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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8월 31일 토요일[(녹) 연중 제21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8월 31일 토요일[(녹) 연중 제21주간 토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시편 86(85),1-3 참조
주님, 귀를 기울이소서. 제게 응답하소서. 당신 종을 구해 주소서.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본기도

하느님, 신자들을 한마음 한뜻이 되게 하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가르침을 사랑하고 그 약속을 갈망하며
모든 것이 변하는 이 세상에서도
참기쁨이 있는 곳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26-31
26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부르심을 받았을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속된 기준으로 보아 지혜로운 이가 많지 않았고
유력한 이도 많지 않았으며 가문이 좋은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27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28 하느님께서는 있는 것을 무력하게 만드시려고,
이 세상의 비천한 것과 천대받는 것
곧 없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29 그리하여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30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에게서 오는 지혜가 되시고,
의로움과 거룩함과 속량이 되셨습니다.
31 그래서 성경에도
“자랑하려는 자는 주님 안에서 자랑하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33(32),12-13.18-19.20-21(◎ 12ㄴ 참조)
◎ 행복하여라, 주님이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
○ 행복하여라, 주님을 하느님으로 모시는 민족, 그분이 당신 소유로 뽑으신 백성! 주님은 하늘에서 굽어보시며, 모든 사람을 살펴보신다. ◎
○ 보라, 주님의 눈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당신 자애를 바라는 이들에게 머무르신다. 죽음에서 그들의 목숨 건지시고, 굶주릴 때 살리려 하심이네. ◎
○ 주님은 우리 도움, 우리 방패. 우리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그분 안에서 우리 마음 기뻐하고, 거룩하신 그 이름 우리가 신뢰하네. ◎

복음 환호송

요한 13,3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5,14-3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4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15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
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16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는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다.
17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그렇게 하여 두 탈렌트를 더 벌었다.
18 그러나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물러가서 땅을 파고 주인의 그 돈을 숨겼다.
19 오랜 뒤에 종들의 주인이 와서 그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20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가 나아가서 다섯 탈렌트를 더 바치며,
‘주인님, 저에게 다섯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1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22 두 탈렌트를 받은 이도 나아가서,
‘주인님, 저에게 두 탈렌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두 탈렌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3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일렀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24 그런데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25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26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
27 그렇다면 내 돈을 대금업자들에게 맡겼어야지.
그리하였으면 내가 돌아왔을 때에 내 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았을 것이다.
28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29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30 그리고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단 한 번의 제사로 저희를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주님의 교회에 일치와 평화의 선물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04(103),13-15 참조
주님, 땅은 당신이 내신 열매로 가득하옵니다. 당신은 땅에서 양식을 거두게 하시고, 인간의 마음 흥겹게 하는 술을 주시나이다.
<또는>
요한 6,5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리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성찬례로 충만한 구원을 이루시니
저희가 주님의 자비로 치유를 받고 힘을 얻어
모든 일에서 주님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탈렌트의 비유.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본당에 새로운 단체가 조직되었습니다. 이름을 정하는데 몇 가지 제안이 있었습니다. ‘망치회, 요셉회, 목수회 중에서 목수회로 정했습니다. 이분들은 본당 창고를 만들었던 분입니다. 의기투합해서 앞으로 본당 시설의 관리와 수리를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자고 했고, 그렇게 해서 목수회가 탄생했습니다. 요셉 성인도 목수였고, 예수님도 목수였습니다. 그래서 단체 이름을 목수회로 정했습니다. 목수회의 첫 번째 과제는 사제관 에어컨 문제였습니다. 사제관 에어컨의 온도 조절이 안 되었습니다. 몇 가지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필터였습니다. 에어컨의 필터를 6개월에 한번은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형제님 한분이 에어컨 필터를 교체 하였고, 온도 조절이 잘 되었습니다. 앞으로 목수회는 본당의 시설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단체가 될 것입니다. 기꺼이 굳은 일을 맡아서 해 주기로 한 목수회 형제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느님께 받은 재능을 교회를 위해서 기꺼이 나누었으니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뉴욕에서 지낼 때입니다. 저의 직책은 가톨릭평화신문 미주 지사장이었습니다. 신문사를 운영하는 임무였습니다. 주된 임무는 신문홍보였습니다. 직원들이 원고를 작성하면 교정하였고, 가끔씩 필진과의 만남도 가졌고, 광고주와의 만남도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 팬데믹이 왔고, 뉴욕에 온지 6개월 만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면서 신문사를 운영하였습니다. 덕분에 신문사는 팬데믹의 터널을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셨습니다. 동북부 ME 담당신부입니다. 저는 엠이 봉사자들과 함께 피정을 준비했고, 가을 소풍도 함께 했습니다. 주말 봉사도 함께 했습니다. 엠이 봉사자들은 저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엠이 봉사자들과 함께 성지순례도 다녀왔습니다. 부르클린 한인 성당의 미사를 도와주었습니다. 처음에 3개월만 도와주기로 했는데 뉴욕을 떠날 때까지 3 6개월을 함께 했습니다. 부르클린 한인 공동체는 저의 서품 30주년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저는 공동체와 함께 야외미사를 하였고, 작년에는 성지순례도 다녀왔습니다. 부르클린 한인 성당에서의 경험은 지금 댈러스 성 김대건 성당에서 지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제게도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다섯 달란트를 가진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이웃을 위해서 나누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나눌 것이 없어서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나누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선을 베푸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죽음이 부활로 열매를 맺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고, 미워하면 미워할 일이 생깁니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고, 찡그리면 찡그릴 일이 생깁니다. 이해하면 이해할 일이 생기고, 오해하면 오해할 일이 생깁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능력과 힘을 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감사와 기쁨, 이해와 사랑은 우리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미움과 분노, 오해와 불신은 우리의 능력을 땅에 묻는 가장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을 늘 마음에 담고 살면 좋겠습니다. 아프리카의 밀림은 늘 푸르고 많은 생명이 살아갑니다. 이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입니다. 사막의 모래에는 생명이 살기 어렵습니다. 이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늘 곁에서 듣는 사람은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늘 생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외면하는 사람은 열매를 맺기 어렵습니다. 과연 나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복음: 마태 25,14-30

 

눈만 뜨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이 하루는 너무나 은혜로운 탈렌트입니다!

 

탈렌트 비유를 묵상하면서 내가 주님으로부터 받은 탈렌트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저는 우울한 청소년기, 청년기를 보내면서, 주님을 많이 원망했습니다.

 

“주님, 저 사람들에게는 저리 좋은 탈렌트를 주셨으면서, 어찌 제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셨나요?

백번 천번 생각해도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으니,

어찌 이리 사람을 차별대우 하시나요?” 하면서 많이도 따졌습니다.

 

그런데 나중에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공동선을 위해 사용할 탈렌트를 분명히 주셨다는 것을.

관건은 우리 인간 측의 노력입니다.

주님께서는 분명히 주셨는데,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 고민하고, 캐내고 갈고 닦고,

엎그레이드 시키려는 우리 측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다시 한번 늦었지만 주님께서 제게 주신 탈렌트가 과연 무엇인지 고민해봅니다.

제게 선물로 주신 재능, 장점, 오랜 기간 쌓아올린 전문성, 스펙 등도 탈렌트이겠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오늘 내가 지니고있는 이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이 둘도 없는 탈렌트입니다.

아직 내게 남아있는 젊음과 열정이 좋은 탈렌트입니다.

조금 나이든 중년의 원숙함과 균형감각도 좋은 탈렌트입니다.

크게 뒤로 물러설 줄 아는 노년의 지혜로움도 멋진 탈렌트입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눈만 뜨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새 아침과 24시간이라는 하루가

너무나 은혜로운 탈렌트입니다.

 

하루 온종일 빈둥빈둥 영양가 제로의 하루를 보낸 날이 있습니다.

하루의 끝자락에 서면 무의미한 하루를 허송세월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하고 우울해집니다.

 

반대로 하루 온 종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공동체와 이웃을 위해 헌신한 날이 있습니다.

몸은 파김치처럼 녹초가 되고 너무나 고되어 자동으로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지만,

마음은 뿌듯해지고 영혼은 맑아집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탈렌트를 잘 사용했기 때문에 기쁨으로 충만한 것입니다.

 

이런 우리를 주님께서는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시며

렇게 칭찬하실 것입니다.

 

“잘 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 21)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주신 분을 신뢰하는 일>

 

오늘 복음의 '탈렌트의 비유'는 주인이 먼 길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탈렌트를 맡기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탈렌트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종들에 대한 주인의 ‘믿음의 표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인의 선물’이요, ‘은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소명’과 함께 주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이 선물은 ‘잘 보관하라’고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하라’고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곧 선물은 말씀처럼 ‘씨앗’(마태 13,1-23)으로, 곧 ‘종자돈’으로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돌아와 셈을 할 때는 그 선물을 활용하여 맺은 열매에 따라 대가를 지불합니다.

 

결국 ‘선물에 따른 응답 실행’이 바로 하늘나라를 얻기 위한 경기의 규칙인 셈입니다. 

주인은 첫째와 둘째 종에게 말합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마태 25,21.23)

그리고 셋째 종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마태 25,26)

사실 은총의 선물은 항상 충만히 주어지지만, 주는 대로 다 받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만큼만 받습니다.

그런데 받아들임은 비워진 만큼만 받을 수 있고, 나누는 만큼 비워지는 것이기에, 결국 베풀수록 받게 됩니다.

 

반면에 선물을 움켜쥐고 있으면 움켜쥔 것마저도 잃게 됩니다.

사실 그 선물은 애시당초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께서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은 선물을 받은 이가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선물을 충실하게 열매 맺는 이가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깨어 준비하는 삶'은 맡겨진 일에 충실함이요, 맡겨진 일에 충실함은 일을 ‘맡긴 분에 대한 충실함’이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하늘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첫째는 ‘은총’, 곧 하느님의 먼저 주신 사랑이요, 둘째는 은총에 따른 ‘소명에 충실함’, 곧 은총을 열매 맺기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는 일’ 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은총의 열매를 맺을 힘도,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도 함께 주셨습니다.

바로 이 ‘은총’과 ‘십자가’야말로 하늘나라를 얻기 위한 이 지상에서 벌어지는 경기의 규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은총 그 자체보다도, 은총을 실현하는 데 따르는 십자가 그 자체보다도, 먼저 그것을 ‘주신 분을 신뢰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기 위한 ‘주님의 사랑’임을 믿고 그분께 의탁하는 일일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마태 25,15)

 

주님!

당신은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듯 제게 탈란트를 맡기셨습니다.

당신의 신뢰를 신뢰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게 하소서!

그 크신 당신의 사랑을 제 안에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선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4.8.30.연중 제21주간 금요일                                                              1코린1,17-25 마태25,1-13

                                                         지혜의 여정

                                           “하느님 중심의 깨어 있는 삶”

 

“주님의 자애가 온 땅에 가득하네.”(시편33,5ㄴ)

 

시편 화답송 후렴처럼 깨어 주님을 기다리는 신비가들에게 선물처럼 주어지는

주님의 자애가 가득한 세상입니다.

"말씀의 빛으로 무지의 어둠을 없애시는 하느님", 아침 성무일도시 본기도 서두 부분이

새롭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 밤 하늘입니다.

선선한 날씨에 영롱하게 빛나는 별들이요 곳곳에서 풀벌레 영롱한 찬미소리들입니다.

거칠고 험한 세상 광야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깨어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어느 사제의 묵상글을 보다가 서두의 내용에 잠시 멈췄습니다. 

 

‘궁합이라는 말이 궁금해서 챗지피티(ChatGPT)에게 물어보니 그 대답이 기가막히도록 놀라웠습니다.

“한국 전통에서 두 사람의 운명이나 성격이 얼마나 잘 맞는지 판단하기 위해 주로 결혼을 앞두고

서로의 사주팔자를 비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에 이어지는 긴 설명이었습니다.

어느 지식 스승이 이보다 더 잘 대답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이제 지식 스승은 챗지피티가 대신하게 생겼습니다.

그러면 스승의 역할은,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가 하는 심각한 물음에 직면합니다.

답은 지혜입니다. 날로 지혜로워지는 스승이,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지식은 전제로하고 말입니다.

하여 강론 제목은 “지혜의 여정, 하느님 중심의 깨어 있는 삶”으로 정했습니다. 

 

세월 흘러 나이들어 갈수록 겸손하고 지혜로워지길 소망합니다.

지식을 쌓아 놓는다 하여 지혜가 되지 않습니다.

지혜가 결핍된 지식은 쓰레기 더미에 불과할 뿐입니다.

 

지혜의 원천은 하느님입니다.

날로 자신을 비워가는 하느님 공부가 심화되어가면서 지혜의 선물이요, 지혜로워지고 겸손해지는 삶입니다.

지혜와 사랑, 지혜와 겸손은 함께 갑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이 지혜의 사람입니다.

 

오늘 옛 어른의 말씀도 공감이 갑니다.

 

“어른의 도리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다산>

이 또한 자기를 아는 분별의 지혜에 속합니다. 이런 사람이, 어른이 진정 현자입니다.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일에 관여하지 마라.”<논어>

이 또한 삶의 지혜에 속합니다.

이런 모든 지혜의 원천은 하느님입니다.

교황님의 성 요셉 봉헌회원들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젊은이들은 우리를 필요로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느님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그분의 현존안에 살면 살수록, 우리는 그들이 하느님을 만나는데 더 잘 도울수 있다.”

 

참으로 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 현존 안에 살수록 지혜로운 삶이요 이웃을 잘 도울수 있다는 것입니다.

옛 구도자들이 사막의 수도승들을 찾았던 것도 삶의 지혜를 찾아서 였습니다.

진정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우선적으로 할 일은 주님을 사랑하여 날로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는 것입니다.

주님과의 우정과 함께 가는 지혜의 여정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참 명쾌하고 공감이 갑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도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저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의 힘이자 지혜이신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지혜로운 삶입니다.

오늘 복음의 하늘 나라의 비유에 나오는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처럼 깨어 준비된 삶을 살다가

주님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두 부류의 사람들의 대조가 실감이 납니다.

나는 어느 쪽에 속하는지요?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등에 가지고 있었다.”

 

유비무환입니다. 기름 준비는 각자 고유의 몫입니다.

평상시 제자리에서 제 책임을 다하며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을 깨어 기다리며 하늘에 보물을 쌓는 섬김과

선행의 삶에 항구함이 바로 슬기로운 삶이요 기름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절대 빌려오거나 탈취할 수 없는 각자 고유의 기름입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신 그리스도는 도착했고,

등불을 켜들고 환히 깨어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던 슬기로운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에 입장했고

문은 닫힙니다.

후에 돌아온 이들이 문을 열어 달라 애걸하지만 주님의 대답은 한결같이 냉정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평상시 주님과 사랑의 친교가 얼마나 소홀했는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결론같은 말씀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최선을 다해 살면서 주님과 사랑의 친교를 깊이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일은 내일대로 잘 될 것이며 언제 주님이, 죽음이 오셔도 반가이 맞이할 수 있을 것이며

뜻밖의 일이 발생해도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주님과의 우정을 날로 깊이하면서

늘 깨어 준비된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21,36). 아멘,


8/31(토)[(녹)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되새김 구절

 

1. 아프리카의 밀림은 늘 푸르고 많은 생명이 살아갑니다. 이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입니다. 사막의 모래에는 생명이 살기 어렵습니다. 이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늘 곁에서 듣는 사람은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늘 생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을 외면하는 사람은 열매를 맺기 어렵습니다. 과연 나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면 좋겠습니다.(조재형 신부)

 

2. 오늘 내가 지니고있는 이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이 둘도 없는 탈렌트입니다.

아직 내게 남아있는 젊음과 열정이 좋은 탈렌트입니다.

조금 나이든 중년의 원숙함과 균형감각도 좋은 탈렌트입니다.

크게 뒤로 물러설 줄 아는 노년의 지혜로움도 멋진 탈렌트입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눈만 뜨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새 아침과 24시간이라는 하루가

너무나 은혜로운 탈렌트입니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마태 25,15)

 

주님!

당신은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듯 제게 탈란트를 맡기셨습니다.

당신의 신뢰를 신뢰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게 하소서!

그 크신 당신의 사랑을 제 안에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선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평상시 주님과 사랑의 친교가 얼마나 소홀했는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결론같은 말씀입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이수철 신부)

 

8/31(토)[(녹)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71일차 기도

 

복음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오늘의 말·샘 기도>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마태 25,15)

 

주님!

당신은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듯 제게 탈란트를 맡기셨습니다.

당신의 신뢰를 신뢰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게 하소서!

그 크신 당신의 사랑을 제 안에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선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

 

- 2024년 8월31일(토) 4시...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