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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오피니언

땅콩 부사장 조현아 사태 신문 오피니언 모음 6개

 

[이규연의 시시각각] 우린 왜 그리 조현아 혐오하나

[중앙일보] 입력 2014.12.19 00:02

조현아 파동을 보며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조씨는 왜 그리 혐오대상이 됐을까? 조씨의 행동을 옹호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습니다.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비행기를 회항시킨 것만으로도 지탄을 받아 마땅하지요. 다만 다른 사건과 견주어서 과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형사처벌 대상까지 갔으니까요. 사람들은 조씨를 만화와 그리스신화의 괴물 캐릭터에 빗대기도 합니다.

 며칠 전 중견 커뮤니케이션 학자(경희대 박종민 교수)를 만났을 때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더군요. “위기관리 교과서와 정반대로 대처했기 때문이다.” 대개 책임이 무거운 사안일수록 방어전략보다는 수용전략을 써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선택은 그 반대였습니다. 부인-공격자공격-책임전가-변명-정당화-보상-행동시정-사과. 방어에서 수용으로 가는 8단계입니다. 이 정도 중한 사안이면 시정·사과로 대처해야 했는데 부인·책임전가·변명으로 일관했다는 겁니다.

 비밀유지의 가능성도 따져봐야 했다고 이 학자는 덧붙였습니다. 비밀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납작 엎드려야 정상인데 어리석게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대한항공 전직 임원에게 회사에 PR 전문가가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인재들이 많이 있더군요.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수백 명의 사상자가 났을 때보다 더 큰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사내 전문가들이 판단 자체를 잘못한 건 아니었다고 하네요. 실무자의 의견을 가로막는 먹구름이 사내에 꽉 들어차 있다는 겁니다.

 위기관리 실패만으로 지금의 집단적 혐오사태를 설명하기는 부족해 보입니다. 뭔가 근원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한 달여 전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강명구 교수가 한국언론학회에서 한 기조강연이 떠올랐습니다. 강연제목은 ‘뻔뻔함과 혐오감 사이에서’였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뻔뻔함과 혐오감을 만들어내는 사회문화적 기제가 형성돼 있다고 봤습니다.

 기득권층은 자신이 나라나 회사를 위해 헌신해왔고 자신의 능력으로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고 여긴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를 아무렇지 않게 드러낸다는 겁니다. 반면 증오나 체념, 불안에 사로잡힌 빈곤층·중간층은 기득권층의 당당함을 뻔뻔함으로 받아들이며 극단적 혐오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강 교수의 통찰로 이번 사태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조씨는 자신의 능력으로 대한민국의 항공서비스가 개선됐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땅콩 회항’도 이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여겼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행동하고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를 뻔뻔함으로 받아들이고 몸서리를 쳤을 겁니다. 몸서리가 쌓이고 쌓였다가 이번에 폭발한 건 아닐까요.

 강 교수는 극단적 성향을 키워내는 주범으로 불온한 결탁을 지목했습니다. 세월호 때 잠시 모습을 드러낸 ‘관피아’ ‘정피아’가 그들입니다. 그들은 건전한 여론형성을 막고 비(非)기득권층에게 분노를 안깁니다. 제 방식으로 표현하면 공기(소통)의 순환을 막는 ‘음울한 먹구름’ 같은 세력입니다. 강 교수 주장을 이번 사건에 적용한다면 조씨의 뻔뻔함이 반복돼온 이유는 대한항공 안팎에 이를 조장하는 기운이 형성돼 있기 때문일 겁니다. 조씨를 포함한 임원과 국토교통부 세력이 만든 결탁 말입니다. 조씨를 조사할 때 회사임원을 배석시켜 주고, 그 사실이 알려지니까 거짓말을 한 ‘칼피아’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거론한 ‘적폐 대상’일 겁니다.

 기득권층 스스로 먹구름을 거둬내면 최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과 공론의 힘으로 환기를 시켜야겠지요. 음울한 기운이 빨리 걷히기는 어려울 겁니다. 기득권층은 계속 당당할 것이고, 서민층은 계속 몸서리를 칠 겁니다. 조씨처럼 초기에 삐끗하면 극단적 혐오대상이 될 겁니다. 기득권층은 명심해야 합니다. 스스로 만든 ‘뻔뻔함 리스크’ 경보가 우리 사회에 항상 발령돼 있다는 사실을….

이규연 논설위원

 

'땅콩 항공사' 汚名을 벗으려면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지난 며칠간 떠들썩했던 대한항공 조현아 전(前) 부사장의 '땅콩 회항' 소동은 분노하는 여론에 밀려 그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고, 12일 국토부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면서 전기를 맞게 됐다. 일등석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다 사무장을 뉴욕 공항에 내려놓고 온 '땅콩 회항'은 국제적 조롱거리가 됐다. 급기야 백발이 성성한 아버지가 '철부지 마흔 살' 딸 때문에 기자회견을 갖고 "아비로서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란다"고 고개 숙였다.

이번 소동은 조현아씨의 상식을 벗어난 무례함도 문제였지만, 경영인으로서 무능함을 드러냈다는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한항공 일등석을 여러 차례 이용해본 한 CEO는 '땅콩 회항'을 처음 들었을 때 "아니, 정말로 땅콩을 봉지째 줬다고 그 소동을 벌인 게 사실이냐. 난 봉지째 받아본 것 같은데…"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코노미석은 '봉지째', 일등석은 '접시에' 주는 차이가 일등석 서비스의 본질은 아니라는 뜻이다. 얼마나 편안하고 쾌적한 서비스를 물 흐르듯이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대한항공의 땅콩 서비스 매뉴얼도 승객 편의에 맞춰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땅콩을 이리 주는 게 맞다 아니다로 시비 걸며 비행기를 되돌릴 일은 더더욱 아니다.

기내 서비스를 총괄한다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서비스의 본질, 그리고 항공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땅콩녀' '땅콩 부사장'이라고 불리게 된 건, 본질에서 벗어난 하찮은 일은 크게 문제 삼으면서 정작 본질은 무시하는 '땅콩'만 한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대한항공 전체가, 땅콩 매뉴얼은 무지 까다로우면서 사소한 일에도 비행기 출발은 지연시키고 오너 비위 맞추기 급급한 '땅콩 항공사'가 되고 말았다. 회사 이미지 높이려고 연간 500억~600억원씩 들여 광고하는데, 이번 소동으로 수년간 돈 들이고 공들인 이미지를 한 방에 날리는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다.

경영 석학 짐 콜린스는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규율의 문화와 규율을 강제하는 폭군을 혼동하지 마라"고 했다. 전자는 기능을 아주 잘 발휘하고, 후자는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사태 수습 과정에서 회장 딸인 조 전 부사장을 감싸느라 "임원으로서 가능한 지적"이라고 두둔하는 사과문을 발표해 국민적 공분만 샀다. '오너 경영'의 장점도 분명 많지만, 이번 소동에서는 능력보다 혈연을 중시한 폐단이 더 두드러졌다.

조양호 회장은 고개 숙여 딸의 무례함을 사과했는데 그게 다는 아니다. 맏딸에게 연간 매출액이 11조원 넘는 대한항공 부사장직에,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줄줄이 안긴 인사는 실패로 판명 났다. 시간이 흘러 여론의 분노가 가라앉으면 딸을 복귀시키겠다는 생각도 접는 게 좋겠다. 아들딸이라고 해도 능력과 품성이 미흡하면 경영에서 제외시키고 조직 문화와 인사 관리를 지금보다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능력 위주의 인사 관행이 뿌리내려야 '땅콩 항공사' 오명을 씻는다.

이번 '땅콩 회항'은, 제 자식이라고 과대평가하는 많은 기업 오너들에게도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뉴스룸/주성원]‘땅콩회항’과 감정노동자

입력 2014-12-19 03:00:00 수정 2014-12-19 03:00:00

 

 

“이 책 내용이 괜찮던데 시간 나면 한번 읽어보세요.”

얼마 전 만난 대기업 임원 A 씨가 전한 이야기다. 몇 해 전 해외 출장길, A 씨는 비행기에서 책 한 권을 승무원에게 건넸다. 그는 “시간을 보내려고 샀던 책을 금방 다 읽었는데, 내용이 좋아 별생각 없이 권했다”고 말했다.

이후 목적지에 도착해 내릴 채비를 할 때다. 책을 받은 승무원이 기내 기념품 몇 개를 따로 챙겨주며 감사 인사를 하더라는 것이다.

“고맙습니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게 이것밖에는….”

물론 복잡한 일반석이 아니라 승객이 적은 비즈니스석이어서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승무원의 표정에서 진심이 보였다는 것이 A 씨의 설명이다.

“그때 스튜어디스도 감정노동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평소 이런저런 좋지 않은 상황에 시달리다 보니 작은 일에도 감동한 모양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대 앨리 러셀 혹실드 교수가 창안한 감정노동자(emotional labor)라는 개념은 항공기 승무원의 처지와 딱 어울린다. 감정노동자는 직업 때문에 본인의 감정을 숨긴 채 일하는 근로자들이다.

최근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에서 초점이 맞춰진 것은 오너 가(家)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독선과 횡포, 그리고 사태에 대처하지 못한 대한항공의 위기관리 능력이다. 이 때문에 감정노동자인 승무원들이 그 당시 느꼈을 당혹감과 분노에 관한 관심은 한 겹 뒤로 묻혀 버린 모양새다. 더구나 자신들의 ‘생살여탈권’을 가진 오너의 행동에서 그들이 느꼈을 ‘공포’는 ‘진상 고객’을 대하는 심정과는 차원이 달랐을 것이다.

고객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감정노동자들은 회사가 보호해야 한다. 콜센터 직원은 또 다른 부류의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막말을 듣고 성희롱을 당하는 일이 허다하다.

현대카드는 콜센터에 전화해서 성희롱이나 욕설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두 차례 경고 후 아예 전화를 끊어버리는 대응 방안을 2012년에 도입했다. 직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트위터로 “직원들과 선의의 고객을 지키는 것이 진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경영진이 콜센터 직원을 회사의 서비스 창구가 아닌 감정노동을 하는 ‘동료’로 끌어안은 결과다.

앞서 A 씨가 승무원에게 건넨 책은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다. 고인이 된 포시 교수는 컴퓨터 공학자이지만 학생들에게 ‘팀워크를 통한 성공’을 강조한 스승이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그룹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법을 전하면서 몇 가지 팁을 제안했다.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하라’ ‘상대한테서 공통점을 찾아라’ ‘모두가 이야기하게 하라. 남의 말을 자르지 마라’ ‘대안을 내놓으려면 질문 형식으로 하라’.

이 모두가 문제를 일으킨 조 전 부사장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요소이다. 따지고 보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오너 경영자가 승무원들을 ‘보호해야 할 직원’이나 ‘같은 회사의 동료’로 생각하지 않았던 데 있다.

주성원 산업부 차장 swon@donga.com

 

[단독] “조현아 죽이기 그만” 주장 여성단체 “애국하는 마음으로···”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입력 : 2014-12-18 15:08:48

 

‘땅콩리턴’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에 대한 잇단 언론 비판을 ‘마녀사냥’이라며 중단을 주장한 ‘대한민국여성연합’은 우파 성향의 연합 여성단체로 1개월 전 창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내년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사랑회 김길자 대표를 비롯해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이경자 대표, 정의실현 국민연대 정미홍 대표,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등 20여개 여성단체 대표들은 지난 17일 ‘마녀사냥 언론 호들갑, 조현아 죽이기 그만하자!’라는 성명을 냈다.

이경자 대표는 1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애국하는 마음으로 성명을 냈다”며 “전 날 김길자 대표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 이야기를 나누다가 여성의 인권이 처참하게 짓밟히고 있다는 생각을 공유했다”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우파 여성 단체 대표들과 단체 카카오톡 대화창을 개설해 성명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땅콩 회항’사건의 당사자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17일 서울 서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그는 “한 달 전쯤 비슷한 우파 이념을 지닌 여성 단체 대표들이 모여 ‘대한민국여성연합’을 창설했다”며 “아직 정식출범은 하지 않았지만 ‘여성 인권’을 지키기 위해 성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있는 우리나라 여성단체들이 있지만 이념에 치우쳐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7시간 보도’와 같은 경우도 여성 대통령의 인권이 무참하게 짓밟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한항공에서 부탁을 받고 성명을 낸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대한민국여성연합 산하 단체들은 ‘대한항공’ 임원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도 없고 관련자도 없다”면서 “누군가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순수한 애국정신’으로 성명서를 직접 썼다”고 밝혔다.

그는 “조 전 부사장이 큰 잘못을 했지만, 그가 남성이었다면 이렇게 주목을 받았을까 싶다”면서 “대한항공과 같은 큰 기업을 키워내기도 힘들다. 법의 심판을 받을 건 받고 ‘마녀사냥’ 식의 비난은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대로 지켜만 보다가는 조 전 부사장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며 “여성 하나가 죽어야 언론과 누리꾼들은 직성이 풀릴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날 대한민국여성연합의 성명서가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논란이 이어졌다. 댓글 중에는 대한민국여성연합의 성명 내용에 대해 옹호하는 글도 있었지만 누리꾼 대다수는 대한민국여성연합 주장에 반대했다.

한편 18일 오후 정의실현 국민연대 정미홍 대표 측은 경향신문에 “성명서가 나가는 줄 몰랐고 내용도 읽어보지 못했다”며 “내 이름이 착오로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혀 성명서 작성 과정에 대한 의혹은 지속되고 있다.

정미홍 대표 측 메시지.



아래는 성명서 전문.

마녀사냥 언론 호들갑, 조현아 죽이기 그만하자!

하이에나만 득실거리는 무자비한 우리 사회, 이런 나라도 없다.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씨가 항공법위반으로 기소되었다.

‘땅콩 회항사건’으로 명명된 이 일은 대한항공 초기대응 미숙으로 하이에나에게 먹잇감을 던진 꼴이 되었다. ‘재벌’이 사회문제를 일으킨 부분도 많으나 반면 한국 경제를 책임져 왔다는 사실도 부정해선 안 된다. 모든 인간은 절대 선도 악도 없다. 누구나 실수와 범법을 저지르며 살아간다.

한국에서 ‘재벌’은 무조건 나쁘고 그들 자녀 또한 악의 대상으로 규정해 이들 잘못은 법 심판 이전에 ‘인민재판’으로 인격살인 조차 서슴지 않고 언론은 앞장서 흥행꺼리로 만든다.

조현아 사건을 비난하지 않을 자 아무도 없다. 오너 아버지 덕에 어린 나이에 부사장까지 올랐으면 신중했어야 함에도 조현아에겐 감정절제 교육이 부족했고 세계 5위 항공사인 대한항공 부사장직을 수행하기엔 부족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반성할 수 있는 기회주차 주지 못하는 무자비한 사회가 되어선 안 된다.

사건보도 후 마녀사냥을 예측하고 모든 직에서 바로 물러났어도 부족할 판에 그룹 내 솜방망이 징계와 사건은폐, 축소, 거짓진술 강요 등 대한항공 본사의 대책 역시 지극히 무사안일 했다.

참여연대와 좌파시민단체의 마녀사냥에 언론이 앞장서자 국토부 조사권한도 사라지고 검찰도 함께 춤추며 구속영장 청구 등 살벌함이 기관이다. 조현아는 지금 사회가 얼마나 무섭고 냉정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자신의 부족함을 절감하고 반성할 것이다.

사건 발단의 당사자인 사무장은 약자 프레임으로 영웅시 하고, 재벌 딸 조현아는 고개도 들 수 없게 만드는 언론의 무자비함을 보며 하이에나들만 득실거리는 이 사회가 정상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약자나 강자나 잘못을 사회제도로 해결하지 않고 지금 같은 인민재판 방식을 즐긴다면 정상인은 이 나라에서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여성연합은 작금의 사태에 이젠 재벌 딸 죽이기 굿판을 중단하고 언론, 시민단체, 검찰, 법원은 이성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조현아는 재벌 딸이기 전에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젊은 여성이다. 더 이상 한 여성이 사회 절차가 아닌 야만적 방법으로 매도되어서도, 한번 실수를 거울삼아 성숙할 기회를 주지 않는 무자비한 사회가 되어서도 안 된다.

조현아는 이미 사법적 심판 이상의 사회적 처벌을 받았다.

‘땅콩’ 으로 촉발한 사건이 대한항공이라는 거대기업 운명까지 흔들고 있으니 이미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고, 그 끝도 알 수 없을 지경이기에 대한민국여성연합은 사회와 언론의 각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2014년 12월 17일

대한민국여성연합

대한민국사랑회 김길자/ 블루유니온 권유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이경자/ 하나여성회 이애란/ 정의실현 국민연대 정미홍/ 북한인권법통과를위한모임 인지연/ 한기총 여성위원회 박홍자/ 국가원로회의여성위원회 박정희/ 엄마부대 주옥순/ 유관순어머니회 윤종주/ 대한민국역사바로알리기 한효정/ 서대문미술협회 정미애/ 자연사랑 김기숙/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정성희/ 나라사랑어머니연합 권명호/ 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 김순희/ (사)색동회 정명화/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여성위원회 진민자/ (사)건국이념보급회 김효선

 

[단독] 조현아가 ‘허위 진술’ 지시하고 상무가 ‘각본’ 짜

한겨례 신문/등록 : 2014.12.18 00:49

 

[조현아 구속영장 청구 배경]

처벌 피하려고 임직원들 동원해
피해자들한테 허위 진술 종용
일등석 목격자한텐 “인터뷰 자제” 회유
조직적 증거 인멸 혐의 드러나

“이 비행기 못 띄워, 내려!” 등
기내 폭언 알려진 것보다 심각

검찰 “감추고 덮으려고 온갖 추한 짓”
“대기업이 온갖 잔머리를 굴렸다. 어떻게든 감추고 덮으려고 온갖 추한 짓을 다 했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결정 배경을 이렇게 정리했다. 재벌 3세가 대기업 총수 일가이자 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수백명의 승객이 탑승한 항공기를 회항시킨 뒤 기내 안전을 책임지는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하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처벌을 피하기 위해 임원들을 ‘사적으로’ 동원해 진술 조작까지 한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증거를 감추고 덮으려고 한 것이 결국 스스로에게 족쇄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거 인멸 정황은 뚜렷하다. 대한항공 ㅇ상무가 주도해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하도록 진술을 짜맞춘 ‘각본’을 만들고, 피해자인 미국 뉴욕발 A380 항공기 박창진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이에 따른 허위 진술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쪽은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을 현장에서 목격한 일등석 승객 박아무개씨에게도 ‘언론 인터뷰 자제’ 등 회유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앞서 ‘땅콩 회항’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기 전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의 폭언 사실 등이 담긴 ‘최초 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ㅇ상무가 이런 ‘진상’을 파악하고도, 최초 보고서와 다른 내용의 진술을 사무장과 승무원들에게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련의 과정은 조 전 부사장에게 모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업무상 상하관계가 명백한 상황에서 직접적 지시가 아니더라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거나 암묵적 지시만 해도 조 전 부사장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성립한다”고 했다.

특히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당시 기내에서 한 언행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강도가 세고, 이런 내용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한항공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증거인멸의 정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에게 “이 비행기 못 띄워. 내려!”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결국 ‘이 비행기의 오너, 주인은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말썽이 생기니 이런 증거들을 인멸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의 사전구속영장에 폭행 혐의가 포함될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12일 국토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폭행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하는 등 적극 부인했다. 반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과 목격자인 일등석 승객 박씨는 언론 인터뷰와 검찰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고 매뉴얼 케이스로 사무장의 손등을 찔렀다”고 일치하는 진술을 하고 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대한항공 봐주기' 논란, 국토부 자체감사

임원 옆에서 사무장 조사…공정성 의심

(세종=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한 조사가 허술하고 공정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국토교통부가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17일 이번 조사가 적절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감사관실의 자체감사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 과정을 전반적으로 조사해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18일 말했다.

사건의 중요한 참고인인 박창진 사무장 등을 회사를 통해 부르는 등 기본을 무시한 조사였다는 지적을 받은데다 박 사무장을 조사할 때 회사 임원을 19분간 배석시킨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한항공에 대한 '봐주기' 조사가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높아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 사무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 측이 '국토부의 조사 담당자들이 대한항공 출신이라 회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심리적으로 위축시켰다고 했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국토부 조사의 공정성 논란이 시작됐다.

실제로 이번 조사단에 참여한 6명 가운데 항공안전감독관 2명이 대한항공 출신으로 확인됐지만 국토부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서승환 장관도 16일 기자들과의 만찬 간담회 자리에서 조사단 구성에 대한 지적에 "(조사의) 공정성, 객관성은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조사과정의 다른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 사무장은 17일 추가 인터뷰에서 지난 8일 국토부 조사 후 진술서를 다시 써달라는 요청을 회사를 통해 받아 사실대로 진술서를 작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진술서를 10여차례 수정했으며 조 전 부사장과 관련된 부분을 거의 다 뺐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1등석 승객을 조사하기 위해 대한항공으로부터 이 승객의 연락처를 이메일로 받고도 뒤늦게 열어봐 조사를 시작한 지 8일만인 16일에야 연락처를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을 고발하면서 공을 검찰에 넘겼지만 조 전 부사장의 폭언만 확인했을 뿐 폭행 여부나 항공기가 탑승게이트로 돌아가게 된 경위는 밝히지 못해 조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국토부가 처음부터 대한항공을 봐주려고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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