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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1116 글/시]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조병화)/햇빛을 받으면(이해인)

2024년 11월16일(토) 오늘의 글/시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조병화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너의 생각 밖에 내가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있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중에서 


 

 

 

햇빛을 받으면

/ 이해인 수녀님

  

햇빛을 많이 받아

단물이 많이 든 과일을 먹을 때

 

"아, 맛있다

햇빛을 아주 잘 받은 게야"

감탄을 거듭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면

 

나도 하느님의 빛을 받아

잘 익은 마음을 갖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몹시 추울 때

나를 금새 녹여 주는

한 줄기의 고마운 햇빛을 받으면

 

나도 그렇게

소리없이 스며드는 햇빛처럼

 

이웃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사랑의 마음을 갖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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