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조·성가·기도문 (457) 썸네일형 리스트형 낙타―손동연(1955~ )/털도깨비바늘 외 6장 낙타 저런, 등에 혹이 두 개씩이나? 사막을 터벅터벅 무겁겠다 얘 아니야, 이건 내 도시락인걸! 타박타박 사막이 즐겁단다 얘 ―손동연(1955~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동시(2012.7.12)이다. 이준관 아동문학가의 평이다. 어린 시절 그림책에서 처음 본 사막은 신기했다. 모래바람이나 신기루.. 비―서숙희(1959~ )/달맞이꽃 5장 비 아무도 없는 밤을 누가 톡톡 두드린다 창문을 활짝 열고 귀마저 환하게 연다 늦도록 불 켜진 창에 빗금들이 깃을 부빈다 가볍게 스치는 여린 물빛의 느낌표들 빗금과 빗금 사이 번짐이 함뿍 젖어 투명한 울먹임으로 가슴에 스며든다 뒤척이는 한 영혼과 명징한 빗소리가 적막이라는 .. 용혜원 시모음-'가족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소서' 외 29편/세미원 6장 가족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소서 가족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하소서 서로를 섬기며 봉사하게 하소서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과 봉사를 아끼지 않게 하소서 가족들의 방문이 꼭꼭 닫혀 있지 않게 하시고 늘 열려 있어 대화로 서로 친밀하게 하소서 가족 간에 갈등과 불화가 생기지 않게 하시.. 우물 치는 날―정인섭(1955~ )/민속촌 우물 외 5장 우물 치는 날 비가 갠 이튿날 우물을 치려고 어른들은 머리를 감아 빗고 흰옷을 갈아입었다 신발도 빨아 신었다 손 없다는 날 마을은 개도 안 짖고 하늘이 어디로 다 가서 텅 비었다 늬들 누렁코도 부스럼도 쌍다래끼도 우물 땜시 다 벗었니라던 할매 말씀이 참말이라고 우리들은 턱을 누.. <부부에 관한 시 모음> 나태주의 '완성' 외 14편/운보와 우향 부부묘 6장 <부부에 관한 시 모음> 나태주의 '완성' 외 14편 + 완성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 아내 없으면 밥 안 먹는 사람 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아내는 서울 딸네 집에도 못 가는 사람 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 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 (나태주·시인, 1945-) + 부부의 날 푸른 창공만큼.. 한가한 내게 축하한다―충지(沖止·1226~1292)/석탄박물관 화석 9장 한가한 내게 축하한다 날마다 산을 보건마는 아무리 봐도 늘 부족하고 언제나 물소리를 듣건마는 아무리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다. 자연으로 향하면 귀와 눈은 다 맑고도 상쾌해 그 소리와 그 빛 사이에서 평온한 마음 가꾸어야지. ―충지(沖止·1226~1292) 日日看山看不足(일일간산간부족) .. 덤―하청호(1943~ )/문경 옛길박물관 앞 유치원생들 3장 덤 엄마 심부름으로 시장에 갔다 기특하다고 콩나물 한 줌 덤으로 받고 감자도 한 개 덤으로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소낙비가 내렸다 잠시 후, 하늘은 내게 착하다며 푸른 가슴을 열고 오색 무지개를 덤으로 보여 주었다 ―하청호(1943~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동시(2012.7.6)이다. 이준.. 지 에이 피-임채성(1967~ )/지게와 남여 사진 4장 지 에이 피 지나치듯 슬몃 본다, 백화점 의류매장 명조체로 박음질한 GAP상표 하얀 옷을 누구는 ‘갑’이라 읽고 누군 또 ‘갭’이라 읽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갑이 있고 갭이 있다 아무런 잘못 없어도 고개 숙일 원죄 위에 쉽사리 좁힐 수 없는 틈새까지 덤으로 입는, 하루에도 몇 번이..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58 다음