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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늘] - 정지용 프란치스코-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았으나 그의 안에서 나의 호흡이 절로 달도다.
물과 성신으로 다시 낳은 이후 나의 날은 날로 새로운 태양이로세!
뭇사람과 소란한 세대에서 그가 다만 내게 하신 일을 지니리라!
미리 가지지 않았던 세상이어니 이제 새삼 기다리지 않으련다.
영혼은 불과 사랑으로! 육신은 한낱 괴로움. 보이는 하늘은 나의 무덤을 덮을 뿐.
그의 옷자락이 나의 오관에 사무치지 않았으나 그의 그늘로 나의 다른 하늘을 삼으리라. |
정지용 생가 1...정문.
정지용 생가 2...정문.
정지용 생가 3... 방 내부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았으나/ 그의 안에서 나의 호흡이 절로 달도다.// 물과 성신으로 다시 낳은 이후/ 나의 날은 날로 새로운 태양이로세!// 뭇사람과 소란한 세대에서/ 그가 다만 내게 하신 일을 지니리라!// 미리 가지지 않았던 세상이어니/ 이제 새삼 기다리지 않으련다.// 영혼은 불과 사랑으로! 육신은 한낱 괴로움./ 보이는 하늘은 나의 무덤을 덮을 뿐.// 그의 옷자락이 나의 오관에 사무치지 않았으나/ 그의 그늘로 나의 다른 하늘을 삼으리라.”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인 정지용 프란치스코의 ‘다른 하늘’이라는 시입니다. 1934년 『가톨릭 청년』 제9호에 실렸다가 이듬해 발간된 『정지용 시집』에 수록된 시이니, 이미 오래전의 작품이나 감동은 여전합니다. 아름다운 서정시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은 주옥같은 신앙 시들도 많이 남겼는데, 이 시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저는 이 시를 보좌 신부로 사제직의 첫발을 내딛고 맞은 첫 번째 성령 강림 대축일의 「서울주보」에서 처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으나 그때 받은 깊은 감동은 지금도 그대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활약한 위대한 종교화가 엘 그레코의 그림 ‘성령 강림’과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와 그림이 실린 주보의 앞면을 제 책꽂이에 한참 붙여 놓았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이사를 거듭하면서 아쉽게도 잃어버렸지만 그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매일미사』의 묵상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성령 강림 대축일이 되면 이 시를 교우님들과 함께 나누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다른 하늘’을 품고 사는 행복에 대하여 깊이 감사하는 대축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카톨릭 굿뉴스-매일미사(2014.6.8.일. 성령강림대축일) 중 '오늘의 묵상'.....^-^
"그의 안에서 나의 호흡이 절로 달도다./... 나의 날은 날로 새로운 태양이로세!//
...그가 다만 내게 하신 일을 지니리라!// ... 그의 그늘로 나의 다른 하늘을 삼으리라.”
정지용 시인의 시는 반복하여 읽을수록...반복하여 들을수록....점점 좋아지는 묘한 맛이 있다...ㅎㅎ...^-^
그런데, 그런 그가 프란체스코 교황처럼...프란체스코 세례명을 쓰는 카톨릭 신자라니 묘하게 반갑다...ㅎㅎ...^-^
"그의 안에서 나는....절로 달은 호흡을 쉬고....날로 새로운 태양이 뜸을 느끼고......
그가 다만 내게 하신 일을 지니고..그의 그늘로 나의 다른 하늘을 섬기리라!"....ㅎㅎ...^-^
- 2014년 6월8일일요일...성령강림대축일에...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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