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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1209 글/시] 촛불 켜는 밤(이해인) / 쉬는 용기(고도편)

2024년 12월9일(월) 오늘의 글/시

 

 

 

 

촛불 켜는 밤 

 

 

- 이해인 수녀님

 

 

12월 밤에

조용히 커튼을 드리우고

촛불을 켠다.

 

촛불 속으로 흐르는 음악

나는 눈을 감고

내가 걸어온 길,

가고 있는 길,

그 길에서 만난 이들의

수없는 얼굴들을 그려본다.

 

내가 사랑하는 미루나무, 민들레 씨를

강,호수,바다,구름,별,

그밖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본다.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밤,

시를 쓰는 겨울밤은

얼마나 아름다운 축복인가.

 

 

-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중에서


 





쉬는 용기

어리석은 말 같지만
토머스 머튼이 정확하게 꼬집었다.

숨통이 끊어지지 않으려면
잠시 아무것도 하지 말고 편안히
앉아있어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힘들고
용기 있는 행동은
쉬는 것이다.

- 앨런 패들링의《느긋한...제자》중에서 -


* 쉬는 것도 용기입니다.
다짐하고 결심해야 가능합니다.

내가 쉬면 모든 것이 멈출 것 같은 불안감,
일에 몰두해야만 살아있는 것 같은 강박감,

그런 습관과 생각들에 오래 갇혀 있으면
끝내 쉬는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쉬는 용기'와 '사는 용기'는
서로 통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 고도원의 아침편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