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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여행(유기열)

두충나무-가지, 잎, 열매에서 하얀 고무질 실이 남/두충 4장

두충나무-가지, 잎, 열매에서 하얀 고무질 실이 남

 

 

나는 두충나무와 오랜 인연이 있다. 기관지가 안 좋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민간에서 좋다는 약은 있는 데로 다 먹었다. 먹은 민간약 중에는 두충나무 잎도 들어있다. 말린 두충 잎을 잘 부수어 종이에 돌돌 말아서 담배처럼 피웠다.

풀냄새가 나고 연기가 매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때는 두충을 직접 한번도 본 일이 없고 잘 알지도 못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기관지 아픈데 좋다고 하여 무조건 먹었다. 그런 때가 1970년대 후반이니 두충과 인연은 30년이 넘는다.

여담이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관지는 좋아지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1993년에 전북대학병원에 가서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받고 4년 가까이 통원치료를 받아 어느 정도 나았다. 지금도 기관지에 좋다는 은행, 도라지, 배 즙 등은 먹고 있지만 두충은 먹지 않는다.

고무질 실
열매
알아보니 두충은 기관지에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기관지 아픈 데는 약효가 없으나 두충은 한방에서 허리와 무릎통증과 신경통, 고혈압과 동맥경화, 음습증 치료와 정력보강을 위한 약재로 사용된다.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인삼보다 귀하여 ‘환상의 약초’나 선목(仙木)으로 알려져 있다.

 

두충(杜冲)은 두충이라는 도인(道人)이 두충 잎을 먹고 득도를 하여 두충이라 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이렇다. 중국의 장강삼협(長杠三峽)에 두충이라는 심성 고운 사람이 살았다.

이 사람은 마을 섬부(纖夫)들이 허리와 다리가 아파 고생하는 것을 보고 이를 고쳐주지 못해 마음 아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산 아래서 약초 캐는 노인을 만났다. 섬부들의 병을 고치는 데 좋은 약이 있는 지 도움을 청하자 노인은 기특히 여겨 약재를 알려주었다.

두충은 고생 끝에 그 약재를 찾아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강에 빠졌다. 사람들이 강에 빠진 두충을 발견했을 때는 죽어 있었으나 손에는 노인이 알려준 약재가 손에 꼭 쥐어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두충이 가지고 있는 약재를 먹고 병이 나았고 그 이름을 길이기 위하여 그 약재를 두충이라 했단다. 두충은 고려 문종 때인 1079년에 문종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송나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여왔다 한다.

두충은 누구나 쉽게 알아 볼 수가 있다. 나무껍질, 잎, 열매껍질을 갈라보거나 찢어보아 하얀 고무질 같은 실이 나오면 십중팔구 두충이기 때문이다. 고무질이 많은 것은 자기 몸을 해충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열매는 납작한 긴 타원형이고 씨가 들어 있다. 가운데는 약간 볼록하고 아래는 좁고 위 끝은 넓고 둔하며 가운데가 갈라져 조금 들어가 있다. 중앙의 씨를 중심으로 빙 둘러가며 가장자리에는 날개가 달려 있다.

열매자루와 열매가 붙은 부위는 마디져 있고, 그 속에는 가는 실 같은 맥이 한개 연결되어 있다. 이 맥은 열매의 씨 옆을 따라 열매 끝까지 이어져 있다. 맥이 있는 열매의 반대편이 넓고 가장자리가 약간 볼록하며, 맥이 흐르는 쪽의 열매 가장자리는 직선에 가깝고 좁다.

열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고 녹황색을 거쳐 익으면 갈색이나 흑갈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 2.5~3.5cm, 너비 9~12㎜, 두께 1.5~2.5㎜이나 덜 익은 것이 익은 것보다 약간 두껍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초기 열매는 매끄러우나 익으면 잔주름이 있고, 맥 1개가 세로로 뚜렷하다. 덜 익은 녹색열매는 물에 가라앉으나 익어 마른 열매는 뜨다가 며칠 되면 가라앉는다.

열매는 가지 끝에서 나온 이삭줄기에 수개에서 수십 개가 다닥다닥 달린다. 열매와 열매 사이는 2㎜안팎이다. 열매자루는 5㎜안팎으로 짧으며, 열매가 떨어질 때는 열매자루는 열매보다는 가지에 붙어있는 게 훨씬 많다.

열매는 익으면 마른상태에서는 쉽게 열매자루에서 떨어져 날아가나 비에 젖거나 축축하게 젖으면 잘 안 떨어진다. 익어도 열매껍질은 벌어지지 않는다. 열매에는 1개 씨가 들어 있다.

열매껍질은 두께가 0.2~0.4㎜이며, 까면 잘 안 까지고 찢어진다. 찢어지는 껍질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껌을 씹다가 당길 때 생기는 것과 비슷한 흰 얇은 막이 생기고 더 세게 잡아당기면 거미줄 같은 실이 생긴다.

씨는 납작 도톰한 막대 모양이며 한 쪽 옆구리에는 맥이 나 있고 다른 한 쪽 옆구리는 갈색 띠(선)가 있다. 씨 위 끝에는 열매에서 나온 맥과 연결되었다 끊어진 맥이 붙어 있다. 색은 초기에는 흰색이며 익으면 흑갈색이나 황갈색이다.

 

크기는 길이 10~13㎜, 너비 2.5~3.0㎜, 두께 0.9~1.7㎜이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매끄럽다. 물에 가라앉는다. 씨는 다소 쓰고, 약간 아리기도 하다. 밀화부리 새는 이런 맛을 좋아하는지 겨울철에 두충 열매를 잘 먹는다.

씨에는 긴 탁구채 같은 흰색 배(胚) 1개가 들어 있다. 물에 한 달쯤 담가 놓았다 꺼내어 씨를 눌렀더니 씨의 아래가 갈라지며 배(胚)가 나왔다. 이 배(胚)는 2조각으로 갈라진다.

병 때문에 맺은 오랜 인연 탓인지 나무가 있는 곳에 가면 두충나무를 찾아보는 버릇이 있다. 없어도 그만 이지만 있으면 잎을 따서 으레 입에 물어본다.

그 곳에 애들이 있으면 두충나무 잎으로 마술을 부려본다. 잎을 가로로 반으로 접은 후 살살 찢은 후 양쪽(위아래)으로 잡아당긴다. 그러면 2조각이 난 잎 사이에 공간이 생겨 완전히 떨어져 보인다.

그 잎 한쪽을 잡고 들어올린다. 2조각으로 완전히 끊어져 보이는데 떨어지지 않고 공중에 그대로 붙어 있는 줄 알고 애들이 신기해한다. 2조각난 잎을 거미줄보다 가는 흰 고무질 실이 이어주고 있으나 너무 가늘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이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살면서 자기 언행으로 애들이 좋아하고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고도 즐겁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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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마두충나무-가지, 잎, 열매에서 하얀 고무질 실이 남...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인삼보다 귀하여 ‘환상의 약초’나 선목(仙木)으로 알려져 있다.

...두충은 고려 문종 때인 1079년에 문종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송나라로부터 우리나라에 들여왔다 한다. ...두충 잎을 먹고 득도를 하여 두충이라 했다는 설과  마을 섬부(纖夫)들이 허리와 다리가 아파 고생하였는데, 두충이 가지고 있는 약재를 먹고 병이 나았고 그 이름을 길이기 위하여 그 약재를 두충이라 했단다.  

 

나무껍질, 잎, 열매껍질을 갈라보거나 찢어보아 하얀 고무질 같은 실이 나오면 십중팔구 두충이기 때문이다. 고무질이 많은 것은 자기 몸을 해충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씨는 다소 쓰고, 약간 아리기도 하다. 밀화부리 새는 이런 맛을 좋아하는지 겨울철에 두충 열매를 잘 먹는다.

 

두충나무 잎으로 마술을 부려본다...2조각난 잎을 거미줄보다 가는 흰 고무질 실이 이어주고 있으나 너무 가늘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안 보이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 2013년 1월9일 수요일...다시 읽기...수산나 -

 

두충

 

두충 수피

 

두충 잎

 

두충 명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