깨친 사람이다.”

(시 111.10)

그렇습니다. 

‘지혜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사는 사람’이 깨어있는 사람입니다. 

곧 주인의 뜻을 알고 그것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사람이 ‘슬기로운’ 사람이요, '깨어있는'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이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루카 12,47-48)

 

<오늘의 말·샘 기도>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루카 12,42)

 

주님!

먼저 당신의 나라와 의로움을 찾게 하소서!

저는 주인이 아니라 당신께 속해 있는 자인 까닭입니다.

하오니, 무엇을 하든 제 방식이 아니라 당신의 방식을 따르고, 제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을 따르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4.10.22.연중 제29주간 화요일                                      

                                                                                    에페2,12-22 루카12,35-38

 늘 깨어 있어라!

<깨어 있음의 예찬禮讚, 깨어 있음의 축복祝福>

 

자식 자랑은 팔불출에 속한다는데 저는 제자들 자랑을 하고 싶습니다.

판단이나 비난보다 자랑이 백배는 나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깨어 길이 기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올해도 맛있는 햅쌀 드시구 건강하게 오래오래 만수무강하세요.

제자들 10명이 쌀 140kg, 10kg 14부대 보냅니다.”

 

47년전 13세 초등학교 6학년때 제 나이 29살 초등학교 교사시절 제자들이,

지금은 60세 환갑을 맞이한 제자들이,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쌀 선물을 보내기 10년째이니

이 또한 사랑의 기적입니다. 그래서 깨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따뜻한 미담을 나누면서 시작하는 강론입니다.

오늘 10명의 제자들 가정을 위해 생미사봉헌합니다.

 

지금도 수년전에 집무실 게시판에 붙여 놓은 “늘 깨어 있어라!”는 글귀입니다.

아마 여러분에게도 붓펜으로 이 글귀를 써드렸을 것입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도

깨어 있는 삶입니다. 요즘 널리 보급되고 있는 향심기도를 비롯한 온갖 비움기도나 명상기도가

목표하는 바도 깨어 있는 삶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 역시 “깨어 있어라”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제자들에게 내리는 주님의 권고입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발목까지 늘어지는 겉옷 자락을 올려 띠로 묶은 것은,

즉시 일할 수 있게 준비를 갖춘 모습이자 이스라엘인들이 파스카 축제를 지닐 때 취하는 여행자의 자세요

메시아를 기다리는 몸가짐입니다. 한마디로 늘 준비되어 기다리는 깨어 있는 삶의 자세입니다.

 

깨어 있음은 기도입니다.

깨어 있음은 관상입니다.

깨어 있음은 침묵입니다.

깨어 있음은 행복입니다.

깨어 있음은 자유입니다.

깨어 있음은 기쁨입니다.

깨어 있음은 일치입니다.

깨어 있음은 지혜입니다.

깨어 있음은 진리입니다.

깨어 있음은 화해입니다.

깨어 있음은 치유입니다.

깨어 있음은 영원입니다.

깨어 있음은 만남입니다.

깨어 있음은 환대입니다.

깨어 있음은 그리움입니다.

깨어 있음은 기다림입니다.

깨어 있음은 깨달음입니다

깨어 있음은 은총입니다.

깨어 있음은 빛입니다.

깨어 있음은 체험입니다.

깨어 있음은 살아 있음입니다.

깨어 있음은 아름다움입니다.

깨어 있음은 새로움입니다.

깨어 있음은 순수입니다.

깨어 있음은 사랑입니다.

깨어 있음은 경청입니다.

깨어 있음은 겸손입니다

깨어 있음은 순종입니다.

깨어 있음은 온유입니다.

깨어 있음은 희망입니다.

깨어 있음은 주님의 현존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깨어 있음의 은혜들입니다. 말그대로 깨어 있음의 예찬입니다. 깨어 있음의 축복입니다.

깨어 있음의 관상입니다. 깨어 있음의 중심에 바로 주님이 계십니다.

깨어 있음의 영성은 얼마나 풍요로운지요! 모든 문제는 깨어 있지 못함에서 기인함을 봅니다.

깨어 있지 못해 외로움이요 쓸쓸함입니다. 깨어 있지 못해 쉽게 유혹에 떨어집니다.

참으로 깨어 있음은 영성생활의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깨어 있음은 인생 허무나 무지의 대한 답임도 깨닫습니다. 

 

사람이라 다 사람이 아니라 참으로 깨어 있는 이들이 참으로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아있는

참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깨어 있음의 성소에 불림 받고 있습니다.

깨어 있지 못할 때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괴물도 악마도 야수도 폐인도 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사람아닌 어느 피조물이 깨어 있을 수 있겠는지요!  '깨어 나다'. '깨어 있다',  '깨끗하다', '깨닫다'

모두가 “깨”자 돌림입니다. 깨어 나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에 뒤따르는 깨달음의 진리들입니다.

 

막연한 깨어 있음은 얼마 못갑니다. 한결같이, 끊임없이 사랑하는 주님을 일편단심 그리워 기다릴 때

비로소 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래서 깨어 있음의 영적훈련을 통한 깨어 있음을 습관화가 절실합니다.

제가 평생 지도해온 명상기도도 이에 근거합니다.

일정한 성구를 호흡에 맞춰 되뇌이며 마음을 모으는 기도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결같은 끊임없는 깨어 있음의 수행이자 훈련이요 깨어 있음의 습관화입니다.

깨어 준비하여 기다리며 기도할 수 있는 주님이 계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다음 ‘주인’은 ‘주님’으로 바꿔 읽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이런 주님을 기다리는 깨어 있음의 행복을 능가할 수 있는 그런 깨끗한 행복은 없습니다.

섬김을 받으러 오신 주님이 아니라 우리를 섬기러 오신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우리를 섬기러 오시는 겸손한 사랑의 주님을 모시는 행복을 우리는 날마다 깨어 있다 미사전례를 통해 체험하지

않습니까! 

 

오늘 제1독서 바오로 사도의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을 통해 확연히 감지되는 바 바오로 사도의 깨어 있음

입니다.

길이자 진리이자 생명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늘 깨어 있는 삶을 살았던 각자(覺者) 바오로 사도의

깊은 영적 체험이 그대로 녹아 있는 고백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리스도는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통하여 양쪽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참으로 깨어 있는 바오로에게 계시된 풍요한 진리임을 깨닫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깨어 있는,

깨달은 자들의 교회론은 얼마나 깊고 풍요롭고 아름다운지요! 

 

“그러므로 여러분은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그 모퉁잇돌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살아 있는, 깨어 있는 자들의 역동적 유기체의 교회공동체요, 끊임없이 내외적으로 성장하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중인 교회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신자들의 깨어 있는 삶을 위한 영성훈련을 통한 습관화는 얼마나 중요한지 요! 

우리 수도자들이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거행하는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 공동전례기도가 참 좋은 깨어 있는

영성훈련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깨어 있음의 여정”,

“깨달음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10/23(수)[(녹)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되새김 구절

 

1. 고인이 되신 부모님께서도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언제나 감사하였고늘 기도하였고항상 기쁘게 사셨습니다그러니 천상에서 빛나는 별이 되셨으리라 믿습니다우리들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에 대한 믿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담대하게 나가도록 해야겠습니다깨어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우리의 마음에 들어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삶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시대와 문화가 예수 그리스도를 표현했던 것처럼오늘 나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등불을 들고 예수님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조재형 신부)

 

2. 복음에 따라 사는 사람들은 마지막 때가 언제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주님께서 재림하실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살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준비는 어떤 것일까요? 입에서는 항상 진실되고 거룩한 말이 흘러나와야겠습니다.

귀로는 언제나 진리의 말씀, 경건한 말씀, 곧 성경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눈은 지속적으로 하느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업적을 바라봐야겠습니다.

마음은 성령의 불로 활활 불타올라야겠습니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루카 12,42)

 

주님!

먼저 당신의 나라와 의로움을 찾게 하소서!

저는 주인이 아니라 당신께 속해 있는 자인 까닭입니다.

하오니, 무엇을 하든 제 방식이 아니라 당신의 방식을 따르고, 제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을 따르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이 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이수철 신부)

 

10/23(수)[(녹)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제124일 기도

 

복음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오늘의 말·샘 기도>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루카 12,42)

 

주님!

먼저 당신의 나라와 의로움을 찾게 하소서!

저는 주인이 아니라 당신께 속해 있는 자인 까닭입니다.

하오니, 무엇을 하든 제 방식이 아니라 당신의 방식을 따르고, 

제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을 따르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관리인이 되게 하소서!

아멘.

 

- 2024년 10월23일(수) 7시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