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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강론

2012년 5월 22일 [(백) 부활 제7주간 화요일] /요셉 신부님 묵상

2012년 5월 22일 [(백) 부활 제7주간 화요일]

 

예수님의 ‘버킷 리스트’

 

말씀의 초대

바오로는 예루살렘으로 가기 전 에페소 교회의 원로들을 불러 놓고 작별의 인사를 한다. 그는 자신에게 투옥과 환난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면서도 복음을 증언하는 일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죽음을 앞두시고 당신 자신과 제자들을 위해 아버지께 기도하신다. 예수님의 기도는, 아버지께서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시고, 제자들을 지켜 주시며 그들이 하나가 되게 해 주십사는 것이다(복음).

 

제1독서 <나는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를 다 마치겠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20,17-27
복음 <아버지, 당신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11ㄴ

 

오늘의 말씀

요즘 들어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오가는 말이 ‘버킷 리스트’(bucket list)입니다. 이는 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의 유래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세에는 교수형을 집행할 때 사람에게 올가미를 목에 두른 뒤 뒤집어 놓은 양동이(bucket)에 올라가게 한 다음 양동이를 걷어참으로써 사형에 처했답니다. 이처럼 ‘버킷 리스트’란 ‘양동이를 치우다’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때를 앞두고 당신 자신과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십니다.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기도드리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서는 그들을 지켜 주시고 하나가 되도록 기도드리십니다. 예수님의 ‘버킷 리스트’를 요약하자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제자들을 지켜 주시고 그들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죽기 전에 제일 후회하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합니다. 후회 없는 삶을 살려면 오늘 나는 무엇을 하겠습니까? 진정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 한번 그 목록을 작성해 봅시다. 그리고 예수님의 그것과 비교해 봅시다.

 

명동성당 내부 십자가의 길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니다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2012년 나해 부활 제7주간 수요일 - 나의 잠재능력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침을 주기위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라. 사람은 생각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몇 배의 일을 할 수 있는 거란다.”

그리고는 아들을 데리고 산으로 갔습니다. 길 중간에 커다란 바위가 굴러 내려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바위를 한 번 치워보라고 시켰습니다.

 

아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바위를 들어보기도 하고 굴려보기도 하였지만 움직일 것 같으면서도 좀처럼 움직여지지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나무와 자갈로 지렛대를 만들며 노력했지만 헛수고였습니다.

 

마침내 아버지가 말을 꺼냈습니다.

너는 지금 네가 가지고 있는 힘을 다 쓰지 않고 있구나.”

그러자 아들이 원망스런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버지, 저는 지금 젖 먹던 힘까지 다 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하지만 이 바위는 너무 무거워요.”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아들아, 너는 애를 썼지만 혼자서는 그 바위를 움직이지 못한다는 걸 알았을 게다. 하지만 넌 최선을 다한 게 아니야, 너는 방금 나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어. 함께 있는 사람도 너의 힘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명심 하거라. 우리가 함께하면 그 바위쯤은 쉽게 움직일 수 있다.”

 

[참조; 인간관계를 따뜻하게 열어주는 108가지]

 

저도 고등학교 3학년 2학기부터 성적이 매우 떨어지며 적지 않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아 신경정신과에서 주는 약을 먹으며 마지막 두 달을 버텼어야 했습니다.

학력고사가 끝나고 담임선생님께 투덜거리듯 말씀드렸습니다.

 

만약 제가 소위 고3병만 안 걸렸어도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담임선생님은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공부는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야. 네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도 함께 잘 했어야지.”

 

사실 저는 학교 선생님들이 저에 대해 신경을 너무 안 써주는 것 같아서 그것에 대해 서운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담임선생님을 비롯해서 어떤 선생님과도 나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혼자 힘으로만 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것이 곧 저의 실력이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아버지께 기도를 합니다. 같은 하느님이시면서도 아버지께 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이름은 그 사람의 본질을 나타냅니다. 만약 예수님의 본질이 구원자시라면 그 구원자가 되도록 하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힘은 곧 성령님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이름, 즉 성령의 힘으로 당신께 맡겨진 이들을 지키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잠재능력은 아버지로부터 받는 성령님이셨던 것입니다.

 

같은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서도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성령의 힘으로 당신 제자들을 지켜내셨는데, 우리 힘만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습니까?

 

폭풍이 몰아치는 밤에 제자들은 갈릴레아 호수에서 바람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결국 배가 호수에 가라앉을 지경까지 이르러서야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약한 믿음을 꾸짖으셨습니다. 무엇이든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 절대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텍사스주 보몬트의 외곽지대에 한 농부가 백만장자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많은 농토를 소유하고는 있었지만 몇 년째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가뭄이 겹쳐서 그의 생활은 파산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석유회사에서 그 농부의 땅에 석유가 있는지 뚫어보겠다고 하였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허락을 했는데 그 밑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석유가 매장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힘으로 농사만 짓는다면 우리가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잠자고 있는 잠재능력을 깨워야 합니다. 그러나 그 분께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겸손이 없다면 그 능력은 영원히 잠들어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