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17년 4월6일 [(자) 사순 제5주간 목요일]매일미사 묵상
입당송
히브 9,15 참조
새 계약의 중개자이신 그리스도 돌아가시어,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약속된 영원한 유산을 받도록 빌어 주시네.
본기도
주님, 주님의 자비를 바라는 저희를 자애로이 보호하시어, 더러운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한결같이 거룩하게 살아 영원한 상속을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성자의 이름으로 아멘.
말씀의 초대
하느님께서는 아브람에게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주시며, 영원한 계약을 세워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고 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며,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하시자, 유다인들이 돌을 던지려 한다(복음).
제1독서 <너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17,3-9
그 무렵 3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자, 하느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4 “나를 보아라. 너와 맺는 내 계약은 이것이다. 너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5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 내가 너를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6 나는 네가 매우 많은 자손을 낳아, 여러 민족이 되게 하겠다. 너에게서 임금들도 나올 것이다.
7 나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네 뒤에 오는 후손들 사이에 대대로 내 계약을 영원한 계약으로 세워,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8 나는 네가 나그네살이하는 이 땅, 곧 가나안 땅 전체를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영원한 소유로 주고, 그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9 하느님께서 다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계약을 지켜야 한다.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이 대대로 지켜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51-59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5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52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마귀 들렸다는 것을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고 예언자들도 그러하였는데, 당신은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있소. 53 우리 조상 아브라함도 죽었는데 당신이 그분보다 훌륭하다는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소. 그런데 당신은 누구로 자처하는 것이오?”
54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영광스럽게 한다면 나의 영광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너희가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하고 말하는 바로 그분이시다. 55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 나도 너희와 같은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56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57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는 말이오?”
5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59 그러자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숨겨 성전 밖으로 나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자비를 간청하오니, 현세에서 저희를 길러 주시는 이 성사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리나이다. 아멘.
오늘의 묵상
우리는 예수님과 유다인들 사이에 벌어진 논쟁을 자주 보게 됩니다.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보잘것없는 ‘목수의 아들’로, 율법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거짓 예언자’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선언하십니다.
유다인들에게 아브라함은 ‘신앙의 아버지’이므로, 누구도 감히 아브라함이 가진 신앙의 원천과 권위에 도전하지 못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유다인들에게 쉰 살도 안 된 예수님께서 하신 오늘 복음의 이 선언은 ‘하느님의 모독자’로 사형당할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도발적인 이 말씀, 당신께서 지니신 신성에 대한 계시는 유다인들을 격분시켰습니다. 그 말씀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던지신 예수님의 선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들은 우리는 깊은 사색에 잠기며 질문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안다고 주장하는 예수님의 자의식, 하느님을 모른다고 말하면 자신이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자의식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선언은 우리의 지성만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점점 다가오는 십자가의 수난을 앞두고 예수님께서는 천지 창조 이전부터 숨겨져 있던 당신의 비밀을 우리에게 계시하십니다. 예수님에 관한 진리는 논리 정연한 학문적 체계나 성경에 관한 지식으로 이해되지 않습니다. 신앙의 진리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체험으로 알아듣게 됩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진리를 체득하고 선포하는 증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
<굿뉴스 우리들의 묵상 발췌글>
1. 중국에서 태어난 지아 장은 어릴 적부터 사업가의 꿈을 품었다. 삼촌의 답에서 그는 거절이 실패가 아닌,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거절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일부러 황당한 부탁을 해서 거절당하는 데 의연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만약 거절이 두려워 묻지 않았다면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거예요. 내가 먼저 마음을 열면 사람들도 호의를 베풀더라고요. 진정 필요한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승낙이었어요.”(빠다킹 신부)
2. 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이라는 진리, 그분 손에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다는 진리, 그분은 모든 율법과 계명 전체를 수렴하고 완성하신다는 진리, 그분은 우리 인생의 최종 목표요, 우리가 이 세상 살아가는 이유라는 진리입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할수록 눈물겹고 감사한 진리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한 하느님이시라는 진리, 나를 끔찍이도 사랑하시고 챙기신다는 진리, 내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위해 언제나 노심초사하신다는 진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윤곽이 잡히지 않는 멀고먼 당신이 아니라 내 안에 현존하시고 활동하신다는 진리, 오늘도 내 바로 등 뒤에 서 계시면서 나를 바라보시고 나와 함께 움직이신다는 진리, 내가 고통과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 때에도 항상 나를 떠받치고 계신다는 진리입니다.
하느님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파악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그 어떤 환난과 시련 속에서도 잔잔한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내게 호의적이지 않은 매일의 삶 속에서도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대자유를 만끽하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깨닫고 자유를 누리기 위해 내 말 안에 머무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곧 매일 선포되는 그분 말씀을 혼신의 힘을 다해 관상하라는 당부입니다. 말씀을 지극정성으로, 마음으로 듣고, 묵상하고, 곱씹고, 그리고 말씀을 삶 속에서 실천하라는 부탁인 것입니다.
말씀 안에 깊숙이 머무르기 위해 우선 침묵이 필요합니다. 침묵할 때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침묵할 때 이웃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오는 하느님의 음성도 들을 수 있습니다.(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3. 하느님은 자신의 이름을 “야훼” ‘나는 나다, 나는 있는 자 그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하느님께서는 항상 현재를 사신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나는 시간은 항상 현재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지금 이 시간, 이 순간에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나의 아들, 나의 딸이라는 누구도 줄 수 없는 사랑을 받으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이런 하느님의 사랑이야 말로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진정한 힘이 아닌가 합니다.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지켜보시며, 말씀하십니다.
“힘내라, 내가 언제나 함께 있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사랑하는 나의 딸아!” 아멘
(이요한 십자가의 요한 신부님)
4.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이 놀라운 선언은 당신께서 세상창조 때 하느님 아버지와 함께 계셨다는 선재 사상을 천명하는 것입니다. 이 선언의 의미는 구약의 하느님을 유다인만의 조상신에서 전 우주의 창조주로 주권을 회복하시는 뜻입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하느님의 모습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기 역사 속에서 체험한 하느님을 묘사하였기에 그 호칭이라든가 활동하시는 모습에 일관성이 없습니다. 호칭으로는 엘로힘, 엘 샷다이, 엘 올람, 엘 엘욘, 엘 로이, 야훼 등이 나옵니다. 하느님의 성격도 질투하시는 하느님, 군주 같은 하느님, 전사 같은 하느님, 변덕스러운 하느님, 악을 허용하시는 듯한 하느님, 분노하시는 하느님, 분노에 더디신 하느님, 자비의 하느님, 아버지 하느님, 어머니 하느님, 계약의 하느님, 창조주 하느님 등 다양합니다. 제관계나 신명기계 등 각 편집 문헌에 따라 여러 신들 중 한 분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조상신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유배 이후에 제2이샤야 예언자가 비로소 조상신에서 벗어나 보편성을 지닌 창조주로서 유일신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유대인들은 깊이 깨닫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동안 인류가 모호하게 이해했던 하느님을 사랑과 구원의 아빠 하느님으로 확고하게 정립하셨습니다. 아빠 하느님께서 성자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하신 것 못지않게 성자께서도 아빠 하느님의 참 모습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여기에 진리의 성령까지 가르쳐 주시어 온전한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삼위일체 하느님이 아니라 구원경륜의 체험적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가리켜 보이신 아빠 하느님을 모시고 예수님처럼 사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하며 협조자 성령께 도움을 간구하여야 하겠습니다. (윤경재 요셉)
“I AM with you.”(나는 너희와 함께 있다.)
“I AM for you.”(나는 너희를 위해 있다.)(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6. 나와 함께 가까이 계시는 하느님께서는, 늘 나를 초월하여 계십니다. 자유로우신 주님께서는, 늘 나의 이해의 지평과 사고체계를 뛰어넘어 계십니다. 그러니 완고함과 고집을 버리고, 하느님의 자유와 열린 창조의 손길 안에, 기꺼이 나를 던질 수 있어야겠습니다. 주님께서 내 일상의 삶에 개입하시어 변화시켜주도록, 나의 뜻과 생각과 행동의 습관들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겠습니다.
오늘도, 내 고집과 폐쇄적인 사고의 틀과 해묵은 습관과 전통에 묶여, 눈앞의 하느님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바로 곁에서 살아 숨쉬는 말씀의 향기를 밑지 못하고, 형제자매들 안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차가운 바위로 서 있지 말아야겠습니다. 유다인들이 격앙하여 예수님을 죽이려고 들었던 돌을 스스로에게 던져선 안되겠지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2017년 4월6일 [(자)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오늘의 복음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선언하십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유다인들에게
쉰 살도 안 된 예수님께서 하신 오늘 복음의 이 선언은 ‘하느님의 모독자’로 사형당할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동안 인류가 모호하게 이해했던 하느님을 사랑과 구원의 아빠 하느님으로 확고하게 정립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가리켜 보이신 아빠 하느님을 모시고 예수님처럼 사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하며 협조자 성령께 도움을 간구하여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윤곽이 잡히지 않는 멀고먼 당신이 아니라 내 안에 현존하시고 활동하신다는 진리, 오늘도 내 바로 등 뒤에 서 계시면서 나를 바라보시고 나와 함께 움직이신다는 진리, 내가 고통과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 때에도 항상 나를 떠받치고 계신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아멘...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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