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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1113 글/시]문득 당신을 생각했습니다(산유화)/공평하신 하느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전삼용 신부)

2024년 11월13일(수) 오늘의 글/시

 

 

 

 

문득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길섶을 지나는데

작은 돌멩이가 나란히 있는 것을 보고

문득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어찌나 다정스레 다소곳이 앉았는지 

그토록 내가 그리던 당신의 향함이

여기서 만나다니요

 

그 날 따라 쏟아지는 햇살로 

당신을 마음껏 누리고 싶은

한 날이었습니다

 

내 생전에 당신은 나의 당신일줄 몰랐습니다.

그토록 수많은 날들을 끌어 않고 울었고, 

그렇게 나 혼자 뿐이라고 

외로움의 나락으로 스스로 밀쳐 넣고

어둠의 시간박스에

내 스스로 갇혀 있었습니다.

 

쓸쓸한 가을날

날마다 빈 벤치인줄 만 알고 살아온 어느 날 

나에게 다가오신 당신은 

나의 회색얼굴을 햇살로 바꾸었고,

침울한 삶의 여정에 허우적일 때, 

햇살을 나에게 선사 했습니다.

 

당신이여! 

당신으로 나는 환희입니다. 

당신 생각에 난 행복입니다.

 

당신을 그릴 수 있기에 나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혼절의 시간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당신을 소유함이 이리도 좋은지요

 

이 흐뭇-을

온 세상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보다 더한 넘침이 없을 만큼

풍성 합니다

 

말할 수 없는 이 가득-을

얼싸안고 뛰고만 싶습니다.

 

세상의 사람들아 

왜 당신을 소유하지 못해

그렇게 힘겨워 하십니까

주위를 돌아 보십시오

 

당신이 원하는 당신이

그리도 보이지 않습니까 

 

그 당신은 사랑이요

그 당신은 온유요 

그 당신은 희망입니다.

 

그래서 그 당신은 우리와 늘 함께 하는 

바로 당신입니다. 

 

- 산유화

 


[공평하신 하느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송명희 시인은 태어날 때부터 소뇌를 다쳐 뇌성마비 장애를 얻었습니다.

여러 차례 반복되는 이사와 찢어지게 가난한 자신을 보면서 그녀는 늘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때 하느님은 ‘말하는 대로 써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녀는 왼손에 토막연필을 쥐고 받아 적었습니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느님이~”

 

그녀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말씀에 울며 소리쳤습니다. 

“아니요! 못 쓰겠어요! 공평해 보이지 않아요! 내겐 아무것도 없어요!”

 

하느님은 ‘시키는 대로 공평하신 하느님이라 써라!’ 하셨고, 그녀와의 반복되는 공방전 속에

결국 하느님이 승리하셨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공평하신 하느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느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이렇게 ‘나’라는 시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가사로 한국 복음성가 작사 대상을 수상하고

그녀의 책도 기독교 저서 최우수 서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 과정이 묵상입니다. (전삼용 신부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