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길 강서일
봄이라고 또 꽃이 피었다.
벌들은 붕붕대고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
봄이라고 또 내어 놓을것 없는 나는...
저 들을 한참이나 바라본다.
그러다 꽃은 꽃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나는 나대로..
봄길을 간다.
2012년 6월29일 수서역에서 철로 보호장치(?)에 적혀있는 시를 적었다...^-^
강서일의 시 <봄길>이다. "바쁘게 붕붕대고, 사진 찍는 사람들...내어 놓을 것 없는 나는 한참이나 바라본다. 그러다 꽃은 꽃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나는 나대로 봄길을 간다."...^-^
2% 부족한 듯한 사람...부족하다 느끼는 사람...마이너 인생의 모습...확신이 없는 듯 한 사람...그러나 어딘가 내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시인...주변 상황을 그림처럼 표현하고, 그 상황을 바라보며 관조하는 느낌이 드는 시이다...^-^
인터넷에서 강서일의 시 <근황>을 찾아 적었다...^-^ | |
근황
강서일
이 시대에 남아도는 것, 시간 뿐이다. 지루한 오후 따뜻한 봄날 적요의 도심공원에 몸을 띄우다 천천히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순한 잎새를 보다 어제와 같은 구름, 어제와 같은 연두빛 잎새 어제와 같은 보도블럭을 주름진 발이 걷는다 찡그린 얼굴로 천천히, 천천히, 생각이 많아 머리는 비어가고 초봄 햇살만 눈을 찌르다.
아직도 발 아래 있는 것, 시간 뿐이다. 내 몸에서 우수수 빠져나간 그것들 저 단단한 나무들을 키우고 열매 맺는다 어제 오늘 두 눈은 늙어가고 돌틈 사이로 몸을 내미는 풀잎들 저 나무들 눈부시게 푸르르고 그 아래 낯모르는 얼굴들 바쁘게 어디론가 바쁘게 몰려들간다.
까마득한 미루나무 꼭대기 그 안에 새집 한 채.
강서일 ( HomePage ) <POEMER&NO=>동국대 영문과, 고려대 교육대학원. 91년 [문학과 의식] 평론 당선. 91년 [자유문학] 시 당선. 시집 [쓸쓸한 칼국수][사막을 추억함] 현재 여주대 영어과 겸임교수 홈페이지 http://www.kangseoil.pe.kr
[출처]☞ 문학 전시관 (kumari문학관) /http://kumari.namoweb.net/200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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