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5년 2월 7일 금요일[(녹) 연중 제4주간 금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주 하느님, 저희를 구하소서. 민족들에게서 저희를 모아들이소서. 당신의 거룩하신 이름을 찬송하고, 당신을 찬양하여 영광으로 삼으오리다.
본기도
저희가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공경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3,1-8
형제 여러분, 1 형제애를 계속 실천하십시오.
2 손님 접대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손님 접대를 하다가 어떤 이들은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접대하기도 하였습니다.
3 감옥에 갇힌 이들을 여러분도 함께 갇힌 것처럼 기억해 주고,
학대받는 이들을 여러분 자신이 몸으로 겪는 것처럼 기억해 주십시오.
4 혼인은 모든 사람에게서 존중되어야 하고,
부부의 잠자리는 더럽혀지지 말아야 합니다.
불륜을 저지르는 자와 간음하는 자를 하느님께서는 심판하실 것입니다.
5 돈 욕심에 얽매여 살지 말고 지금 가진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그분께서 “나는 결코 너를 떠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6 그러므로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도와주는 분이시니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7 하느님의 말씀을 일러 준 여러분의 지도자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십시오.
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
○ 나를 거슬러 군대가 진을 쳐도, 내 마음 두렵지 않으리라. 나를 거슬러 전쟁이 일어나도, 그래도 나는 안심하리라. ◎
○ 환난의 날, 그분은 나를 당신 초막에 숨기시고, 당신 천막 은밀한 곳에 감추시며, 바위 위로 나를 올려 세우시리라. ◎
○ 제가 당신 얼굴을 찾고 있나이다. 당신 얼굴 제게서 감추지 마시고, 분노하며 당신 종을 물리치지 마소서. 당신은 저를 돕는 분이시옵니다. 제 구원의 하느님, 저를 내쫓지 마소서, 버리지 마소서.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4-29
그때에 14 예수님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침내 헤로데 임금도 소문을 듣게 되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하고 말하였다.
15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는 엘리야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다.” 하였다.
16 헤로데는 이러한 소문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하고 말하였다.
17 이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18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19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20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21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22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23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24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25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26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27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28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29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저희가 주님의 제대에 예물을 올리오니
너그러이 받아들이시어 저희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제가 당신을 불렀으니, 부끄럽지 않게 하소서.
<또는>
마태 5,3.5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저희가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영원한 생명의 보증인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안에 참된 믿음이 자라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주간 금요일
하느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이끌어 주신다는 걸 느낍니다. 병자성사를 받은 형제님이 다음 날 하느님의 품으로 갔습니다. 보통 장례미사는 선종 후 3일 후에 하게 됩니다. 장례미사가 예정된 날은 제가 몇 달 전에 약속한 날이었습니다. 약속을 변경하려고 생각했습니다. 항공권도 예약했고, 숙소도 정했지만, 장례미사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족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고인의 가족이 한국에서 오기 때문에 장례미사를 늦추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가 미안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정해 주셨습니다. 약속도 지킬 수 있었고, 장례미사도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원하는 걸 채우려고 하면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방법으로 거두어 가십니다. 아합왕은 힘과 권력으로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았지만, 하느님께서는 아합왕의 잘못을 심판하셨습니다. 욕망에 눈이 멀었던 노인들이 수산나를 욕보이려 했지만,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을 보내셔서 노인들의 욕망을 심판하셨습니다.
헤로데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세례자 요한을 죽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옳은 말 했기 때문입니다. 헤로디아는 사람의 방법으로 세례자 요한을 죽였습니다. 헤로데는 체면 때문에 의로운 세례자 요한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억울한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몸에서 난 사람 중에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 2024년 12월에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국방부 장관은 군을 동원했습니다. 장관들에게는 비상계엄에 해야 할 임무를 주었습니다. 치밀한 작전과 대통령의 권한으로 비상계엄은 성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방법으로 비상계엄을 해제하였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국회로 달려온 국회의원들이 있었습니다. 맨몸으로 총을 든 군인들을 막아선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던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를 결의하였고, 비상계엄은 5시간 만에 해제되었습니다.
공수처와 검찰은 헌법을 위반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한 군인들을 수사했습니다. 법원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대통령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공수처의 소환 조사에 대통령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영장 집행은 경호처의 반발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직무가 정지되었지만,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법원은 2차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번에는 경호처의 직원들이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대통령은 체포되었습니다.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법 앞에는 평등하다는 걸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길이 있습니다. 국회에서 탄핵당한 대통령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 대통령은 파면되고,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면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결정하리라 믿습니다.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건강하였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께서 나를 도와주는 분이시니 나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하느님의 말씀을 일러 준 여러분의 지도자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어떻게 살다가 죽었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 오늘 화답송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나를 거슬러 군대가 진을 쳐도, 내 마음 두렵지 않으리라. 나를 거슬러 전쟁이 일어나도, 그래도 나는 안심하리라. 환난의 날, 그분은 나를 당신 초막에 숨기시고, 당신 천막 은밀한 곳에 감추시며, 바위 위로 나를 올려 세우시리라.” 오늘은 서울대교구의 사제 서품식이 있는 날입니다. 새 사제들에게 주님의 사랑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엊그제 같은데 저도 벌써 사제가 된 지 34년이 지났습니다. 지나온 발걸음을 보면 늘 부족하고, 부끄럽습니다. 주님께서는 그런 저를 지금까지 사제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오직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사제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사제는 이슬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는 험한 파도에 흔들리는 작은 돛단배와 같습니다. 하지만 주님께 대한 굳센 믿음이 있다면, 다윗처럼 자기의 잘못을 겸손하게 뉘우친다면, 베드로 사도처럼 참회의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하느님께서는 그런 사제를 지켜 주실 것입니다. 힘을 주실 것입니다.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새 사제들이 주님을 따르는 충실한 제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를 청합니다.
주님!
새 사제들이 겸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맡겨진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성실함을 주소서.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사제가 되게 해 주소서.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복음: 마르 6,14-29
이토록 참혹한 야만의 시대, 흔들림없이 진리를 증언하고 있는 의인들!
안타깝게도 우리네 인류 역사 안에 참혹한 사건들은 거듭 반복됩니다.
폭력적이고 교활한 악인의 등장과 승승장구, 그리고 그에 저항하는 의인들과 선인들의 등장과
무고한 죽음이 그렇습니다.
상선벌악(賞善罰惡)하시는 공평하신 하느님께서 어찌 그리 끔찍한 현실을-의인의 고통과 죽음-허락하시는지,
정말이지 이해가 안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저토록 무례하고, 저토록 사악한 악의 무리들이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작당을 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데, 정의로우신 주님께서는 어찌 이리 여전히
침묵하고 계시는지, 대체 어떻게 우리에게 이러실 수 있냐고 따지고 싶은 요즘입니다.
오늘 복음을 장식하는 세례자 요한 케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평생 주님의 길을 미리 닦는 선구자로서의 삶에 충실했습니다.
하느님의 대변자로서 백성들에게 회개를 선포하고 구원의 길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최종적으로 그에게 주어진 현실은 정말이지 이해하지 못할 무고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배경에 묘하게도 한 사악한 여인의 모략과 간계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감추고 싶은 과거의 비리와 악행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공연하게 경고한 세례자 요한에 대해
강한 앙심을 품고 있었던 헤로디아의 증오와 복수심이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어찌 이리도 오늘 우리의 현실과 딱 맞아떨어지는지 오싹한 느낌마저 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토록 참혹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속적으로 희망해야 마땅합니다.
지금은 비록 악이 활개를 치고 악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하느님의 선은 언젠가 반드시
만천하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진리를 증언하다가 박해를 받고 무고하게 고통받고 죽어간 의인들의 생애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은
오랜 인류의 역사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부끄럽고, 이토록 비인간적이고, 이토록 참혹한 야만의 시대, 단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지속적으로 진리를 증언하고 계시는 의인들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주님께서 항상 그분들 고난의 여정에 끝까지 동반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루빨리 짙은 안개가 활짝 걷혀 세상만물의 형체가 제 빛깔을 발하듯이, 어서 빨리 진위가 가려져,
하늘 두려운 줄 모르고 날뛰는 무리들이 무대 뒤로 조속히 사라지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세월이 흐를지라도 폭군의 죄악을 고발하는 의인의 외치는 소리는 계속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전해줍니다.
엘리야의 영과 권능을 지닌 세레자 요한은 엘리야가 아합 임금과 이제벨 여왕을 꾸짖었던 것처럼, 헤로데와 헤로디아를 무섭게 꾸짖었습니다.
그들의 결혼이 합법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어둠이 빛을 싫어하는 까닭입니다.
사실 더러운 이들에게 정결함은 오히려 적수가 되고, 타락한 이들에게는 고결함이 오히려 괴로움이 됩니다.
잔인한 이들은 자비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인정 없는 이들은 사랑과 진실을 참지 못하고, 불의한 이들은 정의를 참지 못합니다.
그래서 요한은 곤경에 빠집니다.
오늘 복음에는 의인과 악인의 극한 대조를 보여줍니다.
한편에는 음모를 꾸미며 속임수를 쓰며 악의에 찬 헤로디아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진실하고 강직하며, 그 어떤 거짓에도 굴하지 않는 세례자 요한이 있습니다.
한편에는 폭군이지만 무능력한 헤로데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참수당하지만 힘 있는 세례자 요한이 있습니다.
한편에는 혀를 다스리지 못한 헤로데가 있고, 그의 혀는 잔치에서 맹세하지만 결국 타인의 죽음을 부르고 불의를 가져옵니다.
다른 한편에는 혀가 곧은 요한이 있고, 그의 혀는 감옥에 갇히지만 자신의 죽음을 허용하되 의로움을 이룹니다.
그리하여 헤로데가 받은 것은 요한의 머리지만 두려움이 되고, 세례자 요한이 받은 것은 쟁반이지만 월계관이 됩니다.
한편,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죽음을 예표해 줍니다.
한 푼 춤 값으로 팔려버린 세례자 요한의 목숨은 어찌 보면 참으로 억울한 죽음처럼 보입니다.
마치 은전 30냥에 팔려버린 예수님의 목숨처럼 말입니다.
헤로디아의 조정을 받은 소녀가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주기를' 요청하듯, 사제들과 유대 원로들의 조정을 받은 군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외치게 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머리가 쟁반에 올려지듯, 예수님의 온몸이 십자가 위에 올려질 것입니다.
이처럼 의인 요한의 죽음은 '주님의 종'인 예수님의 죽음을 미리 보여줍니다.
그러나 올가미에 걸려 넘어진 이는 의인이 아니라 폭군이었습니다.
거짓을 꾸미는 악인의 혀는 결국 자신이 쳐놓은 덫에 걸려 넘어지고, 진실된 의인의 혀는 영광의 관이 씌워졌습니다.
그렇습니다.
헤로데가 요한의 머리는 베었어도, 그의 소리는 벨 수가 없었습니다.
혀는 잠잠하게 만들었지만, 그 소리는 가라앉힐 수가 없었습니다.
감옥에 묶어 두어도 외치고, 죽어서 쟁반 위에서도 살아 외칩니다.
세월이 흐를지라도 폭군의 죄악을 고발하는 의인의 외치는 소리는 계속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도 진리와 정의를 위해 외치는 법을 배워야 할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무관심의 세계화’가 남을 위해 우는 법을 빼앗아 가버린 이 시대에, 남을 위해 우는 법을 배워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마르 6,18)
주님!
뼈 속에 새겨져 숨 막히게 외치고 있는 진실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
힘으로 짓눌러 가라앉힐 수 없는, 그 무엇으로도 가로막을 수 없는, 진리의 말씀을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
목이 베여도 결코 베어지지 않는 살아있는 말이 되게 하소서
울 줄을 알게 하소서.
진정으로 사랑하여 울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2.6.목요일 성 바오로 미키(1564-1597)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히브12,18-19.21-24 마르6,7-13
주님의 ‘제자이자 사도’로서의 기본적 자질
“희망과 사랑, 이탈의 자유와 섬김”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우리 믿는 이들의 신원은 분명합니다.
당시 주님을 따랐던 제자들처럼 우리도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 밖으로는 주님의 사도’입니다.
우리 수도자로 하면 ‘안으로는 수도승이요 밖으로는 선교사’입니다.
온 인류가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들이요 서로는 형제들’이 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자랑스런 신원입니다.
이런 정체성이 또렷해야 방황하지 않습니다.
옛 현자의 말씀도 우리의 신원확립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의심의 끝에서 발견하는 것은 결국 의심하는 나 자신이다.
의심하는 나를 극복하지 못하면 평생을 의심 속에 살아야 한다.”<다산>
“도끼를 잃어버리니 이웃집 아이가 의심스러웠다.
도끼를 찾은 다음 이웃집 아이를 보니 도끼를 훔친 아이 같지 않아 보였다.”<열자>
사람이 물음이라면 주님은 답입니다.
주님의 제자로서, 사도로서의 정체성이 또렷해 질수록 방황하지 않고, 참나의 겸손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자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끊임없는 자아초월(自我超越)로 겸손하고 온유하며
지혜로운 주님을 닮아감으로 참나가 되는 길뿐이겠습니다.
어제 읽은 내용도 믿는 이들의 삶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의 9까지 습관입니다.
1000명이 넘는 암말기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 어느 호스피스 전문의가 가르쳐준 삶의 지혜입니다.
1.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하라.
2.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3.집착하지 마라.
4.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5.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라.
6.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중히 하라.
7.삶과 죽음에 의연하라.
8.삶의 의미를 찾아라.
9.거짓 희망을 버리고 진짜 꿈을 꾸어라.
이 모두를 일거에 해결해 주는 주님의 제자로서, 사도로서의 삶입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목표이자 방향이요, 삶의 중심이자 의미이며, 우리 삶의 희망이자 꿈입니다.
이런 주님께 희망을 두고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사랑하며 살아갈 때 저절로 이탈의 자유요
진정 주님만으로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성 바오로 미키(1564-1597)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입니다.
임진왜란의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치하에서 선교하다 체포된 사람들은 작은형제회 수사 6명,
예수회 수사 3명, 일본인 신자 15명으로 24명에 후에 자진하여 체포된 2명의 일본인 신자 2명, 도합 26분입니다.
체포된 이들은 1597년 1월3일 교토를 출발하여 처형지인 나가사키 근처 해안까지 걸어 이동했습니다.
교토에서 나가사키의 850km 순교의 길은 세계 역사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멀고도 먼 길입니다.
미키 성인도 이들과 함께 겨울추위가 절정인 1월 내내 걷고 또 걸어 2월6일 바로 오늘 나가사키의 골고타’라고
불리는 나가사키 해안 근처 니시자카(西板) 언덕에서 마침내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합니다.
33살 일본 청년 미키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 전 마지막 남긴 말도 감동입니다.
“나는 아무런 죄도 범하지 않았지만, 단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죽는 것입니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죽게 됨을 기쁘게 생각하며, 우리 주님께서 나에게 내려 주신 커다란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저를 박해한 이들을 용서합니다.
그들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박해하는 이들을 가엾게 여기십니다.”
미키 성인은 사제품을 받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지만 순교할 수 있음을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그는 1627년 교황 우르바노 8세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1862년 6월8일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동료순교자들과 함께 26위의 일본 성인중의 한명으로 시성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일편단심의 사랑과 믿음이 이런 이탈의 자유와 기쁨속에 순교를
가능하게 했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무소유의 복음 선포가 가능했던 것도 순전히 주님 사랑에 기인한
초연한 이탈의 자유에 있음을 봅니다.
물론 이들의 파견활동이 가능했음은 도처에서 믿는 이들의 ‘환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음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주님 향한 이탈의 사랑이 ‘소유가 아닌 존재’인 주님이자 스승인 예수님만을 따르게 했고
주님의 제자이자 사도로써 본질적 사명 수행에 충실하게 했음을 봅니다.
제자들이자 사도로써 자유는 전적으로 섬김의 자유임이 다음 대목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주었다.’
참으로 파견받은 사도로써 주님을 닮아 본질적 섬김의 사명 수행에 전력을 다했던 주님의 제자들이었고
바로 우리의 본질적 사명 역시 섬김의 사랑뿐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지칠줄 모르는 선교열정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바로 히브리서가 말하는 궁극의 희망이자 꿈을 상징하는 천상 예루살렘입니다.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 예루살렘으로,
무수한 천사들의 축제집회와 하늘에 등록된 맏아들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또 모든 사람의 심판자 하느님께서 계시고, 완전하게 된 의인들의 영이 있고,
새계약의 중개자 예수님께서 계시며, 그분께서 뿌리신 피, 곧 아벨의 피보다 더 훌륭한 것을 말하는
그분의 피가 있습니다.”
바로 거룩한 미사전례가 거행되는 오늘 지금 여기가 시온 산이요 천상 예루살렘의 실현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오늘 지금 여기서 부터 천상 예루살렘의 꿈과 희망을 앞당겨 살 때
지칠줄 모르는 열정에 샘솟는 섬김의 선교활동입니다.
결코 속화되어 오염되거나 부패 변질됨이 없이 주님의 제자이자 사도로써 본질적 사명 수행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아멘.
2/7(금) [(녹)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되새김 구절
1. 욕망에 눈이 멀었던 노인들이 수산나를 욕보이려 했지만,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을 보내셔서 노인들의 욕망을 심판하셨습니다.
헤로데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세례자 요한을 죽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옳은 말 했기 때문입니다. 헤로디아는 사람의 방법으로 세례자 요한을 죽였습니다. 헤로데는 체면 때문에 의로운 세례자 요한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억울한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몸에서 난 사람 중에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
(조재형 신부)
2. 진리를 증언하다가 박해를 받고 무고하게 고통받고 죽어간 의인들의 생애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은
오랜 인류의 역사가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부끄럽고, 이토록 비인간적이고, 이토록 참혹한 야만의 시대, 단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지속적으로 진리를 증언하고 계시는 의인들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주님께서 항상 그분들 고난의 여정에 끝까지 동반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루빨리 짙은 안개가 활짝 걷혀 세상만물의 형체가 제 빛깔을 발하듯이, 어서 빨리 진위가 가려져,
하늘 두려운 줄 모르고 날뛰는 무리들이 무대 뒤로 조속히 사라지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마르 6,18)
주님!
뼈 속에 새겨져 숨 막히게 외치고 있는 진실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
힘으로 짓눌러 가라앉힐 수 없는, 그 무엇으로도 가로막을 수 없는, 진리의 말씀을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
목이 베여도 결코 베어지지 않는 살아있는 말이 되게 하소서
울 줄을 알게 하소서.
진정으로 사랑하여 울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33살 일본 청년 미키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기 전 마지막 남긴 말도 감동입니다.
“나는 아무런 죄도 범하지 않았지만, 단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죽는 것입니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죽게 됨을 기쁘게 생각하며, 우리 주님께서 나에게 내려 주신 커다란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저를 박해한 이들을 용서합니다.
그들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박해하는 이들을 가엾게 여기십니다.”
미키 성인은 사제품을 받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지만 순교할 수 있음을 축복으로 여겼습니다.
그는 1627년 교황 우르바노 8세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1862년 6월8일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동료순교자들과 함께 26위의 일본 성인중의 한명으로 시성됩니다.(이수철 신부)
2/7(금) [(녹)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오늘의 기도
복음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오늘의 말 · 샘 기도>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마르 6,18)
주님!
뼈 속에 새겨져 숨 막히게 외치고 있는 진실한 말씀을 듣게 하소서.
힘으로 짓눌러 가라앉힐 수 없는, 그 무엇으로도 가로막을 수 없는, 진리의 말씀을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
목이 베여도 결코 베어지지 않는 살아있는 말이 되게 하소서
울 줄을 알게 하소서.
진정으로 사랑하여 울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2월7일(금) 6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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