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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1130 글/시]인류의 가슴에 감동을 준 글/ 첫눈 시모음 4편

2024년 11월30일(토) 오늘의 글/시

 

인류의 가슴에 감동을 준 글

어느 추운 눈 내리는 겨울밤, 
불을 끄고 막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었는데 누가 사제관 문을 두드렸습니다. 
귀찮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제로 살아가는 내가 찾아온 사람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습니다
문 앞에는 험상궂은 나병환자가 
추워서 벌벌 떨며 서있었습니다.
나병 환자의 흉측한 얼굴을 보고 섬칫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중하게 물었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죄송하지만 
몹시 추워 온 몸이 꽁꽁 얼어 죽게 생겼네요.
몸 좀 녹이고 가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문둥병 환자는 애처롭게 간청을 했습니다.
마음으로는 솔직히 안된다고 거절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제의 양심에 차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못해 머리와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주고 
안으로 안내 했습니다.

자리에 앉자 살이 썩는 고름으로 심한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어떻게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니요
벌써 며칠째 굶어 배가 등가죽에 붙었습니다.”

나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로 준비해 둔 
빵과 우유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문둥병 환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빵과 우유를 게걸스럽게 다 먹었습니다.

식사 후 몸이 좀 녹았으니 
나병환자가 나가주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문둥병 환자는 가기는 커녕 
기침을 콜록 이며 오히려 이렇게 부탁을 했습니다
“성도님! 지금 밖에 눈이 많이 내리고 날이 추워 
도저히 가기 어려울것 같네요. 
하룻밤만 좀 재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할 수 없지요. 누추하기는 하지만, 
그럼 여기 침대에서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지요.”
마지못해 승낙을 했습니다.

염치가 없는 문둥병 환자에게 울화가
치밀어오는 것을 꾹 참았습니다. 
혼자 살고 있어서 침대도 일인용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침대를 문둥병 환자에게 양보를 하고 
할수없이 맨바닥에 자려고 하였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문둥병 환자는 또다시 엉뚱한 제의를 해 왔습니다.
“성도님, 제가 몸이 얼어 너무 추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네요. 
미안하지만 성도님의 체온으로 
제 몸을 좀 녹여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어처구니없는 문둥병환자의 요구에 당장 자리에 일어나 밖으로 내 쫓아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자신을 위해 희생하신
 ‘십자가의 은혜’를 생각하며 꾹 참고 
그의 요구대로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알몸으로
문둥병환자를 꼭 안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차마 상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일인용 침대라 잠자리도 불편하고 고약한 냄새까지 나는 문둥병 환자와 몸을 밀착시켜 자기 체온으로 녹여주며 잠을 청했습니다. 
도저히 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꿈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꿈속에서 주님께서 환히 기쁘게 웃고 계셨습니다.
“프란시스코야! 나는 네가 사랑하는 예수란다.
네가 나를 이렇게 극진히 대접했으니 
하늘에 상이 클 것이다.”
“아 주님! 나는 아무것도 주님께 드린 것이 없습니다.” 
꿈속에서 주님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자리에 일어났습니다.

벌써 날이 밝고
아침이었습니다.
그러나 침대에 같이 자고 있어야 할 문둥병환자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름냄새가 베어 있어야할 침대에는
오히려 향긋한 향기만 남아 있을 뿐 
왔다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 그분이 주님이셨군요. 
주님이 부족한 저를 이렇게 찾아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무릎을 꿇고 엎드렸습니다.

모든 것을 깨닫고 밤에 문둥병 환자에게 불친절했던 
자신의 태도를 회개하며 자신과 같은 비천한 사람을 
찾아주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올렸습니다.

이 기도가 바로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란시스코’의 ‘평화의 기도’입니다.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가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며,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이 기도가 바로 전세계에서 가장⁶ 사랑받는 
‘프란시스코’의 ''평화의 기도'' 입니다.

                   Merry Christmas 
🙏
☆☆판공을 준비하며☆☆

이해하기보다는 
비판에 앞섰고, 

덮어 주기보다 
들추기를 즐겼으며, 

싸매주기 보다는
아픈 데를 건드렸고, 

별 것 아니면서 
잘난 체 한 것들을 
다 용서해 주십시오.

내 인생에 
폭풍이 있었기에 

주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며, 

가끔 십자가를 
지게 해 주셨기에 

주님의 마음을 
배울 수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나를 사랑해 준 
사람에게 감사하고 

나를 공격해 준 
사람에게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를 더 너그러운
인간으로 만드셨습니다.

때때로 가시를 주셔서 
잠든 영혼을 깨워 주셨고,

한숨과 눈물도 주셨지만 
그것 때문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도 배웠습니다.

실수와 실패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겸손을 배웠습니다.

날마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감사를 발견하는
지혜를 주소서.

무엇이 생겨서가 아니라, 
무엇이 나에게 발생하지
않음을 감사하게 하소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귀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과, 
편리한 세월에 태어난 것과, 
세어도 세어도 끝이 없는 
그 많은 감사를 알게 하소서.

남과 비교하며 
살지 말게 하시고, 

질투의 화산 속에 
들어가지 말게 하시고, 

돈을 목적 삼게 
하지 마시고, 

으뜸을 자랑으로 
여기지 않게 하소서.
.
사랑의 속삭임을 
입술에 주시고 

감사의 노래를 
내 심장에 주소서.📿

  -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

.📿 이 메세지를 받으시면 특별한 은혜를 구하면서 성모송을 바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의, 평화, 사랑, 건강과 번영의 은총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는 교우 12명에게 이  메세지를 전해주십시오."📿

 

속새

 


 

 

첫눈

 

 /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젯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 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첫눈 편지 

 


/ 이해인 수녀님

 

차갑고도 따스하게
송이송이 시가 되어 내리는 눈
눈 나라의 흰 평화는

눈이 부셔라

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

가볍게 쌓여서
조용히 이루어 내는
무게와 깊이

하연 고지를 꺾고
끝내는 녹아버릴 줄도 아는
온유함이여

나도 그런 사랑을 해야겠네
그대가 하얀 눈사람으로
나를 기다리는 눈나라에서

하얗게 피어날 줄 밖에 모르는
눈꽃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한 사랑을 해야겠네

 

 

 

 

첫눈, 내리고 


/ 김경숙

 

어디서 오시는가
설레는 가슴을 열어
다가오는 시간을 담습니다

하연 눈이 내려와

자꾸 내려와

창 밖 나뭇가지보다
내 마음에 먼저 내려 쌓이고


단단한 땅에 스미고
마음은 그대 영혼을 안고

생각의 생각을 녹이며
젖고 젖습니다

생각의 숲은

눈발과 눈발 사이 경계처럼 이어지고
그 생각들을 또 다른 내 안에 담으며
선택의 길 걸어갑니다

때때로 가슴 뛰던 세월 속살
억새꽃 하얀 미소로 흔들리면
축복이 쏟아져 내린 땅에 서서
첫눈의 젖은 숨소리 시간에 담습니다

 

 

 

 

첫눈이 내립니다

 


 / 안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첫눈이 내립니다


첫눈이 내리는 날은

웬지 그대가 올 것 같아

나는 겨울 숲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그대를 기다립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나는 기다리는 일이 즐거워졌습니다

 

이 계절에서 저 계절을 기다리는

헐벗은 나무들도 모두

그래서 사랑에 빠진 것이겠지요


눈이 쌓일수록

가지고 있던 많은 것을

송두리째 버리는 숲을 보며

 

그대를 사랑하는 동안

내 마음 속 헛된 욕심이며

보잘 것 없는 지식들을

내 삶의 골짜기에 퍼붓기 시작하는

저 숫눈발 속에다

하나 남김 없이 묻어야 함을 압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따뜻한 아궁이가 있는 사람들의 마을로

내가 돌아가야 할 길도 지워지고

 

기다림으로 부르르 몸 떠는

빈 겨울 나무들의 숲으로

그대 올 때는

천지사방 가슴 벅찬 폭설로 오십시오


그때까지 내 할 일은

머리 끝까지 눈을 뒤집어쓰고

눈사람 되어 서 있는 일입니다

 

애기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