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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여행(유기열)

병아리꽃나무...흑 구슬 같은 열매, 쓰디 쓴 씨/병아리꽃나무 10장

병아리꽃나무...흑 구슬 같은 열매, 쓰디 쓴 씨

 

 

식물이름에 병아리란 말이 붙으면 일단 작고 귀여운 특성이 있다. 하지만 병아리꽃나무는 꽃이 작은 것을 빼면 병아리와 연관지을만한 특성이 없다. 병아리는 보통 노란 색인데 꽃은 흰색이고 꽃모양 역시 병아리와는 어느 한구석 닮은 데가 없으며 크기 역시 작은 풀이 아닌 2m에 이르는 나무다.

이런데도 하얀 꽃이 병아리를 연상하게 한다며 병아리꽃나무라 불러 이름에 대하여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그럼 열매나 씨라도 병아리를 닮은 점이 있을까? 호기심을 가지고 몇 년간을 관찰하였어도 병아리와 닮은 점은 찾지 못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열매의 특성, 영명인 Black jetbead(윤기가 나는 검은 옥)와 열매자루 부위의 털이 있는 점을 고려하여 털흑구슬나무라고 하고 싶다. 개함박꽃나무, 대대추나무, 이리화, 자마화, 죽도화 등 다른 이름도 많다.

이름뿐만 아니라 분류학적으로도 특이한 점이 있다. 장미과에 속하면서도 장미과의 주요 특징 중의 하나인 꽃잎이 5장이 아니고 4장이고 잎도 어긋나지 않고 마주난다.

9월에 익는다는 열매는 8월 중순에도 익은 게 많았다. 익은 열매는 이듬 해 6월까지도 어린 새 열매와 같이 달려 있기도 한다. 이건 열매가 병충해에 강하고 쉽게 썩지 않음을 뜻한다. 열매를 직접 보고 만져보면 이유가 쉽게 이해가 된다.

열매는 멀리서 보면 둥글게 보인다. 그러나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안쪽 면이 좁고 바깥쪽 면은 둥그런 하고, 아래는 넓고 둥그런 하며 위 끝은 뾰족한 다소 납작한 달걀형이다. 없는 것도 많지만 열매 위 끝 가운데는 길이 4~6㎜의 가는 갈색 내지 검은 색 털이 1개 달려있다.

 

이런 열매가 1개의 열매자루에 1~8개가 달리나 일반적으로 4개가 많다. 열매자루는 가지 끝에서 1개가 나오며 길이는 0.5~7㎝이다. 꽃받침은 피침형에 가까운 작은 나뭇잎 같으며 길이 1.5~2.5㎝, 너비 1.0~1.5㎝이다. 마르면 갈색이 된다. 열매는 이런 4조각의 꽃받침 위에 올려져있어 멀리서 보면 갈색 찻잔 위에 달걀형 검은 구슬을 세워놓은 모습이다.

열매자루와 연결된 꽃받침이 모인 중앙부위는 2종류의 털이 나 있다. 하나는 짧은 털이다. 이 털은 길이 2㎜이하로 흰색 빛이 도는 갈색 솜털이며, 뭉쳐서 수북이 나 있다. 이 털 속에 열매 수만큼의 작은 돌기가 나 있고 여기에 열매가 붙는다. 나머지는 길이가 3~7㎜의 긴 털이다. 이 털은 꽃받침과 짧은 털 사이를 빙 돌아가며 수개에서 수십 개가 나 있다.

 

열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을수록 녹황색이나 녹회색으로 되고 그 시기가 지나면 겉에 연한 붉은 색이 번지며 적갈색이나 암갈색을 거쳐 검게 익는다. 크기는 높이(길이) 6.5~9.0㎜, 너비 5.5~7.5㎜, 두께 4.5~6.0㎜이다. 광택과 윤기가 나며 겉은 매끄럽다. 윤기가 나는 검은 옥이라는 영어이름 Black jetbead와 잘 어울린다. 익은 열매는 물에 뜬다.

열매는 1개의 씨가 들어 있으며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거나 벗겨지지 않는다. 때문에 열매 몇 개가 가지 끝에 달려 하늘을 향해 있을 때는 촛대 위에 검은 달걀 몇 개를 세워놓은 듯하기도 하고 털이 달려 있는 것은 검은 촛불이 타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열매를 따서 껍질을 까면 콩 껍질처럼 부서져 떨어진다. 껍질 안쪽은 겉과 달리 광택이 없고 매끄럽지도 않으며 그물모양의 아주 미세한 주름이 있다. 두께는 0.2㎜로 얇다.

겉껍질을 벗기면 단단하고 딱딱한 속껍질이 씨를 품고 있다. 공기 중에 오래 두면 처음에 흰색이면 갈색, 갈색이면 진갈색으로 변한다. 속껍질 겉의 양 옆구리에는 띠가 둘러져 있으며 바깥쪽 옆구리에서 보면 띠를 중심축으로 작은 돋음선이 그어져 있는 데 그 모습이 사람의 심장이나 신장에 난 실핏줄 같기도 하고 나뭇잎의 맥과 같다.

열매의 속껍질
속껍질의 겉은 광택이 없으며 매끄럽지 않고 약간 꺼끌하다. 손으로 눌러서는 깨지지 않고 돌멩이나 망치로 살살 두드리면 껍질이 깨진다. 두께는 1.0~1.5㎜이며 겉과 달리 안쪽 면은 광택이 약간 있으며 매끄럽고 진한 갈색이다. 열매에는 1개 씨가 들어 있다.

 

씨는 도톰한 반달모양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바깥쪽 면은 도톰하고 둥그런 하며 안쪽 면은 좁고 직선에 가깝다. 안쪽 면의 위는 좁고 뾰족한 부리(Beak)가 약간 휘어져 나 있으며 아래는 넓고 둥그런 하고 가운데는 배꼽이 솟아 있다. 겉에는 잔주름이 불규칙하게 나 있다.

씨 껍질은 두께가 0.4~0.7㎜로 열매의 겉껍질보다 두껍고 딱딱한 느낌이다. 씨 껍질 안의 알갱이는 희고 윤기가 나는 납작한 타원형이며 2조각으로 갈라진다. 갈라진 안쪽에는 세로로 옅은 골이 몇 개 있다. 씨의 색은 회색이나 회갈색이다. 크기는 높이(길이)4~6㎜, 너비 3.5~4.5㎜, 두께 2.5~3.0㎜이다. 광택은 없다. 물에 가라앉는다.

씨보다 큰 열매는 물에 뜨고 작은 씨는 가라앉다니! 그 이유는 씨에는 비어 있는 공간이 없는 반면에 열매는 씨가 들어 있는 속껍질 안에 적지만 공간이 있고 열매 겉껍질이 니스 칠을 한 것처럼 매끄러워 물에 잘 젖지 않기 때문이다.

병아리꽃나무를 보면 어린시절 추억 하나가 떠오르곤 한다. 초등학생 시절에 학질에 걸린 일이 있다. 그때 어머니는 노란 알약을 구해와 먹으라고 했다. 무심코 약을 입 안에 넣고 물을 마셨다. 알약이 컸던지 아니면 약을 먹는 기술이 부족했던지 약이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고 그대로 입안에 있었다.

순간 어찌나 쓰던지 그만 그 약을 뱉어버렸다. 쓴맛의 충격이 얼마나 강하고 컸던지 그 뒤로 노란색 알약을 보기만 해도 쓴맛이 느껴지고 먹기가 두려웠다. 약이 너무 써서 먹지 않으려고 도망 다니다 붙잡히면 어머니는 어떻게든 약을 먹이려고 애를 썼다.

먹지 않으려는 나에게 약을 먹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자식의 병을 낫게 하려는 모정은 이기지 못했다. 결국 매를 맞아가면서까지 김치 잎에 싼 알약을 억지로 힘들게 먹었다. 병은 나았지만 그때 먹은 알약의 쓴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노란 색 알약은 키니네(당시 시골에서는 깅그랍으로 불렸음)로 병아리꽃나무 씨가 그 약처럼 쓰다. 그래서인지 병아리꽃나무 씨의 쓰디 쓴 맛은 지금도 열병을 앓던 내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보고파병아리꽃나무...흑 구슬 같은 열매, 쓰디 쓴 씨

 

 병아리꽃나무는 꽃이 작은 것을 빼면 병아리와 연관지을만한 특성이 없다....따라서 개인적으로 털흑구슬나무라고 하고 싶다. 혹은 개함박꽃나무라고..ㅎㅎ...^-^

 

 병아리꽃나무 씨... 키니네 약처럼 쓰다....^-^

 

씨보다 큰 열매는 물에 뜨고 작은 씨는 가라앉다니! 그 이유는 씨에는 비어 있는 공간이 없는 반면에 열매는 씨가 들어 있는 속껍질 안에 적지만 공간이 있고 열매 겉껍질이 니스 칠을 한 것처럼 매끄러워 물에 잘 젖지 않기 때문이다.

 

속껍질 겉의 양 옆구리에는 띠가 둘러져 있으며 바깥쪽 옆구리에서 보면 띠를 중심축으로 작은 돋음선이 그어져 있는 데 그 모습이 사람의 심장이나 신장에 난 실핏줄 같기도 하고 나뭇잎의 맥과 같다.

 

- 2013년 1월9일 수요일 ...다시 읽기...수산나 -

 

병아리꽃나무... 어린 잎

 

병아리꽃나무... 꽃

 

병아리꽃나무... 꽃...꽃잎 1장 떨어짐...ㅎㅎ...^-^

 

병아리꽃나무... 꽃

 

병아리꽃나무... 6월의 열매

 

병아리꽃나무... 7월의 열매 

 

병아리꽃나무... 열매

 

병아리꽃나무... 열매

 

병아리꽃나무 명판

 

병아리꽃나무...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