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5년 1월 20일 월요일[(녹) 연중 제2주간 월요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홍] 성 세바스티아노 순교자
입당송
하느님, 온 세상이 당신 앞에 엎드려 당신을 노래하게 하소서. 지극히 높으신 분, 당신 이름을 노래하게 하소서.
본기도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니
저희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이 시대에 하느님의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5,1-10
1 모든 대사제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뽑혀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하도록 지정된 사람입니다.
곧 죄 때문에 예물과 제물을 바치는 것입니다.
2 그는 자기도 약점을 짊어지고 있으므로,
무지하여 길을 벗어난 이들을 너그러이 대할 수 있습니다.
3 그리고 연약한 탓에 백성의 죄뿐만 아니라
자기의 죄 때문에도 제물을 바쳐야 합니다.
4 이 영예는 어느 누구도 스스로 얻는 것이 아니라,
아론과 같이 하느님에게서 부르심을 받아 얻는 것입니다.
5 이처럼 그리스도께서도 대사제가 되는 영광을 스스로 차지하신 것이 아니라,
그분께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하고
말씀하신 분께서 그렇게 해 주신 것입니다.
6 또 다른 곳에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너는 멜키체덱과 같이 영원한 사제다.”
7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당신을 죽음에서 구하실 수 있는 분께 큰 소리로 부르짖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와 탄원을 올리셨고, 하느님께서는 그 경외심 때문에 들어 주셨습니다.
8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9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으며,
10 하느님에게서 멜키체덱과 같은 대사제로 임명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멜키체덱과 같이 너는 영원한 사제로다.
○ 주님께서 내 주께 이르셨나이다. “내가 너의 원수들을 너의 발판으로 삼을 때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어라.” ◎
○ 주님이 당신 권능의 왕홀을 시온에서 뻗치시리이다. “너의 원수들을 다스려라.” ◎
○ 네 권능의 날에 주권이 너와 함께하리라. 거룩한 빛, 새벽 품에서 나는 너를 낳았노라. ◎
○ 주님은 맹세하시고 뉘우치지 않으시리이다. “멜키체덱과 같이 너는 영원한 사제로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하느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낸다.
◎ 알렐루야.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8-22
그때에 18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단식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와서,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1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으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20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21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깁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헌 옷에 기워 댄 새 헝겊에 그 옷이 땅겨 더 심하게 찢어진다.
22 또한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여 이 제사를 드릴 때마다
저희에게 구원이 이루어지오니
이 거룩한 신비를 정성껏 거행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주님이 제게 상을 차려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
<또는>
1요한 4,16
하느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고 또 믿게 되었네.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저희가 천상 양식을 함께 나누고 비오니
사랑의 성령을 부어 주시어
그 사랑으로 한마음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2주간 월요일
밥을 할 때 ‘뜸’을 들여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뜸’을 들여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밀당’을 하기도 합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흥정’을 합니다. 너무 싸게 사려하지 않으면 주인도, 손님도 적당한 가격으로 흥정합니다. ‘뜸, 밀당, 흥정’은 어쩌면 사람 사는 재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친한 사이에는 ‘농담’도 합니다. 가끔 농담을 진담으로 알아들어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지만, 농담은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부부가 헤어지려고 이혼 법정으로 가면 판사가 이야기를 경청한 다음 판결 내리기 전에 ‘숙려기간’을 줍니다. 이제 헤어지면 남이 되기에 잠시 서로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시간을 줍니다. 이런 숙려기간을 통해서 서로 이해하고, 서로 용서하며 다시 부부의 인연을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왜 단식하지 않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마치 흥정하듯이, 밀고 당기듯이, 뜸을 들이듯이, 숙려기간을 주듯이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명쾌하게 정리하십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왼손과 오른손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른손은 마치 숨을 쉬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오른손은 멜로디이기에 숨을 쉬듯이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합니다. 왼손은 머리와 같다고 했습니다. 리듬을 맞추면서 오른손이 가는 길을 밀어주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본당에는 두 개의 조직이 있습니다. 두 개의 조직이 본당 사제를 도와서 공동체를 위해 봉사합니다. 하나는 사목 평의회입니다. 다른 하나는 재정 평의회입니다. 사목 평의회는 마치 오른손과 같습니다. 각 분과는 1년 동안 해야 할 행사를 기획합니다. 본당의 행사는 전례의 주기에 맞추어서 진행됩니다. 멜로디와 같습니다. 한쪽에 치우쳐서도 안 되고, 너무 모자라서도 안 됩니다. 재정 평의회는 왼손과 같습니다. 본당의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예산의 범위를 정합니다. 예산이 부족하면 행사를 줄이도록 요청하기도 합니다. 꼭 필요한 행사라면 필요한 재정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사목자는 사목 평의회와 재정 평의회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도록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삼위일체인 하느님께서 친교와 사랑으로 구원의 역사를 이끄시듯이, 사목 평의회와 재정 평의회 그리고 사목자는 공동체에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합니다.
국가의 기능도 3개의 헌법기관이 있습니다. 사법부, 행정부, 입법부입니다. 사법부는 법과 원직에 따라서 공정하고 정의롭게 판단해야 합니다. 군사 독재 시절에 사법부가 행정부의 시녀처럼 판단했던 오욕의 역사가 있습니다. 억울한 사람이 법의 이름으로 감옥으로 갔고, 죽었습니다. 양심수가 생겼습니다. 행정부는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합니다.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나라는 행정부가 소수의 이익을 대변합니다. 빈부의 격차가 심해집니다. 국가의 질서가 무너져 내립니다. 부실 공사로 아파트가 붕괴하기도 하고, 멀쩡하게 보이는 다리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인사말이 되기도 합니다. 입법부는 국민을 위한 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당리당략에 의해서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뒤로하는 법을 제정해서는 안 됩니다. 입법부는 토론과 대화를 충분히 거쳐야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당제를 받아들입니다. 1당의 입법부는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을 만들 수 있습니다. 2025년 대한민국은 ‘뜸, 밀당, 흥정, 숙려기간’을 겪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행정부에서 선포한 ‘비상계엄’입니다. 집단 지성이 발휘 되어서 헌정질서가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신앙인들은 3가지 유형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깃발아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생활태도는 하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즐거움이 가득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따르는 일은 먼 훗날의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깃발 아래 왔다가, 금세 달콤한 유혹에 빠져서 세상의 것들에 빠져드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예수님께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어서 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가난과 겸손이 주는 기쁨을 알고, 세상의 가치보다 훨씬 소중한 주님을 따르는 즐거움을 알기에 언제나 주님의 깃발 아래 서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을 따르는 것이 힘들었기에 오늘 우리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자가 되신 것은 고난을 겪으신 다음이라고 말합니다. 2025년 새해에는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 겸손, 가난, 나눔, 봉사의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겠습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2주간 월요일
복음: 마르 2,18-22
지금 우리는 분명 의미있는 고통, 가치있는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어울려서 운동하기를 참 좋아했습니다.
휴일이면 오후 내내 운동하는 것도 부족해서, 밤늦게까지 축구를 하고 농구를 했습니다.
다른 수도회 형제들과 시합이라도 있으면 내기를 걸었습니다.
이기면 삼겹살 무한 리필, 지면 수도원 돌아가서 라면에 찬밥. 형제들은 목숨을 걸고 공을 찼습니다.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던 라이벌 팀에 시원하게 대승을 거둔 저녁이었습니다.
배도 고프겠다, 고기 뷔페집에 들어가서 원 없이 삼겹살을 구워 먹었습니다.
어찌 그뿐이겠습니까?
소맥도 제조해 마시고, 거기다 마무리로 철판 볶음밥까지 만들어 먹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승합차 안에서 끝 기도도 바치고 묵주기도도 바치기로 했었는데,
죽었다 깨어나도 기도할 수 없었습니다.
정신도 오락가락 혼미해지고, 우선 배가 너무 불러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저는 한 가지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기도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결핍이 필요하다는 진리. 사실 제대로 된 단식은
인간을 기도로 안내합니다.
단식을 제대로 하게 되면 정신이 맑아집니다.
단식은 인간을 약하게도 만들지만 강하게도 만듭니다.
참된 단식을 통해 인간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들과 본능을 스스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자연스레 인간의 마음과 영혼, 감각과 오감들이 하느님을 향하게 됩니다.
이렇게 단식을 통해 기도할 분위기가 자연스레 조성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문화 안에서 단식과 기도는 언제나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단식하는 날은 곧 기도하는 날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단식하고 있다면 ‘지금 기도하고 있구나!’ 생각하고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단식할 때가 있다면, 단식을 그쳐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활동하시던 그 순간을 혼인 잔치에 비유하셨습니다.
혼인 잔치는 기쁨의 잔치요 축제의 잔치입니다.
예수님의 강생과 육화로 인해 시작된 공생활 기간은 일반 혼인 잔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성대한 기쁨과 구원의 축제였습니다.
구원과 은총의 시기에 단식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 순간 필요한 것은 만끽하고 즐기는 것입니다.
잔칫상에 올라온 맛갈진 음식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배불리 먹는 것입니다.
갓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내온 새 포도주를 큰 잔에 콸콸 부어 서로 건배하고 즐기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중요시한 것은 부정한 것에 대한 단호한 기피였습니다.
율법 규정을 목숨처럼 여기며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랜 전통에 따라 그저 단식하고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새 포도주로 오신 예수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외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내적 태도, 영혼의 상태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구원의 때에 합당한 근본적인 회개와 삶의 변화를 중요시하셨습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 포도주는 언제나 청춘이시며 영원한 새로움이신 예수님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은 언제나 새롭게 해석되어야 하고, 오늘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
늘 새롭게 탄생해야 마땅합니다.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을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 각자가 들고 있는 부대의 상태는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저기 구멍나고 헤어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우리 백성은 사상 초유의 대혼란을 겪고 있고, 하루하루 안갯속같이 불투명한 길을 걷고 있지만,
분명 의미 있는 고통, 의미 있는 시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성숙하고 더 건강한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확신합니다.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께서는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을 통해 우리 모두 새로운 존재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신다고 생각합니다.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께서는 이 고통스러운 현실 안에도 분명 우리 가운데 항상 현존하시리가 굳게 믿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연중 제2주간 월요일
<이제는 ‘새 시대’를 담을 ‘새 부대’가 필요할 뿐>
어제 복음인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신랑인 그리스도의 때’가 열렸음을 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단식논쟁을 통해서 ‘새로운 때’가 도래했음을 선포하십니다.
‘신랑이 와 있는 때’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 없지 않느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마르 2,19)
사실 바리사이들과 요한의 제자들은 레위기 16장(29-31)에 따라, 구약의 속죄일을 지키기 위해 단식을 했습니다.
곧 잘못을 벗고 정결해지기 위해 1년에 한 번씩 ‘단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한 바리사이들은 월요일과 목요일, 1주일에 두 번씩 단식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제자들은 단식을 하지 안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겨 그 이유를 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단식을 거부하신 것이 아니라 지금은 그 '때'가 아님을 말씀하시며, 그 이유를 밝혀주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신랑이라고 부르십니다.
사실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을 ‘신랑’이라고 부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신부를 얻는 이는 신랑입니다. 신랑의 벗이 곁에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게 기뻐합니다.”(요한 3,29)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오늘 ‘신랑’이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깁지 않는다.
~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부대에 담지 않는다.
~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마르 2,21-22)
이처럼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낡은 옷에다가 깁을 수 없는 ‘새 천’이며, 낡은 가죽 부대에 담을 수 없는 ‘새 포도주’에 비유하십니다.
이는 당신과 함께 ‘새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이제는 ‘단식의 의미’도 달라진 것입니다.
곧 구약의 속죄와 정결을 위한 단식이 아니라, 신랑이 떠나간 후에 있게 될 새로운 단식입니다.
그래서 단식이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연결되어,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것을 기억하고 그 사랑에 감사드리며,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는 단식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새 포도주’를 담을 ‘새 부대’가 필요할 때입니다.
‘새 부대’는 ‘변화된 삶’을 의미합니다.
곧 ‘새 포도주’를 담을 변화된 삶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신랑은 ‘이미’ 와 있고 혼인잔치가 열렸습니다.
신랑 없이는 열릴 수 없는 잔치입니다.
참으로 기뻐해야 할 때입니다.
‘새 시대’가 왔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새 시대’를 담을 ‘새 부대’가 필요할 뿐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마르 2,22)
주님!
제 마음이 새 부대이오니, 사랑의 술을 부으소서!
당신 사랑에 취해, 제 마음 기뻐 흥겨워지게 하소서.
사랑에 젖고, 당신 향기 품게 하소서.
제 삶이 포도주 잔이 되게 하소서!
만나는 이마다 사랑을 건네게 하소서!
당신의 축복과 기쁨, 당신의 생명과 진리를 건네게 하소서.
한반도 방방곡곡, 진리와 정의와 평화가 넘실거리게 하소서!
새 포도주로 달구어지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1.19.연중 제2주일 이사62,1-5 1코린12,4-11 요한2,1-11
축제 인생
“맹물같은 일상을 기쁨 충만한 포도주 같은 일상으로”
“새로운 노래를 주께 불러드려라.
온 누리여, 주님께 노래 불러라.”(시편96,1)
주님을 만날 때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입니다.
주님을 만날 때 어둠은 빛으로, 죽음은 생명으로, 절망은 희망으로, 불신은 믿음으로,
미움은 사랑으로, 분노는 온유로, 불화는 평화로, 슬픔은 기쁨으로, 불평불만은 찬미감사로 변하는 기적입니다.
말그대로 운명이 바뀝니다.
이래서 한결같이, 끊임없이, 항구히, 간절히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16년 동안 독일의 총리로 봉사했던 메르켈 회고록을 다 읽었고 고귀한 인품에 감명받았습니다.
그 몇구절을 인용합니다.
“우리의 훌륭한 품성과 감정을 보존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는 나라이자,
빛나는 문화적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세계에 개방적이고 다양한 문화적 숨결이 숨쉬는 독일이어야 합니다.”
“나는 항상 국가와 당에서 맡은 공직을 품위 있게 수행하고 싶었고, 언젠가 떠날 때도 품위 있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일을 위한 봉사’가 내 임기전체를 묶는 대괄호였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든 불만과 분노, 비관적 태도가 아니라,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접근해야
원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일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동독에서 살 때도 그랬고, 나중에 자유로운 이 땅에서 살 때는 더더욱 그랬습니다.”
회고록 마지막 부분입니다.
“민주주의 없이는 자유도 법치도 인권도 없다.
자유 속에서 살고 싶다면 안으로든 밖으로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들로부터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
혼자만의 자유는 존재할 수 없다. 자유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참으로 비전과 신뢰의 정치가이자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이자 메르켈이요
이런 분의 ‘정치는 애덕의 최고 형태’라 정의해도 무방하리란 생각이 듭니다.
어느 분야든 주님을 닮아 섬김의 삶을 사는, 축제같은 인생을 사는 분들을 대하면 희망과 용기가 샘솟습니다.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주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제1독서 이사야서의 ‘새 예루살렘’처럼 고해인생이 아닌
즐거운 마음으로 품위 있는 축제인생을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대로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너는 주님의 손에 들려 있는 화려한 면류관이 되고
너의 하느님 손바닥에 놓여있는 왕관이 되리라.
정녕 총각이 처녀와 혼인하듯,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와 혼인하고
신랑이 신부로 말미암아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는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시리라.”
살 줄 몰라 불행의 고해인생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의 축제인생입니다.
바로 혼인잔치같은 품위 있는 축제인생을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오늘 카나의 혼인 잔치가 주는 가르침입니다.
카나의 혼인잔치가 상징하는 바, 우리에게 선사된 축제인생입니다.
카나의 혼인잔치 배경에 자리잡고 계신 주님이시기에 비로소 축제인생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세 가르침을 배웁니다.
첫째, “청하라!”입니다.
기쁘고 흥겨운 혼인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참 심각한 일입니다.
참으로 축하손님들 가득한데 술이 떨어졌으니 참 아찔한 상황입니다.
이 사실을 맨먼저 알아챈 분이 마리아 성모님이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 성모님께 이 사실을 알렸던 듯 합니다.
우리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혼인잔치 같은 인생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늘 함께 하시는 성모님께 중재를 청하는 것이요,
성모님처럼 겸손히 주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입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아드님,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는 마리아 성모님입니다.
예수님의 반응에 개의치 않는 성모님의 아드님께 대한 깊은 신뢰의 믿음이 감동적입니다.
혼인잔치의 포도주가 우리 축제인생에서 상징하는 바 무엇일까요?
모든 것 다 지니고 있어도 믿음이, 사랑이, 희망이, 기쁨이, 평화가, 감사가 없다면
참 삭막한 고해인생일 것입니다.
이 때에야 말로 기도할 때요 주님의 도움을 청할 때입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대신 “사랑이 없구나”, “믿음이 없구나.”, “희망이 없구나.”, “기쁨이 없구나.”,
“감사가 없구나.”, “평화가 없구나.” 깨달아 청할 때 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청이 참으로 간절하고 항구하면 주님께서는 적절한 때 은총의 선물로 응답하실 것입니다.
둘째, “순종하라!”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외아드님,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일하십니다.
어머니 성모님의 아드님에 대한 철석같은 신뢰와 믿음은 일꾼들을 향한
“무엇이든지 그분이 시키는 대로 하여라.”말씀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마리아 성모님의 믿음에 감동하신 예수님은 자기의 때를 앞당기셔서 즉시 현장에 개입하시어
포도주의 기적에 앞서 절차를 밟으십니다.
삶은 순종입니다.
산다는 것은 순종하는 것입니다.
마리아 성모님에 이어 일꾼들의 순종이 빛납니다.
예수님은 일꾼들에게 돌로 된 물독 여섯 개 마다, “물독에 물을 채워라.”하고 말씀하시자
그들은 그대로 순종합니다.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하시니 그들은 곧 그대로 합니다.
마리아 성모님에 이은 일꾼들의 순종이 참 아름답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순종의 믿음이 만나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입니다.
믿음의 기적, 사랑의 기적입니다.
비상한 순종이 아니라 각자 받은 은사에 충실하는 순종입니다.
바로 코린토1서에서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입니다.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공동선울 위하여 성령을 통하여 은사를 주십니다.
지혜, 지식, 믿음, 치유, 기적, 예언, 식별, 신령한 언어 등 참 다양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각자 받은 은사도 참 다양하며 이 은사에 따라 책임을 다하는 순종의 믿음이면 충분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마리아 성모님이, 일꾼들이 아름다운 순종의 모범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순종할 때 주님도 우리에게 순종하십니다.
셋째, “기뻐하라!”입니다.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기뻐 환호합니다.
신랑을 불러 그에게 말합니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참으로 과방장의 유쾌한 착각이요 오해입니다.
과방장처럼 우리가 모르게 일어나는 기적은 얼마나 많겠는지요!
잘 들여다 보면 포도주의 기적처럼 삶은 기적임을, 사랑의 기적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깨달음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쁨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항상 기뻐할 수 뿐이 없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됩니다.
눈만 열리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기적의 표징들이요 우리의 믿음을 북돋아 줍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한 유쾌한 기적이야기를 대할 때 마다 생각나는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이
영국의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교 종교학 시간에 있었던 시험에 관한 일화입니다.
갈릴리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예수의 기적을 신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최우수 학점을 받은 바이런의 답안지는 단 한 줄입니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더라.”(Water saw its Creater and blushed)
물이 주인 예수님을 만나자 기쁨으로 얼굴이 붉어졌다는 천재 시인의 기발한 착상이
우리의 맹물같은 마음을 기쁨으로 붉게 물들입니다.
맹물같은 무미건조한 일상이 성령의 은총으로 기쁨 충만한 분위기로 변함을 상징합니다.
주님의 은총의 기적으로 물이 포도주로 변했듯이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맹물같은 우리 일상을,
우리 마음을 ‘희망과 기쁨, 찬미와 감사, 생명과 빛, 평화와 행복’으로 출렁이는 포도주 같은 일상으로
바꿔주십니다.
“주님의 영광을 백성에게,
주님의 기적을 만백성에게 두루 알리라.”(시편96,3). 아멘.
1/20(월)[(녹) 연중 제2주간 월요일], 되새김 구절
1.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뒤에는 당신께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자가 되신 것은 고난을 겪으신 다음이라고 말합니다. 2025년 새해에는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 겸손, 가난, 나눔, 봉사의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겠습니다.(조재형 신부)
2. 지금 우리 백성은 사상 초유의 대혼란을 겪고 있고, 하루하루 안갯속같이 불투명한 길을 걷고 있지만,
분명 의미 있는 고통, 의미 있는 시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성숙하고 더 건강한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확신합니다.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께서는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을 통해 우리 모두 새로운 존재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신다고 생각합니다.
새 포도주이신 예수님께서는 이 고통스러운 현실 안에도 분명 우리 가운데 항상 현존하시리가 굳게 믿습니다.
(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마르 2,22)
주님!
제 마음이 새 부대이오니, 사랑의 술을 부으소서!
당신 사랑에 취해, 제 마음 기뻐 흥겨워지게 하소서.
사랑에 젖고, 당신 향기 품게 하소서.
제 삶이 포도주 잔이 되게 하소서!
만나는 이마다 사랑을 건네게 하소서!
당신의 축복과 기쁨, 당신의 생명과 진리를 건네게 하소서.
한반도 방방곡곡, 진리와 정의와 평화가 넘실거리게 하소서!
새 포도주로 달구어지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최우수 학점을 받은 바이런의 답안지는 단 한 줄입니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더라.”(Water saw its Creater and blushed)
물이 주인 예수님을 만나자 기쁨으로 얼굴이 붉어졌다는 천재 시인의 기발한 착상이
우리의 맹물같은 마음을 기쁨으로 붉게 물들입니다.
맹물같은 무미건조한 일상이 성령의 은총으로 기쁨 충만한 분위기로 변함을 상징합니다.
(이수철 신부)
1/20(월)[(녹) 연중 제2주간 월요일], 20일차 기도
복음 <신랑이 혼인 잔치 손님들과 함께 있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마르 2,22)
주님!
제 마음이 새 부대이오니, 사랑의 술을 부으소서!
당신 사랑에 취해, 제 마음 기뻐 흥겨워지게 하소서.
사랑에 젖고, 당신 향기 품게 하소서.
제 삶이 포도주 잔이 되게 하소서!
만나는 이마다 사랑을 건네게 하소서!
당신의 축복과 기쁨, 당신의 생명과 진리를 건네게 하소서.
한반도 방방곡곡, 진리와 정의와 평화가 넘실거리게 하소서!
새 포도주로 달구어지게 하소서!
아멘.
- 2024년 1월20일(월)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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