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4년 11월 27일 수요일[(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당신 백성, 당신께 충실한 이, 당신께 돌아오는 이에게 주님은 진정 평화를 말씀하신다.
본기도
믿는 이들의 마음을 일깨우시어
저희가 거룩한 구원의 열매를 풍성히 거두며
주님의 자비로 더욱 큰 은총을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15,1-4
나 요한은 1 크고 놀라운 다른 표징이 하늘에 나타난 것을 보았습니다.
일곱 천사가 마지막 일곱 재앙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으로 하느님의 분노가 끝나게 될 것입니다.
2 나는 또 불이 섞인 유리 바다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 유리 바다 위에는 짐승과 그 상과 그 이름을 뜻하는 숫자를
무찌르고 승리한 이들이 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수금을 들고,
3 하느님의 종 모세와 어린양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일은 크고도 놀랍습니다.
민족들의 임금님, 주님의 길은 의롭고 참되십니다.
4 주님, 주님을 경외하지 않을 자 누구이며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자 누구입니까?
정녕 주님 홀로 거룩하십니다. 모든 민족들이 와서 주님 앞에 경배할 것입니다.
주님의 의로운 처사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전능하신 주 하느님, 당신이 하신 일 크고도 놀랍사옵니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그분의 오른손이, 거룩한 그 팔이, 승리를 가져오셨네. ◎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 정의를 드러내셨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여, 당신 자애와 진실을 기억하셨네. ◎
○ 소리쳐라, 바다와 그 안에 가득 찬 것들, 누리와 그 안에 사는 것들. 강들은 손뼉 치고, 산들도 함께 환호하여라. ◎
○ 주님 앞에서 환호하여라. 세상을 다스리러 그분이 오신다. 그분은 누리를 의롭게, 백성들을 올바르게 다스리신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리라.
◎ 알렐루야.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12-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의 명에 따라 바치는 이 거룩한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의 사랑에 합당한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또는>
마태 28,20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이 거룩한 제사에서 성체를 모시고 기뻐하오니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 곁에 머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아마존에 수건을 주문했습니다. 꼼꼼히 따지지 않고, 덜컥 주문했습니다. 3장이 왔는데 꺼내 보니 너무 컸습니다. 수건이 제 키만 했습니다. 반품할 수 있지만, 잘 모르고 귀찮기도 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다 수건을 반으로 잘랐습니다. 제가 원하지 않았던 수건 3장이 제가 원하던 수건 6장이 되었습니다. 수건에 골이 있어서 잘라도 별 표시가 나지 않았습니다.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나누어 주셨는데 5,000명이 먹고도 남았다고 했습니다. 교회 전례력으로 2024년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지나온 자리가 나눔과 사랑의 실천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온 자리가 욕심과 원망으로 채워졌다면 남은 시간이라도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며 보내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자비를 청하던 죄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싸움의 기술’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 싸움의 고수에게 싸움의 기술을 배워서 괴롭히는 나쁜 친구에게 더 이상 괴롭힘당하지 않고 싸움에서 이기게 됩니다. 싸움의 고수는 학생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많이 맞아봐서 눈썰미가 좋다.” 권투든, 격투기든 한 번도 맞지 않고 이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맞는 요령도 있어야 하고, 맞고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맷집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몸에는 나쁜 세균과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길 수 있는 면역체계가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기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겨냅니다. 약한 사람은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지 않아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쉽게 병에 걸리게 됩니다. 건강한 사람은 감기에 걸렸어도 금세 회복되는데 약한 사람은 감기에 걸리면 오래가고, 합병증으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좋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면역체계가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악의 세력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싸움의 기술’을 알려 주셨습니다. 첫 번째 기술은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겸손한 세리의 기도를 칭찬하셨습니다. 교만한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을 질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들의 가르침은 따르지만, 그들의 행동은 따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잔치에 초대받았을 때도 높은 자리에 앉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이야기하였습니다. 물은 유연하기에 그릇의 상태에 담기지, 그릇을 거스르는 경우가 없습니다. 물은 반드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물은 내면에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이 급류를 만나면 큰 바위도 밀쳐낼 수 있습니다. 물의 유연함, 물의 겸허함, 물의 강인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악의 세력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기술은 ‘겸손’입니다.
두 번째 기술은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겨자씨만 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가나안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셨고, 하혈하던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백인대장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토마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은 사람은 참으로 복되다.” 우리가 미사 때 고백하는 ‘신경’은 믿어야 할 교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문명과 문화를 발전시킨 원동력도 ‘믿음’입니다. 현대사회의 시스템은 ‘믿음’이라는 토대 위에서 세워졌습니다. 세 번째 기술은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우리에게 보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몸소 십자가를 지고 가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율법 학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온 마음과 오 힘과 온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같은 마음과 힘과 정성을 다해서 이웃을 사랑하여라.” 그리고 제자들에게도 새로운 계명을 주셨습니다. 그 계명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입니다.
우리가 겸손, 믿음, 사랑으로 면역체계를 구축한다면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복음: 루카 21,12-19
강력한 경고의 배경에는 우리를 향한 간절한 사랑이 깔려있습니다!
같은 연배의 형제들이 모여 앉을 때마다 참 재미있습니다.
순식간에 세월이 흐르고, 너무도 많이 변해버린 서로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세월의 폭탄을 제대로 맞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낄낄대며 웃기도 합니다.
한번은 탈모가 급격히 진행된 한 형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약속을 안 지키셨다고. 왜? 무슨 일인데?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을 안 지키셨다고.
그러나 시편 한 구절을 묵상하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또 무슨 일인데?
“제 죄악 머리카락보다 많사오며...” 나는 머리숱이 많이 사라졌으니 죄도 별로 없는게 아니냐고?
주님의 날, 종말, 재림 때의 최후의 심판...이런 단어들을 떠올릴 때마다 다가오는 느낌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공포, 두려움, 걱정, 안절부절...
자비의 하느님, 사랑의 예수님께서 지니신 두드러지게 우세한 특징 편안함, 따뜻함, 친절함,
포근함과는 전혀 거리가 머니 어찌된 일입니까?
그래서 종말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보다 긍정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어찌됐던 우리의 하느님은 우리가 잘 되기만 바라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멸망하기보다 구원되기를 간절히 기다리시는 인내의 주님이십니다.
진정으로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아버지, 자녀를 극진히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자녀에게 어떻게 대합니까?
물론 자녀가 지닌 장점, 성공, 성취에 대해 크게 칭찬도 할 것입니다.
자녀의 부족함을 큰마음으로 감싸 안으며 격려와 위로도 보낼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 자녀가 그릇된 길로 나아갈 때,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혀 바보같이 처신할 때,
몹쓸 짓을 할 때는 당연히 강하게 혼도 내고, 불같이 화도 내고, 빨리 돌아오라는 마음에서 경고도 하고
질책도 할 것입니다.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느님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때로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 안으시기도 하고 우리를 적극적으로 변호해 주시기도,
때로 우리가 좀 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라고, 좀 더 크게 성장하라고,
그래서 더 확실하게 미래를 준비하라고 경고도 하시고 채찍질도 하시는 것입니다.
종말에 관한 예수님의 여러 가지 경고성 발언 앞에 두려워하기보다 그분 말씀 뒤에 감추어진
우리를 향한 극진한 사랑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분은 항상 우리의 등 뒤에 서셔서 우리가 잘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뒤에서 든든한 지지가 되어주시며,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건네시는 분이십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7-18)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어려움과 인내를 통하여 구세주와 협력하게 된다는 사실>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이어 계속해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서 하신 담화, 곧 종말에 대한 말씀으로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줍니다.
먼저, 박해와 박해 가운데에 있게 될 증언에 대한 말씀입니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 그러나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루카 21,12-15)
박해가 오히려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깨우치십니다.
곧 박해를 당하게 되면, 오히려 하느님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보호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하느님께서 눌변인 모세의 입과 함께 계셨듯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탈출 4,11-12.15-16).
그러니 박해를 통하여 오히려 우리는 신앙이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위기의 순간은 가장 좋은 기회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루카 21,17-18)
이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미움이나 배척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미움과 배척을 통하여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곧 미움과 박해를 벗어나게 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보호해주고 지켜주실 것이니, 인내하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우리는 미움 받거나 배척받게 되면 힘들어 합니다.
고난과 시련, 어려움이나 귀에 거슬리는 말이나 힘든 것은 피하고, 편하고 좋고 즐거운 것, 듣기 좋은 말에 더 맞들이고 쉽게 기울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움과 인내를 통하여 구세주와 협력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신기하게도 어려움과 인내에는 고통을 변화시켜 하느님과의 만남이 되게 하는 묘한 이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고난을 그리스도인의 특권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위하는 특권을, 곧 그리스도를 믿을 뿐만 아니라 그분을 위하여 고난까지 겪는 특권을 받았습니다.”
(필리 1,19)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루카 21,19)
성 베네딕도 역시 ‘인내’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통로요, 그리스도의 수난에 참여하는 한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에 인내로써 한몫 끼어 그분 나라의 동거인이 되도록 하자.”
(수도규칙 머리말 50)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는다면, 그리스도와 함께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고 있으니 영광도 그와 함께 받을 것입니다.”
(필립 3,10; 로마 8,17)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루카 21,17)
주님!
고난과 시련이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되게 하소서.
그 속에서 당신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하소서.
오히려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이 위기의 순간이 아니라, 기회의 순간이 되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도 배척도 당신과 함께 받고, 당신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4.11.26.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묵시14,14-19 루카21,5-11
한결같이
“정주의 제자리 삶에 충실합시다”
"네 앞길 주께 맡기고 그를 믿어라.
몸소 당신이 해 주시리라."(시편37,5)
이런저런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어제 어느 현자의 충고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나이들수록 지혜로워진다는 말 믿지마라. 아니 오히려 어리석어진다.
노력해야 덜 어리석을수 있다.
심신(心身)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다.”
새삼 연륜과 함께 가는 지혜가 아니라 나이들수록 치열히 겸손히 노력해야 그나마 덜 어리석을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법정 스님의 평생 입밖에 내지 말아야 할 세가지도 생각납니다.
이 또한 이웃에 대한 배려의 사랑이자 지혜입니다.
1.사적인 이야기
2.험담
3.남의 비밀
어제 어느 정치가의 일성도 신선한 감동이었습니다.
“창해일속(滄海一粟), 제가 겪는 어려움이야 큰 바다속 좁쌀 한 개 정도에 불과하지 않겠나.
우리 국민들께서 겪는 어려움에, 그 고통에 비하면 참으로 미미하다고 생각한다.”
새삼 세상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제 수도생활의 어려움은 창해일속임을 깨닫습니다.
어제서야 창해일속 고사성어를 배웠습니다.
다음 옛 어른의 지혜도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좋든 나쁘든 상황에 휘둘리면 내 마음을 잃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의지할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다산>
더 분명히 ‘하느님 중심의 나 자신뿐이다’ 함이 좋을 것입니다.
이래서 언제나 하느님 중심 자리에 정주하는 삶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오만함을 방치하지 말고 욕심대로 행동하지 마라.
뜻을 가득 채우지도, 즐거움이 극에 이르게 하지도 마라.”<소학>
늘 극단에 치우치지 말고 중용의 정도를 걸으라는 소학의 지혜입니다.
어제 만추의 가을날씨도 참 평화롭고 푸근했고 수도원 봉사자매들 일곱분 역시
행복한 피정시간을 가졌습니다.
10년에서 30년에 걸쳐 봉사한 분들로 어제 미사시 분위기도 참 평화로웠고 나눈 덕담도 좋았습니다.
“흡사 오늘 복음의 가난한 과부들을 모시고 미사를 봉헌하는 듯 기분이 좋습니다.
삶과 시간을 봉헌하면서 수도원을 봉사하는 여러분들은 복음의 가난한 과부의 봉헌을 닮았습니다.
여러분은 참 자랑스런, 한결같은 자매들입니다.
한결같은 믿음, 한결같은 희망, 한결같은 사랑으로 주님을 섬기듯 오랜동안 봉사했습니다.
여러분은 여기 요셉 수도원의 한결같은 정주의 수도자들을 닮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섬김의 삶에 전념해온 분들이라 사진의 모습도 나이에 상관없이 참 예쁘고 사랑스러워보였습니다.
오늘 복음과 묵시록 말씀이 ‘한결같이’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연중 마지막 시기 말씀은 종말의 험악한 분위기와 심판에 관한 내용이 주로 나옵니다.
지나고 보면 어느 때나 마지막 말세와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결코 끝은 아니고 이 또한 지나갈 뿐이며 말세같은 현실은 계속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화려한 성전의 외관에 놀라는 이들에게 이 또한 덧없이 허물어질 것이라 예언하셨고
사실 그대로 됩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언젠가는 사라질 것들입니다.
그러니 외관의 변화에 흔들림없이, 제자리 정주의 삶에 한결같이 충실하여, 하느님 중심에 깊이 뿌리내림이
평화의 첩경이자 구원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당대 말씀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도 그대로 해당됩니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내가 그리스도다.’ ‘때가 가까웠다.’ 말해도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온갖 흉흉한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예나 이제나 언제나 반복되는 악순환이 현실입니다.
참으로 우리가 따라야 할 분은 그리스도 예수님뿐이요, 우리 삶은 죽어야 끝나는
치열한 영적전쟁의 현실입니다.
그러니 결코 부화뇌동하거나 경거망동하지 말고 깨어 침착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정주의 제자리에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주변상황에 일희일비하거나 두려워하지도 불안해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루하루 날마다 최대한 충만하게 살고 우리 자신과 이웃을 위한 섬김의 삶에 충실함이 지혜요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묵시록은 ‘마지막 수확’이란 주제로 최후심판을 다룹니다.
전반부 땅의 곡식의 수확은 말씀에 충실했던 ‘의인들(the just)’에 해당되고
후반부 포도의 수확은 ‘불의한 이들(the unjust)’에 해당됩니다.
최후심판 주제는 연중 마지막 시기 계속됩니다.
목적은 우리를 두렵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준비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깨어 정주의 제자리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오늘이 내일입니다.
오늘 잘 살면 내일은 내일대로 잘 됩니다.
내일 걱정은 내일해도 충분하니 내일 걱정을 앞당겨 하지 말고 오늘만 사십시오.
오늘 말씀은 다음 말마디로 요약됩니다.
“모든 시간이 하느님 손안에 있다.”(All time is in God’s hand)
그러니 걱정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주님 안에서, 주님을 향한 한결같은 믿음,
한결같은 희망, 한결같은 사랑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좋은 도움을 주십니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리라.”(묵시2,10). 아멘.
11/27(수) [(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되새김 구절
1. 우리가 겸손, 믿음, 사랑으로 면역체계를 구축한다면 악의 세력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조재형 신부)
2. 종말에 관한 예수님의 여러 가지 경고성 발언 앞에 두려워하기보다 그분 말씀 뒤에 감추어진
우리를 향한 극진한 사랑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분은 항상 우리의 등 뒤에 서셔서 우리가 잘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뒤에서 든든한 지지가 되어주시며, 따뜻한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건네시는 분이십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 21,17-18)
(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루카 21,17)
주님!
고난과 시련이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되게 하소서.
그 속에서 당신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하소서.
오히려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이 위기의 순간이 아니라, 기회의 순간이 되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도 배척도 당신과 함께 받고, 당신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모든 시간이 하느님 손안에 있다.”(All time is in God’s hand)
그러니 걱정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 주님 안에서, 주님을 향한 한결같은 믿음,
한결같은 희망, 한결같은 사랑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좋은 도움을 주십니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리라.”(묵시2,10). 아멘.(이수철 신부)
11/27(수) [(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제 159-29 기도
복음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루카 21,17)
주님!
고난과 시련이 당신을 증언할 기회가 되게 하소서.
그 속에서 당신의 능력과 현존을 체험하게 하소서.
오히려 굳세어지고 새로워지게 하소서.
바로 그 순간이 위기의 순간이 아니라, 기회의 순간이 되게 하소서.
그 어떤 미움도 배척도 당신과 함께 받고, 당신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아멘.
- 2024년 11월27일(화) 6시3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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