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4년 12월 19일 목요일[(자) 12월 19일]/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오실 분이 지체 없이 오시리라. 그분은 우리 구세주, 이제는 우리 땅에 두려움이 없으리라.
본기도
거룩한 동정녀의 출산을 통하여 영광의 빛을 세상에 드러내셨으니
저희가 언제나 이 강생의 놀라운 신비를
온전한 믿음과 경건한 마음으로 거행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판관기의 말씀입니다.13,2-7.24-25
그 무렵 2 초르아 출신으로 단 씨족에 속한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마노아였다.
그의 아내는 임신할 수 없는 몸이어서 자식을 낳지 못하였다.
3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그 여자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보라, 너는 임신할 수 없는 몸이어서 자식을 낳지 못하였지만,
이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4 그러니 앞으로 조심하여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말고,
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먹지 마라.
5 네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기의 머리에 면도칼을 대어서는 안 된다.
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이미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
그가 이스라엘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서 구원해 내기 시작할 것이다.”
6 그러자 그 여자가 남편에게 가서 말하였다.
“하느님의 사람이 나에게 오셨는데,
그 모습이 하느님 천사의 모습 같아서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분이 어디에서 오셨는지 묻지도 못하였고,
그분도 당신 이름을 알려 주지 않으셨습니다.
7 그런데 그분이 나에게,
‘보라, 너는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말고,
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먹지 마라.
그 아이는 모태에서부터 죽는 날까지
하느님께 바쳐진 나지르인이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4 그 여자는 아들을 낳고 이름을 삼손이라 하였다.
아이는 자라나고 주님께서는 그에게 복을 내려 주셨다.
25 그가 초르아와 에스타올 사이에 자리 잡은 ‘단의 진영’에 있을 때,
주님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저의 입은 당신을 찬양하고 당신 영광을 찬미하나이다.
○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할 산성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보루시옵니다. 저의 하느님, 악인의 손에서 저를 구원하소서. ◎
○ 주 하느님, 당신은 저의 희망, 어릴 적부터 당신만을 믿었나이다. 저는 태중에서부터 당신께 의지해 왔나이다. 어미 배 속에서부터 당신은 저의 보호자시옵니다. ◎
○ 저는 주 하느님의 위업에 둘러싸여, 오로지 당신 의로움만을 기리오리다. 하느님, 당신은 저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셨고, 저는 이제껏 당신의 기적을 전하여 왔나이다. ◎
복음 환호송
○ 이사이의 뿌리, 민족들의 깃발로 우뚝 서신 분, 지체 없이 오시어, 저희를 구원하소서.
◎ 알렐루야.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25
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6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7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8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9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10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12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15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16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17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18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20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3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5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모든 예언자는 그리스도께서 오실 것을 미리 알려 주었고
동정 성모님께서는 극진한 사랑으로 그분을 품어 주셨으며
요한은 오실 분을 미리 알려 주고
이미 와 계신 그분을 가리켜 주었나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저희가 깨어 기도하고 기쁘게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성탄 축제를 준비하고 기다리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예물기도
주님의 제대에 올리는 이 예물을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바치는 보잘것없는 예물을 주님의 힘으로 거룩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떠오르는 태양이 높은 데서 우리를 찾아오시어,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천상 양식을 받고 감사하며 청하오니
저희가 다가오는 구원을 열망하며
깨끗한 마음으로 구세주의 성탄을 맞이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12월19일
구역장 회의 때입니다. 복음 나누기할 때 수녀님이 ‘스스로 조심하여’라는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수녀님이 한국에 갔을 때입니다. 수도복을 입었는데도 ‘아줌마’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수녀님은 기분이 나빴지만 생각해 보니 아줌마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아줌마라는 말은 ‘아이 주머니’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수녀님은 예비자 교리를 통해서, 성경 공부를 통해서 많은 이들의 영적인 엄마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스스로 조심하여’라는 말을 묵상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고 합니다. 2024년을 지내면서 ‘스스로 조심하여’ 좋은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30일 피정을 다녀왔고, 성지순례도 다녀왔다고 합니다. 스스로 조심하여 하느님으로부터 많은 축복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저도 ‘스스로 조심하여’라는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본당 사제는 파수꾼과 같고, 등대지기와 같고, 배의 선장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파수꾼은 밖에서 오는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는 사람입니다. 등대지기는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배를 보호하는 사람입니다. 배의 선장은 배가 안전하게 항구에 도착할 수 있도록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2025년 저는 파수꾼의 마음으로, 등대지기의 마음으로, 선장의 마음으로 스스로 조심하여 지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에서 우리는 삼손과 세례자 요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 인물의 탄생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하느님의 계획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삼손과 세례자 요한 모두 불임의 가정에서 태어난 특별한 인물로, 그들의 탄생은 하느님의 개입과 섭리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두 인물의 탄생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 하느님이 어떤 계획을 이루어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삼손은 이스라엘을 블레셋으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선택된 나지르인입니다. 그의 부모에게 천사가 나타나 아들을 나지르인으로 키우라고 명령한 것은 하느님의 특별한 계획이 있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삼손의 생애는 인간적인 약점과 실패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따르지 못할 때의 한계를 상기시킵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 선택된 인물입니다. 그의 어머니 엘리사벳 역시 불임 상태였으나, 천사가 찾아와 요한의 탄생을 예고합니다. 요한은 삼손과 마찬가지로 나지르인으로서 하느님의 특별한 사명을 위해 봉헌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삼손과 달리 자신의 사명을 철저히 수행하며 겸손과 순종으로 예수님을 증언했습니다.
삼손은 육체적 구원의 상징이지만, 세례자 요한은 영적 구원의 준비자로서 사명을 완수합니다. 삼손은 자신의 약점 탓에 실패했으나, 요한은 끝까지 겸손과 헌신으로 하느님의 뜻에 순종했습니다. 삼손의 구원은 임시적이고 제한적이었지만, 요한의 역할은 예수님의 구원을 영원히 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삼손과 세례자 요한의 탄생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신뢰하고, 순종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삼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인간적 약점을 인정하며, 요한의 이야기를 통해 겸손과 순종으로 하느님께 헌신하는 삶의 중요성을 배우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약함과 한계를 넘어 자신의 구원 계획을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계획 안에서 자신의 사명을 발견하고, 겸손과 순종으로 그 길을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신앙인의 목적은 세상의 명예와 세상의 성공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가 가야 할 목적지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신앙인의 길은 바로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초는 자신을 태울 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듯이,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우리를 태워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우리 자신을 봉헌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2.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12월 19일
복음: 루카 1,5-25: 세례자 요한의 출생 예고
요한의 출생에 대한 예고는 구원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느님께서는 아기를 못 낳는 엘리사벳의 몸에서 거룩한 인물이 태어나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신다.
천사는 기적적인 출생과 아이의 이름에 대해 예고하기 전에 먼저 “두려워하지 마라.”(13절) 한다.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지어 준 아기 이름 요한은 주님께서 은총을 베푸신다는 뜻이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했고 하느님 은총의 기쁜 소식을 전했던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이미 은총을 선포한다.
이 때문에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하였다고 한다.
엘리야와 요한은 둘 다 독신이었다.
두 사람은 다 거친 옷을 입었고 광야에서 살았다.
둘 다 정의를 지키다 왕과 왕비에게 박해를 받았는데, 엘리야는 아합과 이제벨에게(1열왕 19,1-3 참조)
요한은 헤로데와 헤로디아에게 받았다(마태14,3 참조).
엘리야는 불 마차를 타고 하늘에 오름으로써(2열왕 2,11 참조) 사악한 자들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고,
요한은 순교를 당해 하늘나라에 들어감으로써 사악한 자들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요한은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17절) 백성들을 불신에서 신앙으로 돌려놓아서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17절) 하는 역할을 하였다.
즈카르야는 자신의 나이, 백발이 된 머리카락, 힘을 잃어버린 몸을 떠올렸다.
또 아내가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는 사실도 떠올렸다.
그래서 장차 일어나리라는 천사의 말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이렇게 천사의 말을 믿지 못했던 즈카르야는 목소리를 잃었고, 마리아는 곧바로 믿었기 때문에
세상을 구원하시는 말씀을 잉태하실 수 있었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25절)
나이 많아서 갖게 된 아들 때문에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낸 엘리사벳은 요한을 잉태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며
주님을 찬미한다.
3. 이영근 신부님
12월 19일
<요한의 출현은 옛 계약의 율법과 사제직이 끝났음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어제 예수님의 탄생 예고에 대한 말씀을 들었고, 오늘은 세례자 요한의 탄생 예고에 대한 말씀을 듣습니다.
곧 어제는 '의로운 사람'(마태 1,19) 요셉의 이야기였고, 오늘은 '하느님 앞에 의로운 이들'(루카 1,6)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의 이야기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출생 예고는 구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엘리사벳은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고 너무 늙었지만, 하느님께서는 그에게서 거룩한 인물이 태어나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십니다.
사실 성경에는 여러 거룩한 여인들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창세 11,30), 이사악의 아내 레베카(창세 25,21), 야곱의 아내 라헬(창세 29,31),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1사무 1,2), 그리고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삼손의 어머니인 마노아의 아내(판관 13,2), 그리고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루카 1,7)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들은 아이를 낳지 못하다가 거룩한 인물들을 낳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간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장소와 시간은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곧 세례자 요한의 잉태 예고 장소인 성전의 ‘성소’와 예수님 잉태 예고 장소인 ‘나자렛’은 두 제단, 곧 두 계약을, 그리고 옛 계약에 따라 ‘제사를 드리는 시간’에 벌어진 이 일은 구약 시대와 신약을 연결해줍니다.
따라서 요한의 출현은 옛 계약의 율법과 사제직이 끝났음을 알려줍니다.
이는 경계가 무너지는 일입니다.
벽이 무너지고 막힌 것이 사라집니다.
이는 우리를 새로운 생명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사실 요한은 불임인 늙은 여인에게서 태어나고, 그리스도는 동정인 젊은 여인에게서 태어납니다.
여기에는 어떤 신비가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막시무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구약의 인물인 요한은 늙은 여인의 식어버린 피에서 태어나야 했고, 장차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실 주님은 꽃처럼 피어나는 처녀의 몸에서 피어나셔야 했던 것입니다.
~ 그리고 즈카르야는 의심했기 때문에 목소리를 잃었고, 마리아는 곧바로 믿었기에 세상을 구하는 ‘말씀’을 잉태했습니다.”
그런데 천사는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아기의 잉태를 알려주면서 아기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줍니다.
‘요한’이란 이름은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다’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사명이 주어집니다.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루카 1,17)
이처럼 ‘요한의 사명’은 그리스도와의 연관성을 드러냅니다.
곧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하는 일’(루카 1,17)입니다.
오늘 우리도 우리의 사명을 되새겨 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안에 혹은 우리가 만나는 이 안에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탄생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미 자비를 입었으니, 기뻐하며 자비를 선포하고 베푸는 일입니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루카 1,25)
주님!
당신께서는 저의 무능과 허약 안에서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피하고 도망쳐도 보물을 찾듯 찾아오시고, 거부하고 배신해도 목숨처럼 아끼시며 끝까지 버리지 않으십니다.
주님, 지금 지체치 마시고, 당신의 일을 완수하소서.
제가 응답하게 하시고, 당신의 자비를 이루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4.12.18. 12월18일 예레23,5-8 마태1,18-24
의인 성 요셉
“하느님 중심의 삶”
“오, 하느님이여, 이스라엘 집안을 다스리시는 분이여,
불타는 가시덤불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시고,
산에서 그에게 당신법을 주셨으니,
오소서, 팔을 펴시어 우리를 구원하소서.”
대림2부 12월 18일의 “오 후렴”이자 복음 환호송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에 앞서 '사람을 찾는 하느님', 이것이 진짜 복음입니다.
역사의 엄중한 순간에 개입하시는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절대 혼자 일하시지 않습니다.
반드시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한 자를 통해 개입하십니다.
수도생활 초기부터 참 많이 강조했던,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끝까지 강조할 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오늘 옛 어른의 지혜도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세월이 사납게 지나갈수록 마음의 중심을 다잡는 것이 알 수 없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다산>
마음이 하느님 중심을 잃었을 때 엄습하는 두려움과 불안입니다.
온전한 삶을 위해 마음의 중심을 잡는 일이, 하느님 중심의 삶이 얼마나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신중하라, 한겨울 살얼음 낀 내를 건너듯.
두려워하라, 사방이 에워싸인 듯.”<도덕경>
참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한 자는 매사 신중하며 두려워합니다.
부정적 공포의 두려움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의 경외의 두려움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 중심의 삶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주인공 성 요셉입니다.
어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이어 오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다루며 주인공은
우리 수도원의 주보성인인 성 요셉입니다.
이미 예수님 탄생의 전조가 이미 제1독서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해 예고됩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그의 시대에 유다가 구원을 받고, 이스라엘이 안전하게 살리라.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고 부르리라.”
바로 이런 예수님 탄생에 앞서 등장하는 의로운 사람 성 요셉입니다.
어제에 이은 화답송 후렴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 더욱 간절한 기도가 됩니다.
정말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할 때 정의와 평화의 세상일 것입니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정의와 평화는 한 실재의 양면입니다. 참으로 정의로워야 평화로울 수 있고,
정의없이는 참평화도 없습니다.
참으로 의로운 사람은 하느님 중심의 정의와 평화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그 빛나는 모범이 오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결정적 협조자인 의인 성요셉입니다.
의인 성 요셉의 인품에 대해 나눕니다.
첫째, 의인 성 요셉은 배려의 사람이었습니다.
비상한 사랑이 아니라 아주 상식적인 사랑의 표현이 배려와 존중입니다.
일상에 충실한 사람은 상식적이며 이건 영성 이전의 기본입니다.
좌파나 우파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 정의와 불의, 진리와 거짓이 분별의 잣대가 됨이 온당합니다.
궁지에 몰린 마리아를 살리기 위한 성 요셉의 사랑이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사랑의 배려에서 나오는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다음 대목에서 성 요셉의 마리아에 대한 배려의 사랑과 지혜가 빛납니다.
성 요셉을 선택한 하느님의 탁월한 안목이 놀랍고 고맙습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이 대목을 대할 때 마다 떠오르는 불암산에 관한 짧은 자작시입니다.
그대로 성 요셉의 인품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크고 깊은 사랑에 고요한 믿음의 사람 성 요셉입니다.
“아,
크다
깊다
고요하다
저녁 불암산!”
둘째, 의인 성 요셉은 경청의 사람이었습니다.
순수한 마음, 침묵에 저절로 따라오는 경청의 겸손입니다.
영성생활에 귀기울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잘 듣는 경청보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은 없습니다.
경청의 훈련과 습관이 일상화된 요셉같습니다.
마침내 결정적 순간에 이런 요셉의 꿈에 개입한 주님의 천사입니다.
저는 이를 일컬어 요셉의 태몽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주님이 요셉을 얼마나 신뢰했는지 주님은 천사를 통해 당신 속내를 환히 밝히십니다.
말그대로 주님의 모험입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예수는 본디 ‘주님께서 구원하신다’를 뜻하는 히브리말입니다.
어찌보면 우리 믿는 이들 역시 ‘성령으로 잉태된’ 세상 구원의 사명을 지닌 ‘또 하나의 예수’란 생각도 듭니다.
셋째, 의인 성 요셉은 순종의 사람이었습니다.
자발적 순종의 사랑, 순종의 믿음입니다. 다음 대목을 통해 성 요셉의 순종의 진면목이 잘 드러납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성 요셉의 지체없는 자발적 순종의 믿음이 하느님께는 얼마나 고마웠겠는지요!
분명 감동하셨을 하느님입니다.
성 요셉의 순종의 응답을 통해 마침내 이사야 예언은 실현되니 마리아를 통한 예수님의 탄생입니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이다.”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 신비롭고 영예로운 이름 임마누엘인지요!
우리 역시 늘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또 하나의 임마누엘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의인 성 요셉을 닮은 배려와 경청, 순종의 사람이 되어,
또 하나의 임마누엘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하여 있사오니,
주님, 이 종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소서."(시편86,4). 아멘.
12/19(목)[(자) 12월 19일], 되새김 구절
1. 우리 신앙인의 길은 바로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초는 자신을 태울 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듯이,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우리를 태워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우리 자신을 봉헌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반영억 신부)
2. 즈카르야는 자신의 나이, 백발이 된 머리카락, 힘을 잃어버린 몸을 떠올렸다.
또 아내가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는 사실도 떠올렸다.
그래서 장차 일어나리라는 천사의 말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이렇게 천사의 말을 믿지 못했던 즈카르야는 목소리를 잃었고, 마리아는 곧바로 믿었기 때문에
세상을 구원하시는 말씀을 잉태하실 수 있었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25절)
나이 많아서 갖게 된 아들 때문에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낸 엘리사벳은 요한을 잉태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며
주님을 찬미한다.(조욱현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루카 1,25)
주님!
당신께서는 저의 무능과 허약 안에서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피하고 도망쳐도 보물을 찾듯 찾아오시고, 거부하고 배신해도 목숨처럼 아끼시며 끝까지 버리지 않으십니다.
주님, 지금 지체치 마시고, 당신의 일을 완수하소서.
제가 응답하게 하시고, 당신의 자비를 이루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우리 모두 의인 성 요셉을 닮은 배려와 경청, 순종의 사람이 되어,
또 하나의 임마누엘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하여 있사오니,
주님, 이 종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소서."(시편86,4). 아멘.
(이수철 신부)
12/19(목)[(자) 12월 19일],제 180-50일 기도
복음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루카 1,25)
주님!
당신께서는 저의 무능과 허약 안에서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피하고 도망쳐도 보물을 찾듯 찾아오시고, 거부하고 배신해도 목숨처럼 아끼시며 끝까지 버리지 않으십니다.
주님, 지금 지체치 마시고, 당신의 일을 완수하소서.
제가 응답하게 하시고, 당신의 자비를 이루소서.
아멘.
- 2024년 12월19일(목)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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