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미사 묵상

[매묵]2024년 12월 9일 월요일[(백)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4년 12월 9일 월요일[(백)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성모 마리아께서 잉태되신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믿음은 초대 교회 때부터 있었다. 이러한 믿음은 여러 차례의 성모님 발현으로 더욱 깊어졌다. 1854년 비오 9세 교황께서는 ‘성모 마리아의 무죄한 잉태’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셨다. 한국 교회는 이미 1838년 교황청에 서한을 보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를 조선교구의 수호자로 정해 줄 것을 청하였고, 그레고리오 16세 교황께서 이 요청을 허락하셨다.

오늘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동정 마리아를 성자의 맞갖은 어머니가 되게 하신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또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한국 교회가 이 땅에서 주님의 뜻을 이루는 주님의 종이 되도록 전구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이사 61,10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라.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이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네.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녀를 통하여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시고
성자의 죽음을 미리 내다보시어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으니
동정녀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는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3,9-15.20
사람이 나무 열매를 먹은 뒤, 주 하느님께서 그를 9 부르시며,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10 그가 대답하였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그분께서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12 사람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13 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하고 물으시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14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
15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20 사람은 자기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하였다.
그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8(97),1.2-3ㄱㄴ.3ㄷㄹ-4(◎ 1ㄱㄴ)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그분의 오른손이, 거룩한 그 팔이, 승리를 가져오셨네. ◎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 정의를 드러내셨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여, 당신 자애와 진실을 기억하셨네. ◎
○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온 세상 땅끝마다 모두 보았네.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1,3-6.11-12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4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5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6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11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
12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루카 1,28 참조
◎ 알렐루야.
○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예물기도

주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저희가 드리는 구원의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주님의 은총으로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듯이
그분의 전구로 저희도 모든 죄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3 : 마리아와 교회의 신비(12월 8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원죄에 물들지 않게 지켜 주시고
은총으로 가득 차게 하시어
성자의 맞갖은 어머니가 되게 하셨나이다.
또한 성모님을 통하여
티 없고 흠 없이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배필인 교회의 시작을 알려 주셨나이다.
지극히 깨끗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저희 죄를 없애시는, 죄 없으신 어린양 성자께서 나셨으니
주님께서는 동정 마리아를 모든 피조물 위에 들어 높이시고
주님의 백성을 위하여
은총의 전구자요 거룩한 삶의 모범으로 미리 정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천사들의 무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정의의 태양, 그리스도 우리 하느님을 낳으셨으니, 마리아님, 저희가 모두 당신께 영광을 드리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특별한 은총으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받아 모신 성체로 저희 죄의 상처를 낫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오늘 우리는 성모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신비를 기념하며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 축일은 하느님께서 구세사의 시작부터 구원의 계획 안에서 성모 마리아를 특별한 방식으로 선택하시고 준비하셨음을 보여줍니다. 성모님의 축일을 지내면서 23년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당시 제가 있던 본당은 서울 대교구에서 가장 작은 본당이었습니다. 23년 전 봄에 저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대림 특강을 해 주실 수 있는지 여쭈어보는 거였고, 가능하시면 특강을 해 주시기를 청했습니다. 여름이 지나도 추기경님께서는 답장이 없었습니다. 가을이 깊어 가면서 추기경님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추기경님께서 로마에 회의 갔었고, 며칠 전에야 편지를 보았다고 합니다. 추기경님께서는 12 8,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에 대림 특강도 하고, 미사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저와 본당 식구들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림 특강을 준비했습니다. 마을 입구에 현수막을 걸었고, 문산과 법원리 성당에도 알렸습니다. 군부대에도 협조공문을 보냈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오시는 날에는 성당이 잔칫날이 되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강의와 미사를 하셨고, 저녁까지 잘 드시고 가셨습니다. 서울 대교구에서 가장 작은 본당이었기에 추기경님께서는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오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루카 복음서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와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라고 말한 구절은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특별히 선택하셨음을 드러냅니다. 이 표현은 마리아가 단순히 선택받은 정도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온전히 보호되고 인도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것은 마리아께서 죄의 흔적이 전혀 없는 상태로 태어나셨음을 뜻합니다. 이는 마리아의 공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이 주도적으로 역사하셨다는 점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계획의 위대함을 증언합니다. 마리아는 원죄 없이 잉태되심으로써 구원 계획의 중심에 서게 되셨지만, 그분의 위대함은 단순히 선택받은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리아께서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응답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의지를 하느님께 봉헌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마리아의 응답은 오늘 우리에게도 큰 도전이 됩니다. 우리들 또한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하게 응답해야 합니다.

 

마리아의 순수함은 단지 죄가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를 상징합니다. 우리도 성모님을 본받아 하느님 앞에서 정결하고 깨끗한 마음을 지니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성사와 기도를 통해 우리 안에 자리한 죄와 잘못을 씻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신비는 단순히 그분 한 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향한 하느님의 초대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가 거룩한 삶으로 부르심 받았음을 이 신비를 통해 드러내십니다. 마리아의 모범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거룩함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끌어 줍니다. 오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 각자도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과 계획 안에 있음을 깨닫길 바랍니다. 성모님을 본받아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신뢰하며, 우리의 일상에서도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루카 1,26-38

 

우리 모두 또 다른 나자렛의 마리아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가을, 청소년들 여름 신앙학교를 끝내고, 형제들과 섬으로 휴식 겸 친교를 위한

소풍을 갔을 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젊은 형제들은 멋진 풍광 속을 걸어 다니고 사진도 찍고, 뷰가 좋은 카페에 앉아 담소도 나누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저희 영감팀은 오로지 눈만 뜨면 낚시를 갔습니다.

 

첫날 처음 보는 물고기가 몇 마리 잡혀서 신기했습니다. 비늘도 없는데다, 자태가 멋졌습니다.

온몸이 짙은 고동색에, 싸이즈가 그리 크지 않은데도 엄청 힘이 세더군요.

회를 떴는데, 살이 얼마나 찰지고 탄탄한지 다들 감탄을 했습니다.

 

형제들이 너무 맛있다 맛있다 하니 그 다음 날 또 그 자리를 갔습니다. 그 자리가 제대로 된

포인트였던지, 어제 잡힌 정체불명의 물고기들이 또 다시 몇 마리 잡혔습니다.

 

플라스틱 통에 바닷물을 담아 잡힌 고기들을 던져놓았는데, 지나가던 마을 주민들이

그 고기들을 보고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이 귀한 고기를 어떻게 잡았데요?”

 

알고 봤더니 제가 잡은 그 고기들은 횟감으로 가장 비싸다는 다금바리였습니다.

검색해봤더니 킬로당 30만원이랍니다.

우럭은 킬로당 3만원인데, 열 배나되는 것입니다.

 

저는 그 뒤로 즉시 고동색 물고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킬로당 30만원이라는데 하는 생각에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 다루듯이 소중히 다루었습니다.

 

비싼 고기니만큼 제일 깨끗한 쿨러를 씻고 또 씻어 옮겨 담았습니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얼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숙소로 가져와서 회를 뜨는데, 어제와는 달리 손실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극정성으로

조심조심 회를 떴습니다. 먹을 때도 산삼 먹듯이 음미하면서 그렇게 회를 먹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횟감 중의 횟감으로 귀한 취급을 받는 다금바리를 제가 극진히 모셨습니다.

가지고 있던 고기 보관통 중에서 가장 깨끗한 통에 모셨습니다. 고기가 상하지 않도록 얼음도 담고

그야말로 지극정성을 다해 애지중지한 것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성모님을 원죄없이 잉태되신 분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성모님은 다금바리와는 비교도 안 될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분, 만왕의 왕인 예수님을

열 달 동안 자신의 몸에 모신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무시는 거처로 가장 깨끗하고 무죄하신

나자렛의 소녀 마리아의 몸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성모님은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신 하느님을 온몸과 마음을 다해 환영했습니다.

하느님의 거처가 된 자신의 몸을 매일 깨끗하게 청소하고 단 한점의 흠이나 티도 없이 유지했습니다.

 

이번 대림 시기를 지내는 우리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노력입니다.

이번 성탄 아기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내면 안에, 영혼 안에 탄생하실 것입니다.

 

그분께서 머무시기에 합당한 거처가 되도록, 몸과 마음을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우선 판공성사를 잘 봐야겠습니다. 내면을 잘 정리정돈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또 다른 나자렛의 마리아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도 성모님처럼 아기 예수님을

탄생시켜야 합니다! 이번 성탄,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에게서 탄생하셨듯이

우리 각자 안에서도 탄생하시기 위해 우리 각자의 문을 두드릴 것입니다.

 

우리가 고백성사를 통해 영혼을 말끔히 정화시키고, 매일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도 계속

정화시킨다면, 우리 역시 성모님처럼 거룩하고 흠 없는 지성소,

구세주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적당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성모님께서는 원죄조차 없는, 티 없이 아름답고 거룩한 대성전>

 

오늘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오늘 전례의 의미는 본기도에서 잘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동정녀를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시어, 

성자의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셨으며, 

성자의 죽음을 미리 보시고 동정 마리아를 어떤 죄에도 물들지 않게 하셨다’

1854년 12월 8일, 교종 비오 9세께서는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를 다음과 같이 선언하셨습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잉태된 첫 순간부터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유일무이한 은총의 특전으로 말미암아 원죄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보존되었다”


이 교의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보편적인 구원으로부터 예외 받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원을 미리 입으셨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대해 성 안셀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받으신 축복으로 말미암아 모든 피조물은 창조주로부터 축복을 받고, 창조주께서는 그들로부터 찬미를 받으신다.”

이는 성모님께서는 원죄조차 없는, 티 없이 아름답고 거룩한 대성전이셨음을 말해줍니다. 

바로 여기에 구세주 하느님의 아들을 품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성모님을 원죄로부터 보호받는 축복을 가득 부어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마리아를 이렇게 찬양합니다. 
“모든 피조물이 당신의 충만함의 흘러넘침을 입어 새싹이 트듯 되살아났다”

그렇습니다. 

성모님으로 하여 우리도 축복에 축복을 입게 되었습니다.

성모님처럼 ‘사랑의 감실이요, 거룩한 대성전’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성모님뿐만 아니라 우리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이처럼 비록 우리가 원죄에 물들어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하지 못하지만, 저희 안에 주님을 모심으로써 저희 죄가 씻기게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또한 당신을 건네줄 수 있는 ‘복을 주는 이’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한없는 기쁨으로 성모님과 함께 입당송에서 부른 찬미의 노래를 부릅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나의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라.”

정녕 마리아는 구원받은 인간의 전형이십니다.

그러니 마리아의 ‘원죄 없는 잉태’는 우리 안에도 때 묻지 않은 깨끗한 마음이 있음을 보게 합니다.

아니 그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마음의 울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일입니다. 

 

우리에게 아무리 큰 허물이 있다하더라도 가장 깊은 내면의 영역에는 죄로 물들지 않는 거룩하고 흠 없고 순수한 하느님의 모상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그곳에는 죄가 발을 들여 놓지 못할 것입니다. 

 

바로 우리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의 숨결이요, 사랑의 보금자리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요, 우리 안에 거처하는 거룩한 영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 안에는 '빈자리'가 있고, 그 자리는 하느님만이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마에스트로 에크카르트가 말한 '영혼의 정수'인 '심연'이요, 요한 카시아누스가 말한 '마음의 순수'(puritas cordis)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결코 죄에 물들 수 없는 그분의 자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바로 이 자리로 돌아가야 할 일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세계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

(에페 1,4)

 

<오늘의 말·샘 기도>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기쁨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놀랍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2024.12.8.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사회교리주)             

 

 바룩5,1-9 필리1,4-6.8-11 루카3,1-6

 

주님의 길을 마련합시다

“기도, 기쁨, 회개”

 

“주께서 과연 우리에게 큰 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못 견디게 기뻐했나이다.”(시편126,3)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이 대림의 기쁨을 샘솟게 합니다.

주님 탄생을 앞둔 대림시기 또한 하느님의 크신 은총의 선물입니다.

영롱하게 빛나는 대림촛불 둘이 주님이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의 기쁨을 표현합니다.

어떻게 주님을 기다려야 하겠는지요? 바로 주님께서 오시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요한 세례자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마냥 기다릴뿐 아니라 주님의 길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결같은, 끊임없는 실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주님의 길을 마련하고 곧게 낼 수 있는 지

그 방법을 나누고 싶습니다.

 

첫째, 기도입니다.

늘 기도하십시오. 성탄을 앞둔 대림시기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데 우선적인 일이 기도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기도는 한결같아야 하고 끊임없어야 합니다.

기도는 간절하고 항구해야 합니다. 

기도 역시 훈련입니다. 부단한 기도의 훈련으로 기도를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삶이 기도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기도의 모범입니다. 사도의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형제 여러분, 나는 기도할 때 마다 늘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우리를 위해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자신은 물론 이웃을 위해 언제나 기도해야 합니다. 영혼 건강, 정신 건강에 기도가 제일입니다.

희망을 잃고, 꿈을 잃고, 길을 잃을 때 정신은 방황하게 되고 병들기 마련입니다.

우리 마음이 희망을 북돋아 주고 꿈을 심어주고 주님의 길을 밝혀주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기도를 통한 영혼을 튼튼히 하는 예방이 처방보다 백배 낫습니다.

 

무엇보다 기도할 때 좋은 분별력을 지니게 됩니다. 바로 바오로 사도가 잘 밝혀주고 있습니다.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의 은혜가, 기도의 열매가 얼마나 깊고 아름답고 풍요로운지요. 바오로처럼 기도하면

우리도 정화되고 성화되어, 이런 좋은 분별력에 온갖 영적부요의 찬양과 감사의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대림시기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데 우선적인 일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둘째, 기쁨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기도할 때 기쁨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희망에서 샘솟는 기쁨이요 감사입니다.

희망과 기쁨, 감사보다 정신 건강, 영혼 건강에 좋은 것은 없습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의 특징입니다.

주님을 희망하며 기다리기에 기쁨입니다. 오늘 바룩서는 온통 기뻐하라는 권고로 가득합니다.

대림시기에 참 알맞는 자세입니다. 

 

“예루살렘아, 슬픔과 재앙의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광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입어라.

하느님에게서 오는 의로움의 겉옷을 걸치고, 영원히 영광스러운 관을 네 머리에 써라.

하느님께서 의로운 평화, 거룩한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너를 부르실 것이다.”

 

얼마나 존엄한 아름다운 품위의 삶인지요! 바로 우리 하나하나가 예루살렘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대림시기 은총을 상징합니다.

슬픔과 절망, 재앙과 불행, 온갖 사악한 옷을 벗어버리고 주님 영광과 의로움의 옷으로,

희망과 기쁨, 감사의 옷으로 바꿔입는 미사시간입니다.

이어 눈을 들고 시야를 넓혀 대림시기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을 바라보라는 권고입니다.

“예루살렘아, 일어나 높은 곳에 서서, 동쪽으로 눈을 돌려 보아라.”

 

셋째, 회개입니다.

회개 은총의 열매가 겸손과 순수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회개만으로는, 기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행동의 실천이 되따라야 합니다. 회개의 실천이 회개의 진정성을 보장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인용된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바로 회개의 실천에 해당됩니다.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얼마나 멋진 회개의 실천을 상징하는 지요! 개인 회개도 좋지만 공동체적 회개는 더 좋습니다.

불평등의 골짜기는 모두 메워져 공정과 정의로 공평해질 때,

크고 작은 교만과 허영은 겸손과 진실로 낮아질 때, 굽은 마음은 곧아져 정의로워지고 거친 분노는 평온해질 때,

바로 하느님의 구원이 환히 드러날 것이며 모든 이가 이런 구원을 볼 것입니다. 

오늘 인권주일에 최상, 최선의 응답이 이런 회개의 실천임을 깨닫습니다.

 

회개의 실천에 따른 하느님의 구원의 응답입니다.

바룩 예언자는 회개의 실천과 더불어 구원의 아름다운 장면을  감동깊게 묘사합니다.

이스라엘 역시 모두 믿는 이들을 상징합니다.

 

“하느님의 명령으로 숲들도 온갖 향기로운 나무도, 이스라엘에게 그늘을 드리우리라.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서 나오는 자비와 의로움으로, 당신 영광의 빛속에서 이스라엘을 즐거이

이끌어 주시리라.”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희망, 대림의 기쁨입니다. 이를 위해 주님의 길을 마련해야 합니다.

늘 기도하는 것입니다. 항상 기뻐하는 것입니다. 회개의 실천에 항구하는 것입니다.

이때 모두가 하느님의 구원을 볼 것입니다.

대림시기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단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시편126,6). 아멘


12/9(월) [(백)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되새김 구절

 

1. 오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며, 우리 각자도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과 계획 안에 있음을 깨닫길 바랍니다. 성모님을 본받아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신뢰하며, 우리의 일상에서도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조재형 신부)

 

2. 우리 모두 또 다른 나자렛의 마리아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도 성모님처럼 아기 예수님을

탄생시켜야 합니다! 이번 성탄, 예수님께서는 성모님에게서 탄생하셨듯이

우리 각자 안에서도 탄생하시기 위해 우리 각자의 문을 두드릴 것입니다.

 

우리가 고백성사를 통해 영혼을 말끔히 정화시키고, 매일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삶도 계속

정화시킨다면, 우리 역시 성모님처럼 거룩하고 흠 없는 지성소,

구세주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적당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샘 기도>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기쁨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놀랍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희망, 대림의 기쁨입니다. 이를 위해 주님의 길을 마련해야 합니다.

늘 기도하는 것입니다. 항상 기뻐하는 것입니다. 회개의 실천에 항구하는 것입니다.

이때 모두가 하느님의 구원을 볼 것입니다.

대림시기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주십니다. (이수철 신부)

 

12/9(월) [(백)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제 171-41일 기도

 

복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오늘의 말·샘 기도>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기쁨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놀랍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 2024년 12월9일(월)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