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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나무들 5- 김남조

 

나무들 5

 

무게를 견디는 자여

나무여

새둥지처럼 불거져 나온 열매들을

추스르며 추스르며

밤에도 잠자지 않네

 

실하게 부푸는 과육

가지가 휘청이는 과실들을

들어 올려라

들어 올려라

중천의 햇덩어리

너의 열매

 

무게가 기쁨인 자여

나무여

늘어나는 피와 살

늘수록 강건한 탄력 장한 힘이더니

그 열매 추수하면

이 날에 잎을 지우네

 

- 김남조(1927~ )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2012.4.6.) 김남조 시인의 <나무들 5>를 읽었다. 숫자 ‘5’는 왜 붙인 것인지...^-^

 

 

장석남 시인이 시평을 썼다. “무게가 기쁨인 삶을 생각한다. 젊은 아비가 오랜 출장에서 돌아와 아이를 안아볼 때 부쩍 늘어난 무게는 얼마나 큰 기쁨이던가. 내가 지고 있는 이 짐은 기쁨인가 고통인가, 점검해 본다. 늘어나는 짐에 강건한 탄력이 생긴다면 그건 기쁨이리.”

 

 


 

 

나무들을 관찰하다 보면 물기를 머금은 듯 탱탱하고 윤기 있는 수피를 가진 나무의 열매는 보잘 것 없는 것이 많고, 열매가 크고 실하며 기름지고 맛있을수록 줄기의 수피는 메마르고 거칠거칠하며 윤기가 없어 흡사 바싹 마른 고목의 양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러한 식물의 행태를 보며 바싹 마른 모정의 자기희생이 있어야 저리 좋은 열매를 맺는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무게가 기쁨이 되기 위하여 따르는 자기희생과 자기희생으로 점점 늘어가는 질긴 내공이 강건한 탄력, 장한 힘이 되어 세상을 이어주는 대지의 근원으로 흡수된다.

 

 

 

 


김남조(金南祚, 1927년 9월 26일 ~ )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다.경상북도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숙명여대 교수를 역임하였다. 개요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 《잔상》으로 등단하였고,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간.



감나무의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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