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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시인-최승자

 

시인

 

시인은 여전히 컹컹거린다.

그는 시간의 가시뼈를 잘못 삼켰다.

 

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의 뼈를

그러나 시인은 삼켰고

그리고 잘못 삼켰다.

 

이 피곤한 컹컹거림을 멈추게 해다오.

이 대열에서 벗어나게 해다오.

 

내 심장에서 고요히,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는 것을

나는 누워

비디오로 보고 싶다.

 

그리고 폐광처럼 깊은 잠을

꾸고 싶다.

 

 - 최승자(1952~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2012.4.27) 이다.

장석남 시인이 시평을 썼다.

 

-----소화되지도 않고 뱉어낼 수도 없는 질식의 시대가 있었다. 차라리 모든 것을 내준 폐광(廢鑛)이고 싶다는 사랑의 눈금은 얼마나 빛나는가?

 시인의 자리를 이토록 치열하게 보여준 시를 나는 보지 못했다. 사람들은 시인을 술 마시고  한가하게 노는 사람으로 여기기도 한다.

 

 

"심장에서 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는 것을...보고싶다" 라고 했는데...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긍정적 이미지 같은데... 거미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ㅜㅜ...^-^

 

 

최승자(1952년 ~ ) 60세, 용띠,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충청남도 연기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배웠다. 1979년 계간 《문학과 지성》 가을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 창작과 번역을 같이 해왔다. 2001년 이후 투병을 하면서 시작 활동을 한동안 중단했으며, 2006년 현재 요양 중이다.

최승자는 현대 시인으로는 드물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박노해, 황지우, 이성복 등과 함께 시의 시대 80년대가 배출한 스타 시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무당거미 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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