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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5년 3월 25일 화요일[(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5년 3월 25일 화요일[(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말 그대로 주님의 탄생 예고를 기념하는 날이다. 예전에는 ‘성모 영보 대축일’이라고 하였는데, ‘영보’는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셨다는 소식을 천사에게서 들으셨다는 뜻이다. 예수님께서도 성모님의 태중에 아홉 달을 계셨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 대축일의 날짜는 주님 성탄 대축일에서 아홉 달을 거슬러 가 셈한 것이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나자렛의 마리아는 하느님의 총애로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라는 말을 천사에게 듣고,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도 주님의 종 마리아를 본받아,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응답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히브 10,5.7 참조
주님이 세상에 오시어 말씀하셨다. 보소서,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나이다.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7,10-14; 8,10ㄷ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8,10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0(39),7-8ㄱㄴ.8ㄷ-9.10.11(◎ 8ㄴ과 9ㄱ 참조)
◎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 당신은 희생과 제물을 즐기지 않으시고, 도리어 저의 귀를 열어 주셨나이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바라지 않으셨나이다. 제가 아뢰었나이다. “보소서, 제가 왔나이다.” ◎ 
○ 두루마리에 저의 일이 적혀 있나이다. 주 하느님, 저는 당신 뜻 즐겨 이루나이다. 당신 가르침 제 가슴속에 새겨져 있나이다. ◎
○ 저는 큰 모임에서, 정의를 선포하나이다. 보소서, 제 입술 다물지 않음을. 주님, 당신은 아시나이다. ◎
○ 당신 정의를 제 마음속에 감추어 두지 않고, 당신 진리와 구원을 이야기하며, 자애와 진실을 큰 모임에서 숨기지 않나이다. ◎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0,4-10
형제 여러분, 4 황소와 염소의 피가 죄를 없애지 못합니다.
5 그러한 까닭에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제물과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6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리하여 제가 아뢰었습니다.
‘보십시오,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8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제물과 예물을”, 또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당신께서는 원하지도 기꺼워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것들은 율법에 따라 바치는 것입니다.
9 그다음에는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그리스도께서 첫 번째 것을 치우신 것입니다.
10 이 “뜻”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단 한 번 바쳐짐으로써
우리가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14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 ...." 부분에서 모두 깊은 절을 한다.>

예물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교회가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성자의 강생으로 교회가 시작되었음을 깨닫고
이 축제로 그 신비를 경축하며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2 : 강생의 신비(3월 25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람들을 위하여 사람들 가운데
성령의 힘에 감싸여 탄생하시리라는 천사의 알림을
동정 마리아께서는 믿음으로 받아들이시고
새로운 인류의 맏이이신 외아드님을 성령으로 잉태하시어
당신의 흠 없는 태중에 모셔 들이셨나이다.
이로써 이스라엘 후손들에게 하신 약속이 이루어지고
모든 민족들이 기다려 온 구세주가 신비롭게 세상에 드러났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이사 7,14 참조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라는 천사의 말에, 마리아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응답합니다. 믿음 가득한 순명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당신 몸을 바치시어 우리를 거룩하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참된 믿음의 성사로 저희를 굳건하게 하셨으니
동정녀에게서 사람이 되신 참하느님을 알아 뵙고
그분 부활의 힘으로 영원한 기쁨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주님탄생예고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저는 세례명이 가브리엘입니다. 제가 정하지 않았습니다. 유아세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있었습니다. 형제들은 모두 태어난 생일에 맞추어서 세례명을 정했습니다. 9월에 태어난 큰 형은 미카엘, 12월에 태어난 작은 형은 사도 요한, 10월에 태어난 동생은 프란체스카로 정했습니다. 저는 5월에 태어났으니 마티아로 정했을 법 한데, 가브리엘로 정하였습니다. 부모님께 이유를 묻지는 않았지만, 저는 가브리엘 세례명이 좋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나자렛에 사는 마리아에게 찾아가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가브리엘 천사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마리아에게 전하였습니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듣고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순명으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시작되었습니다. 사제가 되어서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있으니, 저는 저의 세례명인 가브리엘 천사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의 수호천사인 가브리엘 천사가 늘 함께 있음을 믿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위대한 마리아의 원형입니다. 우리는 성모님을 바다의 별, 우리의 어머니, 천상의 모후, 정의의 어머니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생애는 고통의 바다.’였습니다. 어린 아들을 성전에 봉헌했을 때 시메온으로부터 가슴이 찢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 가야 했습니다. 어린 아들을 예루살렘에서 돌아오는 길에 잃어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미쳤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보아야 했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보았고, 죽은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성모님은 그런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뜻을 보았고, 인류를 구원하려는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말하며 자기의 몸이 구원 사업의 도구가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잔치의 즐거움이 계속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게 하였습니다. 예수님 또한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아시고,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혼인 잔치를 더 풍요롭게 하셨습니다. 성모님은 혼인 잔치에 손님으로만 간 것이 아니라, 그 잔치에 부족함이 없는지를 살피시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마음, 자신의 고통보다는 사도들을 추스르고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성모님처럼 해야 할 일을 분별하여,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 또한 위대한 마리아의 삶과 신앙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신앙인은 아무런 고통이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고통 중에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은 그런 고통 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고통 중에서 인내를 배우고, 인내는 겸손을 알게 하고, 겸손함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게 합니다. “천주의 성모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주님의 탄생 예고 대축일

복음루카 1,26-38

 

인간은 하느님께 기쁘게 순명할 때만 참된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누군가로부터 총애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냥 사랑이 아니라 ‘총애’(寵愛)! 총애받는다는 것은 적당히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유난히,

각별히 사랑받는다는 말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총애를 받는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총애로 인해 삶이 바뀝니다.

총애받게 되면 우울한 색조였던 나날이 순식간에 화사한 색조로 변화됩니다.

총애는 한 존재를 고무시키고 참 사랑에 눈뜨게 만듭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은혜롭게도 사람으로부터가 아니라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 1,30)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총애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그녀의 소박함과 순수함, 그녀의 작음과 겸손함 때문이 아닐까요?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이런 덕행을 바탕으로 한 즉각적인 응답을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뿐만아니라 마리아는 순명의 모델입니다.

그녀는 하느님 뜻에 전적으로 순명하는 가운데 자신의 미래를 그분 손에 온전히 내맡깁니다.

천사 가브리엘과 주고받던 대화의 결론은 ‘예!’였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구원을 베푸실 때는 언제나 순명을 요구하십니다.

성조 아브라함은 아들 이사악 조차도 번제물로 바칠 정도로 순명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아버지께 대한 순명으로 인한 것이었고,

이 세상을 떠나신 것 역시 순명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께 기쁘게 순명할 때만 참된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순하고 겸손 가득한 마리아의 순명에 대한 하느님의 상급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그 안에 거처하시는 새로운 도읍 예루살렘 성전이 됩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그 안에 끊임없이 살아계시는 계약의 궤로 재탄생합니다.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로운 초대,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던 하느님의 초대였지만,

기꺼이 응답한 마리아로 인해 하느님의 인류 구원 사업은 본격화되기 시작합니다.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루카 1, 32-33)

 

가브리엘 천사의 말은 지극히 간단한 선언같지만, 단어 한 마디 한 마디가 지닌 포스가 엄청납니다.

마치 작열하는 태양이나 산더미처럼 높은 파도같이 장엄합니다.

 

마리아의 적극적인 동의와 협조로 인해 이제부터는 또 다른 형태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또 다른 형태의 왕국이 건설될 것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시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시간 안으로 들어오시어, 그 시간을 끝없이 연장시키실 것입니다.

 

이제부터 건설될 왕국은 종래의 지상 왕국과는 비교조차 안되는 영원한 왕국, 불멸의 왕국이며,

그 왕국의 장엄한 광채 앞에 지상의 왕권은 빛을 바랠 것입니다.

새롭게 왕좌에 좌정하실 왕은 만왕의 왕이 되실 것이며,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그분께서 지니실 통치권은 한계도 끝도 없을 것입니다.

 

이토록 위대하고 장엄한 인류 구원 사업의 첫 출발점은 바로 마리아의 ‘Fiat’이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3. 이영근 신부님

 

주님의 탄생 예고 대축일

 

<마리아의 소명은 구세주의 구원 은총을 입은 우리 모두의 소명이요, 교회의 소명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기쁨에 찬 인사말을 전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오늘 복음은 가브리엘 천사와의 세 번의 대화를 통해 마리아께서 어떻게 자신의 신원과 소명을 알아듣고 응답하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대화는 천사의 인사말에 대한 마리아의 당황, 곧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루카 1,29). 

둘째 대화는 천사의 아기 잉태 예고와 그 아기의 신원과 소명에 대한 마리아의 물음, 곧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루카 1,34)라는 물음입니다. 

셋째 대화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마리아의 응답, 곧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응답입니다. 

이 대화를 통하여, 마리아의 깨달음 역시 세 가지라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지금 이 일을 하시고자 하는 분이 누구인지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성령이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고 거룩한 하느님의 아들이 탄생하는 이 일은 다름 아닌 '하느님이 하시는 일'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둘째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신원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주님의 여종'임을 깨달음입니다. 

셋째는 자신의 소명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는 ‘아기 잉태’를 원하신다는 것이며, 바로 이 ‘하느님의 뜻’에 응답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임을 깨달음입니다.

그렇다면 이 소명에 마리아께서는 어떻게 응답하였을까요?

그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그분의 사랑을 허용하는 일, 곧 그분께서 당신의 사랑을 내 안에서 이루시도록 나 자신을 그분께 허용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수락하고, 그분의 사랑을 수락하고, 그분의 사명을 수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름 하여,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예(피앗)'라는 동의, 곧 받아들임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분의 은총이 나에게 파고들도록 자신을 그분께 승복하는 일이었습니다. 

곧 당신께서 원하신 바를 내 안에서 하시도록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승복시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화답송에서처럼 “주님, 보소서. 주님 뜻을 이루러 제가 왔나이다.”(시편 39,8)라고 말하는 것이요, 제2독서에서처럼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히브 10,9)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름 하여, ‘하느님의 뜻에 대한 순명’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분께 결혼의 단란함과 미래뿐만이 아니라, 율법의 위반자로서 목숨까지도 내어드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는 일이었습니다. 

나아가서 그것을 희망하고 바라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그분만이 자신의 전부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이름 하여, 말씀에 대한 ‘믿음의 봉헌’이었습니다. 

그분의 희망 안에 일치를 이루는 일이었습니다.

이제 마리아의 소명은 구세주의 구원 은총을 입은 우리 모두의 소명이요, 교회의 소명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일이요, 그 사랑을 믿고 따르는 일이요, 먼저 받은 바로 그 사랑으로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실상 필요한 한 가지는 임이 나를 사랑하도록 허용하는 일, 임의 사랑에 나를 승복하는 일, 임이 온전히 나를 사랑하도록 나를 온전히 내어주는 일, 사랑에 앞서 사랑을 받아들이는 일, 하여, 받아들인 그 사랑으로 사랑하기, 임으로 임을 사랑하기입니다. 

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내 안에 사랑이 있다는 사실,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아주는 이가 있다는 이 사실이 그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우리는 참으로 기쁘고 행복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놀라운 일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기쁘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3.24.사순 제3주간 월요일                                                          2열왕5,1-15ㄷ 루카4,24ㄴ-30

                                                                 믿음의 힘

                                                    “천형天刑은 천복天福으로

 

역시 믿음의 선택, 믿음의 훈련, 믿음의 습관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정성을 다한 공동전례기도 수행을 통해 믿음을 훈련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정주와 순명서원 역시 믿음의 표현입니다.

 

믿음 역시 보고 배웁니다.

주님께서 감동, 감탄하신 것도 믿음이었습니다.

믿음과 사랑은 함께 갑니다.

어제와 그제 양일간 다양한 연령층의 네 부부가 면담성사를 봤고 따로 물었습니다.

 

“남편의 삶을 100점 만점에 몇점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내의 삶을 100점 만점에 몇점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진지하게 그러나 미소지으며, 똑같은 질문을 남편과 아내되는 분에게도 했습니다.

네분의 자매가 남편 점수를 90점을 줬고, 네분 형제는 아내에게 90점, 95점, 99점, 100점을 줬고,

즉시 함께 불러 점수를 공개하니 얼마나 기뻐하는지 신뢰와 사랑이 가득한 눈빛을 교환하는 것을 보면서

믿음과 사랑을 배웠습니다.

믿음과 사랑의 성장 역시 혼자가 아닌 더불어의 성장임을 깨달으니 서로 감사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제는 ‘말씀의 성모영보 수녀회’ 창립자인 선종완 사제의 <선종완, 깊은 숲, 영란처럼 향기롭게>란

평전을 틈틈이 보면서 믿음을 배웠습니다.

제자였던 박찬용 신부의 선종완 스승 사제에 대한 회고담을 인용합니다.

 

“박학한 지식도 지혜도 모두 성화시키신 은사님, 시험답안지에 쓰라는 답을 못쓰고

엉터리 설교 답안을 써내면, ‘허허, 요즈음 신학생들은 교수한테 정답 대신 설교를 한단 말이야’하시면서도

좋은 점수를 주신 까닭에 사제가 지식으로가 아니라 하느님 말씀으로 살기를 더 원하신 까닭이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여름에 선풍기 하나 없이 대야에 냉수를 떠놓고 발을 담그고 성서연구를 계속하시던 그분의 모습이,

또 언제나 변함없이 무릎을 꿇고 연구나 강의전 기도를 바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제자들 역시 학식과 더불어 보고 배운 스승의 믿음과 사랑이었음을 봅니다.

우리는 공동체 형제들로부터도 믿음과 사랑을 보고 배우지만 오늘 말씀에서도 복음의 예수님,

2열왕기 독서중 엘리사, 나아만으로부터 믿음을 배웁니다.

 

반면 편견과 질투에 눈이 먼 예수님 고향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믿음의 반면교사가 됩니다.

고정관념, 선입견, 편견, 질투 역시 믿음 부재를 반영합니다.

믿음이 부족할 때 숱한 오해와 착각이 따릅니다.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보게 하는 믿음의 눈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선입견과 편견의 무지에 눈이 먼 고향인들에 대한 예수님의 좌절감을 엿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이어 믿음의 모범으로서 이방인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를, 또 시리아 사람 나아만을 예로 들면서

독자들의 믿음에 신선한 자극을 줍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화가 잔뜩 난 고향인들은 예수님을 고을밖으로 내몰고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유유히 미련없이 홀가분하게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시니

우리는 여기서도 예수님의 믿음을 보고 배웁니다.

두려움을 몰아내어 내적으로 자유롭게 하는 믿음의 힘, 믿음의 빛입니다.

새삼 무지에 대한 답 역시 겸손하고 지혜로운 믿음임을 봅니다.

우리를 참으로 내적으로 자유롭게 하는, 두려움을 몰아내는 믿음입니다.

 

제1독서 열왕기 하권에서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 예언자 역시, 시리아의 장수 나아만의 방문에도

추호도 위축되거나 주눅된 모습없이 참 의연하고 당당하니 이 또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엘리사는 품위를 지킴과 동시에 나아만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 심부름꾼을 시켜 처방을 전달합니다.

 

“요르단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

 

자존심이 상한 나아만은 화를 내어 돌아가려 하자 현명한 부하들의 충언에 나아만이

엘리사의 말에 그대로 순종하니 쾌유의 기적입니다.

이에 감격한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 앞에 서서 믿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믿음의 힘은 하느님의 힘입니다.

나아만을 낫게 한 것은 요르단강물이 아니라 나아만의 믿음이었습니다.

정말 믿음이 있다면 하느님은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기적을 일으키실 수 있습니다.

탓할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 부족임을 깨닫습니다.

부족한 믿음을 더해 주십사 기도할 것이며 평소 믿음의 훈련에 충실해야 함을 배웁니다.

 

여기서 생각하는바 나아만의 나병입니다.

천형이라 칭하는 나병이 믿음으로 치유되었으니 천형天刑은 천복天福으로 변했고

그야말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믿음입니다.

나병이 없었다면 나아만의 믿음도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시련과 고통을 믿음 성장을 위한 계기로 삼는다면 탄력좋은 믿음에 전화위복이 은혜가 뒤따를 것입니다. 

 

믿음의 여정중 디테일에 강해야 함도 배웁니다.

나아만의 치유에 이스라엘에서 잡혀온 보잘 것 없이 작은 소녀가 제공한 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으니

이를 받아들인 나아만 아내의 겸손하고 지혜로운 믿음도 보고 배웁니다.

추상적인 믿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기 책임을 충실히 다함도 믿음의 표현입니다.

오늘 말씀의 인물들이 다 좋은 본보기입니다.

오늘 옛 현자들의 지혜도 이와 일치합니다.

 

“높은 지위에 매달리며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 하지 말라.

그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일도 빛나고 사람도 빛난다.”<다산>

“맡은 일을 부지런히 행했을 뿐, 그밖의 일은 삼가지 않음이 없었다.

이것이 남들이 알아주기를 구하는 나만의 방법이었다.”<동몽훈>

 

부지런히 주어진 책임을 다하며 지족知足의 삶을 사는 이들을 통해 빛나는 믿음입니다.

눈만 열리면 우리 가까이에서도 이런 믿음의 모범을 보고 배웁니다.

정말 보고 배워야 할 것은 신망애信望愛, 믿음, 희망, 사랑의 삶이요, 이런 삶의 모범이 될 때,

이보다 이웃에게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이렇게 형제들의 신망애 삶을 보고 배우라고 공동체 생활임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날마다 주님의 미사은총이 우리의 부족한 믿음에 참 좋은 도움이 됩니다. 아멘.


3/25(화)[(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되새김 구절

 

1. 신앙인들은 고통 중에서 인내를 배우고, 인내는 겸손을 알게 하고, 겸손함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게 합니다. “천주의 성모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조재형 신부)

 

2. 시공을 초월하시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시간 안으로 들어오시어, 그 시간을 끝없이 연장시키실 것입니다.

 

이제부터 건설될 왕국은 종래의 지상 왕국과는 비교조차 안되는 영원한 왕국, 불멸의 왕국이며,

그 왕국의 장엄한 광채 앞에 지상의 왕권은 빛을 바랠 것입니다.

새롭게 왕좌에 좌정하실 왕은 만왕의 왕이 되실 것이며,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입니다.

그분께서 지니실 통치권은 한계도 끝도 없을 것입니다.

 

이토록 위대하고 장엄한 인류 구원 사업의 첫 출발점은 바로 마리아의 ‘Fiat’이었습니다.(양승국 신부)

 

3.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예(피앗)'라는 동의, 곧 받아들임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분의 은총이 나에게 파고들도록 자신을 그분께 승복하는 일이었습니다. 

곧 당신께서 원하신 바를 내 안에서 하시도록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승복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놀라운 일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기쁘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4. 부지런히 주어진 책임을 다하며 지족知足의 삶을 사는 이들을 통해 빛나는 믿음입니다.

눈만 열리면 우리 가까이에서도 이런 믿음의 모범을 보고 배웁니다.

정말 보고 배워야 할 것은 신망애信望愛, 믿음, 희망, 사랑의 삶이요, 이런 삶의 모범이 될 때,

이보다 이웃에게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이수철 신부)

 

3/25(화)[(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오늘의 기도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 1,28)

 

주님!

참으로 큰 놀라운 일입니다.

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기쁘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

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

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3월25일(화) 22시4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