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60으로 접어들면서 어느 때 부터인지 소리에 민감하다. 아차산 생태공원에 갔는데...중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왔다. 그런데 여학생들이 기차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툭하면 꿱~ 꿱~ 소리를 지른다. 연유는 모르지만 내지르는 소리말고 제발 담화하듯 이야기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젊은 혈기 때는 모두 그러했던 것으로 기억되기는 한다. 내가 고2 때 크리프 리쳐드가 내한공연을 왔다. 공항에 도착하는 날이 시험기간이었다. 그 때만 해도 시험 때 결석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결석하고 공항에 간 학생이 2~3명이 되어 쇼크였는데...그때 당시 예능반(문과, 이과, 예능반으로 반 편성)으로 친구때문에 놀러가 있으면...크리프 리쳐드 사진 한장 넘길 때 마다 소리를 꽥~ 꽥~ 지르던 친구들 생각이 난다....그 때도 물론 나는 '소리 지르는 대열'에 끼이지 않았다...^-^
평생교육 기관의 강의를 들을 때이다. 내 옆의 앉은 이가 강의 중 뒤에서 소곤거리는 지방방송(?)을 제지하기 위해 조용히 하라고 일갈하는 데...그 목소리가 금속성으로 살기가 등등 느껴진다... 강의시간에 수강생의 질문과 답변, 토론으로 이어지니... 강사에게 강의하라고 일갈하는 데, 단번에 제압이 된다. 질문자끼리 막상막하의 담론이 이어지자, 두분 다 토론이 길어지니 그만 끝내라고 일갈 하는데 역시 단번에 정리가 된다. 상황의 교통정리(?) 능력은 인정하나 옆에서 들리는 금속성의 살기음성에 스산하고 으스스해 가까이 듣기에는 부담스럽다...먼 발치에서 들었으면 괜찮으려만...하고 생각한다...분명히 살기음성 그녀가 필요한 일을 하는데도 편치않은 심기는 나이가 들어 기가 딸려 이런 증세가 생긴 것 같다...ㅠㅠ...^-^
오늘은 소리로 민감해지는 날이다...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햇빛이 강해 버스 안도 덥다...그런데 운전기사는 에어콘을 틀어 줄 생각을 안 한다...에어콘을 틀어 달라고 하고 싶은 데, 용기가 없어서인지 입이 안 떨어져 그냥 부채질만 하며 가고 있었다....잠시 후 고등학생 쯤 되는 2명의 남자학생이 내 뒤에 앉았다...두명이 내 뒤에서 "더운데...씨발~, 에어콘 안 트네..씨발~" "지만 시원하고, 씨발~"....투덜거리는 짜증기 어린 어조로 씨발을 연속하는데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즐겁지 않다. 무언가 더러운 것을 뭉클 집은 기분이다. 나의 기가 강하다면 대수롭지 않게 흘려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고등학생 그들의 말이 방법이 문제라서 그렇지, 결단코 틀린 말은 아니었는데 불쾌한 심기로 헝클어지는 기운이 되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 부터 편한것/ 좋은것/조용한것/고상한것/은은한것 만을 찾는다...이래서 나이먹으면 아부에 약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귀를 편하게 하려는 마음 때문에 말이다...^-^
- 2012년 5월 24일 (목) 수산나 -
참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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