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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5년 1월 12일 주일[(백) 주님 세례 축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5년 1월 12일 주일[(백) 주님 세례 축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공현 대축일을 1월 7일이나 8일에 오는 주일로 옮겨 지내는 곳에서는, 주님 세례 축일은 바로 다음 월요일에 지낸다. 이때 신경은 바치지 않는다.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주님의 세례는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드러낸 사건으로 주님 공현 대축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례력으로는 주님 세례 축일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다음 날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된다.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 성령을 내리시고, 당신의 아들로 선포하십니다.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도 만민의 주님께서 전해 주신 평화의 복음을 전하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마태 3,16-17 참조
주님이 세례를 받으시자 하늘이 열렸네. 성령이 비둘기처럼 그분 위에 머무르시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대영광송>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그리스도께 성령을 보내시어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아들로 선포하셨으니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난 저희도
언제나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또는>
하느님, 외아드님께서 저희와 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으니겉모습만이 아니라 내면에서도 저희가 그분을 닮아 새로워지게 하소서.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42,1-4.6-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2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3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4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니
섬들도 그의 가르침을 고대하리라.
6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 만들어 백성을 위한 계약이 되고 민족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7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기 위함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40,1-5.9-11
1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 너희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
2 예루살렘에게 다정히 말하여라.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나고 죗값이 치러졌으며
자기의 모든 죄악에 대하여 주님 손에서 갑절의 벌을 받았다고 외쳐라.
3 한 소리가 외친다.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4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5 이에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리니 모든 사람이 다 함께 그것을 보리라.
주님께서 친히 이렇게 말씀하셨다.”
9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시온아, 높은 산으로 올라가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루살렘아, 너의 목소리를 한껏 높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높여라.
유다의 성읍들에게 “너희의 하느님께서 여기에 계시다.” 하고 말하여라.
10 보라, 주 하느님께서 권능을 떨치며 오신다. 당신의 팔로 왕권을 행사하신다.
보라, 그분의 상급이 그분과 함께 오고 그분의 보상이 그분 앞에 서서 온다.
11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팔로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9(28),1ㄱ과 2.3ㄱㄷ과 4.3ㄴ과 9ㄷ-10(◎ 11ㄴ)
◎ 주님이 당신 백성에게 강복하여 평화를 주시리라.
○ 하느님의 아들들아, 주님께 드려라. 그 이름의 영광 주님께 드려라. 거룩한 차림으로 주님께 경배하여라. ◎
○ 주님의 소리 물 위에 머무네. 주님이 넓은 물 위에 계시네. 주님의 소리는 힘차고, 주님의 소리는 장엄도 하네. ◎
○ 영광의 하느님 천둥 치시네. 그분의 성전에서 모두 외치네. “영광이여!” 주님이 큰 물 위에 앉아 계시네. 주님이 영원한 임금으로 앉으셨네. ◎

제2독서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0,34-38
그 무렵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였다.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35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십니다.
36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곧 만민의 주님을 통하여
평화의 복음을 전하시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보내신 말씀을
37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 일어난 일과,
38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도 알고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고 새로워지도록 우리를 물로 씻어 구원하셨다.>
▥ 사도 바오로의 티토서 말씀입니다.
2,11-14; 3,4-7
사랑하는 그대여,
11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12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 줍니다.
13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우리의 위대하신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우리를
그렇게 살도록 해 줍니다.
14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어,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해방하시고 또 깨끗하게 하시어,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는 당신 소유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3,4 그러나 우리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호의와 인간애가 드러난 그때,
5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한 의로운 일 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비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고 새로워지도록 물로 씻어 구원하신 것입니다.
6 이 성령을 하느님께서는 우리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풍성히 부어 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우리는 그분의 은총으로 의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의 희망에 따라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르 9,7 참조
◎ 알렐루야.
○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렸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5-16.21-22
그때에 15 백성은 기대에 차 있었으므로,
모두 마음속으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16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21 온 백성이 세례를 받은 뒤에 예수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리며 22 성령께서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분 위에 내리시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삼위일체이신 주님, 세례성사로 새로 난 주님 자녀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시며, 세상에 나아가 주님의 이름으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오래도록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저희 겨레에게 일치의 성령을 보내시어, 새로 밝은 이 해에 남북이 다시 화해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3. 예비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주님을 알고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고자 교회를 찾은 예비 신자들을 돌보아 주시어, 마침내 주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갖가지 문제로 갈등하는 부부들을 굽어보시어, 그들이 지혜의 은총으로 서로 존중하며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면서 참사랑을 누리도록 도와주소서.

예물기도

주님,
사랑하시는 성자께서 세상에 드러나셨음을 기념하며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어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이
세상의 죄를 씻으신 성자의 희생 제사가 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3 : 주님 세례(주님 세례 축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새로운 세례의 신비를 드러내시고
하늘의 소리로 주님의 말씀이 사람들 가운데 계심을 믿게 하셨나이다.
또한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을 보내시어
주님의 종 그리스도에게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끝없이 외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32.34 참조
보라, 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보았다. 그래서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였다.

영성체 후 묵상

베드로 사도가 말한 대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도 알고 있습니다.” 세례를 받아 새로 태어난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갑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양식을 가득히 받고 주님의 자비를 간청하오니
저희가 성자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며
주님의 참된 자녀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주님 세례 축일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124위 복자를 시복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저는 당시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에서 영성 신심 분과 위원으로 일했습니다. 제가 하였던 일은 시복식을 위한 기도문을 만들고, 순교자 영성에 대한 자료집을 만들고, 순교자 영성과 의미에 대한 강연을 준비하는 일이었습니다. 교황님 방한을 준비했던 시간이 제게는 큰 기쁨과 영광이었습니다. 시복식이 이루어졌던 광화문 광장에는 교황님이 미사를 봉헌했다는 표지석이 있습니다. 한국의 초대교회를 박해하던 장소, 많은 교우가 순교했던 장소가 이제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교황님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던 장소가 되었습니다. 박해와 죽음의 장소가 천상에서 빛나는 신앙의 별들이 머물던 장소로 변했습니다. 교황님은 켈리 주교님을 타일러 교구의 교구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교황님께서 착한 목자의 마음을 지닌 분을 선택하셨음을 인정하며, 켈리 주교님께서 타일러 교구의 하느님 백성을 훌륭히 섬기실 것이라 믿습니다. 켈리 주교님은 2025 2 24일 월요일에 타일러 교구의 다섯 번째 교구장 주교로 착좌하실 예정입니다. 새로운 교구장으로 켈리 주교님을 모시는 타일러 교구에도 기쁨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회개와 정화의 표징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면서 세례는 성사(聖事)’가 되었습니다. 이제 세례는 죄의 사함을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은총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물에 들어가서 세례를 받으시면서 물 또한 거룩한 성사의 표징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면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리들 또한 세례를 받으면 하느님의 자녀,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사제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가브리엘에게 세례를 줍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본명(本名)이 생깁니다.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도 있지만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이름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어르신들이 본명이 무엇이냐?’라고 물으시면 저는 가브리엘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세례를 받은 사람은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합니까? 오늘 제1독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니, 섬들도 그의 가르침을 고대하리라.” 하느님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참아내라고 합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도록 하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실하게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고,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지 않았으며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을 사셨습니다. 세례는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필요조건이지만 그것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아닙니다. 공정이란 무엇일까요? 햇빛이 높은 곳과 낮은 곳을 골고루 비추듯이 하느님의 사랑이 모두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방인이라서, 죄인이라서, 배우지 못해서, 여자라서, 난민이라서, 이주노동자라서, 장애인이라서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사회적인 약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공정의 세상을, 사도행전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진 것을 모두 교회로 가져왔고,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고아나 과부가 풍족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런 공정의 세상을 박해 시대의 교우촌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교우들은 함께 기도하였고, 가진 것을 나누었고, 어려운 이들을 돌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세상이 공정의 세상입니다. 매주 친교를 나누는 달라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도 공정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제2독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세례를 통해서 변화된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세례명을 정하는 것은 이미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성인과 성녀들의 삶을 본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분들의 도움을 청하며 세상이라는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기 위해서 세례명을 정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나의 세례명을 한번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주님의 세례 축일다해

복음루카 3,15-16.21-22

 

늘 아래로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셨던 하향성의 예수님!

 

한 국가의 최고 통치자가 보여준 어쩌면 지극히 당연했던 처신이 전 세계적인 주목과

각광을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1935~) 전 대통령의 스토리입니다.

그는 자신이 받던 대통령의 월급 가운데 90%를 기부하고 100만 원만 가지고 생활했습니다.

 

그는 초호화판 대통령궁을 집 없는 사람들에게 내어주고, 자신은 경작지가 딸린 허름한 농가에서

출퇴근했는데, 폐차 직전의 털털거리는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며 다녔습니다.

공무가 없을 때는 능수능란하게 트랙터를 운전하며 밭일을 직접 하였습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특별대우를 항상 거절했습니다.

그가 일반 병원 환자 대기실에서 다른 환자들 사이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에 사람들은

크게 환호했습니다.

그가 일상적으로 남긴 말들은 불멸의 어록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이기 이전에 농부입니다.

가진 것이 적을수록 그것을 지키기 위해 평생 노예처럼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 좋습니다.”

 

특혜를 거부하는 차원에서 예수님의 모습도 크게 돋보입니다.

그분은 만왕의 왕으로 이 세상에 육화강생하셨습니다.

특별대우를 받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이셨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외아들로서 이 세상 모든 관습이나 율법의 통제나 지배를 받지 않으셔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어떤 특혜도 원치 않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한 평범한 일원으로서 당시 인간 세상 안에서 이루어지던 모든 측면을

기꺼이 받아들이셨습니다.

정결례를 받으셨고,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하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주관한 범국민적 세례 갱신 운동에도 참여하셨습니다.

세례의 주관자이신 예수님이셨기에, 세례 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르단강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예수님의 자기 낮춤이요, 경탄할만한 겸손의 덕입니다.

이런 예수님이 얼마나 마음에 드셨던지, 그분이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시는 중에, 하늘이 활짝 열리며,

성령께서 비둘기 모습으로 그 분 위에 내리셨습니다. 이윽고 들려오는 하느님 아버지의 목소리!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오늘 우리 모두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항상 자신을 극도로 낮추신 예수님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그 어떤 특혜나 예외를 거부하고 늘 아래로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셨던 하향성의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주님의 세례 축일

 

<오늘은 바로 우리가 새롭게 태어난 ‘생일’이요, ‘의롭게 된 날’입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두 번째 탄생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으로서의 육적 탄생인 첫 번째 탄일이 그의 어머니께서 성령을 입은 날이라면, 이제 이 두 번째 탄일은 예수님께서 직접 성령을 입은 날입니다.

곧 오늘이 예수님의 신적 생명으로의 탄생일인 셈입니다. 

우리의 탄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아기로 태어났을 때는 부모에게 축복이 내린 것이지만, 세례를 받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축복이 부어진 것입니다.

그러기에 세례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탄생’이요, ‘신적 생명’으로의 탄생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첫 번째 주님의 종의 노래’를 들려줍니다.

여기에서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종을 “내 마음에 드는 이,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을 공정하게 펴리라.”(이사 42,1)고 하십니다. 

제2독서에서는 베드로 사도가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주신 일을 선포합니다(사도 10,38).

그리고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시는 장면을 들려줍니다.

예수님의 진정한 탄생일인 오늘, 우리도 예수님의 세례와 함께 새롭게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새롭게 다시 탄생하는 이 두 번째 탄생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예수님의 세례 현장에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그 현장에서는 ‘두 가지’ 신비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하나는 하늘이 열리고 성령께서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분 위에 내리셨습니다.

또 하나는 하늘에서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 루카 3,22)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첫 번째 탄생 때는 주님의 천사만 나타났을 뿐인데, 이제 두 번째 탄생 때는 ‘성령’이 나타나시고, 아버지께서 선포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늘이 열리고 성령께서 내려오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창조의 장면과 같습니다. 

창조 때 하느님의 ‘영’이 물위를 휘돌아 하느님의 전능을 드러내셨던 것과 같이, 이제 똑같은 ‘성령’께서 요르단 강물 위로 내리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비둘기 형상으로 내린 ‘성령’께서는 노아의 홍수 때 푸른 잎사귀를 물어온 것처럼, 새로운 생명을 물어오고 은총의 때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줍니다. 

곧 죄 사함이 열리고 구원의 때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탄생인 ‘세례’는 ‘새로운 창조’,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가리킵니다(로마 6,4).

그리고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 안에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2코린 5,17; 로마 8,9).

곧 ‘성령’ 안에서 생명을 받아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세례를 받음으로써, 새롭게 창조된 ‘새로운 생명’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 안에는 새로운 생명이 살고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 놀라운 일인가요!

이는 우리가 성령을 선물로 받아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룬 까닭입니다(1코린 12,13). 

그리하여 우리도 그리스도의 힘과 성령의 개입으로 거룩하게 되고 의롭게 된 것입니다(디도 3,4-5). 

이로써 우리는 주님을 옷 입듯이 입고서(갈라 3,27), 그리스도 안에서 살게 되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안에서 사시게 되셨습니다. 

참으로 세례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합일시키십니다.

그러니 세례 받은 자 안에서 ‘그리스도의 구원 사건’, 곧 ‘죽음과 부활’이 새롭게 재현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또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습니다.”

(콜로 2,12)

세례 현장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신비로운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에서 들려온 아버지의 선포입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루카 3,22)

아버지로부터 선포된 이 말씀은 구약성경에 비추어 알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씀은 <시편> 2편에서 이스라엘 왕좌에 오르는 왕에게 적용한 말씀이었습니다.

 

따라서 아버지의 이 선언은 예수님을 ‘왕’으로 축성하시는 장면입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세우시는 당신 나라의 ‘왕’으로 선포된 것입니다.

이로써 당신의 아드님이 다스리는 새로운 나라가 시작되었음이 선포된 것입니다. 

또한 이 말씀은 우리를 위한 또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단지 예수님만이 아니라 우리를 포함한 ‘온 세상과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를 예수님 스스로 이토록 아름다운 구절로 표현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요한 3,16)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세례를 통해 ‘아버지의 사랑’을 입었습니다.

당신의 사랑받는 자녀가 되고, 당신의 생명을 입었습니다.

성령의 선물로 거룩해지고 의롭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온갖 의로운 일을 이루기 위해서' 세례를 받으신다고 스스로 설명하셨지만, 사실은 세례와 함께 우리 죄인과 같이 된 사건입니다. 

그것은 자신을 낮추어 죄인이 되신 사건입니다. 

 

바로 ‘의로운 일’을 이루기 위해서 말입니다. 

마치 십자가에서처럼, 자신을 낮추시어 “반역자의 하나처럼,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이사 53,11-12) 죄인으로 세례를 받으심으로 저희를 의롭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바로 우리가 새롭게 태어난 ‘생일’이요, ‘의롭게 된 날’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루카 3,22)

 

주님!

제가 당신 마음 안에서 탄생되었으니. 당신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당신 사랑의 마음 안에서 당신의 향기 품게 하소서.

당신 사랑을 입었으니,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 마음을 입었으니, 당신의 영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1.11.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1요한5,14-21 요한3,22-30

 

                                                     참나의 발견인 겸손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합니다”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시고,

 가난한 이들을 구원하여 높이신다.”(시편149,4)

 

내일 주님 세례 축일로 성탄시기는 끝납니다.

그동안 성탄시기 제대 앞에 절할 때 마다 만나는 제대 뒤쪽 “십자가의 예수님”과

제대 앞 “구유안의 예수님”이야말로 가난과 겸손의 절정이자 극치임을 깨닫습니다.

십자가의 예수님께, 구유안의 예수님게 가난과 겸손을 배웁니다.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새벽 독서의 기도 시편136장 26절까지 매절 흥겹게 반복됐던 후렴입니다.

겸손도 훈련이요 습관입니다.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자비하신 주님 앞에서 공동전례기도인 시편기도와 미사를 바치는 것보다

더 좋은 겸손의 훈련과 습관도 없습니다.

가장 쉬운 것이 남 판단하는 것이요, 가장 힘든 것이 자기를 아는 일입니다.

자기를 아는 겸손한자가 지혜로운 자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새롭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나를 깨닫는 과정은 나를 아는데에서 시작한다. 그 끝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다산>

“지혜로운 자는 자신을 알고 어진 자는 자신을 사랑한다.”<순자>

 

자신을 알아서 사랑하는 자가 지혜롭고 겸손한 자입니다.

지혜와 겸손은 함께 갑니다.

이런 이들이 진정 매력적인 사람들이요 존재 자체가 복음 선포입니다.  

바로 이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주인공 세례자 요한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흡사 예수님의 배경처럼 생각됩니다.

자기는 사라지고 예수님을 환히 드러내는 배경의 겸손입니다.

아주 예전에 써놨던 “소망”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커져서 

 텅 빈 공(空)이 되고

 작아져 

 흔적없는 무(無)가 되어 살 수는 없을까

 

 물러나 

 하늘 배경이 되고 

 내려와

 땅 마당이 되어 살 수는 없을까

 

 참 아름답고 

 향기로운

 무아(無我)의 삶이겠다

 진아(眞我)의 삶이겠다”<1999.12. >

 

이런 경지야 말로 겸손의 절정이자 극치입니다.

예수님이 그러하고 세례자 요한이 그러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하느님이요, 세례자 요한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예수님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의 겸손한 인품이 참 아름답습니다.

그의 제자들이 요한에게 와서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세례준다는 소식을 알렸을 때

요한의 겸손한 반응이 감동적입니다.

 

“스승님, 요르단 강 건너편에서 스승님과 함께 계시던 분,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

 

흡사 두분이 경쟁관계에 있는 듯, 질투심이 날만도 합니다.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의 위기의식을 반영합니다.

이어지는 세례자 요한의 반응이 그의 겸손과 지혜를 반영합니다.

마음이 투명하기가 가을 하늘같습니다.

전혀 질투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일 따름이다.”

 

예수님의 존재가 하늘 섭리의 결과임을 깨닫는 지혜로운 세례자 요한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없는 세례자 요한은 상상할 수 없듯이, 우리 또한 그러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세례자 요한의 신원이듯 우리 믿는 이들의 신원입니다.

이어지는 세례자 요한이 겸손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충만하다. 그분의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신랑은 그리스도 예수님이요, 신부는 우리 믿는 이들이요, 신랑의 친구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신랑 예수님의 기쁨은 그대로 세례자 요한의 기쁨입니다.

겸손의 기쁨, 겸손의 아름다움입니다.

예수님의 참된 배경처럼 자기가 전혀없는 세례자 요한의 순수한 마음, 아름다운 겸손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세례자 요한이야 말로 겸손의 모범입니다.

겸손의 여정은 날로 그분 예수님은 커지시고 나는 날로 작아지는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날로 작아질 때 나는 “없어지는(lose)” 것이 아니라,

그분 안에서 참나를 “발견하게(find)” 됩니다.

예수님은 날로 커지고 나는 날로 작아질수록 참나의 실현이자 구원입니다.

자기를 잃음으로 자기를 얻는 역설의 진리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이 요한 사도가 말하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들이요 죄를 짓지 않습니다.

이런 이들이 하느님의 뜻에 따라 청하면 하느님께서는 이런 겸손한 이들의 청을 들어주시며,

하느님에게서 태어나신 예수님께서 이들을 지켜 주시어 악마가 손을 대지 못합니다.

 

제1독서 요한1서, 주님의 애제자 사도 요한 역시 겸손한 분입니다.

성인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겸손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여 작아진 겸손한 사람,

사도 요한의 예수님께 대한 고백입니다.

얼마나 예수님께 정통한 요한인지 예수님을 사랑할수록 예수님을 알고 참나를 아는 겸손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신 것도 압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사도 요한의 참 멋지고 아름답고 겸손한 고백입니다.

세례자 요한이나 사도 요한이나 막상막하의 겸손입니다.

성인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겸손입니다.

하느님께 태어나신 예수님 안에 있을 때, 참되신 분 하느님 안에서 있을 때 참나의 상실이 아니라

참나의 실현이요 발견이요 구원입니다.

요한 1서를 멋지게 장식하는 사도 요한의 마지막 말씀이 평생화두로 명심할 말씀입니다.

 

“자녀 여러분, 우상을 조심하십시오.”

 

날마다 주님을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우상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참된 겸손의 영원한 생명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네.”(요한1,16). 아멘.


1/12(일) [(백) 주님 세례 축일], 되새김 구절

 

1.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세례를 통해서 변화된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세례명을 정하는 것은 이미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성인과 성녀들의 삶을 본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분들의 도움을 청하며 세상이라는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기 위해서 세례명을 정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나의 세례명을 한번 묵상하면 좋겠습니다.(조재형 신부)

 

2. 참으로 놀라운 예수님의 자기 낮춤이요, 경탄할만한 겸손의 덕입니다.

이런 예수님이 얼마나 마음에 드셨던지, 그분이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시는 중에, 하늘이 활짝 열리며,

성령께서 비둘기 모습으로 그 분 위에 내리셨습니다. 이윽고 들려오는 하느님 아버지의 목소리!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오늘 우리 모두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항상 자신을 극도로 낮추신 예수님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그 어떤 특혜나 예외를 거부하고 늘 아래로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셨던 하향성의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루카 3,22)

 

주님!

제가 당신 마음 안에서 탄생되었으니. 당신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당신 사랑의 마음 안에서 당신의 향기 품게 하소서.

당신 사랑을 입었으니,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 마음을 입었으니, 당신의 영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나를 깨닫는 과정은 나를 아는데에서 시작한다. 그 끝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다산>

“지혜로운 자는 자신을 알고 어진 자는 자신을 사랑한다.”<순자>

 

세례자 요한이야 말로 겸손의 모범입니다.

겸손의 여정은 날로 그분 예수님은 커지시고 나는 날로 작아지는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날로 작아질 때 나는 “없어지는(lose)” 것이 아니라,

그분 안에서 참나를 “발견하게(find)” 됩니다.(이수철 신부)

 

1/12(일) [(백) 주님 세례 축일], 12일차 기도

 

복음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렸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루카 3,22)

 

주님!

제가 당신 마음 안에서 탄생되었으니. 당신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당신 사랑의 마음 안에서 당신의 향기 품게 하소서.

당신 사랑을 입었으니,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 마음을 입었으니, 당신의 영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1월12일(일) 4시4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