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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5년 3월 9일 주일[(자) 사순 제1주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5년 3월 9일 주일[(자) 사순 제1주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이 주일에는 파스카 성야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받을 예비 신자들을 위한 ‘선발 예식’ 또는 ‘이름 등록 예식’을 거행한다. 이 예식에서는 고유 기도문을 사용한다.>

오늘은 사순 제1주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 사막에서 부르짖는 교회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말씀의 빵으로 우리를 길러 주시고, 성령의 힘으로 감싸 주십니다. 우리가 절제와 기도로 끈질긴 악의 유혹을 이기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91(90),15.16
나를 부르면 나 그에게 대답하고 그를 해방시켜 영예롭게 하리라. 오래오래 살도록 그에게 복을 내리리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해마다 거룩한 성사로 사순 시기를 지내는 저희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회개의 삶으로 그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선택받은 백성의 신앙 고백>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26,4-1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4 “사제가 너희 손에서 광주리를 받아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의 제단 앞에 놓으면,
5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 앞에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저희 조상은 떠돌아다니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이집트로 내려가 이방인으로 살다가,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수가 많은 민족이 되었습니다.
6 그러자 이집트인들이 저희를 학대하고 괴롭히며
저희에게 심한 노역을 시켰습니다.
7 그래서 저희가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께 부르짖자,
주님께서는 저희의 소리를 들으시고,
저희의 고통과 불행, 그리고 저희가 억압당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8 주님께서는 강한 손과 뻗은 팔로,
큰 공포와 표징과 기적으로 저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9 그리고 저희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시어 저희에게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
10 주님, 그래서 이제 저희가
주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땅에서 거둔 수확의 맏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런 다음에 너희는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 앞에 놓고,
주 너희 하느님께 경배드려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1(90),1-2.10-11.12-13.14-15(◎ 15ㄴ 참조)
◎ 주님, 환난 가운데 저와 함께 계시옵소서.
○ 지극히 높으신 분의 보호 아래 사는 이,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안에 머무는 이, 주님께 아뢰어라. “나의 피신처, 나의 산성, 나의 하느님, 나 그분께 의지하네.” ◎
○ 너에게는 불행이 다가오지 않고, 네 천막에는 재앙이 얼씬도 못하리라. 그분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가 가는 모든 길을 지켜 주시리라. ◎
○ 행여 네 발이 돌부리에 차일세라, 천사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너는 독사와 살모사 위를 거닐고, 힘센 사자와 이무기를 짓밟으리라. ◎
○ 그가 나를 따르기에 나 그를 구하여 주고, 내 이름 알기에 나 그를 들어 높이리라. 그가 나를 부르면 나 그에게 대답하고, 환난 가운데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며, 그를 해방시켜 영예롭게 하리라. ◎

제2독서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 고백>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10,8-13
형제 여러분, 성경에서 8 의로움은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그 말씀은 너희에게 가까이 있다. 너희 입과 너희 마음에 있다.”
이것이 우리가 선포하는 믿음의 말씀입니다.
9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4,4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유혹을 받으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1-13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6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7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9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10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11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1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세상의 유혹에 맞서는 교회를 지켜 주시어, 주님의 진리에 의지하여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게 하시며, 세상 구원을 위한 길잡이가 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나라들을 살펴 주시고, 모든 이가 인간의 존엄과 정의를 연대로써 실천하며 세상의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질병의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치유자이신 주님,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살펴 주시어,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덜어 주시고, 더 나아가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혜이신 주님, 위기에 놓인 가정 공동체를 살펴 주시어, 갈등으로 상처입은 구성원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고, 저마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며 용서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이 제물을 봉헌하오니
이 제사로 거룩한 사순 시기를 경건히 시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사순 감사송 5 : 주님께서 받으신 유혹(사순 제1주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십 일 동안 단식하시며
사순 시기 재계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어
저희도 악의 세력을 물리치도록 가르치셨나이다.
이제 저희는 새로운 마음으로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며
마침내 영원한 파스카 잔치에 들어가리이다.
그러므로 천사들과 성인들의 무리와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4,4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또는>
시편 91(90),4 참조
주님은 당신 깃으로 너를 덮어 주시리니, 너는 그분 날개 밑으로 피신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는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천상 양식은
믿음을 기르고 희망을 더하며 사랑을 뜨겁게 하오니
저희가 살아 있는 참된 빵이신 그리스도를 바라고 기다리며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백성을 위한 기도

주님, 간절히 비오니
주님 백성 위에 풍성한 복을 내려 주시어
고난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키우고
유혹을 받으면서도 덕행을 쌓아 영원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시는 예수님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사순 제1주일

 

재의 수요일에 많은 분이 재의 예식에 참례하였습니다. 이마에 바른 십자 표시의 재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백신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마에 표시가 돼 있기에 악의 세력이 가까이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약에 이런 비슷한 표시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집 앞에는 양의 피를 발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양의 피가 있는 집은 건너가셨습니다. 이마에 재가 있는 분들은 하느님께서 지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투에서 공을 많이 세운 사람들이 받는 훈장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마에 재가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인정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이 재의 수요일에 이마에 재를 받아서 악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마에 재를 받아서 하느님 나라에서 인정받는 신앙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자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과 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번 주일에 인왕산에 갈까?’라고 물으면 그러자라고 대답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가 이번에는 내려와서 칼국수 먹으러 갈까?’라고 물으면 그러자라고 대답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상대방이 하는 말에 그러자라고 대답합니다. 이번 주일에 미술관에 갈까?’라고 물으면 라고 대답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저녁에 중국집 갈까?’라고 물으면 라고 대답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친구입니다. ‘?’라는 말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과학, 문학, 예술은 ?’라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러자라는 말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지금 슬픔에 겨워하는 사람에게, 지금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게, 헤어짐의 아픔을 참고 있는 사람에게는 ?’라는 말보다는 그러자라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러자라는 공감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고,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사순시기입니다. ‘?’라는 질문 대신 그러자라는 응답으로 주님의 수난에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며 악마의 유혹을 받으십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복음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떠나갔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깨달음을 줍니다. 유혹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언제든 다시 찾아올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유혹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유혹을 극복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혹은 마치 숨어 있다가 기회를 엿보는 포식자처럼, 우리가 약해질 때 다시 다가옵니다. 우리는 돈, 권력, 명예, 쾌락 같은 다양한 유혹 앞에서 계속해서 시험을 받습니다예수님께서도 광야에서 악마의 세 가지 유혹을 물리치셨지만, 그 유혹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악마는 결국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앞두고 가장 힘드실 때 다시 다가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내려와 보라는 조롱을 받으셨습니다

 

유혹은 언제나 우리의 가장 약한 순간을 노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첫째, 유혹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유혹을 피하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악마와 맞서서 말씀으로 대응하셨습니다. 우리도 유혹을 외면하기보다,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주님의 말씀으로 답해야 합니다. 둘째, 자기 자신을 성찰해야 합니다. 유혹은 우리 약점을 파고듭니다. 어떤 순간에 내가 가장 흔들리는지, 어떤 상황에서 쉽게 넘어지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하느님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영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유혹은 우리의 의지력이 약할 때 더 쉽게 다가옵니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우리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면, 악마가 다음 기회를 노려도 쉽게 넘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유혹받을 때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고 생각한다면, 그분의 길을 따라간다면 악마가 우리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유혹은 한 번 이겼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악마는 우리가 지쳐 있을 때, 외로울 때, 방심할 때 다시 찾아옵니다. 그러나 유혹이 반복된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은 우리가 더욱 강해질 기회입니다. 우리가 매 순간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를 통해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 나간다면, 유혹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단단한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면 구원을 얻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는 우리의 신앙은 우리들의 삶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님께 의지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 삶의 유혹을 이겨내고 주님의 충실한 자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사순 제 1주일

복음루카 4,1-13

 

우리는 나약하지만, 아버지와 연결된 끈으로 인해 강건합니다!

 

젊은 시절, 심각한 스트레스성 위염으로 참다 참다,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꼬박 일주일간 링거주사에만 의지한 채 단식을 했습니다.

담당 간호사님은 매정하게도 제 침대 앞쪽에 ‘절대 금식’ 이란 팻말을 달아놓았습니다.

그리고 매서운 눈초리로 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이틀간은 그런대로 견딜 만했습니다만 사흘이 지나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매끼 식사 시간은 제게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옆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분이 병원 밥투정을 하면서 딱 한 숟가락만 뜬 식판을 물리며

‘그냥 내어가라’ 할 때, 저도 모르게 제 입에서는 ‘저런 저런!’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배가 출출해지는 9시 뉴스 시간 때마다 통닭이다, 족발이다, 몰래 야식을 즐기는 날라리 환자들이

얼마나 얄미웠는지 모릅니다.

어찌 그리도 야속한 사람들이 다 있던지요.

‘절대 금식’이란 표시판 때문인지 한번 먹어보라 소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간 생리 구조상 하루 세 끼 식사는 지극히 기본적인 것입니다.

단식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가장 기본적 욕구인 식욕에 통제를 가함으로써 목표하는 특정 의미를

추구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이어트나 건강진단, 질병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단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단식은 하나의 목적성을 지닙니다.

사순시기 동안 그리스도 신자들은 작은 몸짓이지만 단식을 통해서 예수님 수난에 상징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40일간 단식해 오신 예수님께서 악마로부터 유혹받으시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신성을 지니신 하느님이기도 하셨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와 똑같은 육체 조건을 지니셨던

인간이셨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고통과 배고픔을 똑같이 겪으셨던 참 인간이셨습니다.

 

휴가지에서 40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겠지만, 단식하면서 보내는 40일은 정말 지옥 같은 나날입니다.

허기가 져서 거의 탈진상태에 도달한 예수님 앞에 악마가 나타납니다.

갖은 감언이설과 달콤한 유혹 거리를 미끼로 내세우며 예수님을 현혹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유혹들을 의연히 이겨내십니다.

허탈해진 악마는 힘을 잃고 떠나갑니다.

 

예수님께서 악마의 유혹 앞에 끝까지 굴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묵상해봅니다.

아버지께 대한 항구한 충실성과 철저한 순명, 아버지를 향한 지속적 신뢰와 끊임없는 자아 포기,

그 결과가 유혹의 극복이란 결실을 가져왔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우리는 부족하지만 아버지와 연결된 끈을 끝까지 놓지 않음으로 인해 우리는 강합니다.

우리는 나약하지만 아버지 현존 안에 뿌리내림으로 인해 우리는 강합니다.

세상 유혹 앞에 설 때마다 예수께서도 유혹을 받으셨음을 기억합시다.

아버지께 대한 간절한 기도를 통해 그 모든 유혹들을 물리치셨음을 기억합시다.

 

우리가 막 걷기 시작한 사순절이라는 광야 여정 중에 악마로부터 받는 유혹도 많겠지만,

그 여정이 든든하신 우리 주님께서 언제나 동행하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는 3년간의 공생활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홀로 광야로 들어가셔서

40일간의 긴 단식침묵 개인 피정을 실시하셨습니다.

피정기간동안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진정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어디 있는지 헤아리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예수님 당신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간절히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빵과 권력과 재물이라는 악마의 유혹으로부터 용감히 맞서 싸우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피정을 보면 우리의 사순절이 어떠해야 하는지 즉시 답이 나오는군요.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무질서한 애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사순 제 1주일

 

<광야에서의 유혹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삶을 제시해줍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두 개의 ‘신앙고백’과 함께 ‘참된 신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는 선택받은 백성의 신앙고백이요, 제2독서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신앙고백입니다.

곧 전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햇곡식을 봉헌하면서 주님께서 자신들을 이집트 땅에서 해방시키고 좋은 땅을 주셨다는 신앙고백이요, 후자는 우리의 구원이 율법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거저 주신 은총을 통해 구원이 온다는 신앙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의 유혹받으신 장면을 통하여, 앞의 두 독서에서 고백하고 있는 ‘신앙’의 핵심을 보여주십니다.

곧 오로지 아버지께만 신뢰와 의탁을 두는 신앙의 행위를 통해서, 믿는 이들이 어떠한 처지에서도 구원의 길을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줍니다.

곧 유혹을 이기신 인간 예수님의 모습은 모든 인간이 닮아야 할 가장 모범적이고 완전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사실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되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겠다고 약속한 곳이요, 오롯이 하느님을 만나는 곳이요,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이기도 합니다(호세 2,16-18).

 

또 불모의 황폐한 사막이요 유혹받은 장소이기도 하지만, 야곱을 아껴주신 곳이요(신명 32,10), 이스라엘 백성을 보살펴주고 인도하신 곳이요(신명 2,7;8,15; 느헤 9,18-19), 시험의 장소이기도 하지만(신명 8,2), 예언자들이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요(1열왕 19,4), 사랑을 알게 하시는 장소이기도 합니다(예레 2,2-3).

 

또한 광야는 현실적으로 우리 삶을 뒤흔드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지금의 이 세상이요, 우리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시며 기도하셨습니다. 

 

마침내 허기지셨던 예수님은 쇠약해지셨고,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상태에 처했습니다.

가장 허약한 순간을 노려 악마의 끈질긴 유혹은 시작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유혹을 피하시지 않으시고 정면으로 돌파하십니다.

아니, 역설적으로 말하면, 오히려 유혹은 하느님의 뜻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라는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곧 물질적 유혹, 빵에 대한 유혹, 필요와 효용성, 소유와 능력에 대한 유혹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루카 4,4)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육신을 살리는 물질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말씀을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다시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요.”라는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곡 영적, 신앙적 유혹, 권력에 대한 유혹, 지배와 권위, 존경에 대한 유혹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루카 4,8)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우상을 믿고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 이로서 그분만을 섬기고 믿으라는 말씀, 곧 믿음과 사랑과 희망을 하느님께 두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성전 꼭대기에서,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그분께서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는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곧 정신적 유혹, 영예에 대한 유혹, 과시와 인기, 교만과 허영, 영웅주의에 대한 유혹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주 너희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루카 4,12)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허영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하느님께 두고 그분의 뜻 이루어지기를 바라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유혹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대체 악마는 무엇을 노리고 다가왔던 것일까? 

그것은 궁극적으로는 예수님을 하느님에게서 떼어놓으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루어야 할 사명을 방해하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위하여 온전히 헌신하셨습니다. 

이토록 광야에서의 유혹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삶을 제시해줍니다.

곧 이 사건은 우리를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신비로 이끌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술이나 기적으로 이 세상을 구원하지 않으시고, ‘말씀’을 통해서 믿음으로 유혹을 이기시고, 사랑으로 사명의 길을 가셨으며, 아버지의 뜻에 희망을 두셨습니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도 예수님의 이 헌신에 힘입어, 결코 그 누구도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자 누구입니까? 

환란입니까? 궁핍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이 모든 일에서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에 힘입어 이기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천사도 주권도 다른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로마 8, 35-38)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루카 4,4)

 

주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살게 하소서.

나의 필요보다 타인의 필요를 먼저 헤아리고 소유하기보다 소유당할 줄을 알게 하소서.

무엇이 유익한가보다 그것이 사랑인가를 보게 하시고, 능력을 가지기보다 가진 능력을 사랑으로 쓸 줄을 알게 하소서.

당신으로부터 떼어 놓는 모든 것으로부터 떨어져 있게 하시고, 당신의 사랑에 힘입어 말씀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3.8.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이사58,9ㄷ-14 루카5,27ㄴ-32

 

                                                 더불어(together) 추종의 여정

                                                            “부르심과 응답”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하여 있사오니,

 주여, 이 종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소서.”(시편86,4)

 

레위와 예수님과의 만남이 극적입니다. 세관에 앉아있던 레위가 뜻밖에 주님의 부름을 받습니다.

분명 레위의 내적 갈망을 알아채신 주님의 부르심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선행하는 레위의 주님을 찾는 내적 갈망입니다.

만일 이런 내적 갈망이 없었다면 주님은 그를 부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를 따라라.”

 

영원한 현재성을 지니는 말씀입니다.

삶의 방향을, 삶의 길을,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해, 또는 잃어버려 방황이요 혼란이자 불안이요 두려움입니다.

바로 레위가 주님을 만남은 그대로 구원이었으니 삶의 방향을, 길을, 희망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삶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주님은 나를 믿어라’, ‘나를 사랑하라’ 하시지 않고 ‘나를 따라라’ 하십니다. 

 

예나 이제나 주님은 우리에게 ‘나를 따라라’ 하십니다.

제대로 주님을 따라갈 때 제대로의 참삶입니다.

한두번 따름이 아니라, 평생 날마다 살아있는 그날까지, 버리고 비우고 주님을 따라야하는

“추종의 여정”입니다.

 

주님은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전례중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는 이에 응답하여 오늘 복음의 레위처럼

주님을 따라 나섭니다.

다음 대목이 상징성이 깊습니다.

 

‘그러자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그대로 레위의 내적 갈망이 얼마나 컸던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새삼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의 자포자기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라는 제 지론이 생각납니다.

넘어지면 즉시 일어나 새롭게 주님을 따라 나서는 파스카의 삶, 이래야 비로소 영적탄력 좋은 삶입니다. 

 

삶은 주님을 따르는 추종의 여정입니다.

레위는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베풀었고, 부르심을 받은 레위는 주님의 제자들 공동체에 합류합니다.

이제 레위는 혼자가 아니라 제자들과 함께 주님을 따르는 공동체에 합류한 것입니다.

그대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수도공동체에 합류한 우리를 방불케 하는 공동식탁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주님의 제자들을 향한 항의성 질문과 이에 대한 주님의 답변이

오늘 복음의 절정입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

사람 눈에 세리와 죄인들이지 주님 눈에는 모두가 평등한 형제임을 몰랐던 편견에

눈이 멀었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입니다.

예수님의 즉각적인 통쾌한 답변이 평생 묵상자료가 됩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왔다.”

 

예수님께서는 “죄인”을 치료받아야 하는 “병자”로 여기시고, 당신 자신을 “의사”에 비유하십니다.

회개와 더불어 최고의 명의이신 주님으로부터의 치유의 용서가 이뤄짐을 봅니다.

치유받은 병자들의 공동체이자 용서받은 죄인들의 공동체가 바로 주님을 따르는 우리 제자들의 공동체요,

날마다 용서받고 치유받아 새롭게 추종의 여정에 오르게 하는 미사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사실 천주교는 힐링의 종교요 총체적 힐링에 미사전례은총을 능가하는 것은 없습니다.

도대체 세상에 용서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의인들은, 치유를 필요로하지 않는 건강한 이들은 몇이나 될까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정도나 양상의 차이일뿐 모두가 주님의 부르심을, 용서와 치유를 필요로 하는 죄인이요

병자라는 엄연한 사실이 우리를 참으로 겸허하게 합니다. 

 

어제에 이어지는 오늘 이사야서 말씀도 사순시기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 공동체에 주시는 말씀입니다.

참된 단식의 정신이자 회개로 용서받아 새롭게 주님을 따라나선 우리를 고무하고 축복하는 말씀입니다.

교회내 제자들 공동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우리 시야를 전 인류 가족인 사회 전반을 살펴보게합니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솟아 오르고. 암흑이 대낮처럼 되리라.

주님께서 늘 너를 이끌어 주시고, 메마른 곳에서도 네 넋을 흡족하게 하시며, 네 뼈마디를 튼튼하게 하시리라.

그러면 너는 물이 풍부한 정원처럼, 물이 끊이지 않는 샘터처럼 되리라.”

 

삶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사랑의 실천, 회개의 실천입니다.

이사야가 제시하는 이상이 참으로 영감이 넘치고 아름답고 현실적입니다.

은총의 사순시기 이런 우리를 격려하시는 주님입니다.

 

“너는 오래된 폐허를 재건하고, 대대로 버려졌던 기초를 세워일으키리라.

 너는 갈라지 성벽을 고쳐 쌓는 이, 

 사람이 살도록 거리를 복구하는 이라 일컬어 지리라.”(이사55,12)

 

이어지는 안식일에 대한 말씀도 우리의 무지를 일깨우며 주일에 대한 우리 자각을 새롭게 합니다.

‘안식일’을 ‘주일’로 바꿔 읽어봅나다.

이렇게 주일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청정욕淸淨慾도 듭니다.

 

“네가 삼가 주일을 짓밟지 말고, 

 나의 거룩한 날에 네 일을 벌이지 않는 다면, 

 네가 주일을 ‘기쁨’이라 부르고, 

 주님의 거룩한 날을 ‘존귀한 날’이라 부른다면, 

 네가 길을 떠나는 것과 네 일만 찾는 것을 삼가며, 

 말하는 것을 삼가고, 주일을 존중한다면, 

 너는 주님 안에서 기쁨을 얻고, 

 나는 네가 세상 높은 곳 위를 달리게 하며, 

 네 조상 상속 재산으로 먹게 해 주리라.”

 

너무 아름답고 고무적이라 안식일을 주일로 바꿔 읽어보며 욕심을 내어 써 봤습니다.

비단 주일뿐 아니라 이 은총의 사순시기 이런 하느님 중심의 관상적 삶이 일상으로 확장되었으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

너무 지치고 피폐해진 영혼들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런 관상적 삶에 참 좋은 도움이 됩니다.

 

“주님, 제게 당신의 길을 가르치소서.

 제가 당신의 진리 안에서 걸으오리다.”(시편86,11ㄱㄴ). 아멘.


3/9(일) [(자) 사순 제1주일], 되새김 구절

 

1. 우리가 매 순간 주님의 말씀을 붙잡고, 기도를 통해 내면을 단단하게 다져 나간다면, 유혹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단단한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면 구원을 얻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는 우리의 신앙은 우리들의 삶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주님께 의지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우리 삶의 유혹을 이겨내고 주님의 충실한 자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조재형 신부)

 

2. 예수님게서는 빵과 권력과 재물이라는 악마의 유혹으로부터 용감히 맞서 싸우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피정을 보면 우리의 사순절이 어떠해야 하는지 즉시 답이 나오는군요.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무질서한 애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루카 4,4)

 

주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살게 하소서.

나의 필요보다 타인의 필요를 먼저 헤아리고 소유하기보다 소유당할 줄을 알게 하소서.

무엇이 유익한가보다 그것이 사랑인가를 보게 하시고, 능력을 가지기보다 가진 능력을 사랑으로 쓸 줄을 알게 하소서.

당신으로부터 떼어 놓는 모든 것으로부터 떨어져 있게 하시고, 당신의 사랑에 힘입어 말씀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왔다.”

 

예수님께서는 “죄인”을 치료받아야 하는 “병자”로 여기시고, 당신 자신을 “의사”에 비유하십니다.

회개와 더불어 최고의 명의이신 주님으로부터의 치유의 용서가 이뤄짐을 봅니다.

치유받은 병자들의 공동체이자 용서받은 죄인들의 공동체가 바로 주님을 따르는 우리 제자들의 공동체요,

날마다 용서받고 치유받아 새롭게 추종의 여정에 오르게 하는 미사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이수철 신부)

 

3/9(일) [(자) 사순 제1주일], 오늘의 기도

 

복음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유혹을 받으셨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루카 4,4)

 

주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살게 하소서.

나의 필요보다 타인의 필요를 먼저 헤아리고 소유하기보다 소유당할 줄을 알게 하소서.

무엇이 유익한가보다 그것이 사랑인가를 보게 하시고, 능력을 가지기보다 가진 능력을 사랑으로 쓸 줄을 알게 하소서.

당신으로부터 떼어 놓는 모든 것으로부터 떨어져 있게 하시고, 당신의 사랑에 힘입어 말씀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3월9일(일) 3시2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