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목: 핸드폰 충전기 잃어버린 짝꿍
자영은 10월 중순 어느 날, 포천 명성산 억새축제 시즌에 버스여행을 떠났다.
버스의 끝자리, 11열4번 좌석에 앉아서 홀로 여행을 즐기고 있다.
창문 밖으로 스쳐가는 단풍의 경치를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버스의 창문 코팅이 어두운 색인가?
창 밖 풍경이 비 온듯 칙칙한 것을 안타까워 하며 창문 밖 경치를 구경했다.
명성산 아래 산정호수 주차장에 버스를 정차했다.
억새밭 구경을 하러 온 등산객이 많다. 주차장이 만원이다.
주차장에서 부터 명성산 등산길을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가니 등룡폭포가 나온다. 등룡폭포에서 인증샷 찍고 룰루랄라하며 계속 올라갔다.
돌이 많은 길이고 약간의 경사가 있어 걷기가 수월치 않다.
등룡폭포에서 부터 20여분 올라가다가 내려오는 하산객에게 "억새풀밭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질문을 하니 "한참을 가야해요. 1시간 쯤 걸릴꺼요." 대답을 한다.
자영은 그 즉시 등산을 포기하고 하산해서 명성호수 산책길로 들어섰다.
명성호수 산책길에 축제가 한창이다.
마이크 소리가 요란하고, 천막부스에서 이것 저것 팔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명성호수 표지물이 설치 된 가장 핫한 포토포인트에서 무료사진을 찍어준다.
이게 웬 떡인가? 하는 심정으로 자영은 사진촬영을 했다.
즉석 인화도 하여주니 금상첨화다...ㅎㅎ...
'명성산, 명성호수 투어'에 약속한 시간이 되어 버스에 탑승했다.
그런데, 버스에 탑승 후 자영에게 사건이 생겼다.
버스 옆에 앉은 짝궁이 핸드폰 충전기가 없어졌다며 혼비백산이다.
앞 좌석 등받이에 걸쳐놓은 가방의 지퍼를 열고 그 속에서 충전했던 충전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자영에게 "폰에 충전하는 충전기 모습을 보지 않았느냐?" 질문을 한다.
자영은 "보지 못 했어요. 창문 밖 구경을 하느라 옆 좌석을 안 봤어요." 대답을 했다.
버스가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쓰레기를 버려달라는 가이드의 멘트가 나왔다.
쓰레기가 담긴 검은봉지를 가지고 나오는데, 옆의 짝궁이 그 봉지를 본인이 버리겠다고 달란다.
자영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검은봉지에 혹여 충전기가 들어있을까 의심을 하는 듯 하다.
검은봉지를 짝꿍에게 주고 자영은 휴게소를 향하여 걸어갔다.
그런데, 옆의 짝꿍이 황급히 자영의 뒤를 따라와 자영의 팔을 잡으며 질문을 한다.
"가방 속에서 폰에 충전하는 충전기 모습을 보지 않았느냐?" 재차 같은 질문을 한다.
자영은 큰 소리로 다음과 같은 대답을 했다.
"나는 못 보았어요. 충전기가 어떤 모양인지 몰라요.
나는 그런 것 가지고 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예요.
내 가방 속을 확인해 보실래요" 하며 볼멘소리를 했다.
짝꿍은 휴게소로 걸어가는 그녀의 지인에게 충전기 잃어버린 이야기를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영은 마음이 편치않다.
짝꿍의 지인은 핸드폰 후라쉬를 켜고 충전기가 땅에 떨어졌나? 해서 샅샅이 찾았으나 없다.
버스가 출발했는데, 이번에는 짝꿍이 앞으로 이동했다.
운전기사에게 cctv를 보여달라고 간 것이었다.
운전기사 왈 "cctv는 달릴 때에 작동하고, 달리지 않을 때 작동하지 않아 소용이 없다."고 했다며 도로 돌아왔다.
옆에 앉은 자영은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찝찝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방법이 없으니 그저 묵묵히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옆의 작꿍이 자영에게 귓속말로 말을 건다.
"자영씨도 언젠가 자기와 같은 일을 겪을 수 있을거예요. 그러면 이해를 잘 할 수 있을거예요"
웬,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한다.
자영은 "나는 내가 결백하므로 그냥 가만히 있었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럼 됐다."라고 답을 한다.
이래서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었다. 긴 하루가 지나간 것 같다.
-2024년 11월19일(화) 18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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