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기억이라는 게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이면 회갑인데, 나이가 들수록 어렸을 때 추억이 명료해지며, 그 추억과 관련된 작은 이야기도 마음으로 가깝게 다가온다. 오늘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한시를 읽어보니 '백사 이항복'의 '이 몸이 배가 되어' 라는 한시이다. '이항복' 하니까 '오성과 한음' 설화를 바탕으로 그렸던 만화 내용이 떠 올랐다. 이웃집으로 넘어갔던 감을 옆집하인들이 모두 따 버리자 항의하기 위해... 옆집의 주인영감 방문 창호지를 뚫고 팔을 내밀어 "이 팔이 누구 팔입니까?"라고 물었던 내용에 감동받았던 순간이 떠오른다...초등학교 무렵의 어렸을 때 나는 무던히도 만화책을 많이 보았다. 안 본 만화가 없을 정도로 만화방의 만화를 거의 다 읽은 것으로 기억한다... ^-^
좋은 세상이라는 실감이 난다. 인터넷에서 백사 이항복을 치니 옆집 영감이 권율장군이고, 추후 권율장군의 사위가 되었고...그 밖에 만화로 읽긴 읽었으나 떠오르지 않는 '오성과 한음설화'가 우수수수 쏟아진다. 명나라 장군 이여송이 전쟁에 참여하기전 오성대감에게 내놓은 조건 중에 '석간적'을 내 놓으라는 게 있는데...그것이 두부 부침개를 의미한다는 내용과 그가 지은 또 다른 한시가 우수수수 적혀있다. 참 편한 세상이다...예전에 내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모두 발로 걸어, 뛰어, 도서실로 가거나...실험실 혹은 현장으로 가서 자료수집을 하는 세상이었는데 말이다...그냥 앉아서 명료하게 모든 것이 드러나니 그저 감탄스러울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이 얼마나 오묘하면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확실히는 모르지만 전파, 레이저, 빛 등의 신출귀몰한 현상을 풀이해 낸 인간의 능력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 어렴풋이 생각해본다...작은 핏방울 안에서 인간 DNA 조합의 비밀을 읽어낸다는 사실도 기막힌 일이고, 그러한 내용을 알아낸 인간의 영특함에도 할 말이 없어진다. 북한에서 6.25전쟁 때 죽은 국군의 시신에서 DNA 검사를 하여, 12구의 시신이 한국의 서울 공항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었다. 이중 2명의 신원은 확인 되었다고 한다. 짧은 기간에 변화된 세상을 보면서 인간의 영특함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ㅜㅜ...^-^
- 2012년 5월 26일(토) 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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